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697
695화 런던, 24시간 (3)
지상 곳곳에 도깨비 길이 열렸다. 윤윤과 도깨비들 덕분에 대피는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준비에 시간이 걸려 걱정했었는데 다들 생각 이상으로 잘해 주었다.
‘몬스터는 아직 S급까지.’
A급 상위가 대부분에 S급이 간간이 튀어나오는 정도였다. 이게 시작이라는 게 문제였지만.
“노아 씨, 둥지는 대기하시고 전체적인 보조 부탁드려요. 제 지시가 없을 때에는 노아 씨의 판단하에 움직여 주세요.”
“네.”
고개를 끄덕인 노아가 날갯짓을 하며 더욱 높이 날아올랐다. 전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보조 스킬을 쓰는 건 노아 루히르가 최고다. 유일한 S급 보조계 헌터로서의 경력을 따라올 사람은 없었다. 용종 스킬을 얻어 이동력까지 상승한 지금은 더더욱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말 그대로 날개를 단 격이라고 할까.
“예림아, 강을 따라 커버해 줘.”
“네~!”
“건물은 최대한 부수지 말고. 아직 대피 못 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
“걱정 마세요!”
바닷가만은 못해도 템스강도 충분히 크다. 저 강 전체가 예림이의 탄환이 되는 것이다. 예림이가 순간 이동을 사용하며 순식간에 강가로 다가간다. 강변에서 커다란 몬스터가 툭 튀어나와 덤벼들었지만.
콰르르-
소용돌이치며 솟아오른 물이 몬스터를 휘감아 강바닥에 처박는다. 이어 두 개, 세 개, 네 개. 물줄기가 수 마리의 용처럼 예림이의 주위를 호위하듯 나타났다. 한동안은 걱정할 일 없겠지.
마지막으로 유현이를 바라보았다.
“SSS급은 한 마리야.”
“응.”
긴말은 필요 없었다. 등급이 한 단계도 아닌 두 단계 이상 차이 난다면 단순 숫자로는 커버하기 힘들었다. 최소한 장비나 아이템이라도 동급을 사용해야 했지만 아직 SS급도 몇 없었다.
그러니 SSS급 몬스터가 나타난다면 사실상 전력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우리 애, 베테랑, 포식자, 녹아내린 문, 둥지 등을 모조리 쏟아부어 상대한다면. 그렇다고 해도 공격 스킬과 무기만 겨우 SSS급에 다다를 뿐 스탯은 부족한 감이 있었다.
‘정산.’
유현이는 아직 업적 정산을 받지 않았다. 회귀 전의 업적과 현재의 업적 중 하나를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보다 높은 등급의 몬스터를 상대하기에는 회귀 전의 정산이 유리할 것이다. 25세의 한유현은,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던전을 공략하고 몬스터를 사냥했다.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라도 하듯 끊임없이 던전에 발을 들였었다.
“받아야겠지.”
유현이가 말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몬스터들의 수가 점차 늘어 가는 템스강을 바라보던 시선이 나를 향해 왔다.
“형, 나는.”
“유현아.”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회귀 전이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움직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너도 실패해도 돼.”
그래도 된다.
“네가 내게 말해 준 것처럼 너도 괜찮아. 네가 어떤 실수를 저지른다 해도, 어긋난 선택을 한다 해도,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널 탓한다 해도 나만큼은 네 편이야. 설사 너조차 스스로를 원망하게 된다더라도 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네 옆에 설 거야.”
유현이가 어떠한 나라도 받아들여 주듯이 나 역시도. 한유현을 끌어안은 마지막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랑한다, 내 동생.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영원히.”
그러니 네가 원하는 대로.
“그리고 업적 정산 애초에 보상 못 받은 거 위주잖냐. 회귀 전에 정산 못 받은 거 얼마 없을지도 몰라.”
회귀 직전쯤엔 던전 브레이크 꽤 일어났었지만 뭐. 한국은 비교적 적었고. 일부러 가볍게 말하는 내 태도에 유현이가 미소 지었다.
“나는, 형이 받아들이고 키워 준 스무 살의, 스물한 살의 내가 좋아.”
“이런저런 일들이 많긴 했다만 좋았지.”
나 또한 웃었다.
“그럼 정산 시작한다.”
“응.”
현재의 한유현으로. 유현이가 돌아섰다.
“가볍게 몸만 풀어! 불 안 나게 조심하고!”
“걱정하지 마.”
버들잎을 박차며 순식간에 공중을 달려 나간 유현이의 몸이 아래로 뚝 떨어진다. 어느새 손에 들린 검날이 몬스터의 머리를 단숨에 갈랐다. 심장 부근이 따스하게 기분 좋은 열이 올랐다.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도련님에게 질투가 나는군.”
“…갑자기 뭐래요?”
흠칫 놀라며 피스의 갈기털 사이에 앉아 있는 성현제를 쳐다보았다. 있는지 깜박했어. 성현제가 쓸쓸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불변할 애정을 손에 쥐었으니. 존재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해 주는 상대를.”
“괜한 연기 하지 마시고요. 유현이가 날 좋아해 주니까 나도 그러는 거지. 그리고 성현제 씨야 애초에 남부러울 일도 별로 없을 거잖아요.”
“사람은 상대가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멋대로 실망하거나 떠나 버리지. 그렇기에 홀로 남지 않도록 노력하고 괴로워하며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등 갖은 감정에 휩싸인다네. 사람은 혼자일 수 없으며 아무것도 아닌 자에게 애정을 쉬이 건네지 않으니.”
품 안의 결이를 고쳐 안으며 미간을 좁혔다. 사람이라는 게 결국 그렇긴 하지. 타인에 의해 행복을 느끼지만 또 타인에 의해 힘들어하는.
“하지만 성현제 씨는 별로 신경 안 쓰잖습니까.”
“나는 완벽한 환상의 실체에 가깝다네. 내가 어떠한 행동을 한다더라도 변함이 없어. 잠시 실망할지라도 자신의 기대에 맞추어 알아서 변명을 하고 다시금 환상을 기워 넣지.”
성현제가 다리를 꼬아 앉으며 미소했다. 완벽한 환상. 혹 초승달과 관련이 있는 특성인 걸까.
“나를 괴물로 보려 노력하는 송태원 실장과 나를 인간으로 보는 한유진 군과 내게 관심 없는 도련님 등의 몇몇 예외는 있지만.”
“그래서…….”
“나도 사랑해 주게나.”
성현제가 뻔뻔하게 예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반사적으로 잡아다 내던질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
“…결이도 삼촌이 조금 부럽기는 해.”
얌전히 안겨 있던 결이가 머뭇거리며 작게 말했다. 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린다.
“결아.”
“그냥, 조금만.”
어린아이가 보호자의 관심을 끄는 상대에게 질투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걸 숨기려 드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성현제가 저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끝까지 아무 말 없이 꾹 참았겠지. 성현제처럼 뻔뻔해져도 괜찮은데. …아니 한 절반 정도만. 저 인간은 너무 심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아, 결아. 네가 어떤 아이라고 해도 괜찮아. 아빠를 믿어 줘. 아빠는 삼촌도 정말정말 예뻐하면서 키웠는걸. 결이도 삼촌이 보통 사람과 좀 다르다는 거 알지? 어릴 땐 아빠한테도 반응을 잘 안 했다?”
동그란 금색 눈이 느리게 깜박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귀엽고 예뻤고, 그런 마음이 하루하루 쌓여 가다 보니 절대로 손 놓을 수 없었고, 그리고 지금까지 아주 두꺼워진 거야. 결이가 아닌 그 누구라도 그 시간을 한순간에 동등하게 만들어 낼 순 없어.”
솔직한 마음도 털어놓았다. 무조건 네가 제일 좋아, 라는 말에 넘어갈 아이가 아니니까. 거짓을 덧씌우면 오히려 더 고민할 테니까.
“하지만 결이도 손 놓지 못할 만큼 많이 쌓였어. 처음에는 그냥 귀여운 아이였지만 지금은 누구에게도 못 내어줄 만큼 많이 사랑해.”
“…결이도 아빠를 많이 사랑해.”
달라붙듯 안겨오는 결이를 마주 꼭 안아 주었다. 결이가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시작이 그랬으니까. 그러니 계속해서 말해 줘야지. 불안하고 의심 될 때마다 계속해서. 언젠가 지겹다고 투덜거릴 때까지.
“그리고 정말 잘했어.”
“응. 결이가 창고도 털고 도깨비들한테 연락도 했어.”
“그것도 대단하지만 아빠가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건 아빠와 사람들을 도우려고 노력한 결이 예쁜 마음이야. 결이가 최고야.”
결과와 상관없이. 어린아이가 이런 일을 해낸 건 대단하지만 그렇지 않았어도 마음만으로도 대단한 거다. 게다가 결과만 칭찬했다간 결이 성격에 무리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소곤소곤 잘했어 열심히 칭찬을 해주었다.
“하지만 결아.”
“응, 알아. 위험하다고.”
결이가 날개를 꺼내며 살짝 날아올랐다.
“고집 피우진 않을 거야. 결이는 아빠 많이 도와줬으니까.”
“끝나고 집에 가자.”
“집에?”
“몇 시간 정도겠지만 갈 수 있어. 그러니 한국에서 아빠 기다리고 있어.”
결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성현제를 내려다보았다.
“이리 와.”
어? 잠깐만.
“결이와 같이 가야 해요?”
“한결 군의 능력에 힘입어 이렇게 작게나마 형체를 유지할 수 있는 거라네. 하지만.”
성현제가 결이 목에 걸린 구슬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그동안 한결 군의 마나가 많이 쌓였으니 하루 정도는 괜찮아. 또한 독립 개체가 되었다고 해도 한유진 군과 여전히 연결이 되어 있으니 한유진 군이 일정 부분을 대신할 수 있겠지.”
“여기, 아빠.”
결이가 구슬 목걸이를 내게 건네주었다. 그리곤 속이 시원하다는 듯 흥, 크게 숨을 내뱉었다.
“조심해야 해.”
“걱정 말게나.”
“너 말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빠!”
힘차게 말한 결이가 망설임 없이 도깨비 문으로 날아갔다. 조그만 뒷모습이 사라지고 더더욱 조그만 인간을 내려다보았다.
“자, 성현제 씨.”
성현제를 손으로 잡아들었다. 성현제가 앗, 하고 놀라지도 않았으면서 놀란 소리를 내었다.
“살살 다뤄 주게나.”
“지금은 스킬도 잘 못 쓰죠?”
“가벼운 전기충격 정도일까.”
“하지만 전투예지는 스킬이라기보단 성현제 씨 존재 자체의 특성이니.”
“그대로지.”
역시. 그거면 충분했다. 캬아아, S급 몬스터의 사나운 외침이 들려왔다. 그에 반응해 낮게 그르렁거리는 피스의 목덜미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기다려.”
– 그르릉.
웬만한 S급 헌터 몫을 하는 S급 기승수인 피스지만 지금은 나를 도우는 편이 나았다. 자칫했다간 유현이와 다르게 불을 번지게 만들 수도 있고. 목걸이를 목에 걸고 성현제를 어깨 위로 올렸다.
“자, 그럼.”
차라락- 내 주위로 반원을 그리듯 시스템 창이 떠오른다. 이어 내 손목과 팔뚝을 휘감은 푸른 문양이 색을 잃는다. 나무늘보 소속의 임시 시스템 관리자. 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지금은 방해였다. 대신에.
[초기 시스템 제작자 – □□□] [확인 불가능한 제작자 확인되었습니다.]들꽃의 도움. 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순간 시스템과 접촉했다. 그것은 실제가 아니나 동시에 실제였다. 내게는 초기 시스템 제작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시스템은 나를 관련자로 인식하였다.
‘비록 내 권한은 무척 작지만.’
제대로 확인이 불가능해서일까, 혹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일까. 제작자 권한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건.”
성현제가 조금 놀랍다는 듯 말했다. 시스템 창 위로 정보가 떠오른다.
[2급 암석늑대종 – 칼디사이(S)]몬스터 종류 정도야 떡잎으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떠오르는 정보창은 훨씬 더 상세했다.
[바위 가죽(A) – 몸의 표면을 일시적으로 매우 단단하게 만든다. 지속시간 30분.]스킬의 상세한 설명에 더해.
[온도의 변화에 약하다. 가장 먼저 노린 목표에 집중한다. 목 아래 갈기 틈은 부드러운 피부를 지녔다. 늑대종이지만 시력에 주로 의지한다.]약점과 특성을 비롯한 자세한 설명이 전부 적혀 있었다.
“각성자 정보는 시스템 관리자도 접근하기 힘든 만큼 보안이 철저하더라고요. 하지만 몬스터와 던전은 아니죠. 직접 관리를 해야 하는 대상이니까.”
말하자면 몬스터 공략집이랍니다.
“이건 당연히 비밀입니다. 초월자들도 확인 못하게 미리 차단해 뒀어요.”
애초에 내가 밝히고 싶지 않은 스킬은 못 보게 도와준다고 했기에 차단도 쉬웠다. 이어 인벤토리에서 마나 각인 제어 구슬을 꺼냈다. 숨을 작게 들이마시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선생님 스킬의 등급이 올랐다 해도 런던은 너무 넓었다. 이곳에서 세세하게 선생님 스킬을 통해 전투예지를 나눠주려면 역시 마력 조절 능력을 끌어올려야만 했다.
“나라 하나 정도는 잃어도 돼.”
성현제가 입을 열었다.
“두셋 쯤 더 추가되더라도 그편이 이득이겠지.”
“저 걱정해 주는 겁니까?”
“되찾을 가능성도 포함한 단순한 계산이라네.”
작게 웃었다. 내 주가 너무 많이 오른 거 아니냐.
“그렇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여러 가지로요.”
성현제의 말대로 그냥 이쯤에서 물러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런던을 넘어 영국 전체가 넘어가게 된다더라도 훗날을 기약하고 힘을 비축하는 편이 옳을 수도 있지. 하지만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야 했다.
“……!”
마나 각인 제어를 풀었다. 전신에 소름이 바싹 돋았다. 극도로 예민해진 감각이 찌르는 듯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 끄우웅.
나도 모르게 신음성이라도 새어 나왔는지 피스가 걱정스럽게 뒤를 돌아봐았다.
“괜, 찮… 후.”
시스템까지 열고 있는 중이라서 인가 장난 아니게 짜릿하네. 어느새 뒷목이 축축하게 젖었다.
“…성현제 씨, 도중에 의식 놓을 거 같으면 깨워 주세요. 은혜에게 성현제 씨 공격은 막지 말라고 해둘 테니까요.”
“내게 너무 차갑군.”
“성현제 씨니까 이런 부탁을 하죠.”
믿고 있으니까. 유현이나 예림이, 노아 씨, 현아 씨, 송 실장님 등과는 조금 다른 믿음이었다. 성현제니까 기댈 수 있는 신뢰. 성현제가 어깨를 약간 으쓱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인벤토리에서 진통제를 꺼내 삼키고 담배를 씹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나서 선생님 스킬을 썼다.
유현이와 예림이, 노아, 그리고 한유진 팀원들. 가득 차오르는 연결의 남은 곳에 성현제를 집어넣었다. 수십 곳의 상황들이 파도처럼 쏟아져 온다. 동시에 이 던전과 몬스터에 대한 정보들이 시스템 창 위로 떠오른다.
눈을 깊게 감았다 떴다. 이제 곧 S급을 넘어선, SS급 몬스터들이 등장한다. 대피는 거의 다 완료되었다. 박물관을 마음껏 턴 윤윤이 상공으로 떠오른다. 윤윤을 내 쪽으로 불러들였다.
“SS급 몬스터 상대로도 도망칠 수 있는 도깨비 빼곤 다 돌려보내.”
“응!”
“남은 도깨비들은 곧 나타날 지도 보고 내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이동시켜 줘. 연락 가능하지?”
“통신 끊겨도 간단한 지시는 가능해~.”
“좋아. 여러분, 지금부터 브리핑 시작합니다.”
시스템 창 중앙, 런던의 지도가 나타났다. 곳곳에 점들이 반짝이고 첼시 쪽에 새로운 점이 샛노랗게 나타난다.
“SS급 몬스터, 도깨비불.”
“파랑!”
“파랑색! 전 속성 전부 저항력 높음, 근거리 공격 저항력 높음, 원거리 위주 방어계 끼고, 무겁고 움직임이 느리니 노아 헌터, 시시오 헌터 옮겨 주세요!”
시스템을 통해 헌터들에게로 음성 메시지가 곧장 전달되기 시작했다. 런던 소속 헌터들은 그것을 듣고도 머뭇거림이 있었다. 그러나 한유진 팀은, 나와 함께 싸웠던 이들은 망설임 없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대로 떨어뜨려 주시오, 노아 헌터! 사자의 영역 선포!”
“원거리 공격계, 건물 위로!”
– 구워어어어어.
SS급 거대 몬스터가 일그러지는 공간과 함께 나타났다. 내 팀원들이 그 앞에 섰다. 정확한 타이밍으로 깔리는 진흙에 몬스터의 발이 푹푹 빠진다. 원거리 헌터들이 방어계의 보호 속에서 일제히 공격을 날린다. 내가 알려 주는 약점을 향해 빠져들듯 화살과 스킬이 내리꽂혔다.
구르릉, 대형 몬스터가 비틀거린다. S급, A급의 공격이라 하나 채터박스 장비의 위력이 더해진, 마치 한 사람이 쏜 것과 같은 일점사는 버텨내기 힘들었다.
“다시!”
쇄액! 여기저기서 공기가 찢어지고 그 끝은 한곳으로 집중되었다. 폭음이 일었다. 조금 전보다 더욱 크게 단단한 껍데기가 완전히 부서지고 피가 튀어 오른다.
그리고 다시, 세 번째!
쿠웅! 거체가 무너져 내린다. 첫 번째 SS급 몬스터가 채 5분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런던의 헌터들의 놀라움 속에 내 팀원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