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733
732화 보증
“정말로 가실 거예요?”
신입이 걱정스럽게 어린 혼돈을 바라보았다. 어린 혼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얌전히 말만 전한다니까.”
“저번에도 구경만 하시겠다셨잖아요.”
붉은 두 눈이 가만히 신입을 바라보았다. 신입의 늘어진 귀 같은 머리카락이 더욱 축 처졌다.
“…준비할게요.”
“그래라.”
“나무 선배!”
신입의 모습이 훌쩍 사라졌다. 혼돈은 한바탕 소란이 휩쓸고 지나간 텅 빈 풀밭을 바라보았다. 하루 전에 성현제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보증?’
난데없이 보증을 서달라는 소리에 되묻자 성현제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을 찾아 무사히 격리된 세계에 머물게 된다면 필요 없을 겁니다. 그것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 지었다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한동안은 안전해지겠지요.’
외부의 간섭을 완벽히 막은 세상을 만든다. 문제의 시발점이 초월자의 과도한 개입이었기에 분명 좋은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혼돈 역시 그걸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시스템의 연결을 끊은 한유진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지 않는 듯했다.
이대로 안전한 세계로 들어간다 해도 첫째는 다시금 나오게 된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한 달간 버텨야 하게 된다면.’
‘쉽지 않겠지.’
‘예. 저희들은 쉽사리 돌아갈 수도 없을 겁니다. 기껏 조각을 되찾고 보호한 세상을 전쟁판으로 만드는 짓이니까요.’
남은 연결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는 한 달 동안 한유진 일행은 밖에서 버티는 편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초월자들이 본격적으로 그들을 노리기 시작한다면 희생이 없기란 힘들어진다.
‘그러니 곧장 돌아가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면 보증을 서 주십시오.’
‘무슨 보증 말이냐.’
살짝 휘어진 달 같은 눈이 어린 혼돈을 내려다보았다.
‘이번 일의 특이점은 허니가 아닌 체인이라는 보증입니다.’
‘뭐?’
혼돈의 한쪽 눈썹이 흘끗 올라갔다.
‘대신 희생이라도 하겠다는 소리냐? 네놈이?’
‘그렇다고 해둘까요.’
‘헛소리 말고.’
‘초승달은 한유진에게 시선이 쏠리기를 원할 겁니다.’
성현제가 나직이 말을 이었다.
‘초월자가 아닌, 일개 각성자들이 초월자를 살해하고 시스템을 훼손시켰습니다. 이제 와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넘어가기란 불가능하지요. 그러니 초승달은 한유진 군을 그 중심에 놓을 겁니다. 이미 말을 흘려 놓았을 가능성도 큽니다.’
‘네 녀석을 들켜선 안 될 테니.’
성현제에 대해 알아차릴 만한 능력을 지닌 초월자는 거의 없다. 그러나 혹 모를 일이었다.
‘첫째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난리 난 사이 네놈을 슬쩍 빼돌릴 수도 있을 테고. 이제 보니 그것 때문이구나. 네게 초월자들이 손 뻗기 시작하면 조용히 빼내는 건 불가능해지니.’
‘한유진 군을 아끼는 제 마음을 너무도 몰라주시는군요. 섭섭-.’
짝! 어느새 혼돈의 손에 들린 회초리가 성현제의 정강이를 후려쳤다. 성현제의 몸이 일순 굳었다가 천천히 무너져 내린다. 손으로 맞은 부위를 매만지며 물기가 살짝 어린 눈이 의자에 앉아 있는 어린 혼돈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다, 나올 것 같습니다. 정말 아프게 때리시는군요.’
‘원래 상급 각성자쯤 되면 통증의 완화가 가능하지. 체내 마력이 자연스럽게 통각을 둔화시켜 웬만한 고통도 버텨낼 수 있어.’
혼돈이 회초리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성현제는 그대로 무릎 꿇은 채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
‘초월자쯤 되면 아예 차단할 수도 있고. 통각도 감각이라 완전히 막아 버리면 전투에 영향을 주겠지만 마나 감지력으로 대신하면 된다나. 하지만 내겐 안 통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만 보면 질겁하는 놈들이 유독 많다. 초월자도 아프게 맞는 건 싫은 모양이더구나.’
하니 개수작 작작하라며 혼돈이 재차 회초리를 휙, 내리그었다. 성현제가 억울해하며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제가 유이하게 사랑하는 상대가 한유진 군과 송태원-.’
‘그 앞에 네놈이 있고 말이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에 성현제는 굳이 변명하지 않았다. 혼돈이 쯧 소리를 냈다.
‘아무튼 네 녀석이 한 짓이라 말해 달라 이거냐.’
‘예. 초승달이 한유진 군을 내세우려 하더라도 어르신의 말에 더 신뢰가 실릴 겁니다. 어르신은 몇 안 되는 직접적인 관계자니까요. 나머지는 거의 사라졌지요.’
포식의 왕은 사라지고 인어여왕은 잠들었다. 또한 혼돈은 공식적으로는 중립이었다.
‘감당할 자신은 있고.’
‘F급과 태생 S급은 다릅니다. 초월자로 성장할 가능성 높은 원맥자가 업적을 쌓아 이루어낸 성과, 라면 주목을 받을지언정 몸을 사리지 않는 탐욕을 불태우는 자는 드물 겁니다. 하지만 한유진 군은 F급이지요.’
‘확실히 원맥자라 하면 기껏해야 점이나 찍어 두려 하겠지. 반면에 첫째는… 과한 특이점이야. 그러나 너도 네 본체를 들킨다면 아비규환이 벌어질 거다.’
‘그건 초승달이 해결해야 할 일입니다.’
‘네 보신도 하고 초승달에게 짐도 얹어 주고, 덤으로 첫째도 보호해 주겠단 거냐.’
‘한유진 군의 보호가 최우선-.’
회초리 끝이 까닥였다. 성현제가 입을 다물며 결백을 호소하는 눈빛을 혼돈에게 보냈다.
‘알겠다. 하나 명심해라.’
어린 혼돈이 성현제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죽지 마라. 너는 거의 완벽하게 스스로의 정체를 감추고 있으나 부활의 때만큼은 아니다. 죽어 되살아나는 그 순간만큼은 쌓인 시간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조심하도록 노력하지요.’
‘죽더라도 아무도 안 보는 구석에서 죽어.’
‘이왕이면 두 사람의 입회하에-.’
‘손.’
‘…….’
성현제가 얌전히 두 손바닥을 내밀었다. 찰싹 가벼운 소리가 울리고 낮은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그렇잖아도 불쌍한 애들 그만 괴롭혀.’
‘제가, 얼마나… 아끼…….’
‘곧 죽어도 입은 살았지. 천천히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녀석들이다. 네놈이 입 다물고 적당히 떨어져 있다면 괜찮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겠다만 영향을 주지 못해 안달이니. 그나마 첫째는 제법 나아졌지만 그 답답이는 참으로 답답해서.’
이렇게 말해도 들을 리는 만무했다. 혼돈은 복잡한 심경으로 성현제를 바라보았다. 어찌 보면 가장 가여운 신세라 할 수 있었지만 그 자신이 삶을 만끽하고 있으니 동정심이 들려야 들질 않았다. 성현제 스스로도 즐겁게 잘 살고 있다 생각할 게 뻔했다.
‘첫째는 너 같은 녀석도 걱정한다.’
‘그것이 순수한 본질이라 생각하십니까.’
하얀새의 예언이 있었다. 초승달의 길고 긴 계획이 있었다. 하니 그 또한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은 아닌가. 성현제의 말에 혼돈이 이놈을 아예 날 잡고 두들겨 봐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결론지어 놓고 뭘 물어. 미심쩍으면 가차 없이 내팽개칠 놈이.’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한유진 군의 자의로 여기까지 온 것만큼은 확실하니까요. 걱정이 약간 들 뿐입니다.’
‘여전히 처음 그대로, 어리고 약한 인간이다. 하지만 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장담은 못 해. 아무런 특별함 없이 해낸 것이라면 실로 대단하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첫째는 어쨌든 첫째다.’
성현제는 어린 혼돈에게 잘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다음 날 방어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났다. 그렇게 무사히 안전한 세계로 들어가나 싶은 순간 초승달이 개입했다.
“시스템 적용이 끝나면 초월자들이 간섭할 수 있다 했으니.”
혼돈은 손으로 뒷목을 느릿이 주물렀다. 마나 흐름까지 안정되어야만 한유진과 그 일행들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신입의 말로는 시스템 적용 후에도 사나흘 이상 걸릴 거라고 하였다. 한 달보다는 훨씬 짧아졌지만 그래도 버텨내기 쉽진 않을 터였다.
‘적용 전에도 끼어들기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 하였고.’
다만 지금은 큰 영향은 주지 못하니 안전하다고 했다. 어린 혼돈은 몸을 일으켰다.
“듣고 있냐, 토끼야. 초월자들이 첫째에게 관심을 가진다고?”
[네! 허니가 중심이었으니까요!]“그걸 어떻게 알았지.”
[…네?]성현제의 말대로 역시 초승달이지 싶었다. 신입이 준비 다 되었다며 통로를 열었다. 열린 문 너머로 혼돈이 발을 디뎠다. 온갖 기운이 녹진하게 뒤섞인 공기가 느껴졌다. 그것을 단숨에 밀어내며 부드러운 풀밭 위로 내려섰다.
붉은 눈이 너르게 펼쳐진 공간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시선들이 쏟아져 내린다. 가볍게 앞으로 한 발 나아가며 그가 입을 열었다.
“나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지극히 긴 시간을 살아온 초월자의 선언에 공기가 떨렸다. 호기심과 흥미가 뒤섞인 관심이 집중되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그 모이는 기운만으로도 즉사해 버릴 것이다.
“그 어떤 오래된 자 이상으로 스스로에게 확신이 있는 아이다.”
혼돈이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여러모로 거슬리긴 해도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특이한 녀석이었다.
“하니 초월자를 밀어내고 시스템을 파손시킨다 해도, 이상하진 않았다. 그 녀석은 분명.”
가장 오래된 검, 그 누구보다 강력한 무신이 보증했다.
“초월자 위의 초월자가 될 것이다.”
이곳에 모인 자들의 머리를 누르고 그 위에 서는 자가. 침묵이 내려앉았다. 묵직한 술렁임이 느린 파도처럼 솟아나기 시작했다. 신입이 당황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 솔직한 모습이 신빙성을 더해 주었다.
[실로 그리 생각하오.]누군가가 물었다. 혼돈이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미래야 어찌 변할지 알 수 없는 것이나 그 재능은 분명하다.”
실제로 성현제가 품은 힘은 이미 초월자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러니 이름을 건다 해도 문제 될 게 없었다. 적당히 덮어 숨겼을 뿐 어린 혼돈의 말에 거짓은 없었다. 시스템을 부순다 해도 이상할 거 없다고 하였으며 성현제가 한 일이라고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그 F급 스탯의-.]“F급?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어린 혼돈이 목을 기웃하며 대꾸했다.
“당연히 S급이지. 원맥자. 체인이라는 놈 말이다. F급 애는 원체 허약해서 제 수명이나 다 채울는지 모르겠고. 체인 때문에 이리 모인 거 아니었냐.”
F급이 그런 일을 한 게 말이 되냐는 태도에 초월자들이 또다시 술렁였다. 하지만 혼돈의 말이 옳았다. F급의 평범한 인간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제 막 초월자의 길에 발들인 자가 우리들 보다 강해질 것이라니.] [이미 시스템을 다룰 정도라고 했지요.] [혼돈은 묶여 있기라도 하지. 그보다 더 강력한 초월자라면…….] [F급 또한 시스템 관리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만.] [초월자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계약이라도 맺어두어야.] [언제부터 예비 초월자에게 간섭을 했다고-.] [시스템에 손상을 입힌 것만으로도 미리 제약을 해 둘 필요가-.]한유진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극소수였다. 대부분이 머잖아 새로이 탄생할 초월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벌써 시스템을 파손할 정도라면 초월자가 되는 순간 시스템 전체에 손을 댈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근원에게도.
오가는 말 사이로 몇몇 초월자들이 자리를 떠나는 것이 느껴졌다. F급이 아닌 원맥자, 단순한 초월자라는 말에 흥미를 잃은 이들이었다. 어린 혼돈은 그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사히 살아남아라.’
주는 것 없이 얄미운 녀석이라지만 그래도.
쿵!
– 쿠워억!
트럭에 들이받힌 커다란 도마뱀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더니 이내 연기처럼 사라진다. 차 문을 열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거참, 도로에 저러고 버티고 있으면 어떡한대요. 괜찮아요? 집에 데려다 드릴까요?”
길가에 주저앉아 있던 노인이 몸을 일으키며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아이고 괜찮다며 손을 내젓는다.
“깜짝 놀라긴 했는데, 괜찮아. 몬스터도 차에 치이면 죽는구만.”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다시 트럭에 올라타 출발했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경기도 분당에 들어섰다. 이제 서초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KTX가 운행 중이면 좋았을 텐데 역시 역은 텅 비어 있었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였다.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있긴 있었지만 소수였다. 그마저도 이따금 사고를 냈다.
‘교통사고 나는 꿈꾸는 사람이 의외로 많았지.’
꿈이라서인지 다행히 차는 박살 나도 사람은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면서 오다 보니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 그래도 예림이 일행보다는 먼저 도착하지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어떠려나. 어쩐지 나만 한국에 있는 것 같단 말이야. 유현이와 피스는 어디 있을까. 보고 싶다.
‘우리 애들도 자고 있으면 좋겠다.’
꿈에서라도 만나게. 꿈 세계라 해도 집까지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자 힘이 났다. 고속도로를 따라 다시 열심히 달려갔다.
“아니 저기-!”
저만치 옥상에서 사람이 뛰어내리…는 게 아니라 날아갔다. 비틀비틀 위태로운 게 비행이 서툰 모양이었다.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말이야.”
떨어지는 꿈꾸는 사람들도 꽤 있어서. 그나마 남세스러운 꿈은 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은 실외보단 실내에 머무르는 덕인 모양이었다. 나도 꿈꿀 때 실내가 더 많았지. 실외라고 해도 길거리보다는 특정한 공간이었고. 야구장에 간 적도 있었다.
다시 한참을 달려 드디어 낯익은 거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서초동, 반갑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어?”
송 실장님? 급히 차를 멈추며 내렸다. 정장 차림의 송 실장님이 스포츠카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송 실장님!”
삑, 소리와 함께 스포츠카 문이 열렸다. 잠깐만요. 송 실장님이 자연스럽게 스포츠카에 탔다. 진짜 잠깐만요. 아니, 이거…….
‘…누구 꿈이냐.’
자세히 보니 실장님 흐릿하신 게 꿈 맞네. 주위에 다른 사람은 없는데. 하기야 꿈속에 내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지. 스포츠카를 탄 송 실장님이 도로를 따라 멀어지다가 사라졌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송 실장님이 좋은 차 좀 탔으면 싶으셨나 보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진짜 꿈이네, 꿈이야.
‘이거 다른 사람들도 나타나는 거 아니냐.’
이미 유현이는 봤지만. …설마 내 꿈 꾸는 사람도 있을까. 마주치면 모른 척하고 피해가야겠다. 좀 부끄러워서…….
“한 소장님!”
“…네?”
“부산에서 벌써 오셨어요?”
“네?!”
휴대폰을 든 사람이 나를 향해 반갑게 다가왔다. 네? 그러니까.
“그, SNS 보셨어요?”
“당연하죠! 매일 체크하는데. 예리미, 박예림 헌터 SNS도 봤어요! 세성 길드장님과 송태원 실장님은 일본에 계시던데.”
“…네? 일본이요? 송 실장님이 SNS 글 올렸어요?”
“아뇨. 누가 봤다고요. 사진도 찍어서 올려줬거든요.”
그리곤 휴대폰으로 일본 사람 SNS 글을 보여 준다. 사진 속에 성현제와 송 실장님이 보였다. …꼴이 왜 저래. 송 실장님은 물론이고 성현제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체 길이 맞추려면 기성복은 품이 커질 수밖에 없긴 한데, 그래도.
“뭐라고 적어 놓은 건지 알 수 있을까요?”
“아, 번역해 준 사람 있어요. 세성 길짱 감기 걸렸대요. 재채기하는 거 들었대요!”
…감기? 재채기? 어이가 없었다. 저것도 알고 보면 꿈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