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794
793화 최초의 감정 (1)
벽은 새하얬다. 병실인 듯했다. 한유진은 눈을 깜박거렸다. 바닥에 닿지 않는 발끝이 조금씩 까닥인다. TV에는 특집 재방송이 흘러나오고 침대 옆 탁상 위에는 아직 뜯지 않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놓여 있었다. 한유진의 모친에게 진통이 온 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크리스마스 연휴라 이웃집은 텅 비었고 아이를 맡길 틈도 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결국 한유진은 간호사들이 간간이 들여다봐 주는 병실에 혼자 앉아 있어야 했다.
[형이야.]한유진의 마음속 목소리가 작게 새어 나왔다. 한유현과 한유현은 굳은 듯 어리디어린 형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괜찮아.]각성 전부터 남다른 존재인 태생 S급이라 해도 태어나기 전의 기억은 가질 수 없다. 시력조차 불완전한 갓난아기 때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유현의 기억력은 뛰어난 편이었으나 성인이 된 지금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가장 어린 한유진은 일곱 살 안팎일 때였다. 그조차도 무척 흐릿했다. 그러니 저렇게나 작은 형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 형아.”
한유진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엄마 아빠는 동생이 생길 거라고 말했다. 한유진은 형이었다. 형이 되니까 혼자 기다릴 수 있었다. 비록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선물도 뜯어보지 못하고 엄마가 아파해서 놀라고 무섭기도 했지만.
“…괜찮아.”
조그만 손이 무릎 위에 벗어 놓은 조그만 장갑을 만지작거렸다.
[크리스마스 날인데.]한유진의 입술이 살짝 튀어나왔다. 무언가를 참듯이 콧등에 주름이 졌다.
“…애기도 아니고. 한 살 더 먹을 거고.”
[…케이크.]“형이야.”
[엄마…….]“가방이 있잖아. 뭐가 있을까. 이거는 젤리고. 말랑말랑한 개구리.”
한유진은 옆에 놓인 자기 가방을 끌어당겼다. 장갑이 툭툭 바닥에 떨어졌다. 입은 삐죽 나온 그대로 가방을 열고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무서운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잊으려고 애썼다.
한유현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였다. 어느 한유현이나 마찬가지였다. 눈앞에 비춰지는 광경이 한유진의 기억이라는 사실은 깨닫고 있었다. 그러나 건드려도 되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는 몰랐다. 그저 눈을 떼지 못한 채 숨을 죽였다.
스르르- 짙게 깔린 안개가 흔들렸다. 한유진의 작은 몸이 안개 사이로 뒤덮인다. 두 한유현이 반사적으로 움찔거렸다. 한 명은 손까지 반쯤 들어 올렸다가 멈추었다.
“동생 볼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개 사이로 다시 나타난 한유진은 누군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여기 유진이 동생 있어, 동생.”
신생아실이었다. 커다란 유리벽을 앞에 두고 한유진이 고개를 팩 돌렸다. 부은 볼에는 서러움이 가득했다.
“안 볼래.”
“왜, 동생 가지고 싶댔잖아.”
“…싫어. 안 보고 싶어.”
한유진이 조금 훌쩍거렸다. 동생이 생긴다는 말을 듣고 잘 돌봐주겠다고 했었다. 형이 될 거라고 신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태어나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날인데. 혼자 남겨졌던 한유진은 결국 울었고 창피했고 억울했다. 세상이 다 싫어졌다. 한유진 평생 이렇게 힘든 날은 처음이었다.
“저기 유진이 동생 있네.”
“안 봐아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유진이 아빠에게 얼굴을 묻었다. 커다란 손이 훌쩍거리는 한유진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유리벽 너머 간호사가 아기 침대를 잘 보이도록 돌려 밀어 준다. 한유현과 한유현은 이번에도 조용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하얀 천에 감싸인 조그만 것이 그들이었다. 자신의 갓 난 모습이라 해도 별 감흥은 없었다. 아직은 주위의 다른 아기들과 다를 것도 없었다. 부친 또한 마찬가지였다. 둘의 감각은 오직 한유진에게만 향했다. 안 보겠다며 고개를 돌리고 고집을 부리는 형을.
“정말로 안 볼 거야? 그냥 갈까?”
“…진짜로 안 본다는 건, 아니고.”
한유진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젖은 눈에 잠들어 있는 신생아가 비춰졌다. 한유진의 얼굴이 실룩거렸다. 그러곤 다시 푹, 아빠 품에 파묻힌다.
“…별로 안 좋아.”
“유진이 형아 동생인데? 귀엽지 않아?”
“아니야. 쪼끔 싫은 거 같아. 아닌 거 같아.”
다시 살짝 고개를 들어 유리벽 안쪽을 흘끔거리곤 머리를 홱 저었다.
“…안 귀여워.”
아주 작게 싫어, 하고 말한다. 한유진의 부친은 웃으며 토라진 아들을 달랬다. 한유현은 동생을 보기 싫어하는 한유진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한유현을 향한 한유진의 첫 감정은 ‘싫어’였다. 한유진은 한유현을 처음부터 좋아하지도 귀여워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크리스마스를 망친 방해물에 가까웠다.
“형은…….”
누군가의 입에서 희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느 쪽의 목소리였든 상관없었다. 두 명의 한유현은 같은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한유진이 한유현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에 슬프고 또 안도했다.
“처음부터 그런 게 아니야.”
한유진은 한유현을 아끼고 사랑한다. 스물한 살도 스물여섯 살도 그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초승달과 하얀새, 그 밖의 초월자들과 계속해서 엮이게 되면서 작은 의심 한 줄기가 솟아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옛날부터 쌓아 온 자와 미래를 보는 자, 씨앗을 뿌리는 자. 그들이 바라는 결과를 위한 움직임에 형제가 휘말린 것은 아닐까. 한유진의 애정 또한 예정된 도구는 아닐까. 그렇다 하여도 한유현은 어떠한 한유진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진 한유진이라 하더라도 끌어안았겠지만.
“형은, 싫어했구나.”
싫다는 목소리가 찔러 들어온 상처에서 안도와 만족감이 피어올랐다. 한유진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안개에 휘감겨 멀어진다. 발아래 물결이 흔들리고 한유현과 한유현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그 해파리는 무해의 왕이다.”
스물한 살의 한유현이 말했다.
“사람의 기억을 다루는 초월자의 흔적. 네가 가진 기억 구슬도 무해의 왕이 내게서 빼앗아 만든 거야.”
“형은 열매 네 개를 전부 먹었어. 그 무해의 왕의 조언을 듣고서. 네 개의 열매를 모두 사용하면 대상자의 모든 기억이 묻히게 된다.”
스물여섯 살의 한유현 또한 입을 열었다.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꺼내어 맞춰보았다.
“박예림의 스킬 중에도 기억을 끌어내는 것이 있었지. 이 물과 안개는 박예림과 무해의 왕의 합작일 거다.”
“아이템에 의해 묻힌 형의 기억을 끌어내고 있는 건가. 그래서 오래된 기억부터 나타나는 것일지도.”
한유진의 기억을 되살림과 동시에 전투를 멈추었다. 정원사의 나비도 사라지고 불길 또한 제대로 끌어낼 수 없었다. 스물여섯 살의 한유현이 자신의 손을 가만히 움직여 보았다. 나비가 없음에도 물과 안개로 가득 찬 마나 덕분일까, 몸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 이 기억의 바다를 바탕으로 하는 존재가 한유진이기에 이곳의 마나 또한 그를 보호하듯이 감싸왔다.
“…형의 기억이 전부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하다.”
스물여섯 살의 한유현은 다시금 나타나는 한유진의 기억을 바라보았다. 결국 형은 자신을 잊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 과거의, 한유현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기억까지 되살려내고 있었다.
“유현이는 착한데.”
조금 더 커진 한유진이 얌전히 누워 있는 한유현 옆에 앉아 있었다. 이제 길 줄도 아는 시기건만 아기는 움직임이 적었다. 칭얼대지도 않고 시선을 똑바로 마주쳐 오지도 않았다. 검사 결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분명 평범하다 말하긴 힘들었다.
“울지도 않고. 그래서 엄마도 편하다고 했었는데.”
처음에는 그랬었다. 애가 순하다고. 유진이 때보다 훨씬 키우기 편하다는 말에 한유진은 질투가 나기도 했었다. 동생이 집에 온 후에도 한동안은 보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었지만 못생겨 보이던 아기는 점점 더 귀여워져갔다. 마치 인형처럼 예쁘고 얌전했다.
아기가 울지도 않고 그저 조용하고 얌전한 모습만 보인다. 어린 한유진으로서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착하기만 한데 왜 엄마가.
‘내가 낳은 애가 아닌 것 같아!’
슬퍼하고 화를 내는지 알 수 없었다. 아빠는 산후 우울증일 거라고 말했다. 엄마와 동생이 병원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 한유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안개가 흔들렸다. 물결 소리가 섞여든다. 그 사이로 누군가의 비명이 들려왔다.
“우리 애가 아니야!”
“나도 무서워. 하지만 다들 우리가 미쳤다고 하겠지.”
“어린애일 뿐이라고.”
“…유진이는 왜, 저런 걸.”
“우리가 이상한 걸까? 유진이는 귀여워하잖아.”
“진짜 미칠 것 같아. 끔찍해.”
“왜 아무렇지 않지? 어떻게, 대체 왜.”
한유진은 작은 책가방을 메고 있었다. 이제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집은 한 번 이사했다. 이웃들이 애들 부모가 이상한 것 같다고 수군거리는 말을 피해서.
“유현아, 형 왔어.”
집에는 동생 외엔 없었다. 한유현은 지극히 얌전했고 모친 또한 도망치듯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적당히 둘러댔다.
“형이랑 밥 먹자.”
가만히 앉아 있던 한유현이 한유진을 바라보았다. 대답은 없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듯 조용했다. 그러나 말귀를 알아듣고 행동하는 것은 또래보다 뛰어났다. 어설프게 챙겨 주는 밥도 투정 한번 없이 잘 받아먹었다. 한유진의 눈에는 그저 착하게만 보였다.
동생을 챙기고 TV를 켰다. TV 소리를 키웠다. 책을 가지고 왔다.
“…모르겠어.”
엄마와 아빠가 이상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한유진도 동생이 싫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형이니까 동생을 돌봐줘야 한다고 했었다. 동생은 착하고 귀여웠다. 친구들 동생처럼 울거나 짜증 내지도 않고 장난감을 뺏거나 책을 찢지도 않았다. 착한데.
그러나 유현이가 착하다고 말할 때마다 부모의 얼굴은 굳어졌다. 무서워하는 듯도 했다. 한유현에 이어 한유진마저 꺼리기 시작했다.
달그락. 한유현이 앞에 놓인 장난감을 무심하게 만지작거렸다. 아무런 감정 없이 까맣기만 한 눈이 형을 바라본다.
“나를 챙겨 주는 존재.”
한유현이 나직이 말했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 희미한 기억이 떠올랐다. 저 때의 한유현에게 한유진은 그러했다. 커다란 인간들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나 그것들을 한유현에게 직접 주는 존재는 주로 작은 인간이었다. 부모 또한 기본적인 것은 챙겼으나 점차 한유진에게 맡기게 되었다. 아직 인간 사회에 대해 무지한 한유현에게 더욱 필요하다 느껴지는 존재는 자연히 한유진이었다.
다만 그뿐으로, 생존본능 외의 감정은 없었다.
“내일 유현이 생일이야.”
안개가 흘러간다. 더욱 자란 한유진이 웃었다. 부모가 한유현의 생일을 챙긴 것은 돌잔치가 마지막이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알려야 했던 돌 이후로는 없는 셈 지냈다. 두 번째 생일에는 크리스마스라며 선물이 주어졌다. 세 번째 생일에는 트리도 선물도 없었다. 네 번째 생일에는 약속이 있다며 형제를 남겨 두고 집을 비웠다.
“유현아, 추워?”
한유진의 물음에 어린 한유현이 고개를 저었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가득했다. 한유진은 베이커리 앞에 잠시 멈췄다가 다시 걸어갔다. 크리스마스 케이크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빵가게 케이크는 조각이라도 너무 비쌌다. 편의점에는 좀 더 싼 것이 있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은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 했어. 선생님이 집에서 밥 먹는 게 제일 좋다고 했거든. 그래도 케이크 하나는 괜찮을 거야.”
한유현은 여전히 말이 없는 아이였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은 잘했지만 시키지 않는 한 의사표현 자체를 하질 않았다. 한유진 또한 동생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점차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착하고 귀여웠다. 동생과 함께 나가면 다들 예쁘다고도 해주었다. 동생이 말이 없어도 애가 낯을 많이 가리네, 하고 넘어갔다.
한유진은 한유현과 함께 조각 케이크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케이크를 냉장고 깊숙이 감추곤 방으로 들어갔다.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집안 분위기가 더욱 안 좋아졌다. 한유진이 크리스마스를 포기하고 동생과 둘만 남는 것이 편하다,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형이랑 책 읽자.”
한유진은 책을 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방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엄마와 아빠였다. 한유진의 모친이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유진아.”
“네.”
“엄마랑 아빠랑 저녁에 외식할 거야. 유진이도 같이 가지 않을래?”
“네! 갈래요!”
한유진이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뛰어나가진 못하고 그대로 굳어 섰다.
“그런데…….”
“유현이는 혼자 잘 있을 거야.”
“그래, 괜찮을 거다.”
“호텔에서 자고 올 거란다. 로비에 커다란 트리도 있고 선물도 사자꾸나.”
한유진의 손끝과 발끝이 꼼지락거렸다. 두 쌍의 시선이 애원하듯 그를 바라보았다. 다른 하나의 시선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그대로 책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내일은 유현이 생일인데. 유현이도 같이 가야 할 거 같은데요…….”
“유현이는!”
부모의 목소리가 순간 높아졌다. 이어 다시 낮게, 달래듯 다정하게 말해온다. 마치 절벽 끝에 선 아이가 스스로 돌아서서 걸어오길 바라는 듯이.
“유현이는, 그런 거 바라지 않을 거야.”
“지금도 전혀 관심 없잖니.”
한유진은 망설였다. 부모를 따라가고 싶지 않을 리 없었다. 그러나 고개는 푹 떨구어졌다.
“유현이랑, 집 지키고 있을게요.”
누군가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문이 닫혔다. 울음소리가 들린 듯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 여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유진이 작게 훌쩍였다. 한유현은 책에서 눈을 떼고 형을 빤히 바라보았다.
“…형이 이상한 거야.”
스물한 살과 스물여섯 살의 한유현이 중얼거렸다. 한유진은 부모를 따라야 했다. 어린 생물은 보호자를 우선시하는 것이 당연했다. 어린 한유현은 한유진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그러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작은 인간은 이상하다.
“…유현아.”
안개가 눈발처럼 흩날렸다. 물이 찰박찰박 튀어 오른다. 그 알알이 모래밭으로 변했다. 길쭉한 벤치였다.
“유현아.”
한유진은 옆에 앉은 동생을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점점 포기하기 시작했다. 남은 아이 하나마저도. 아직 어리다고 해도 한유진이 그것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아이들도 꽤 자랐다. 둘 다 혼자 놓아두어도 알아서 지내곤 한다. 그 사실이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빠르게 지워내 주고 있었다.
물질적인 것은 챙겨 주고 있으니까. 그것만 해도 책임은 다하는 게 아닐까. 세상엔 그보다 못한 부모들도 널리고 널렸는데.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부딪치지 않으면 괴롭고 아플 일도 없다. 정만 떼어내면 편안해질 수 있었다. 조금만 포기한다면.
한유진은 본능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지금이라도 동생을 놓으면 된다. 그럼 그는 부모의 보호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무너져가는 세계가 다시 안락하고 따스한 공기로 가득 차게 된다.
한유진은 한유현을 보지 않았다. 먼 곳에 눈을 둔 채 동생의 손을 잡지 않고 혼자 벤치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