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int’s Dungeon Business RAW - Chapter (1079)
던전에서 성자가 하는 일 1139화
바프라의 말은 이랬다.
최근 몇 년은 공적인 자리에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섹스가 주는 쾌락에 빠져들어 버렸다.
그렇게 섹스가 주는 쾌락에만 빠져 있다 보니, 점점 섹스 이외의 다른 것들이 아무래도 좋아지기 시작했다.
전쟁신의 교리에 따라 끊임없이 벌이던 전쟁도, 언젠가 대륙을 통일해서 다크 엘프가 최고의 종족임을 증명하겠다는 꿈도.
“아마 그래서겠지. 네놈이 말하는 여신의 냄새가 내 몸에서 풍기게 된 것은.”
“전쟁신님의 뜻을 저버렸다는 말을 감히 용사 앞에서 겁도 없이 잘도 지껄이는군.”
진짜 마신의 앞잡이가 된 기분으로 살기까지 담아 그렇게 말해 봤지만, 놈은 “어차피 여신의 기운을 읽을 수 있는 놈한테 거짓말을 해봐야 의미 없지 않나?”라면서 쿨하게 넘어갔다.
아무튼 놈은 그렇게 섹스 이외의 것이 아무래도 좋아져 버렸지만, 이렇게 되고 나니 자신이 이전에 했던 행동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 남녀를 엄격하게 분리하고 섹스는 이교도의 산물 취급해 버린 행동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전에 했던 말을 거두고 싶지만, 그렇게 갑자기 말을 바꿔 버리면 신하들로부터 의심을 사게 될 게 분명했다.
다른 의심이라면 자신의 권력으로 적당히 찍어누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교도로 의심받는 것만큼은 아무리 자신이라도 다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정말로 여신의 뜻에 굴복해 버리고 말았으니 더더욱.
때문에 몇 년간 숨죽이며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분명 섹스의 쾌락을 깨닫게 된 건 자신뿐만이 아닐 거라고 믿으며.
그리고 긴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함께 다른 세력으로 도망가려는 두 남녀를 통해서.
“두 남녀?”
설마 신과 유리 얘기인가?
“그래. 적당한 실력자를 보내서 뒤를 쫓게 했지만, 그 둘은 이상할 정도로 잘 도망 다녔지. 마치 곳곳에 협력자가 있는 것처럼. 그때 깨달았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지하 세력이 바프라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어쩐지. 그 둘의 실력으로 구미호 산까지 도망쳤던 게 조금 이상하기는 했는데, 설마 이런 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프리움에서 배를 타고 건널 때까지는 다른 은사모 회원이나 파란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됐겠지만, 그 근처는 딱히 은사모 회원이 보이지 않았으니까.
즉, 이 녀석은 내가 수도에 오기 전부터 은사모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얘기를 들어 보니 둘의 이동 경로를 통해서 수도 밖에 있는 은사모 세력의 위치도 특정한 모양이다.
수도 밖의 은사모의 위치도 특정해낼 정도니, 당연히 수도 안에 있는 은사모 회원들은 더 면밀하게 조사를 했을 거다.
아예 은사모의 존재를 모른다면 모를까, 은사모라는 게 있다는 걸 안 이상 그 회원을 추려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아까의 일들이 전부 이해되기 시작했다.
다 알고 있으니 빨리 자백하라고 독촉하던 이 녀석의 태도도, 그리고 돌아갈 때 은사모 회원만 피해서 죽였던 것도.
케이로스의 생각대로, 그건 이 녀석 나름의 메시지였다는 얘기다. 다 알고 있으니 순순히 자백하러 오라는 뜻의.
“그 세력을 불러서 어떻게 할 작정이었지?”
“권력의 중심이 내게서 놈들에게로 천천히 옮겨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연기한다. 그리고 권력이 강해진 놈들은 내 영향력이 사라졌다는 본보기로 우선 내 흔적부터 지우려 든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섹스 금지령을 푸는 것이지.”
“그리고 넌 허수아비 왕을 연기하면서 편하게 여자들을 제공받으며 섹스 라이프나 즐긴다는 얘기인가.”
“그래. 놈들에게도, 그리고 네놈에게도 나쁜 얘기는 아니지 않나?”
“마치 내가 그 지하 세력과 협력하고 있는 게 기정사실인 것 같은 말투로군.”
“네놈이 흔적을 남긴 경로를 쫓아보면 바보라도 알 수 있다. 아까 두 남녀를 추적했다고 했을 텐데?”
그런가. 놈의 직속 부대가 나한테 레이를 빼앗긴 위치, 프리움 성문에서의 소동, 프리움 밖에서 놈의 직속 부대를 다시 한번 습격한 사건, 그리고 아마 놈의 귀에도 들어갔을 중2병의 습격 사건까지. 내가 흔적을 남긴 경로를 쭉 따라 그려보면, 신과 유리가 도망친 경로와 무섭도록 일치할 테니까.
“게다가 내가 케이로스에게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네놈이 찾아온 거다. 우연이라고 할 생각은 아니겠지?”
“뭐, 좋아. 인정하지.”
“흥. 그러는 나도 설마 그 정체가 용사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지만 말이지. 어떻게 용사가 섹스를 좋아하는 놈들과 힘을 합칠 생각을 했지?”
딱히 은사모는 섹스를 좋아하는 놈들의 모임이 아닌데 말이야. 그렇게 바꾸려고 사랑 핑계를 대면서 콘돔 섹스를 알려주기는 했지만.
“네놈과 달리 우리 플리투스는 그렇게 편협한 생각의 소유자가 아니거든. 섹스 좀 한다고 이교도로 타락한다니. 웃기는 얘기지.”
“훗. 너야말로 웃기는군. 이 내가…아니. 나로서는 잘된 일인가.”
그런가. 이 녀석이 섹스로 타락할 수 있다는 산증인이지.
“무슨 말이지?”
“그렇게 편협하지 않은 놈이라면, 내 제안도 받아들일 거라는 얘기다.”
“용사인 내가? 전쟁신의 뜻을 저버린 네놈의 제안을?”
“거절할 거라는 말을 하지 마라. 내가 협력만 하면 아무런 피해도 없이 하나의 세력을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네놈도 그걸 아니까 내 긴 얘기를 끝까지 들은 것 아니었나? 거기에….”
“또 뭐?”
“말했다시피 난 이미 지하세력과 손을 잡을 생각이 있다. 네놈이 내 세력을 장악할 힘의 기반도 놈들이겠지. 하지만 내 진의를 알고 나면, 놈들이 과연 네놈에게 협력하려고 할까? 지금은 섹스에 눈이 멀어 네놈에게 협력하고 있다지만, 놈들도 한때는 나와 뜻을 함께하기 위해 제 발로 내 밑에 모인 놈들이다. 아무리 네놈이 용사라고 할지라도, 자신과 같은 뜻을 가진 주군을 그리 쉽게 배신할 놈들은 아니지.”
쳇. 역시 눈치채고 있었나. 이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길 빌었지만, 역시 그렇게 간단하게 일이 풀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그래. 놈이 말한 대로, 그렇게 되면 주도권은 완전히 놈에게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 녀석, 자기 얘기에 취해서 뭔가 잊고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애초에.
“아까부터 자기가 협력적이라는 걸 다른 놈들이 다 알 것처럼 말하는데 말이야. 널 이 자리에서 죽이면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야?”
역시 이 자리에서 죽여 버리는 게 제일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살기를 내비쳤지만, 그럼에도 놈은 묘하게 여유로웠다.
“…슬슬 시체에서 펜을 뽑아냈을 시간이군.”
시체? 펜? 갑자기 그게 무슨…설마!?
“자신들와 뜻을 함께할 주군을 네놈이 죽였다는 걸 알고 난 후에도, 놈들이 지금까지처럼 협력적으로 행동할지 궁금하군. 네놈도 그런가?”
궁금하면 죽여보라는 것처럼 자기 가슴을 콕콕 찌르는 놈의 행동에,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진짜 할 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진짜로 이 녀석 중요한 걸 까먹고 있구나 싶어서 말이야.
“그건 걱정하지 마. 여기서 널 죽여 버리고 네가 타락한 이교도였다는 사실을 공표하면 깔끔하게 끝날 문제니까.”
지금까지 온갖 똑똑한 척은 다 한 놈이 이런 중요한 사실을 잊어버리다니. 허무해서 말도 안 나오는군.
그렇게 생각했지만, 놈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끈질겼다. 게다가 끈질긴 것뿐만 아니라, 교활하기까지 했다.
“…레이에게는 미약을 투여했다고 했지.”
“뭐…?”
“네놈이 했나?”
“갑자기 무슨 개소리야?”
생각지도 못했던 말에 일단 강하게 나가봤지만, 놈은 그 말로 충분히 나와 레이의 관계를 파악한 모양이었다.
아니. 조금 다른가. 원래부터 다크 엘프의 첫 경험을 노리고 레이와 관계를 맺으려고 했던 쓰레기인 만큼, 분명 나도 자기랑 똑같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감정 공유가 주는 쾌락을 버리지 못하고, 앞으로도 계속 레이를 곁에 둘 거라고 말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자기 수준에 맞는 더러운 착각이었지만, 애석하게도 지금만큼은 그 착각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그렇군. 그럼 지금도 레이를 곁에 두고 있겠군?”
그렇게 말하는 놈의 눈동자에는 한순간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
역시 놈의 목적은 레이의 첫 경험이었나. 정확히 말하자면, 감정 공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쾌감이겠지만.
그리고 자신의 수십 년간 기다려왔던 걸 내가 빼앗았다는 걸 알고 분노하는 거겠지. 역겨운 새끼.
하지만 놈은 이성적이게 역겨운 새끼라서, 분노보다는 생존을 우선시하겠다는 듯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네놈에게 협력하는 놈들도 레이의 존재를 알고 있겠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누구 보다 앞장서서 이교도 탄압에 힘쓴 용사의 후손이 모른다고 하지 않겠지? 이교도가 낳는 자식의 몸을 날 때부터 여신의 것이다. 내가 여신에게 타락한 이교도라는 것이 밝혀지면, 레이의 남은 미래도 볼만해지겠군.”
“레이는…!”
“아직 내가 타락하기 전에 낳았으니, 전쟁신의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상관없다. 내가 언제부터 이교도가 됐는지 증명할 수 없는 한, 사람들의 의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증명해 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지. 아무리 용사님이 걸레년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봤자, 그 용사님이 레이와의 섹스에 푹 빠져 있다면 신용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
이 쓰레기 새끼…자기 자식까지 이런 식으로 이용하다니. 아니. 자기 자식을 겁탈하려고 한 시점에서 이런 얘기는 의미가 없나.
“그래도 정의를 실현하겠다면, 좋다. 죽여라.”
놈은 다시 한번 자기 가슴을 콕콕 두드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내 반응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놈은 입가에 비열한 웃음을 띠면서 만족스러운 말투로 중얼거렸다.
“훗. 결국 네놈도 그런가. 섹스에 눈이 먼 놈들과 협력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군. 네놈, 정말로 용사인가?”
너 같은 새끼랑 똑같이 취급하지 마.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사랑이니 뭐니 여기에서 이놈에게 구질구질 설명해 봤자 의미 없는 행동이라는 건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닥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증명해주지.”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지 마라. 네놈은 날 죽일 수 없다.”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는 듯, 놈은 비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앞으로는 같은 목적을 위해 행동할 동지인가. 잘 부탁하지. 사위.”
“한 번만 더 그런 식으로 부르면 죽여 버린다.”
“네놈은 학습 능력이라는 것이 없는 건가? 그거 이상하군. 내가 기억하는 용사는 전투뿐만이 아니라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학습 능력을 자랑했는데 말이야.”
계속해서 비웃음을 띄우는 놈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진짜로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나는 재빨리 등을 돌려 버렸다.
“내 계획은 이미 전해졌을 거다. 네놈은 편하게 바프라를 장악하고, 나는 편하게 섹스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계획이다. 서로 목적이 일치하니 얼굴 붉히지 말고 계획대로 잘 해보도록 하지.”
하지만 방을 빠져나가는 내 등 뒤로도, 놈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끝까지 자기 뜻대로 다 잘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말투로군.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 쓰레기 새끼.
“구, 구원 님! 바프라, 바프라 님이…!”
일단 놈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 케이로스의 저택으로 돌아오자, 거기에는 케이로스뿐만이 아니라 아까 알현실에서 봤던 높으신 분들이 우글우글 모여 있었다. 마치 이제는 은사모의 회원이라는 게 숨길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말이다.
게다가 바프라의 호칭이 다시 바프라 님으로 변해 있는 걸 보니, 놈이 시체를 죽인 펜에 메시지를 남겼다는 말은 거짓이 아닌 모양이다.
그럼 마지막에 은사모 회원 이외의 인물들을 대거 숙청한 이유는, 은사모가 메시지를 발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얘기인가. 쓰레기 새끼가 쓸데없이 머리가 돌아가서는.
“그래. 나도 본인한테 대충은 들었어.”
“본인한테? 담판을 짓고 오신 겁니까!?”
“담판…이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놈이 전했다는 계획부터 자세히 들려주겠어?”
그렇게 케이로스의 입에서 흘러나온 계획은, 아까 놈에게 들은 것과 큰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그냥 바프라가 점점 권력을 잃고 은사모가 득세하는 내용을 상세하게 풀었을 뿐이다.
“역시 비열한 놈다운 함정이군.”
물론 나는 그대로 따라줄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역겨운 새끼. 반드시 그 눈에서 피눈물이 나오게 만들어 주지.
“구원 님께서는 함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래. 그리고 너희가 여기에 전부 모인 시점에서 놈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봐야겠지. 최대의 적인 줄 알았던 주군이 갑자기 동료가 되어서 들뜬 마음은 이해하지만, 너무 성급했어.”
“저희를 모으기 위함이었다는 겁니까?”
“아무리 바프라라도 성에 틀어박힌 채 우리 은사모 회원 전원을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었을 테니까.”
우선은 잔뜩 겁주면서 분위기를 바꾼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람 수가 이렇게 많다 보면 반론하는 사람도 한둘은 나오게 마련이었다.
“흠. 그건 어떨까요.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넌?”
“실례했습니다. 라파엘이라고 합니다.”
라파엘이라. 그러고 보니 얼굴이 조금 낯이 익었다.
혹시 아까 알현실에 있을 때 제일 왕좌와 가까운 위치에 서 있었던 사람 아니야? 그럼 이 아저씨가 성의 정보를 통제한 그 높으신 분인가.
그리고 아마도, 여기에 은사모 회원을 전원 불러모은 것도 이 아저씨겠지.
“다르다는 건?”
“제 생각에는 함정이 아닐 것 같습니다.”
설마 그것부터 부정해 버릴 줄이야. 기껏해야 바프라의 목적은 은사모의 회원을 파악하는 게 아닐 것 같다는 얘기나 하려는 줄 알았는데.
내 표정이 조금 안 좋아진 걸 눈치챘는지, 라파엘은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물론 구원 님께서 그런 의심을 하는 건 이해합니다. 그분은 평소에도 워낙 오해받을 언동을 많이 하는 분이시니, 분명 구원 님과 대면하셨을 때도 그런 태도를 보이셨겠지요. 하지만 그분 밑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전 알 수 있습니다.”
“잠깐 타임.”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말을 하나 했더니.
나는 드디어 이 자식이 어떤 의도로 나섰는지 이해했다. 뭔가 그럴듯한 근거가 있어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이 자식은 그냥 나랑 힘겨루기하기 위해 태클을 건 것에 불과했다.
지금까지는 자기가 은사모의 일인자였는데, 갑자기 나라는 이방인이 불쑥 찾아와서는 대장 노릇을 하는 게 아니꼬웠던 거겠지.
“네?”
“그럼 넌 내가 오기 전부터 바프라가 섹스 중독이라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얘기야? 밑에서 오랫동안 함께한 덕분에 잘 아는 거잖아?”
“…그것은.”
하지만 치기만 있을 뿐 논리가 없는 놈한테 밀릴 정도로 난 바보가 아니었다.
안 그래도 바프라 때문에 짜증 나는데 이상한 놈까지 시비를 거네.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그리고 바프라는 기본적으로 이기기만 하면 어떤 수를 써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간계의 대명사 같은 인물 아니었어? 내가 플리투스 사람이라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거야?”
“…아니요. 그 말대로입니다.”
내가 신랄하게 쏘아붙이자, 라파엘은 할 말이 없어졌는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젠장. 이래서는 역효과만 나겠군.
아무리 이쪽이 맞는 말을 하더라도, 여론이라는 건 때때로 지는 쪽을 동정하는 쪽으로 움직일 때가 있다.
그리고 아무리 짜증 난다지만 라파엘은 은사모 최고의 권력자다. 지금부터 전력으로 바프라를 상대해야 하는데 내부에까지 적을 만들 필요는 없지.
“뭐, 하지만 바프라를 믿고 싶은 마음은 알겠어. 그래도 평생을 모셔왔던 주군인데, 그렇게 쉽게 너희를 내칠 거라고는 믿기 힘들겠지.”
“그, 그렇습니다!”
내가 우선 다독이듯 그렇게 말해주자, 라파엘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어떻게 이런 놈이 최고 권력자가 된 거지? 차라리 케이로스가 훨씬 더 낫지 않아?
…그러고 보니 바프라도 케이로스의 이름만 꺼냈었지. 라파엘이 은사모 회원이라는 것도 모를 정도로 둔감한 놈도 아닌데 말이야. 그렇다는 건…그런가. 이 녀석은 그냥 허수아비인가. 이인자 위치에 조종하기 쉬운 놈을 하나 앉혀두면, 바프라의 권력은 더욱 공고해질 테니까.
“하지만 개국공신이신 사무엘 님도 조금 전에….”
이것 봐. 그래도 케이로스는 이렇게 날카로운 구석이라도 있잖아. 대화 주제가 사랑이나 섹스 같은 게 되면 사람이 조금 바보가 돼서 그렇지.
“그래. 거기에 놈은 아직 은사모가 놈을 칠 계획까지 하고 있었다는 건 모르고 있었어. 그냥 ‘섹스 합법화를 위해 움직이는 조직’ 수준으로 알고 있더군. 그래서 이렇게 우리한테 손을 내민 거야. 하지만 만약 놈이 우리가 뒤에서 꾸몄던 짓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낮에 그 사람들도 반역을 꾀했다는 이유로 처분당한 거잖아?”
케이로스의 의견에 힘입어서, 나는 조금 더 여기에 있는 사람들을 선동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웅성웅성 자기들끼리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좋아. 나와 라파엘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사람들이 서서히 이쪽으로 넘어오기 시작했어.
“하지만 바프라 님이 보내주신 계획은…!”
“그래. 은사모한테 천천히 권력을 옮겨준다고 했지. 하지만 바꿔 말하면, 권력이 약한 척만 할 뿐, 놈이 끝까지 왕좌를 지키게 되는 계획이야. 놈은 왕좌에서 일어날 생각이 전혀 없어. 당연히, 자신의 왕좌를 위협하는 놈들은…말 안 해도 알겠지?”
꿀꺽. 하고 누군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제일 최악인 건, 시내에 퍼지고 있는 소문이야. 여기에 있는 대부분도 그 소문을 듣고 은사모에 합류하게 된 거잖아? 한 번 퍼지기 시작한 소문은 막을 수 없어. 언젠가는 바프라의 귀에도 소문이 흘러 들어갈 거고, 그렇게 되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귀에 소문이 닿는 걸 막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겠지.”
“그, 그럼…!”
역시나 라파엘이 소문을 통제하고 있던 주범이었는지, 라파엘은 사시나무 떨 듯이 바들바들 떨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래. 바프라는 합리적인 추론을 내리겠지. 내게 소문이 닿는 걸 막은 그놈이 소문을 퍼트린 주범이 아닐까? 그리고 놈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 소문을 퍼트린 걸까? 단순히 지하에서 섹스 파티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 정도라면 우리 목적을 아는 바프라도 웃어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문에는 지난번 몬스터의 대공습도 바프라의 탓이 되어 있잖아? 바프라가 그 소문의 의도를 어떻게 생각할까?”
정말, 라파엘이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줘서 다행이야.
만약 라파엘이 성내의 소문을 통제하지만 않았다면, 놈들에게도 도망갈 구멍은 있었을 거다. 소문은 내가 혼자서 멋대로 퍼트린 거라고 뒤집어씌우면 그만이니까 말이야.
하지만 라파엘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인지 스스로 발을 깊게 담는 행동을 해버렸고, 더는 도망갈 구석이 없었다.
물론 라파엘 하나의 발만 묶어놨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으니, 다른 놈들도 가볍게 겁을 줘야겠지.
“그리고 바프라는 수도에 있는 은사모 회원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눈치였어. 하지만 우리의 규모는 어제와 오늘이 다를 정도로 급성장했으니, 분명 여기에 있는 이들 중에는 바프라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놈들도 있을 거야. 그러면 바프라는 생각하겠지. 왜 갑자기 이렇게 은사모 회원의 규모가 커졌을까? 그것도 딱 소문이 퍼진 것과 동일한 시점에 말이야. 혹시 여기 모인 놈들은 전원 그 소문을 믿고 내 목을…같은 생각을 해도 이상하지 않겠지. 아니 그 의심 많은 놈이라면 분명 그렇게 생각할 거야. 그리고 물론, 그렇게 결론을 내린 바프라의 귀에는 그 어떤 말도 변명으로만 들리겠지. 여기에 있는 모두는, 이제 도망갈 구석이 없어.”
그렇게 라파엘 뿐만 아니라 은사모에 가담한 모두에게서 도망갈 구멍을 막아 버린 다음 장내를 둘러보니, 역시나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다들 죽을상이 되어 있었다.
음. 역시 나야. 유치원 시절 선생님한테 “구원이 넌 커서 사이비 교주 같은 거 하면 딱 맞겠다.”라는 소리를 들은 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지? 바프라가 진심으로 우리와 협력하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함정을 파려고 하는 건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느 쪽이든 결국 바프라가 은사모를 숙청하려고 하는 건 마찬가지일 테니까.”
완전히 넘어온 분위기에 그렇게 쐐기까지 박아 버리자,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내 말을 부정하지 못하고 조용히 침묵만 유지했다.
이런 너무 겁줬나. 바프라와 협력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겁먹은 나머지 중요할 때 행동을 못 하게 되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다.
아무래도 조금은 풀어줄 필요가 있을 것 같군.
“뭐, 그렇게까지 겁먹을 필요는 없어. 지금 여기에는 바프라 귀족의 7할이 모여 있잖아? 아무리 바프라라고 할지라도, 이 정도 인원을 한 번에 숙청할 엄두는 안 나겠지.”
“그, 그렇…겠지요?”
아니. 너 아까는 오랫동안 함께한 자신이 바프라를 더 잘 아느니 어쩌니 지껄였잖아. 이제 와서 나한테 그런 걸 물어보면 어쩌자는 거야.
“그래. 그러니까 우선 며칠은 놈의 말에 따르는 척하면서 상황을 지켜보자고. 혹시 알아? 바프라도 우리 규모를 보고 겁먹어서 그대로 자리 보존만 하기로 마음을 굳힐지.”
지금까지 내가 한 말과는 상반되는 말이지만, 나는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다른 이들을 안심시킬 목적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다. 조금 전에 만나본 바프라 그 새끼는 절대 이런 일을 그냥 넘어갈 성격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습니다!”
“지금의 이 인원이라면, 아무리 바프라라도!”
“그래. 그리고 애초에 가진 패도 우리가 훨씬 더 많아. 바프라가 겁먹고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면 그건 그것대로 편해서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그런 희망찬 목소리가 들려오는 걸 적당히 대답해주면서, 나는 앞으로의 행동 지침을 모두에게 말해 줬다.
바프라 놈. 지금 실컷 좋아하고 있으라지.
“구원!”
길고 긴 회의를 마치고 다시 디에른 가문으로 돌아오자, 우리 애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마중 나와줬다.
“다 들었어.”
“응? 다? 아, 요리스가 미리 사람이라도 보냈어?”
요리스 자신은 나와 함께 케이로스의 저택에서 회의한 후 같이 돌아왔지만, 전령을 먼저 보내서 대략적인 분위기 정도는 전해 줬을지도 모르겠군.
그렇게 생각했지만, 사라는 고개를 저어 부정했다.
“아니. 디아나한테.”
“디아나?”
여기서 우리 대마법사님 이름이 갑자기 왜 나와?
“디아나한테는 반지로 들려줬다면서? 그래서 와서 얘기해 줬어. 구원한테 전할 말도 있다면서.”
그러고 보니, 그때 반지를 발동시킨 다음 안 꺼놓고 있었지. 디아나는 전부 듣고 있었다는 얘기인가.
아니. 그보다 왔다니…설마 텔레포트 마법진으로? 아니. 우리 대마법사님이라면 그냥 자기 힘으로 텔레포트 해서 올 수도 있었으려나? 며칠 전에 하렘 플레이로 레벨도 엄청 올랐고.
뭐,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고.
“미안해…나 때문에….”
아까부터 레이가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군.
아마 내가 마지막에 울분을 곱씹으면서도 바프라를 죽이지 못한 이유를 들은 거겠지.
“괜찮아. 네 탓이 아니야.”
“하지만 나만 없었으면…!”
“바프라가 섹스에 미친놈이라는 것도 몰랐을 테니,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겠지. 내 곁에 예쁜 여자도 하나 줄었을 테고.”
“너어….”
진지하게 두둔해 준 뒤에 농담 반 진담 반인 말까지 덧붙이자, 레이가 울먹이는 눈동자로 날 쳐다봤다.
아니. 평소처럼 부끄러워하라고 덧붙인 말이었는데, 울려고 하면 어떡하냐.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결과적으로 그러는 편이 더 나았어.”
정말이다. 그냥 레이를 감싸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그때는 머리에 피가 몰려서 생각하지 못했지만, 돌아오면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그때는 놈을 죽이지 않는 게 정답이었다.
만약 내가 놈을 죽이고 나서 이교도라서 죽였다는 명분을 내세웠다면, 그래. 바프라를 처리하는 것까지는 깔끔했겠지. 하지만 그다음에는?
내 최종 목표는 바프라를 장악하는 게 아니다. 여기를 서서히 섹스로 타락시켜서, 결국에는 전원 여신을 따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수장이 이교도라는 이유로 처형당한 미래에서, 과연 사람들이 타락하려고 할까? 아무리 섹스가 기분 좋아도, 결국 사람은 제일 먼저 자기 목숨부터 챙기는 법이다. 내 계획은 끝내 실패로 끝나고 말았겠지.
“그러니까 이교도 얘기는 웬만하면 안 나오게 하는 게 맞는 거였어.”
그 이후에 은사모의 여론도 다시 바프라를 불신하는 쪽으로 바꿔놨으니, 결과적으로는 전부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고 말이야.
즉, 바프라는 의도치 않게 내 계획을 도와준 셈이 된 거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감사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말이야. 나중에 지옥에서 땅을 치고 후회하라지.
“그러니까 괜히 네가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알겠지?”
레이의 등을 토닥이면서 그렇게 말해주자, 레이는 그렁그렁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
“좋아. 그래서, 디아나가 해준 내게 전할 말이라는 건 대체 뭐야?”
그 머리 좋은 디아나가 나와 바프라의 얘기를 전부 듣고서 찾아온 거다. 분명 뭔가 획기적인 계획이라도 말해주러 온 거겠지?
디아나가 해준 말을 듣고, 또 그 이후에도 이것저것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깊은 밤이 되어 있었다.
최근 생각하는 건데, 나 7계층에 들어선 이후로 너무 바쁘게 사는 거 아니야?
아니. 물론 이 세계로 건너온 이후로는 하루하루가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7계층에 오기 전까지는 우리 애들이랑 꽁냥꽁냥할 시간도 충분히 있었잖아? 최근에는 그럴 시간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사람이 말라가는 기분이야.
바로 며칠 전에 하렘 플레이를 즐긴 놈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거랑 이거랑은 다른 문제란 말이지.
물론 하렘 플레이 기분 좋았지. 엄청 좋았어. 하지만 섹스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잠시 꽁냥꽁냥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내일도 아마 바쁘게 움직여야 하겠지만, 상관없다. 그냥 잠을 좀 덜 자면 되지. 때로는 잠보다 중요한 게 있는 법이야.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바보 아니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날 보는 사라였지만, 난 안다. 얘도 실은 이런 걸 엄청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럼 제일 먼저, 내가 실비아를 품에 안고 실비아테라피를 즐길 때마다 언제나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사라부터.”
“내, 내가 언제 그런 눈으로…!”
사라야. 목소리가 너무 크잖아. 너 찔렸구나?
부정하는 사라의 몸을 끌어안아서 내 다리 사이에 앉히자, 사라 특유의 향기가 코를 간질거렸다.
사라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힘쓰느라 땀깨나 흘렸을 텐데, 전혀 그런 냄새 같은 게 안 난단 말이지. 이것도 매력 스탯 보정 같은 건가?
“잠깐! 나 아직 안 씻었어!”
그래도 사라는 땀 흘린 몸으로 내 품에 안기는 게 싫은지 바둥바둥 댔지만, 나는 그 가는 허리를 꽉 끌어안고 놔주지 않았다.
“뭐 어때. 지금 당장 하자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하면서 사라의 목덜미에 살짝 키스하고, 조금 올라가서 뺨에, 마지막으로 손으로 그 턱을 잡고 고개를 돌려서 입술에 키스하자, 사라의 몸에서 힘이 축 빠지며 완전히 내게 그 몸을 기대게 됐다.
닫힌 입술 사이로 살짝 혀를 집어넣어 보자, 자연스럽게 입술이 벌어지며 내 혀를 받아주는 게 무척이나 귀여웠다.
“으음…아음…쪽…잠까안…으응…!”
하지만 자기도 혀를 쓸 생각은 못 하고, 대신 힐끔힐끔 옆쪽을 곁눈질하는 사라였다.
실비아와 레이의, 특히 레이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건가. 그러고 보니 사라 얘 유독 레이 앞에서는 더 쿨하게 행동했지. 레이도 사라의 쿨한 모습을 대단하다는 표정으로 봤었고.
생각해 보니 하렘 플레이에서도 제일 클한 척하려고 했던 게 사라였다. 그때는 나도 여러모로 제정신이 아니었으니, 레이의 눈을 신경 써서 그런다는 생각은 못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까지 레이의 눈을 신경 쓰다니. 혹시 사라 얘…레이랑 둘이 다니면서 뭔가 허세라도 부린 거 아니야?
‘구원의 장난? 쿨하게 대응하세요. 당신이 일일이 과민반응하니까 구원도 재미 들려서 더 그러는 거예요.’ 라든가. 사라라면 충분히 할 만한 말이다.
하지만.
“으으음!?”
그래봤자 어차피 하렘 플레이로 그 허세는 산산조각이 났을 텐데, 뭘 아직도 이렇게 신경 쓰고 있는지.
레이 눈동자에 있는 사도 인장 봤잖아? 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있었다니까. 사라 네가 나한테 어떻게 무너져내리는지 말이야.
레이아와 마틸다랑 할 때 내 손만으로 몇 번이나 느껴 버린 모습은 물론, 그 이후에도….
***
“으으응…하읏…하아…하아….”
레이아와 마틸다를 차례차례 녹다운시킨 이후,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다음 타겟은 역시나 사라였다.
레이아와 마틸다가 포개져 있는 곳 옆에서 나란히 엎드려서 엉덩이를 떨고 있으니, 그야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지.
“음…쪽. 하음….”
아니. 물론 내 물건을 열심히 빨아주고 계시는 레이첼 누님도 눈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오늘 누님은 내가 사정한 후에 청소 펠라를 하는 담당으로 정했으니까. 레이첼 누님의 차례는 제일 마지막으로 남겨놔야지.
그런 이유로, 나는 누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고 나서 사라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대체 그사이에 내 손만으로 몇 번을 느껴 버린 건지, 사라는 뺨을 바닥에 대고는 엉덩이만 위로 높게 치켜든 자세로 그 탐스러운 애플힙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물론 그 엉덩이 사이로 보이는 도톰한 음부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어서, 안에 넣은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자 질척질척한 소리와 함께 사라의 안쪽 주름이 내 손가락에 끈적끈적 감겨오는 것이 느껴졌다.
“흐으응읏!”
이런. 잠깐 안쪽 감촉을 재확인해 본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또 한 번 느껴 버린 건가.
“사라야. 그렇게 좋았어?”
“벼, 흐응…벼, 혀로오….”
사라야. 별로라는 애가 혀는 왜 그렇게 풀렸니?
게다가 너 지금 음부뿐만이 아니라 허벅지 안쪽까지 흥건하게 젖어서, 그 허벅지를 타고 내려간 애액이 바닥에 살짝 고여 있기까지 해.
“그래? 그럼 일단 손가락 뽑을게.”
경고 없이 갑자기 뽑아 버려도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겠지만, 나는 굳이 이렇게 사라에게 사전 예고를 해줬다.
왜냐하면 이렇게 예고해 줘도.
“응…으으읏…아읏….”
사라가 이렇게 될 걸 알았으니까.
최대한 참아보려고 한 건지 그 음부가 내 손가락을 꾸욱 조였지만, 그게 오히려 역효과가 나 버린 모양이다.
내가 천천히 손가락을 뽑자 사라의 입에서 가는 신음이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더니, 결국 완전히 뽑히는 순간.
“아, 앙…대애…응흐읏!”
그 음부에서 애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며 사라는 다시 한번 절정에 다다랐다.
하여간 이렇게 될 거면서도 센 척을 한다니까. 그게 우리 사라의 매력이지만.
“그렇게 좋았어?”
“지, 히그응…망히지….”
사라의 음부 바깥쪽을 손가락 두 개로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아까와 똑같은 질문을 던지자, 사라도 이번만큼은 강한 척을 하지 못했다.
대신 혀 풀린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걸 보니, 정말로 한계이기는 한계인 모양이다.
아직 본방은 시작도 안 했는데 애무만으로 이렇게 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그럼 이쪽으로 만지는 것도 안 돼?”
나는 여전히 내 물건을 빨아주고 있는 레이첼 누님의 입에서 물건을 뽑고, 그 끝을 사라의 음부에 맞췄다.
두 명을 녹다운시킨 물건이지만 레이첼 누님의 펠라 덕분에 굳이 스킬을 쓰지 않아도 내 물건은 여전히 강직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사라도 음부를 통해 느꼈는지 그 엉덩이가 다시 한번 부르르 떨렸다.
이렇게나 느꼈어도, 역시 이건 기대하는구나?
“그게 아니면…음부만 아니면 돼?”
나는 물건을 잡고 위로 살짝 올렸다. 귀두로 대음순을 살짝 가르며 지나가자 사라의 애플힙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그것보다도 더 재미있었던 건.
내 물건 끝을 사라의 엉덩이 구멍에 맞추자, 사라의 음부에서 울컥하고 진한 애액이 새어 나왔다는 점이었다.
“이쪽이 더 기대되나 보네?”
그렇게 귀두 끝을 엉덩이 구멍에 맞춘 채로 두 손을 사라의 엉덩이 위에 올려놓고 부드럽게 그 감촉을 즐기자, 사라가 바닥에서 뺨을 떼지도 못한 채 눈동자만 간신히 뒤로 돌려서 날 엿봤다.
지금 이대로 엉덩이에 삽입되면 대체 얼마나 기분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확실했지만, 그래도 사라는 마지막 남은 이성을 짜낸 모양이다.
“아, 아니야….”
“정말로?”
물건을 잡고 빙글빙글 움직여서 귀두로 엉덩이 구멍을 마사지해주자, 사라는 또다시 가볍게 느꼈는지 발가락이 꼬옥하고 오므려졌다.
이제는 목소리를 낼 여유도 없는지 사라는 간신히 고개만 도리도리 움직여서, 아니. 이렇게 보면 뺨을 바닥에 비비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지만. 아무튼 그렇게 자신의 본심을 부정했다.
“사라야. 그냥 고개만 끄덕이면 돼. 고개만 끄덕이면….”
“하으응…!”
그렇게 말하면서 귀두 끝을 살짝 엉덩이 안쪽으로 밀어 넣자, 사라의 엉덩이가 위로 살짝 들리는 게 느껴졌다.
“알겠지?”
상체를 숙여서 그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유혹하듯이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자, 고민하는 마음을 나타내듯 사라의 엉덩이가 바들바들 떨리는 게 느껴졌다.
“지금 당장 여기에 박히고 싶잖아? 응? 사라야.”
“응흐읏…흐읏….”
“그냥 고개만 끄덕이면, 엄청 좋아질 수 있어.”
“아, 아흣…흐읏….”
계속되는 유혹에, 사라의 눈동자가 거세게 진동했다.
그리고 드디어 사라가 결심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려고 한 바로 그 순간.
“그래. 알았어. 그럼 사라는 조금 쉬자.”
나는 상체를 일으키고 그 엉덩이 구멍에 맞춘 물건을 뗐다.
“……? 응! 응!”
사라가 엄청 당혹스러운 눈으로 날 바라보며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나는 일부러 못 알아들 척을 했다.
“그렇게 쉬고 싶었어? 미안해. 몰라줘서.”
“아, 아니….”
“그럼 사라가 쉬는 동안.”
“히야악!?”
당황하며 엉덩이를 좌우로 살짝살짝 흔들기까지 하는 사라를 무시하고, 나는 옆에서 멍하니 나와 사라의 대화를 보고만 있던 디아나에게 손을 뻗었다.
“우선 디아나부터 해야겠네.”
“이, 이, 이 몸…말인가아…?”
이 타이밍에 갑자기 자기 차례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디아나는 오들오들 떨면서 내 얼굴을 엿봤다.
“응. 디아나도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니까.”
사라와 마찬가지로, 디아나 역시도 흘러나온 애액히 허벅지 안쪽을 타고 내려가 바닥까지 흥건히 적시고 있을 정도였다.
사라가 레이아나 마틸다의 플레이를 보는 것 자체에 흥분했다면, 디아나는 그 모습에 자신을 겹쳐보면서 흥분한 거겠지.
하여간 우리 대마법사님도 변태라니까.
“이, 이 몸은 별…흐야앙!?”
물론 디아나는 고개를 홱홱 저으며 부정했지만, 이렇게 아래쪽을 흥건히 적셔놓고 그런 말이 통할 리가 없었다.
나는 디아나의 몸을 번쩍 들어서, 내 앞에 있던 사라의 등 위에 눕혔다.
“으읏!?”
그러자 당연히 사라가 몸을 움찔 떨며 반응을 보였지만, 그 반응은 디아나의 커다란 목소리에 바로 묻히고 말았다.
“자, 자네에…! 이, 이 자세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사라는 지금 상체를 바닥에 완전히 밀착시키고 엉덩이만 위로 치켜든 자세로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그 위에 디아나를 똑바로 눕혔으니, 당연히 디아나의 자세는 머리 쪽이 아래로 내려가고 하반신은 위로 들린 자세가 됐다.
물론 여기까지는 아직 그렇게까지 부끄러운 자세가 아니었지만, 머리 좋은 디아나는 분명 이후에 일어날 일도 직감한 거겠지.
디아나가 원하는 대로, 나는 그 다리를 붙잡고 양옆으로 활짝 벌렸다.
운동 신경이 아예 없다시피 한 디아나지만, 어울리지 않게 몸은 또 유연했다. 덕분에 디아나의 다리는 내가 벌리는 대로 벌어져서 두 허벅지가 완전히 일자를 만들 정도로 벌어졌고, 그렇게 디아나의 음부가 모두의 눈앞에서 활짝 개장됐다.
“자, 자, 자…으응읏! 아, 안 대네에…!”
아마 여기에 나와 둘만 있었다면 디아나가 이렇게까지 부끄러워하지는 않았겠지만, 지금 이곳에는 나 말고도 많은 시선이 있었다.
그런 곳에서 이렇게 음부를 활짝 드러내게 됐으니, 우리 노출증 대마법사님이 태연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두 손을 황급히 하반신으로 뻗어서 음부를 가려본 디아나였지만, 이렇게 하반신을 위로 하고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음부만 가리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야하게 보였다.
게다가 손으로 막는다고 다 막을 수 없는 애액이 손 사이로 흘러나와서, 엉덩이를 타고 그대로 아래에 있는 사라의 엉덩이 위로….
“으읏!?”
자신의 것이 아닌 애액의 감촉에, 감각이 날카로운 우리 용사님이 반응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 아, 아, 아니네! 사라양! 이것은…!”
그리고 그런 사라의 반응에 또 디아나가 반응해서, 진짜 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얘네 둘 너무 상성이 좋지 않아? 한참 전에 이런 플레이에 훨씬 더 비협조적이었을 때도, 둘 다 성벽이 자극받는 바람에 엉겁결에 같이한 적도 있을 정도니까.
아무튼 용사님과 대마법사님의 성벽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받는 모습은 무척이나 흥분됐고, 이왕이면 가만히 더 보고 싶을 정도였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난 그렇게 흥분만 하면서 참고 있을 상태가 아니었다.
아까 사라를 자극하면서, 나 역시도 흥분이 한계에 달했으니까.
“디아나.”
“뭔…으응읍!?”
나는 상체를 숙여서 디아나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면서, 동시에 허리를 움직여 물건 끝으로 음부를 막고 있는 디아나의 손을 쿡쿡 찔렀다.
물론 물건으로 찌른다고 해서 디아나의 손에 막힌 음부에 삽입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하지만 내가 혀를 적극적으로 쓰면서 디아나와의 키스를 점점 농후하게 하자, 우리 키스 좋아하는 대마법사님의 몸에서 서서히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결국 음부를 막고 있던 그 손에도 힘이 빠져서 옆으로 축 늘어지게 됐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허리를 앞으로 힘차게 내밀어서 디아나의 음부 안으로 내 물건을 단숨에 끝까지 삽입했다.
“응흐으읍!?”
디아나는 황급히 손을 올려 다시 자신의 음부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내 물건은 단단히 박힌 후였다.
“응읏…… 내, 내 위에서…… 졍말로오……?”
그리고 그런 디아나의 반응에서 뭔가를 감지했는지, 사라가 음부에서 애액을 질질 흘리며 혀 풀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디아나. 사라가 물어보는데?”
“아흣…… 아, 아니, 아닐세에…….”
상체는 숙인 채 입술만 살짝 떼고 사라의 말을 재인식시켜 주자, 디아나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하지만 그 말과는 반대로 내 가슴과 맞닿은 디아나의 유두는 점점 더 딱딱해져 갔고, 하반신도 간헐적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내 물건을 꾹꾹 조여왔다.
이렇게 됐는데도 아직 디아나는 아닌 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렇구나.”
나도 디아나의 말을 딱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허리를 잘게 움직여서 물건 끝으로 디아나의 자궁구를 콕콕 찌르고, 동시에 손으로는 디아나의 사도 인장이 있는 부분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줬다.
“햐응……?! 하으아으으…….”
그러자 디아나의 엉덩이가 크게 한 차례 움찔하고 떨리더니, 양옆으로 활짝 벌려져 있던 다리가 자연스럽게 내 허리를 휘감고는 허리를 꾸물꾸물 움직였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쾌감을 참아보겠다는 듯 손가락을 조물조물 움직이는 것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하지만 디아나. 이렇게 자기 안쪽에 내 물건을 비비는 것처럼 움직이면, 모처럼 아니라고 말한 게 의미가 없잖아.
“으흣……디, 디아나아……?”
이것 봐.
아까 느낀 연속 절정의 여운이 이제 좀 진정됐는지, 사라는 아까보다 조금 더 또렷한 목소리로 디아나의 이름을 불렀다.
물론 그렇다고 흥분이 가라앉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이 상황에 또 흥분하는지 나와 디아나의 연결부 밑에 있는 그 음부에서는 바닥을 향해 끊임없이 애액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아흐…… 아무 거또…… 크흥…… 아, 아닐…… 세에…….”
디아나 내 물건이 자궁구에 비벼지는 것에 맞춰서 목소리가 떨리고 있는데, 그걸 아니라고 해봤자 사라가 믿겠니? 적어도 허리 움직임 정도는 멈추고 말해야지.
“흐읏…… 구, 구원 너어…….”
사라는 몸을 일으켜 지금 자기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몸을 일으키면 디아나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인지 선뜻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아니. 그냥 단순히 몸에 힘이 안 들어가서 이러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상체를 바닥에 붙이고 있기도 하고.
“이, 이, 이 모믄…… 흐아으으응!?”
아무튼 이렇게 자기 움직임을 컨트롤하지 못할 정도로, 디아나는 발동이 걸린 상태였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우리 대마법사님이 완전히 이성을 잃고 노출증의 쾌감에 지배당한 모습을 볼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사도 인장을 쓰다듬던 엄지에 힘을 주려고 한 바로 그 순간, 디아나가 몸을 바르르 떨면서 순식간에 절정에 달해 버렸다.
내가 사도 인장을 강하게 자극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바넷사?”
뒤에서 가만히 사태를 지켜만 보고 있던 우리 집사님이, 주인님의 위기를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난입한 거다. 뒤에서 손을 뻗어 내 물건 뿌리는 잡는 것으로.
내 물건이 워낙 크기도 하고 디아나의 몸집이 작기도 해서, 디아나랑 할 때는 끝까지 집어넣어도 뿌리 부분이 조금 남게 된다. 우리 집사님이 손으로 덥석 잡은 부분이 바로 그 부분으로, 바넷사는 그 남는 부분을 잡고 앞뒤로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아마 바넷사는 빨리 날 싸게 할 생각인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내 행동으로 봐서는, 디아나한테 한 번 싸면 다음 타겟으로 옮겨갈 테니까.
하지만 바넷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으니, 그렇게 손을 움직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그 손이 디아나의 음부에도 닿게 된다는 점이었다.
민감한 부분에 바넷사의 손길을 느낀 디아나는 지금 자신의 이 적나라한 모습이, 제일 은밀한 부분까지 모두 확실히 보이고 있다는 걸 다시금 자각한 거겠지.
“흐으읏…… 으응으읏!?”
허무할 정도로 쉽게 찾아온 디아나의 절정은, 심지어 한 번으로 끝나지도 않았다.
계속해서 허리가 움찔움찔 떨리면서 안쪽이 꾹꾹 조여오는 것이, 바넷사의 손이 닿을 때마다 작게 절정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바넷사. 그렇게 디아나를…… 으윽!?”
바넷사조차도 지금 이 상황에는 냉정한 판단을 하기 힘든 모양이군. 주인님의 위기를 구하기 위한 행동이 오히려 주인님을 더 부끄럽게 만들어 버리다니. 그러면 어디 오랜만에 냉정함을 잃은 우리 집사님 얼굴을 확인해 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뒤로 돌렸지만, 아쉽게도 바넷사의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다.
바넷사가 그 예쁜 얼굴을 내 엉덩이 사이에 박아버렸기 때문이다.
“너 뭐 하……!”
그리고 내가 추궁하기도 전에, 바넷사의 긴 혀가 내 엉덩이 사이로 파고들어 왔다.
아, 아무리 빠른 사정을 유도하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가끔 우리 애들의 반격을 맞은 덕분에 이제 나도 경험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여전히 이쪽을 공략당하는 느낌은 익숙하지 않았다.
게다가 바넷사는 혀로 내 엉덩이를 자극하면서 동시에 앞으로는 손으로 내 물건 뿌리를 대딸해 주고 있었고, 물건 위쪽은 디아나의 음부가.
“응흐으읏…… 냐, 냥군니이임……?”
그것도 절정 중이라 평소보다도 더 기분 좋은 디아나의 음부가 꾸욱꾸욱 자극하고 있었다.
바넷사가 행한 예상외의 공격으로 내 물건이 반사적으로 움찔움찔 떨릴 때마다 디아나의 안쪽도 동조하듯이 꾸물꾸물 움직이며 자극해 주니, 진짜로…….
“우으으읍!? 크흣…… 할짝…….”
반사적으로 손을 뒤로 뻗어 바넷사의 머리를 잡고 내 엉덩이 쪽에 바짝 밀착시키자, 바넷사의 머리에서 슬금슬금 뿔이 솟아나는 게 느껴졌다.
“응흐으읏!?”
그래. 바넷사가 이렇게 열심히 봉사해 주는데, 나만 느낄 수는 없지.
나는 그 뿔을 손잡이처럼 강하게 잡고는, 계속해서 그 얼굴이 내 엉덩이에 비벼지게 했다.
하지만 그런 내 행동은 또 다른 오해를 낳은 모양이어서.
“이, 이제 다 같이……?”
레, 레이첼 누님!? 누님까지 가세 안 해도 돼요!
하지만 난 사정을 참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계여서,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그리고 그 내 행동을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인 건지, 레이첼 누님이 상기된 얼굴로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유두부터 목덜미까지 할짝할짝 핥으며 자극해 주기 시작했다.
“아흐으응…… 진한 냄새애…….”
아, 위험…….
“무, 뭐 하는 거야……!?”
이제 못 참겠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혼자 상황 파악 못 하고 있던 사라의 목소리가 밑에서 들려왔다.
아마 그 목소리 때문이겠지. 솔직히 나도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 거다.
“큭. 싼다.”
내 그 말에 맞춰서 디아나는 무의식적으로 대응한 건지 음부를 꾸욱 힘차게 조였지만, 나는 허리를 뒤로 힘차게 빼서 물건을 뽑아냈다.
“흐야으으읏!?”
꾹 조이고 있던 음부를 강하게 긁고 나가는 그 감촉에 디아나가 분수까지 뿜으면서 성대하게 절정에 달해버렸지만, 나는 그런 걸 신경 쓰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곧장 디아나의 엉덩이 아래에 있는, 애액을 질질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음부에 물건 끝을 맞추고.
“엣!? 잠……이거응흐으으읏!?”
사라가 뭔가 말하기도 전에, 뿌리까지 삽입하며 그대로 사정해 버렸다.
안 그래도 성자가 된 이후로는 사정량이 많아진 나지만, 정상적인 섹스에서 이렇게까지 오래 사정한 건 처음이 아닐까?
위로는 레이첼 누님의 애무를, 뒤로는 바넷사의 혀를, 물건으로는 사라의 눅진눅진하게 풀려버린 음부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한참 동안 몸을 떨며 그 쾌감을 음미했다.
“응흐읏……머, 머 하는…… 하읏…… 하아…….”
그렇게 사라의 가장 안쪽에 모든 정액을 싼 다음 살짝 허리를 빼자, 바넷사가 다시 손을 앞뒤로 움직여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내 물건 뿌리 부분을 부드럽게 짜내줬다.
마치 안쪽에 남은 정액도 전부 사라의 안쪽에 싸고 빼라는 것처럼.
“으응…… 후우으…… 하아아…….”
고개를 뒤로 돌린 후 그 뿔을 잡아서 고개를 위로 들게 하자, 바넷사가 멍하니 풀린 눈으로 날 올려다봤다.
어쩐지 이렇게 되고도 대딸을 계속해 주는 게 이상하다 했는데, 아무래도 바넷사 역시 이성을 잃고 본능에만 몸을 맡긴 채 움직이고 있는 모양이다.
뿔만으로 이렇게 되다니. 아니. 바넷사도 이 비현실적인 분위기에 넘어간 건가?
아무튼 바넷사의 도움으로 물건 안쪽에 남아 있는 정액까지 전부 사라의 안쪽에 짜냈으니, 다시 시작해야지.
“응하앗…….”
고맙다는 뜻을 담아 사라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한 차례 어루만져 준 다음, 나는 내 물건을 그 음부에서 뽑았다.
가지 말라는 듯이 끈적끈적하게 얽혀오는 감촉 때문에 무척이나 뽑기 아쉬웠지만, 어차피 사라 차례는 나중에 또 있으니까.
“하응읏!?”
여전히 빳빳한 내 물건을 사라의 음부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팅하고 솟아오르며 다시 디아나의 음부 위로 철썩 얹어졌다.
그 느낌에 탈진한 듯 몸을 축 늘어뜨리고 있던 디아나도 다시 한번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그래. 우리 변태 대마법사님도 아직 이 정도로 만족하지는 못했을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디아나의 안쪽에 물건을 삽입하려고 했지만.
“아음.”
그 전에 레이첼 누님이 먼저 내 물건 끝을 물고 혀로 귀두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눈을 치켜떠서 나와 마주 보며 싱긋 눈웃음 짓고는, 고개를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며 청소 펠라를 시작했다.
아니. 누님. 그야 제가 한 번 쌀 때마다 청소 펠라를 시키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바넷사야. 넌 왜 계속 손을 움직이니? 윽……다시 엉덩이까지…….
“쪽…… 할짝. 하음.”
그냥 레이첼 누님의 청소 펠라만 있었다면 그나마 참을 만했겠지만, 바넷사의 대딸과 뒷문 공략까지 더해지니 나도 모르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말았다.
그러자 안 그래도 디아나의 음부 위에 얹어져 있던 내 물건이 그 쫄깃쫄깃한 음부 입구에 그대로 비벼지기 시작했고.
“응하으응!? 냐, 냥군니이임……!”
우리 대마법사님은 자신의 하반신 쪽에서 일어나는 일에 정신을 못 차리고 허리를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윽. 젠장. 셋 다 이성을 잃고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연계가 완벽한 거야!?
이대로 레이첼 누님의 입안에 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기분 좋은 협공이었지만, 모처럼 이렇게 다 같이 하는데 입에다 싸는 건 아깝잖아?
“누님. 잠깐만요.”
끝까지 놔주려고 하지 않는 레이첼 누님의 입에서 간신히 물건을 뽑아낸 다음, 나는 다시 한번 디아나의 안쪽에 물건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응하으읏!?”
후우. 그래. 아까는 그냥 안쪽에 비비기만 하고 제대로 움직이질 못했으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디아나. 너 지금 너무 예뻐.”
상체를 숙여서 가볍게 입을 맞춘 후 그렇게 말해주자, 디아나의 음부가 꾸욱하고 조여오는 게 느껴졌다.
“냐, 냥군니임……. 아으음……흐읍!? 히으읏!”
그리고 내 목에 매달리는 디아나에게 다시 한번 키스해주면서, 나는 양쪽으로 활짝 벌려진 그 허벅지를 두 손으로 잡고 빠르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아까는 제대로 맛보지 못한 디아나의 쫄깃쫄깃한 감촉. 거기에 바넷사는 여전히 손과 입을 이용해서 날 자극해 줬고, 레이첼 누님 역시도 손으로 내 유두를 살살 간질이며 목덜미나 귓불에 키스 세례를 퍼부어줬다.
“디아나. 지금 너무 좋아.”
“응흐읏!? 이, 이 몸도…… 아흥…… 조, 좋네에……! 기부으응……!”
“그럼 나중에 또 이렇게 할까?”
그 뇌를 유린하는 것 같은 쾌감에, 나는 나오는 대로 아무 말이나 지껄이며 필사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냐, 냥군님이…… 냥군님이 원하면…… 흐읏!?”
그리고 그건 우리 대마법사님도 마찬가지였는지, 쾌감에 녹아내린 얼굴을 필사적으로 끄덕이며 내 말을 받아줬다.
“사랑해.”
“이, 이 몸도…… 냥군님을…… 사, 샤라으으응……!”
몸의 쾌감에 정신적인 쾌감까지 더해지자 순식간에 한계에 다다른 우리는, 동시에 절정에 달하고 말았다.
심지어 디아나는 정말로 한계였는지, 전원이 끊어진 것처럼 축하고 늘어지며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으읏…… 내, 내 위에서…….”
그렇게 사정하고 나니 나도 겨우 조금 이성이 다시 돌아와서, 그런 우리의 행위를 전부 몸으로 직접 느끼고 있던 사라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겨우 들리게 됐다.
질투나 죽겠는데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니 분해서 어쩔 줄 모르겠는 모양이다.
“그렇게 질투하지 마. 사라 너도 이렇게…….”
나는 아직 디아나의 안에서 사정 중인 물건을 뽑아서, 그대로 사라의 안에 다시 한번 삽입했다.
“응흐읏!?”
“해주고 있잖아? 벌써 한 번 안에 받았으면서 욕심도 많기는.”
“그, 그런 문제가아…… 흐읏!”
사라는 반박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자기 안쪽을 때리는 내 정액 감촉에 다시 말을 멈추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 상태로 부드럽게 허리를 움직이자 여전히 내 물건 밑동을 잡고 흔들어주던 바넷사도 본능적으로 손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바꿔줘서, 나는 또다시 남은 정액을 사라의 안쪽에 전부 짜내었다.
하지만 그뿐. 정액을 전부 털어내자마자 나는 다시 물건을 뽑아서 디아나의 음부에 맞댔다.
“구언! 또…응흣…!”
물론 사라는 혀 풀린 목소리로 반발했지만, 나는 탐스러운 애플힙을 꽉 움켜쥐는 것으로 사라의 반발을 일소했다.
“사라가 자꾸 욕심부리니까 디아나한테 끝까지 못 해줬잖아? 사라는 조금 더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는 다시 한번 두 손으로 디아나의 활짝 벌려진 양 허벅지 안쪽을 움켜쥐었다.
뭐, 그래 봤자 우리 노출증 대마법사님은 이미 여러모로 한계를 경험하고 기절했기 때문에, 여기서 더 할 수는 없었지만.
아니. 왠지 지금 바로 사라한테 해주는 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생각 없이 되지도 않는 변명을 해버렸네.
“디아나?”
“흐응…흐읏…!”
혹시나 디아나가 깨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물건 밑쪽으로 그 음부 입구를 부드럽게 마찰해 봤지만, 디아나의 몸만 움찔움찔 반응을 보일 뿐 눈을 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쳇. 하는 수 없지. 하긴. 레이아나 마틸다도 이 분위기에 취해서 평소보다 빨리 기절하고 말았는데, 노출증까지 자극받은 우리 변태 대마법사님이 오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나.
“레이첼. 부탁해도 될까?”
“으응!? 으, 응!”
하는 수 없이 그 몸을 안아 들어서 옆에 있던 레이첼 누님에게 맡기자, 내가 사라에게서 물건을 뽑자마자 당연하다는 듯 몸을 숙이고 할짝할짝 내 물건을 핥으며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던 레이첼 누님이 화들짝 놀라며 디아나를 받았다.
지금까지 분위기에 취해서 막 나가고 있었는데, 표정을 보아하니 완전히 제정신이 돌아와 버린 모양이다.
저러면 나중에 다시 합류하기 힘들 텐데. 조금 미안한 짓을 해버렸네.
“그런 거라면 제가…크흣!”
게다가 뒤에 있던 바넷사마저도 주인님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제정신이 들었는지 자기가 간호하겠다고 나섰지만, 그나마 바넷사는 약점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에 이성을 잃게 하기도 쉬웠다.
내가 뿔을 꽉 잡아서 막자, 바넷사는 바로 몸에 힘이 풀려서는 내 옆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럼 레이첼. 부탁 좀 할게.”
“으, 응.”
그런 바넷사의 모습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면서, 레이첼 누님은 디아나의 몸을 안아 들고 욕실 안에 있는 선베드에 데려가서 눕혔다. 그리고 덤으로 사라의 옆에 샌드위치 상태로 기절해 있는 레이아와 마틸다까지도.
속으로는 엄청 당황하고 있을 텐데도 이렇게 확실한 일 처리라니. 역시 레이첼 누님이 일 처리는 빠릿빠릿하시다니까.
아무튼 레이첼 누님이 저렇게 고생해주고 계시니, 나는 나대로 이 시간을 유효하게 활용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시선을 아래로 옮겼다.
우선 내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사라였다.
위에 있던 디아나가 사라진 덕분에 똑똑히 보이게 된 사라의 모습은, 여전히 상체를 바닥에 붙인 채 엉덩이만 들고 있어서 그 가는 허리나 탐스러운 애플힙이 무척이나 부각되고 있었다.
게다가 드디어 자기 차례가 왔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애액과 정액이 섞인 액체를 바닥으로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음부까지 눈에 담으니, 나도 당장 저 안에 박고 싶은 충동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었다. 저 안쪽이 얼마나 기분 좋은지는 당장 조금 전에도 맛봤으니까.
“응아읏…!”
무의식적으로 물건 끝을 그 음부 입구에 가져가서 맞댔지만, 나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서 물건을 위쪽으로 빗겨가게 했다.
그렇게 다시 물건 끝을 사라의 엉덩이 구멍에 맞대고, 나는 또 한 번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사라야. 슬슬 넣고 싶어졌어?”
안 그래도 바로 옆에서 레이아와 마틸다가 차례차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질투하고 있던 사라였는데, 자기 몸 위에서 디아나까지 무너지는 것을 느낀 거다.
이제 사라도 슬슬 눈이 돌아가서 무너지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난 우리 용사님을 얕본 모양이었다.
“이, 이 변으응읏…!”
설마 여기까지 와서도 오기를 부릴 줄이야. 아니.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오기를 부리는 건가. 그냥 아까 두 번째로 사라의 안에 사정을 토해냈을 때 그대로 허리를 흔들면서 유도했으면 무너질 수도 있었을 텐데.
뭐, 하는 수 없지. 네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바넷사. 고개 들어.”
그렇게 말하고서 바넷사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먼저 그 뿔을 잡고 고개 방향을 조절한 다음, 나는 허리를 숙여 바넷사의 입술에 키스했다. 아니. 하려고 했다.
“큿…!”
하지만 바넷사는 내게 뿔을 잡히고도, 있는 힘을 다 짜내서는 고개를 돌려 키스를 피해 버렸다.
“응? 바넷사?”
나도 분위기에 취했는지 조금 행동이 강압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키스까지 거부할 수준은 아닐 텐데?
“더, 더럽습니다.”
그렇군. 그런 거였나. 아무래도 아까까지 입에 닿고 있던 부분이 그런 곳인 만큼, 바넷사는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아마 이대로 억지로 하려고 해도 바넷사는 한사코 거부하겠지.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조금 생각한 끝에, 나는 묘안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 그럼 자.”
그 뿔을 잡은 손에 힘을 줘서, 나는 바넷사의 얼굴을 내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내 성자 스킬 중에는 여기에 닿은 모든 것을 정화하는 스킬도 있거든. 무슨 말인지 알지?”
“…….”
성자 스킬 중에 그런 스킬이 왜 있습니까?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을 잠깐 보인 바넷사였지만, 내 물건이 지금 어디에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고는 바로 이해했다는 눈빛으로 바뀌었다.
“으읏!? 나, 날…! 으읏!”
하지만 사라한테는 그런 바넷사의 눈길이 무척이나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아마 “내 몸을 그런 스킬 설명용으로 쓰지 마!”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
하지만 내가 물건을 살짝 휘둘러서 그 엉덩이 구멍을 내려치자, 사라는 엉덩이 구멍을 움찔움찔 움직이며 다시 입을 닫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사라의 엉덩이를 힘있게 꽉꽉 움켜쥐면서, 나는 물건 끝을 바넷사의 입술로 가져갔다.
성격과 달리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그 입술에 귀두를 비벼댔지만, 바넷사의 입술은 좀처럼 벌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뭐, 굳게 닫힌 입술을 이렇게 귀두로 찌르며 모양을 바꾸는 것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바넷사. 난 너랑 키스하고 싶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결국 굳게 닫혀 있던 집사님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아음…쮸릅…쪽…응읍….”
처음에는 조심조심. 그저 자기 입술만을 내 물건에 비비며 움직이던 바넷사였지만, 점점 내 물건에 혀까지 감으며 적극적으로 빨아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펠라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바넷사의 입을 내 스킬로 깨끗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즉, 바넷사가 이렇게 혀를 쓴다는 건.
“오오. 너도 그렇게 격렬하게 키스하고 싶어?”
“큭…. 츄릅….”
내가 그렇게 장난치자, 바넷사는 잠깐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들어서 날 노려봤다. 하지만 그뿐. 다시 눈동자를 내 물건 쪽으로 돌리고, 바넷사는 적극적으로 혀를 감았다.
마치 닿지 않는 곳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듯 열심히. 게다가 혀뿐만 아니라, 바넷사는 자기 입안 전체에 내 물건을 한 번은 비빌 생각인 것 같았다. 입천장이나 혀 밑, 심지어는 볼 안쪽까지도.
“여기도?”
볼 안쪽에 내 물건을 비비기 위해 바넷사가 고개를 살짝 틀고 내 물건을 깊숙이 삼키자, 그 볼이 볼록 튀어나왔다.
이게 평소의 그 무표정 집사님의 얼굴이라니.
볼록 튀어나온 볼을 손끝으로 콕콕 찌르며 장난쳐봤지만, 바넷사는 살짝 눈썹만 찡그리면서 날 무시하고는 열심히 구석구석 내 물건으로 자기 입안 곳곳을 문질렀다.
“후우…하아…하아….”
그렇게 한참 동안 내 물건을 입안에 비벼댄 다음에야, 바넷사는 겨우 만족했다는 듯 물건을 뱉고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다 끝났어?”
“응흐읏…! 아, 아직입니다.”
그럼 키스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바넷사의 뿔을 잡고 그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바넷사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내 물건을 손으로 덥석 잡았다.
그리고는 내 귀두를 자기 입술에 부드럽게 문질렀다. 마치 립스틱을 바르는 것처럼.
“…….”
그리고 나서 동작을 멈추고 살짝 풀린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바넷사.
그 행동을 보자마자, 나는 바넷사의 뿔을 잡은 손에 힘을 줘서 그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응흐읏…크흣….”
일단 몸을 일으켜 세우기는 했지만, 온몸이 축 늘어져 있는 모양새가 마치 자기 힘으로 서 있는 게 아니라 내 손에 잡힌 뿔에 의지해서 간신히 서 있는 느낌이었다.
뭐, 아프기는커녕 기분 좋아 보이니까 괜찮겠지.
“아음!? 크흡…하읍….”
나는 바넷사와 마주 보며 빙긋 한번 웃어준 후, 바로 그 입술에 내 입술을 겹쳤다.
드디어 맛보게 된 바넷사의 입술은, 아까 귀두로 느낀 것 이상으로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어서 엄청나게 기분 좋았다. 하지만.
“바넷사. 기껏 그렇게 구석구석 열심히 닦아놓고 혀도 안 쓰기야?”
내 손에 잡힌 뿔 때문에 힘이 빠진 건지, 바넷사는 아까 기대했던 것만큼 적극적인 키스를 해오지는 않았다.
뭐, 딱 봐도 혀가 풀린 것 같으니,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하는 수 없지.
“응흐읍!? 츄릅…흐읏…!?”
혀가 풀린 바넷사를 대신해서 내가 적극적으로 혀를 써주자, 바넷사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혀를 움찔움찔 떨면서 내 혀에 호응해 줬다.
“푸하아…하아…하아….”
그렇게 한참 동안 키스를 즐기고 입술을 떼자, 바넷사는 입 밖으로 혀까지 살짝 늘어뜨리면서 완전히 풀어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집사님이 이렇게까지 되다니. 역시 바넷사도 분위기에 취한 건가.
“괜찮아?”
잡고 있던 뿔을 살며시 놔주자, 바넷사의 몸이 스르르 무너져내리며 바닥에 무릎 꿇고 얼굴을 내 다리 사이에 파묻은 자세가 됐다.
하지만 그 상태에서도, 바넷사는 일단 고개를 끄덕여서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줬다.
“키스가 그렇게 기분 좋았어?”
바넷사 답지 않은 솔직한 반응에 이번엔 조금 짓궂은 질문을 던져봤지만, 바넷사는 다시 한번 끄덕끄덕 솔직히 대답해 줬다.
우리 집사님이 이렇게까지 솔직해진 게 대체 얼마 만일까.
“그럼 나도 기분 좋게 해줘야지?”
조금 감개무량한 기분을 느끼며 물건으로 바넷사의 뺨을 톡톡 두드리자, 바넷사가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뺨을 비비듯이 고개를 돌렸다.
“할짝.”
그리고는 자기 얼굴 바로 옆에 있던 내 물건 옆면을 할짝할짝 핥아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안 그래도 하렘 플레이에 취해 있던 내 가슴에 불을 지피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
평소에는 절대 안 그러던 애가 갑자기 이러면 더 귀여워 보이는 게 사람 심리잖아.
좋아. 이대로 바넷사부터….
“내, 내꺼야!”
그렇게 생각하고 바넷사의 뿔을 덥석 잡은 그 순간, 옆에서 난입해오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드디어 질투심이 한계에 달해서 참을 수 없게 된 거겠지.
조금 전까지 이쪽을 향해 엉덩이를 내밀고 있던 사라는 상체를 일으켜서, 하지만 역시나 힘은 들어가지 않는 건지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내 다리에 상체를 기댄 다음, 내 물건 끝을 손으로 덥석 잡고는 바넷사가 핥고 있는 반대쪽 면에 자신의 입을 가져다 댔다.
갑자기 더블 펠라라니. 그것도 해주고 있는 둘이 내 여자 중에서도 제일 까칠한 두 명이다.
원래는 바로 바넷사는 눕히고 삽입할 생각이었던 나였지만, 그 광경을 보게 되니 자연히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라 네꺼라니?”
“이, 이거 말이야 이 바보야!”
“이걸 어떻게 하고 싶은데?”
사라야.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너도 각오하고 매달린 거 아니었어?
“…으읏. 이 변태애. 진짜 주거….”
험한 말도 하지 말고. 뭐, 내 물건을 핥아주면서 말하는 거니까 귀엽기는 하지만. 게다가 물건 끝은 손바닥으로 살살 비벼주고 있기까지 하니까 더더욱.
사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대답을 기다리자, 사라도 결국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는지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 넣고 싶어….”
“어디에?”
“으읏!?”
그러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말래도. 아무리 그렇게 봐봤자 말할 때까지 안 해준다?
“구언이…하고 시픈 곳에….”
사라는 일단 기지를 발휘해서 대답을 회피하려고 했지만, 그렇게 둘 내가 아니었다.
“사라 넌 어디에 하고 싶은데?”
그렇게 추궁하자, 사라의 엉덩이가 움찔하고 떨리는 게 느껴졌다.
아까부터 그렇게 엉덩이를 괴롭혔으니까 말이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하지만 바로 눈앞, 내 물건의 건너편에는 바넷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내 물건을 핥고 있는 상황이다.
남들 앞에서 말하기는 부끄럽다는 듯 사라는 눈을 굴리며 대답을 피했지만, 나는 끝까지 들을 셈으로 계속해서 기다렸다.
어차피 이렇게 둘의 더블 펠라를 느긋하게 맛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 말이야.
“으으으읏! …이에.”
그리고 드디어, 사라는 결심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응?”
아니. 그러니까 그만 좀 노려보라니까.
알았어. 대답하기 편하게 내가 조금 도움을 주면 되는 거지?
“주인님이 하는 말에는 똑바로 대답해야지? 이 변태 메이드!”
인벤토리에서 메이드들이 쓰는 카츄사를 꺼내 사라의 머리에 씌우면서 말하자, 사라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동시에 그 카츄샤의 원래 주인인 바넷사의 몸도 움찔하고 떨렸지만.
“바넷사. 메이드 선배로서 먼저 모범을 보여 봐.”
나는 갑자기 바넷사도 말려들게 함으로써 그 반응을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만들었다.
“제, 제가…후읏…마립니까?”
갑자기 시작된 이미지 플레이였지만, 원래 뼛속부터 집사인 바넷사의 반응은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어쩌면 바넷사는 이게 이미지 플레이라는 자각조차 없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나저나 바넷사 얘도 이렇게 혀 풀린 소리를 내는구나.
나도 모르게 물건을 움찔움찔 떨면서, 나는 바넷사를 계속해서 추궁했다.
“그래. 넌 이걸 어떻게 하고 싶지?”
“저, 저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늠름한 물건을 떨리는 눈으로 보면서, 바넷사가 잠시 대답을 주저했다.
그리고 그 순간.
“사, 사라의 엉덩이에 너어주세요!”
아마 바넷사가 먼저 대답하면 또 자기 차례가 뒤로 밀린다고 생각한 거겠지. 게다가 이제는 이미지 플레이라는 변명도 있으니, 사라는 혀 풀린 말투로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내뱉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