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int’s Dungeon Business RAW - Chapter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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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결성
디아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떠냐는 듯이 조금 우쭐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방금 전까지 레이아 얼굴 보기도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하던 녀석이.
뭐, 도와준 건 고맙지만 말이야.
지금으로서는 내가 혼자서 아래로 갈 수 없는 이유를 알고 있는 건 디아나뿐이니, 이런 식으로 옆에서 거들어주는 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응. 그렇게하자.”
디아나의 말대로 하게 되면 내가 혼자 몰래 던전 아래로 가버리거나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우리 애들의 목적도 달성되고, 덤으로 내가 만에 하나 위기에 처하더라도 도움이 될 테니까.
다들 그렇게 생각한 건지, 디아나의 제안에 어느정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그렇게 되면 하루동안은 단 둘이서만 지내야 된다는 거네요….”
특히 마틸다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여댔다.
야. 지금 살짝 말 끝에 하트가 붙지 않았냐?
“너 무슨 생각 하는 거냐. 그만 둬. 단 둘이 있을 때는 진짜로 위험하다고. 너 진짜로 자제해라?!”
그리고 덤으로 그런 말까지 하는 것도 그만 둬라.
안 그래도 지금 내 품에 안겨있는 상태가 바들바들 떨던 실비아가, 그 말을 듣고 이제는 거의 덜덜덜 수준으로 떨기 시작하잖아.
게다가 그 귀여운 엉덩이가 떨면서 내 물건을 은근히 자극해주고 있어서, 괜히 나까지 정신 사나워지는…아, 아무튼.
“아, 알고 있다고요. 아무리 저라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아무리 저라도라니….
너도 일단 자각은 있구나.
“…저기,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전….”
그렇게 디아나의 제안이 거의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지만, 레이아만큼은 디아나의 제안을 들은 이후로 계속해서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표정을 짓게 됐다.
아마 자신이 위기시에 날 구조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 거겠지.
여차하면 압도적인 화력으로 몬스터들을 소탕해버릴 수 있는 사라와 디아나.
그리고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내고 처리도 할 수 있는 실비아와 마틸다.
그런 넷과 다르게 자신은 기껏해야 버프를 주고 치료를 하는 것이 전부이니, 정말로 위기가 찾아왔을 때 할 수 있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몬스터가 달려들어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도움은커녕 민폐만 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레이아, 괜찮아. 전혀 문제없다고.
“여차하면 성역 선포같은 걸 쓰면 되니까 괜찮아. 레이아는 열심히 힐만 해주면 돼. 어떤 몬스터가 레이아한테 덤벼들지 않을까 조심하려면 움직임에 더 신경써야하니까, 오히려 혼자있을 때보다 시야가 넓어질지도 모를 일이고. 걱정할 거 전혀 없어.”
“구, 구원씨….”
내가 자신의 걱정을 알아주고 그렇게 말해준 게 기뻤는지, 레이아는 내 손을 두손으로 포개듯 잡고는 자신의 가슴에 꼬옥하고 끌어안으며 그렁그렁 거리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물론, 나는 그런 레이아를 부드러운 미소로 마주바라봐줬다.
참고로 말하지만, 결코 손에 느껴지는 황홀한 감촉 때문에 미소짓는 게 아니야.
“던전에서 성역 선포를 쓰면 안 되잖아.”
하지만 둘만의 세계에 빠지려는 우리에게, 냉정한 목소리로 태클을 거는 이가 있었다.
훗. 하지만 그런 태클이 걸릴 것쯤은,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였다고!
“문제 없어. 어차피 마을 주변에서만 싸울 거니까.”
“이, 이 바보! 할 생각 만만이지?!”
쿨하게 대답한 나였지만, 돌아온 건 옆구리를 꼬집히는 강렬한 통증뿐이었다.
불합리해. 완벽한 모범답안이었을 텐데!
“아야! 아야야!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오면 어쩔 수 없잖아!”
“적어도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이 바보야!”
“사라양 말이 백번 맞네! 자네 설마 레이아양뿐만 아니라 이 몸들과 있을 때도 그럴 속셈인 것은 아니겠지?!”
게다가 어째서인지, 디아나까지 얼굴을 붉히며 열을 내기 시작했다.
아니. 어째서인지는 아닌가. 이유는 명확하니까.
“훗. 사람 앞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니 그런 상황이 오지 말라는…으그악?! 뜯어져! 야! 그 이상 꼬집으면 진짜로 뜯어져!”
“사라양! 뜯어버리게!”
“무서운 소리 하지 마, 이것아!”
너도 거북이굴에서 얘가 얼마나 무식하게 강한지 봤잖아!
아, 사라양. 물론 무식하다는 건 그냥 표현상의 문제일뿐 실제로 그렇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자네가 하는 소리가 훨씬 더 무섭네!”
아니. 내가 일부러 너한테 성자 스킬을 맞혀서 그런 짓을 하겠다는 게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면 됐겠지만, 나는 일부러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괜찮잖아! 어차피 그렇게 되도 내가 제대로 마을까지 데려가서 책임질테니까!”
“그런 문제가 아닐세!”
내 당당한 대답에, 당연히 디아나는 팔을 붕붕 위아래로 흔들며 열을 냈다.
뭐, 어제도 막 그런 경험을 한 직후니까. 경계하게 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아, 아으….”
그리고 디아나의 경계심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든 사건을 일으킨 주범이라고도 할 수 있는 레이아로 말하자면, 내 손을 가슴에 끌어안은 채로 미묘하게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귀여우시다.
“자, 자네 설마! 당장 이, 이 몸을 데리고 던전에 가서….”
그리도 디아나는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 상상력을 폭발시키며 더더욱 열을 내려고 했다.
“아니. 그건 아닌데.”
하지만 나는 그 말을 쿨하게 부정했다.
오늘 다시 던전에 갈지 어떨지는 둘째치고, 어째서 네가 제일 처음 순서가 되는 건데.
설마 자기가 발안자니까 자기 차례가 제일 먼저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겠지?
차례는 원래 밤을 같이 보내는 순서에 실비아와 마틸다를 포함시킨 순서로 가는 게 맞잖아.
사냥하는 동안 딱히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결국 마을에서 잠을 잘 때 같이 자게 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디아나 넌 할 일이 있잖아.
“엣.”
하지만 디아나는 완전히 자기부터 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 내 쿨한 부정에 살짝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그러니까 왜 그런 표정을…너 혹시 살짝 기대했던 거냐?
“애초에 넌 오늘 할 일이 있잖아.”
“할 일이라니 뭔가?!”
“아니. 그러니까, 바넷사.”
“…뭡니까.”
얜 또 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냐.
왜 그래? 아침에 디아나 목소리 듣고 대충 상황 파악해서 화도 풀린 거 아니었어?
“아라크네 클랜에서 사람이 왔었지?”
“…네.”
그래. 어제 우리가 돌아왔을 때, 바넷사는 디아나에게 뭔가 소식을 전하려고 했었다.
그걸 듣고 대충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아라크네 클랜 얘기였던 모양이다.
정작 당사자인 디아나는 새하얗게 잊고 있었던 것 같지만.
뭐, 어제는 상황이 그랬으니 어쩔 수 없나.
“그래서, 구체적으로는 뭐라고?”
“디아나님의 제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앨리시아의 얘기만 듣고 결정하는 건 무리가 있으니, 자세한 얘기를 위해서 후일 편하신 시간에 아라크네 클랜 하우스에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해달라는 얘기였습니다.”
“그런 거야. 저쪽하고 협력관계를 맺자는 얘기도 네가 꺼낸 거니까, 뒷마무리도 네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웃…하지만 자네 없이 이 몸에게 전부 맡기겠다는 얘기인가?”
내 지극히 상식적인 말에 디아나는 ‘그 일이 있었구먼….’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응? 나도 가야 돼?”
“당연하지 않은가!”
“…가야 되는 건가.”
솔직히 말하자면, 거긴 이제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은데 말이야.
아니. 딱히 아라크네 클랜이 싫다는 건 아니야. 싫다는 건 아니지만…어색하잖아.
지금쯤이면 내가 앨리시아를 찼다는 얘기도 전부 퍼져있을 거고, 게다가 앨리시아는 아라크네 클랜에서 꽤나 사랑받는 존재인 모양이고.
여러모로 얼굴보기 껄끄럽다고 해야할지.
“어린애같이 그게 무슨 소리야. 정 불안하면 나도 같이 가줄까?”
그런 내 생각을 눈치챘는지, 사라가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런 상냥한 제안을 해줬다.
“…….”
“뭐, 뭐야? 왜 그래?”
수상해. 수상하기 그지없어.
내가 사라를 지그시 바라보자, 사라는 역시나 조금 당황하는 반응을 보였다.
“갑자기 상냥해진게 수상해. 너 혹시 날 위하는 척 하면서, 실은 그냥 내가 아라크네 클랜에서 거기 있는 미인들이랑 놀아날까봐 불안해하는 것뿐….”
“미인이라고 생각은 했다는 거군요.”
역시나 그런 거였어.
미안하지만 사라 너만 내 마음을 잘 읽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네 생각이 빤히 보이는 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그렇게 생각한 나는 사라를 놀리기 위해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했지만, 옆에서 들려온 마틸다의 중얼거림에 바로 표정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잠! 너, 마틸다! 이럴 때!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기다려. 이건 공명의 함정이야.”
“…….”
나는 황급히 변명을 했지만, 그런다고해서 굳어진 사라의 표정이 돌아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같이 가주시면 굉장히 마음이 든든할 것 같습니다.”
“좋아.”
“그럼 이왕 가는 거 다같이 가도록죠. 협상이 맺어지면 저희도 자세한 내용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을 테니까요. 다 같이 가서 한 번에 얘기를 듣는 게 좋잖아요?”
그렇게 내가 사라를 놀리지도 못하고 항복 선언을 한 다음에야, 마틸다가 그렇게 정리를 해줬다.
이왕이면 처음부터 그렇게 해주지.
아무튼 그렇게 해서 오늘 할 일을 정한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일단 다들 준비를 마친 후 다 같이 아라크네 클랜 하우스로 향하게 됐다.
그리고 준비에 시간이 가장 적게드는 건 역시나 남자인 나다.
때문에 나는 저택의 로비에서 우리 애들이 준비를 마치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바넷사가 여전히 굳은 얼굴로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구원님.”
응. 식사할 때도 생각했지만, 미묘하게 표정이 안 좋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무슨 일이야?”
“질문이 있어서 왔습니다. 던전에 갈 채비를 미리 해놓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니. 방금 전에 말한 무슨 일이야는 무슨 용무로 왔냐는 뜻이 아니라,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냐는 뜻으로 말한거였는데 말이야.
“응?”
“식사 때, 한동안 던전에서 체제하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내일 당장이라도 출발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놓는 것이 좋겠습니까?”
“흠.”
그리고 이어지는 바넷사의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바넷사가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식당에서 표정이 다시 굳은 것도 그 말이 나왔을 때부터였으니.
“…왜 그러십니까?”
“아니. 네가 그걸 굳이 물어보는 게 신기해서. 평소에는 말 안해도 척척 준비해놓잖아.”
“이번에는 언제 출발하실지 확실하지 않으시잖습니까.”
내 의문에 바넷사는 태연하게 대답했지만, 그 대답은 역시나 평소의 바넷사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언제 출발할지 모를 때에는 언제라도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해놓는 것이 우리 완벽 집사님이었으니까.
“즉, 바넷사는 내가 당장 출발하는 건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어째서 얘기가 그렇게 되는 겁니까.”
내가 그렇게 결론을 내리자, 바넷사의 표정이 아까보다 살짝 더 찌푸려졌다.
하지만 바넷사야. 넌 평소에 얼핏 보기에는 무표정이면서 자세히보면 은근히 지금 기분을 알 것 같은 수준으로밖에 표정이 변하지 않는다고.
그렇게 대놓고 눈썹을 찌푸리면 일부러 그러고 있다는 걸로 밖에 안 보여.
“걱정 마. 아까도 말했지만 중간중간 위에도 올라올 생각이니까. 그리고 이번에도 바로는 안 갈 거야. 던전에서 빨리 돌아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할 일은 전부 처리하고 가야지. 특히 너랑은 미뤄둔 약속도 있고.”
“약속…무슨 말씀이시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이야. 전에 내가 했던 말 까먹은 거야? 저번에는 결국 스킨십도 없이 데이트밖에 못했으니까, 이번에는 날 잡고 화끈하게….”
“…그런 것이라면, 아직 준비는 미뤄도 되는 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내가 대답을 들은 바넷사는 눈빛을 더더욱 차갑게 만들고는 마치 날 경멸하는 것처럼 바라본 후, 차가운 대답과 함께 발걸음을 돌려 뒤를 향했다.
“어?! 야. 아직 내 말 안 끝….”
“지금은 집사 일 중입니다.”
“아니. 집사일 할 때 이런 얘기도 못하면 아예 약속을 못 잡잖아! 야! 나중에 스케줄 조절해서 시간 비운다음에 나한테 알려줘야한다!”
내 말을 듣는 건지 안 든는 건지, 바넷사는 그대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뭐, 겉으론 저렇게 행동해도 분명 나중에 알려주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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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무로우 // 726화에서요….
닭구 //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냥펭 // 이미 스탯은 차고 넘치는 상황이에요. 부족한 건 직업레벨과 스킬레벨이죠. 자세한 설명은 722화 후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