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RAW novel - Chapter (710)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710화(710/710)
EP.710 첫 번째 물결
『 …마나(Mana)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강한 존재와의 전투가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말하였듯 모든 존재는 마나를 미력하나마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같은 것끼리일 경우 그 결합이 빨라진다. 기름과 기름이 섞여 더 많은 기름이 되는 것처럼, 물과 물이 합쳐져 더 많은 물이 되는 것처럼, 바닷물과 바닷물이 합쳐져 더 많은 바닷물이 되는 것처럼 같은 것끼리의 궁합이 가장 좋으니 이 기록물을 읽는 전사에게 말하노니 인간을 상대하여 그들의 마나를 흡수하도록 하여라….』
『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은 포식이다. 쓰러뜨린 강적의 단련된 부분-마나의 축복을 받아 강인해졌을 부분-을 주로 포식하라. 다만 마나가 적응하여 뭉쳐있는 부분이 있으니 그 부분은 머리이니, 그 부분은 먹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 그 사람의 원념이 마나에 서려 섭취하게 된다면 반드시 탈을 일으키게 되어 병을 부르거나 광전사로 만들어 죽을 때까지 난동을 부리다가 죽도록 만들 것이니, 머리는 먹지 말고 주술의 재료로 사용하거나 마나를 담아두는 장신구로 삼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마나(Mana).
흉포한 힘.
남에게 빼앗는 것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에너지.
식인 등의 금기(Taboo)와 결합한 형태의 주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에너지.
희귀한 힘이었으며, 동시에 다루기 힘든 힘이기도 하다.
사용자를 파멸로 몰고 가는 경우도 많았고.
그런 점에서 MSU 박물관에서 발견한 마나 축적법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가뜩이나 위험한 마나(Mana)에 식인, 금기를 통한 주술 의식까지 결합하여 있었으니까 말이다. 거기다가 소실된 것인지 다른 곳에 보관되기라도 한 것인지, 몸을 단련하는 방법이나 정신을 보호하는 법, 마나를 다루는 방법 등은 아예 적혀있지도 않았다.
있는 것은 오로지 식인을 통한 마나 축적 방법뿐.
익힌다면 반드시 파멸로 이르게 될 것이요.
파멸로 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정신이 뒤틀리거나 미쳐버려서 사람보다는 식인 괴물에 가까운 존재가 될 것이 뻔한 기술.
하지만 복수심에 불타는 이들은 그것을 익혔다.
자신들의 가족이, 친구가, 소중한 사람이 갱들의 횡포에 당한 것에서 오는 복수심은 그러한 파멸조차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게 해주었기에. 금기를 범하는 것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할 수 있는 끓어오르는 증오가 그들의 등을 떠밀어주었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복수귀들은 소리소문없이 식인을 행하며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잡아먹기 쉬운 사냥감- 그중에서도 악감정을 가졌던 이들을 주 타겟으로 삼아서.
아내가 갱들에게 끌려갈 때 외면했던 이웃들.
갱들과 조금 친해졌다고 거들먹거리던 놈들.
갱이 되겠다면서 돌아다니는 양아치 놈들.
다들 어려운 와중에 자기 혼자만 편하겠다고 게으름을 피우는 게으름뱅이.
남이 굶어 죽든 말든 자기 배만 채우면 된다고 여기던 이기주의자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소매치기와 도둑들….
그렇게 하나둘 사람이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와 함께 복수귀들의 몸에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이내 그것이 충분히 쌓여 기운을 움직이면 안광 밖으로 빛이 새어 나올 정도로 불어나기에 이른다.
에너지의 가시화(可視化).
능력자들 사이에서는 실전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있는 단계라 여기는 상태.
그때부터 복수귀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갱들이 미친놈들을 상대할 때 그러했듯 하수도에 숨어있다가 갱들을 끌어들인 뒤 죽여서 먹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하게도 그렇게 갱들을 먹어 치우며 얻은 마나는…많았다.
잡아먹기 쉬운 사냥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복수귀들은 점점 강해졌고.
결국 갱들이 이상한 놈들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늦어버리고 말았다.
식인을 통해 충분한 마나를 쌓은 이들은 익힌 전투기술이 없어도 그 자체만으로 위협적인 존재였으며, 갱들이 그동안 상대했던 어중이떠중이 약탈자나 미친놈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같은 지역에서 살던 사람이기에 홈 어드밴티지도 통하지 않는 상황.
갱들은 허무하리만치 쉽게 무너졌다.
그리고 복수귀들의 뱃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대부분이 말이다.
그 후, 복수를 마친 복수귀들은…미쳐버렸다.
그들은 복수를 위하여 금기를 범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했고,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앙으로 자신의 마음을 코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코팅을 위한 재료는 바로 ‘마나 축적법’.
마나가 투쟁을 위한 힘이며 전사를 위한 축복이라는 글이 적혀있던 바로 그 마나 축적법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전사이며 투쟁과 복수를 위해 살아간다고 생각했으며, 자신들이 하는 일은 올바른 일이라고 자기 자신을 세뇌하였다. 그리고 그 믿음대로 갱들의 빈자리로 들어간 뒤 시민들을 지켜주며, 외부의 위협에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
외부는 위험하다는 생각.
미친놈들이 넘쳐나고, 시민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
힘을 가진 자신들이 그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그것이 바로 마나 축적법을 익히게 된 이유이며, 그들의 사명일 것이라는 생각.
그것은 종교였다.
명확한 신을 모시지도 않고, 그들 스스로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종교에 가까운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옛적 인류의 원시종교의 발현과 똑 닮아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금기와 신앙, 그 사이에서 만들어진 교리와 행동강령….
어쩌면 그것은 현대에서 탄생한 원시의 종교일지도 모른다.
혹은 부활한 것일 수도 있겠지.
그렇게 그들은 뭉쳤다.
그리고, 그렇게 그들은 위협이 되었다.
디트로이트를 위험하게 만드는 위협이 아닌, 디트로이트의 위협.
디트로이트에서 탄생한 미치광이 집단.
다른 이들을 경계하게 만들고, 디트로이트 지역에 총칼을 겨누게 만드는 위협.
그렇게 그들은 컬티스트(Cultist)가 되었다.
신을 믿지 않는 컬티스트.
교주가 없는 종교의 컬티스트.
디트로이트 지역의.
디트로이트 컬티스트(Detroit Cultist).
그리고 이 컬티스트는 미국을 개판으로 만드는 데에 크게 일조하였다.
무력이나 폭력이 아니라, 그들의 식인 행위로.
그들의 존재 때문에 미국 곳곳에서는 ‘식인하면 강해진다.’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그 때문에 식인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유행이 끝난 후에도 이 여파는 고스란히 남아, 사람들이 식인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을 엄청나게 낮추게 되었다.
거기에 더해 ‘마나 축적법’이 곳곳에 퍼져나가며 식인 행위로 힘을 얻으려는 미치광이들 또한 수시로 등장하며 사회가 더 큰 혼란에 휩싸이게 만들기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존재만으로 질서에 위협이 되는 이들이라 할 수 있겠다.
박진성이 보았던 도살 탑(Butchery Tower) 역시 이들로 인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살 탑이 만들어진 일차적인 원인은 미쳐버린 주술사가 만든 ‘포레의 영혼 결속 주술’과 땅에 떨어진 도덕과 윤리, 굶어 죽는 사람이 넘쳐나는 끔찍한 환경, 정신이 이상해져 버린 도축업자들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이 디트로이트 컬티스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식인 행위로 힘을 얻을 수 있다.’라는 증명이요 선례이며, 식인 행위라는 금기를 깨뜨린 선구자였으니까.
그런 점에서 생각해본다면, 박진성이 지금 행하는 것은 참으로 선업이라 할 수 있었다.
디트로이트 컬티스트가 탄생하는 데 필요한 인과.
그들을 탄압하고 괴롭히고 착취하는 사악한 존재들을 차출하는 행위.
이것이 어찌 선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현재를 본다면 치안에 영향을 주고 남을 괴롭히는 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요.
미래를 본다면 식인하다가 미쳐버리고 만 복수귀들을 탄생시킬 조건을 없애는 것이니 이 역시 좋은 일이라.
있어봤자 악영향을 끼칠 존재들을 올바른 곳에 사용하는 일이니 마주눈이 되어버린 갱들에게도 좋은 일이라 하겠다.
모든 것이 좋다.
참으로 좋은 일이었다.
다만, 그래.
이들이 없다면 가난하고 뜯어먹을 것 없는 디트로이트에 쳐들어오던 약탈자나 미친놈들을 일차적으로 막아줄 방파제가 없어지는 셈이기도 하니.
‘갱들을 다 쓰고 나면 그것들을 쓰면 되겠군.’
사용할 탄환은 많을수록 좋은 법.
그리고 그 탄환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세상이 좋아진다면.
그 많은 탄환을 굳이 아끼고, 굳이 쓰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 있겠느냐?
[ 빛으로 천사를 빚어 앞길을 인도하시고 불을 몰아내주소서. ]참으로 좋고도 좋다.
*
*
*
마주눈이 말한다.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신 그분의 이름으로! 그분께서는 믿고 선을 행하는 자들에게 보상을 주시리니 그들은 용서받고 풍성한 양식을 받게 되니라!”
미국의 첩보기관 시설 앞에서 마주눈이 말한다.
“은혜로우시고 자비로우신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노니! 다만 나의 증표에 반대하여 도전하고 나의 계획을 좌절시키려는 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징벌이 있으리라!”
어이없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첩보요원들 앞에서 마주눈이 외친다.
그리고.
철컥.
타타다다다다다당-!
총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