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139
139. 몸값 떨어지는 소리
도미닉이 광분했다.
3루에는 유행운. 여전히 도미닉의 시선을 빼앗으며 지독하게 괴롭히고 있다. 그 순간, 이상을 감지한 서울 썬더스 더그아웃이 부산해진다.
김준서가 불펜장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아직 점수 차가 여유가 있지만, 한국 시리즈에서 방심은 금물이었다.
도미닉이 심호흡을 하고 투구에 들어간다. 조석찬은 공을 끈질기게 지켜보았다. 아직 득점이 없는 대전 호크스였고 한국 시리즈에 들어가면서 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조석찬이다.
여기서 한 점.
그 한 점은 아주 작을지 몰라도 어떤 방향으로 뻗어 나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적어도 희생타라도…….’
조석찬이 배트를 낸다.
지금 최정환 감독은 조석찬의 타격감이 어서 정상적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규 시즌처럼 느긋하게 기다릴 시간도 없었고 3루를 백업 선수에게 맡기기도 힘들다.
따아악!
힘을 빼고 가볍게 밀어 친다.
타격 사이클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매일 잘 칠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으면 눈에 들어오는 공도 크게 보이고 못 칠 것 같은 코스도 공략이 가능하다.
정규 시즌이 끝난 후에 연습 경기를 두 차례 진행하기는 했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배트를 휘두르는 수밖에는 없다.
자신감이 없다는 이유로 배트를 아끼고 소극적인 태도로 타석에 서면 오히려 슬럼프가 더 깊어지고 길어진다.
[1, 2간을 꿰뚫는 1타점 적시타!]유행운이 여유롭게 홈을 밟는다.
드디어 대전 호크스의 점수가 터졌고 조석찬은 조금씩 타격에 대한 감을 찾아 갔다. 도미닉은 교체를 거부했다.
일전에 도미닉과 대판 싸웠던 감독 김성철은 자연스럽게 에이스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도미닉 눈앞에서 유행운을 치우고 나니 다시 안정을 찾았다는 점이다. 1루에 조석찬이 있지만 유행운에 비하면 그리 견제 대상도 아니었다.
도미닉은 기어코 6회 초를 마무리 지었다.
지금까지 1실점이었지만, 만족할 만한 투구를 했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기 직전에 이승현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아마 굉장히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승현에게 얻어맞은 한 방은 머리도 어지럽게 했다. 결국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김준서에게 마운드를 넘긴 도미닉은 절반은 씁쓸한 눈치였다.
아마 7회까지는 마무리 짓고 싶었던 모양인데, 그래도 팀 타선에서 득점이 터져 기분은 좋아 보였다.
* * *
[6.2이닝 2실점, 서울 썬더스에 다시 돌아온 에이스가 첫 승을 가져왔다] [한국 시리즈 첫 패배 대전 호크스, “조석찬 타격감이 돌아오고 있다” 긍정적]└ 도미닉이 원체 잘 던짐…….
└ 아숩 윈스턴이 좀만 잘 던졌어도 ㅋ
└ 경기 무난했다 점수 좀 나긴 해서 만족
└ 가즈아 썬더스
└ 이승현 솔로포 ㅊㅋㅊㅋ
└ 조석찬 이승현 타격감 꽤 올라온 듯 ㅋ
└ 지서노 문혁준은 진짜 내일은 밥값해라
└ 오늘 밥값한 사람 : 유행운 이승현 조석찬
└ 오늘 하루 져도 ㄱㅊ 내일 무조건 이김 쟤네 선발 없음 ㅋㅋㅋㅋㅋ
최정환 감독에게 오늘 3차전 패배는 아쉬운 결과였다.
코리 윈스턴이 시작부터 흔들릴 거라 생각하지 못했고 타선 역시도 도미닉에게 막혀 제대로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내일 선발 싸움에서는 대전 호크스가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차전을 준비하고 있는 앤서니 호튼 역시도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사실 앤서니에게 승리를 바라는 것보다는 윈스턴이 더 가능성이 있었다.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4차전에 패배를 하더라도 5차전에서 강우성이 등판할 수 있으니 충분히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게 최정환의 판단이었다.
“조급할 필요는 없지.”
선발진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5차전에 이어서 6차전에는 윤규민도 기용할 수 있다. 하지만 6차전까지 갈 생각은 추오도 없었다.
조급할 사람은 김성철 감독이다.
다행히 도미닉이 돌아와 줘서 급한 불은 껐지만, 기존 생각했던 그림이 어그러진 상황.
“우리가 우승할 확률은 극도로 높으니까.”
도미닉을 무리하게 기용한다 해도 쓸 수 있는 타임은 6차전뿐이다.
최정환 감독은 그 전에 어떻게든 상대의 맥을 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 전에.”
휴우.
최정환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타격감 좀 최대한 끌어올려야겠지.”
직접 배팅볼 투수를 자처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1차전에서 도미닉이 제 발로 마운드를 내려 온 것이 아주 큰 호재였다.
2차전도 빈타에 허덕였고, 오늘은 그나마 나았지만 만족할 만한 화력이 터져 나왔다고 볼 수 없었다.
“선호야.”
가장 시급한 건 4번 타자였다.
조석찬은 오늘 적시타를 터트리며 서서히 감을 찾아 가고 있지만 지선호는 반대였다. 1차전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빠르게 경기 감각을 되찾나 했더니, 다시 바닥으로 처지고 있다.
따아악!
“홈런 하나 쳤다고 안심하고 있냐?”
계속 배팅볼을 던져 준다.
지선호 역시도 뜨끔했다. 어제 오늘 밥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아니면 국내 투수용이냐?”
“아휴, 감독님도 참…….”
따아악.
날아오는 공에 맞춰 배트를 휘두른다.
오늘 패배로 심각성을 느끼기는 했지만, 최 감독이 평소보다 더 호랑이 같았다. 원래는 허허실실 웃는 편에 가까운데 한국 시리즈 첫 패배가 꽤 쓰린 모양이었다.
“아니, 뭐.”
따아악!
어깨가 아프지도 않은지 최정환 감독이 싱긋 웃으며 공을 던진다.
“용병 투수 앞에서는 병아리가 따로 없길래.”
다시금 공을 던지고 지선호는 배트를 휘둘렀다.
“딱 봐도 국내 투수용이지 않나…….”
“에이, 감독님.”
따아악!
“그럼 저 내일은 잘 치겠네요.”
“자랑인가.”
따아악.
“자랑은 아니죠. 하하.”
따아악.
결국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단 하나였다.
팀의 주장이자 4번 타자, 그리고 베테랑다운 활약을 해달라는 압박 아닌 압박이었다.
“참고로…….”
여기서 최정환 감독은 지선호의 자존심을 한 번 건드려 보기로 했다.
“내일도 못 치면 4번 타자 바꿀 생각이야.”
“…….”
실실 웃으며 대답하던 지선호가 입을 다문다.
“그냥 참고만 하라고.”
빠아아아악!
이번에는 타격음이 남달랐다.
날아가는 타구 역시도 심상치 않았다. 최정환 감독이 눈에 주름이 질 정도로 빙긋 웃었다.
감독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코치를 하며 느낀 거지만 선수는 선수마다 대하는 방식이 달라야 한다.
지선호는 자존심은 강하지만 예민한 성향은 아니었고, 조금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부류였다. 그랬기에 올 시즌 주장을 부탁했다.
“4번 타자는 접니다.”
지선호의 눈빛이 살벌하다.
최정환이 미소를 지으며 배팅볼을 던졌다.
“그래, 이렇게만 치라고. 이렇게만.”
이렇게 지선호를 손보았으니 다음 타깃은 문혁준이었다.
문혁준은 대전 호크스에서 그 누구보다 큰 부담감을 안고 경기를 뛸 수밖에 없다. 당장 올 시즌이 끝나면 FA였고 이영호 단장은 장기 계약에 실패한 상태였다.
“혁준아.”
“네!”
“너 계속 이렇게 못 치면…….”
문혁준은 간단했다.
지금 가장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선수가 아닌가.
“큰 경기에서는 쓸모없는 타자라는 이미지가 생긴다.”
“……예?”
“1차전은 상대 에이스가 분위기를 흔들고 내려갔고. 급하게 올라온 투수에게서 뽑은 홈런이 홈런이겠냐.”
“…….”
“아이구.”
따아악!
문혁준에 배트를 휘두른다.
“몸값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아주 정확하게 후벼 팠다.
FA를 앞둔 선수에게 몸값은 굉장히 중요하다. 적어도 문혁준을 영입하려는 구단 중에는 그가 포스트 시즌을 비롯한 큰 경기에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을 영입 이유로 꼽을 수도 있다.
만약 1차전 뒤에도 계속 이렇게 빈타에 시달린다면 큰 경기에서 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타자가 되고, 그 결과 몸값이 떨어질 것이다.
빠아아아악!
문혁준이 공을 쪼개 버렸다.
날카롭게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문혁준이 커진 눈으로 말했다.
“누, 누가 그럽니까?”
“아니지?”
“예, 그럼요!”
최정환 감독의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 * *
따아아악!
“그렇지!”
조련사 최정환 감독이 지선호의 투런포에 박수를 친다.
유행운이 출루한 상황에서 선취점으로 두 점을 뽑아내는 귀한 홈런이었다.
따아아악!
“옳지!”
이번에는 문혁준이었다.
시작부터 솔로포. 이건 1차전과 그림이 비슷해 보였다.
물론 같은 국내 투수였지만, 지난 1차전 투수는 5선발을 돌던 투수였고 오늘 썬더스의 선발로 나선 김지호는 3선발이었다.
“계획대로다…….”
따아악!
프레드릭 역시도 2루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다. 전날 도미닉 홈즈에게 짓눌려 제대로 배트를 휘두르지 못했던 타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따아아악!
이번에는 이정우의 좌측 담장을 맞히고 떨어지는 대형 타구.
프레드릭이 여유롭게 홈을 밟았고 이정우 역시도 2루에 무난히 진입할 수 있었다. 김성철 감독이 급하게 투수 교체를 진행한다.
퀵 후크.
오늘 경기를 내준다면 거의 90% 이상 상대에게 우승을 넘겨주는 거나 다름없었다. 다음 날 휴식 후에 대전 호크스는 강우성을 낼 것이다.
강우성은 그 누구보다 믿을 만한 투수였고 그 뒤에는 윤규민이나 윈스턴을 붙여 아예 우승을 결정지을 생각도 하고 있었다.
즉, 오늘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서울 썬더스였다.
[투수 교체. 어제는 대전이 퀵후크를, 오늘은 서울이 선발을 조기 교체합니다. 이성용이 마운드에 오릅니다.]서울 썬더스는 5차전 선발은 헤이든으로, 2차전에서 패배했으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 준 선수였다.
즉, 헤이든과 도미닉을 제외한 투수는 모두 투입할 생각이었다. 이 경기를 내주면 대전 호크스가 우승할 확률이 너무나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성용, 선발급 자원이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는 롱릴리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원 아웃만 잡으면 이닝 끝납니다. 지금 김성철 감독은 더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나기를 기대할 텐데요.]타석에 선 이승현이 신중하게 승부를 이어 간다.
전날 도미닉에게서 뽑은 솔로 홈런으로 타격감이 물 오른 상태였고, 자신감도 그 누구보다 굳게 차오른 상태였다.
이성용이 유인구를 섞어 가며 이승현의 배트를 살살 유혹한다. 이승현은 볼을 진득하게 지켜보며 승부했고.
[풀 카운트! 이성용, 이닝을 정리하기 위해 어떤 구종을 선택할지 기대됩니다. 투수 세트 포지션.]이성용은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이승현과 승부를 보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다음 타자는 포수 김지환으로 체력 안배 때문에 하위 타순에 놓여 있을 뿐, 타격만 두고 보면 이승현보다 장타력이 있는 선수였다.
온 힘을 다해 바깥 보더라인에 걸치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 이성용의 눈이 흔들린다.
따아아악!
이제 은퇴를 준비하는 이승현.
어쩌면 한국 시리즈는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야구 인생일 수 있었다. 은퇴 직전에 정규 시즌 우승을 맛보았고 이제는 더 높은 곳으로 날아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이승현이 날린 타구는 멀리! 멀리! 멀리! 어디로? 우측 담장으로!]배트를 집어 던졌다.
이제 더 이상 후회는 없었다.
올 시즌 마음고생을 해 왔던 이승현은 중요한 순간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치고, 잊지 못할 대전 호크스 팬들의 환호성을 마음에 새겨 두었다.
“멋있다.”
유행운 역시 박수를 친다.
부상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초라한 베테랑은 중요한 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 주었다.
하이파이브를 하며 더그아웃에 돌아온 이승현은 통합 우승을 직감하고 울면서 웃었다. 오늘 승리를 한다고 해도 아직 끝난 건 아니었지만, 지금 팀 분위기는 우승에 가까웠다.
* * *
[“이제 한 발 남았다” 대전 호크스, 한국 시리즈 3승 달성!] [10점 차 대승! 13:3! 한국 시리즈 4차전 MVP 이승현 “혼자서 7타점”] [대전 호크스, 하루 휴식 후 총력전 예고 “강우성 선발, 윤규민 제외 모든 투수를 쏟아붓겠다”]└ 지린다 시발 ㅠㅠㅠㅠ
└ 외야석 존나 겨우 잡음 ㅠㅠㅠ
└ 지금 외야석도 20만 원 넘어 ㅋㅋㅋㅋㅋ 미친 듯
└ 우승 코앞인데 당연하지
└ 윤규민은 안 쓰겠지?
└ ㅇㅇ 윤규민은 혹시 몰라서 킵이래
└ 하 시발 ㅠㅠㅠㅠㅠㅠ 존나 행복하다
└ 완벽하게 대전 홈에서 우승!!!
└ 회장님아 폭죽 많이 준비해 놓으셈
└ 너무 기쁘고 설레서 잠이 안 온다
└ 갓우성 ㅠㅠㅠㅠㅠ 진짜 돌아와줘서 너무 고마움
└ 지금 타격감 다 돌아온 거 같지?? 지서노 문혁준 둘 다 홈런 있고 이승현도 요즘 진짜 가을 타나 졸라 잘해
└ 이승현 미쳤어 어제부터 존나 지려
└ 행운아 5차전에 만루포 쏘아다오
└ 행운신 오늘도 도랏 호수비 미쳤
└ 앤서니 오늘 ㄱㅊ았다 6이닝 3실점 ㅊㅋㅊㅋ
└ ㅇㅇ 앤서니 잘했음
└ ㅋㅋㅋㅋㅋㅋ 캬아 가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