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12)
코너 부분이라 시야가 제한적일 줄 알았지만, 되려 스타디움을 둥글게 지으며 그 각을 없애서 그런지 45도 각도로 탁 트여 보이는 게 경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았다.
바로 그때.
“살라!”
우리 쪽 코너에 앉아있던 리버풀 서포터들이 목놓아 부르는 그 이름.
그리고 가장 앞줄에 있는 서포터의 유니폼에 리버풀의 에이스인 ‘모하메드 살라’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30세(1992.06.15)
주발: 왼발
리버풀 FC 소속. 공격형 미드필더(오른쪽), 공격수(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왼쪽), 공격형 미드필더(중앙)
주력: 18 가속도: 18
퍼스트 터치: 16 개인기: 17
드리블: 16 팀워크: 15
패스: 16 타고난 체력: 17
크로스: 14 민첩성: 17
천재성: 16 공 없을 때의 움직임: 18
중거리 슛: 15 예측력: 16
시야: 17 균형감각: 19
특이사항: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 진행 중.
얼핏 보기만 해도 탈 인간급 능력치.
진정한 월드클래스 급의 선수 능력치를 보자 엄청난 수치에 절로 감탄사가 나올 지경이었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파블로 에르난데스도 언젠간 저렇게 크겠지?’
블랙번의 슈퍼 스타가 될 엄청난 유망주 파블로. 그는 이번 시즌부터 ‘잘츠부르크’로 임대를 가 경기에 출전하며 기량을 발전해나갈 선수였다.
그런 생각과 함께 살라 외에도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굵직한 선수들의 데이터를 쭉 살피고 있을 때, 갑자기 재킷 안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진동.
핸드폰을 꺼내 켜보자 ‘피에르’에게 문자 한 통이 와있었다.
카운터 펀치(2)
“Fuck Off!”
“Idiot Referee!”
쏟아지는 야유.
그리고 그에 걸맞게 점점 거칠어지는 경기.
후반 83분. 어딜 둘러봐도 붉은색 리버풀 유니폼밖에 보이지 않는 이곳에서 우리는 블랙번의 기적을 직접 마주하고 있었다.
“단장님. 이거 경기 끝나기 전에 미리 나가시는 게……”
이미 주변에 있는 성난 리버풀 팬들의 야유 때문에 굳이 목소리를 죽이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잭은 주변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내게 제안했다.
‘너무 예상외의 경기 내용인데?’
고작 프리시즌 경기긴 하지만 리버풀 팬들이 이렇게 극도의 흥분상태인 이유는 바로 경기 내용이 너무나도 처참했기 때문.
현재 스코어는 2대0.
블랙번 로버스가 ‘에돈 제그로바’와 ‘라자르 사마르지치’의 골에 힘입어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고, 얼핏 보면 강팀이 약팀에게 운 없이 한 대 얻어맞은 스코어일 뿐이었다.
리그가 진행되다 보면 강팀이 약팀에 덜미가 잡히는 건 꽤 자주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익숙한 그림이 아니었다.
누가 약팀이고 누가 강팀인지 알 수 없는 경기 양상.
정확히 말하면 블랙번 로버스가 승격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잭. 일단 나가죠. 경기야 뭐 출구 터널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따라 나온 잭이 옆쪽에 바짝 붙으며 말을 이어갔다.
“지는 걸 바랬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끌고 갈 줄은 또 몰랐네요…… 유나이티드 때처럼 좀 고전할 줄 알았는데……”
“저도 그럴 것 같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루이 감독이 리버풀을 잘 공략할만한 전술을 들고나온 것 같아요.”
“그러니까요. 저는 루이 감독이 중원 싸움을 저렇게 빡빡하게 가져갈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니까요? 리버풀을 상대로 맞불이라니……”
잭의 말처럼 나 역시도 루이 감독이 리버풀이라는 메가 클럽을 상대로 맞불을 놓을 거라곤 생각조차 못 했었다.
비록 우승에 실패하긴 했어도 전 시즌 리그 준우승,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할 정도로 경기력이 상당했던 팀이었으니까.
그러나 루이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나를 배치하는 역삼각형 중원이 아닌 라자르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맡아 프리롤로 움직이는 전술.
‘브리즈번 로어’와의 연습 경기에서 시도했었던 전술을 들고나오면서 로버스의 패배를 예상했던 외신들에게 보란 듯이 한 방 먹여버렸다.
‘공개 연습 경기까지 해놓고 그걸 그대로 들고나와서 보란 듯이 한 방 먹이다니…… 가끔 보면 엄청난 강심장이라니까.’
루이 감독의 고도의 심리전에 속으로 혀를 내두른 나는 옆에 있던 잭을 향해 말했다.
“잭. 숙소로 돌아가면 피에르랑 같이 이탈리아로 먼저 출발해주세요.”
“네? 벌써요? 아직 토트넘과의 경기 남았잖아요.”
“‘카이우 조르지’ 건도 있고, ‘마크론 이탈리아 투어’도 미리 점검해놔야 하잖아요.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즉시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세팅해주세요.”
미국, 호주, 이탈리아 세 개의 지역을 도는 투어다 보니 일정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됐다.
그래야 무리하게 일정을 늘려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언론의 물어뜯기를 피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단장님. 카이우 선수랑 접촉하는 건 ‘템퍼링’ 의혹으로 불거질 수 있는데 괜찮을까요? 걸리면 문제가 좀 커질 것 같은데……”
잭이 걱정되는 듯 말끝을 흐리자, 나는 피식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지금 직‧간접적으로 카이우 선수와 접촉하는 건 ‘템퍼링’이 될 수밖에 없죠. 그러나……”
“……”
“우리는 카이우 선수 측에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면 카이우 건 때문에 이탈리아로 가라는 건 무슨 의미신지……”
“고기는 언제든지 꼬실 수 있으니. 이젠 어부와 쇼부를 쳐야죠.”
잭의 물음에 나는 경기 시작 전 피에르와 주고받았던 문자를 떠올리며 씩 웃어 보였다.
[단장님. 예상대로 카이우의 에이전트 ‘미겔’이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예정대로 진행할까요?] [수고하셨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마음을 돌렸네요. 이탈리아로 잭을 먼저 보내겠습니다. 이젠 유벤투스를 설득할 차례겠네요] [알겠습니다. 잭과 함께 움직이겠습니다]* * *
뉴욕 맨해튼에 있는 VH 그룹 본사 회장실.
회장실 안에는 VH 그룹을 이끄는 이범준 회장. 그리고 현 블랙번 로버스의 구단주인 이시훈을 옆에서 보좌하는 김종수 이사가 있었다.
“완벽한 운영. 블랙번 로버스의 돌풍은 계속된다…… 블랙번 로버스 리버풀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 그…… 리버풀이면 꽤 잘하는 팀 아닌가?”
“맞습니다.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스 리그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긴 했어도 유럽의 강호입니다.”
“그런 곳을 상대로 2대0 압승. 그것도 내려앉는 수비적인 전술이 아닌 맞불로……? 예상보다 더 굉장한데?”
범준은 스포츠 뉴스 탭을 가득 메우고 있는 블랙번 로버스의 기사들을 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김 이사. 자네가 봤을 땐 어때. 이 기세면 정말로 백 단장이 이번 시즌에 약속했던 순위를 달성할거라 생각하나?”
그러자 범준의 책상 앞쪽에 공손하게 두 손을 모은 채 서 있던 김종수 이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사람 보는 안목만큼은 회장님과 똑 닮은 시훈 군이 뽑은 인재입니다. 저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늘 이시훈 곁에서 그를 돕던 김 이사의 대답에 범준은 호탕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맞지. 맞아. 시훈이 그놈이 안목 하나만큼은 나를 쏙 빼닮았지.”
“현재 이적된 선수들의 조직력을 본다면 아마 변수만 없다면 충분히 리그 10위 내로……”
“알지. 내가 아무리 축구에 관심을 안 두는 척을 해도 모를 리가 있겠는가.”
범준이 은은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끊자, 김 이사는 말없이 고개를 살짝 숙일 뿐이었다.
“경기를 보니 어째서 시훈이 그놈이 목매는지도 알겠고, 기사를 보면 백 단장이라는 사람이 어디까지 목표로 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지 않은가.”
범준은 사실 블랙번 로버스가 바르셀로나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위해 미국으로 들어왔을 때부터 꾸준하게 소식을 찾아보고 있었다.
아무리 축구라는 스포츠에 큰 관심이 없다지만, 자신에게 리그 10위 내의 성적을 약속했던 백 단장이 만든 팀이 궁금하기도 했었으니까.
그러나 마이애미에서 본 백 단장이 만든 팀은 다채로웠고 매력적이었다.
왜 이 언더독에게 사람들이 열망하는지.
왜 언론에서 블랙번 로버스의 행보에 그렇게 집중하는지를.
“김 이사. 스포츠 메디컬 쪽은 어떻게 되고 있어.”
“예상보다 더 빨리 도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됐군. 일단 블랙번 로버스에 제일 먼저 도입시켜.”
“NBA, NFL이 아닌…… 블랙번 로버스에 먼저 말씀이십니까?”
김 이사가 놀란 어투로 되묻자, 범준은 씩 웃으며 마우스 스크롤을 내렸다.
“뭐 내수 시장이야 언제든지 공략할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스포츠 메디컬 프로젝트는 원래 전 세계를 공략하려 했던 것이니 아무래도 프리미어 리그에 먼저 투자하는 게 낫겠지.”
“알겠습니다.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고개 숙여 인사한 김 이사가 회장실을 빠져나가자, 범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인터뷰하는 백 단장의 사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원하는 대로 판은 깔아줬는데…… 과연 이놈이 어디까지 받아먹을 수 있을지 궁금하긴 하네.”
그러나 범준은 모르고 있었다.
어느 새부터인가 자신이 꾸준히 ‘축구’라는 스포츠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것을.
그리고 백 단장이 어디까지 해낼 수 있을지를 무의식중에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 * *
리버풀과의 경기가 끝난 뒤 잭은 피에르와 함께 이탈리아로 먼저 출발했다.
어차피 토트넘과의 경기는 우리가 준비해야 할 건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남은 일정 정도는 굳이 잭까지 여기에 남지 않아도 나와 운영팀 소속 ‘빌’만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
“물이라도 드시겠어요……?”
잭이 이탈리아로 가자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 빌이 조심스럽게 500mL 패트병 하나를 건네자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뭘 긴장하고 그래요. 같이 일한 지도 이제 일 년이 다 돼가는데.”
“잭 팀장님이 맨날 하던 걸 제가 해야 한다니까 그게 긴장돼서요…… 저는 아직 연차도 짧고……”
빌리는 주로 잭을 도와 선수 이적이나 홍보 쪽 업무를 주로 처리하는 팀원이었다. 특히 홍보 마케팅 쪽에서는 내가 꽤나 의지하고 있는 든든한 인재기도 했다.
“인터뷰 진행도 아마 저쪽에서 대신해줄 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요. 정 긴장되면 안 들어오셔도 됩니다.”
그러나 빌은 내 말을 듣자마자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괜찮습니다. 최대한 단장님에게 민폐가 가지 않게 할게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어렵사리 고개를 끄덕이는 빌을 보자, 예전에 서울에서 처음 인터뷰를 할 때 긴장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바로 그때.
기자회견장 쪽 입구에서 번쩍거리는 플래시가 연달아 터지더니 회견장 안으로 들어오는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파비오 파라티치’ 단장.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토트넘 저지를 입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입장했다.
‘선수 한 명이 같이 나온다 했는데, 손흥민 선수가 나올 줄은 몰랐네. 저번 시즌 득점왕이라 그런 건가?’
지난 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프리미어 리그 득점왕을 달성했던 손흥민.
비록 아쉽게 공동 득점왕이긴 했지만, 아시아 축구선수가 세계적인 클래스의 프리미어 리그에서 득점왕을 따냈다는 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30세(1992.07.08)
주발: 오른발(양발)
토트넘 홋스퍼 소속. 공격형 미드필더(왼쪽), 공격수(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오른쪽), 미드필더(왼쪽), 미드필더(오른쪽)
개인기: 17 골 결정력: 18
중거리 슛: 17 드리블: 16
크로스: 13 패스: 13
퍼스트 터치: 14 오프더볼: 18
시야: 12 천재성: 14
가속도: 17 주력: 17
타고난 체력: 17 민첩성: 16
침착성: 17
특이사항: 우승컵을 따내고 싶다. 재계약을 고려 중. 팀 동료 케인과의 호흡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이렇게 대외적으로 알려진 월드 클래스 급의 선수들은 직접 볼 기회가 있을 때만 능력치를 살펴보는 편인데 역시나 상당한 능력치 추이.
먼저 들어온 콘테 감독, 파라티치 단장과 가벼운 악수를 통해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손흥민 선수가 내 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는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백 단장님 맞으시죠? 소식은 잘 듣고 있습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저야말로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손흥민 선수.”
* * *
“어떤 거 같아?”
멜버른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가게의 테라스에선 덩치 큰 남성 둘이 긴밀한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