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23)
↳지금 순위가 이게 맞냐······? 리그 3위가 뉴캐슬이고 4위가 블랙번인게 진짜 어메이징하네······
↳뉴캐슬은 단단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점을 따내는 편, 블랙번 로버스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질 경기도 비기거나 역전해내는 기상천외한 팀인 편 ㅋㅋㅋㅋㅋㅋ
↳퍼거슨 감독이 말했던 강팀의 조건에 부합하는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 진정한 강팀이라면 질 것도 비기고 비길 것도 이겨야 한다 하셨거늘······
↳월드컵 끝나고 봐야 가닥 나올 듯. 솔직히 초반 기세로 밀어붙인 것도 없잖아 있어서······ 이번에 활약이 좋아서 주전급 자원들은 국가대표에 승선했던데······
↳나도 여기에 동감함. 이거 진짜 월드컵 끝나고 오면 경기력 저점 찍을 수도 있다 생각함. 생각보다 체력이 상당히 많이 갈려있을 거라서······
↳겨울 이적시장에 누구든 보강해야 할거임. 솔직히 블랙번은 백업 뎁스가 너무 얇음.
‘그거야 우리도 알고 있지······’
기사들에 달린 댓글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는 잭.
많은 사람의 우려 속에서 시작된 프리미어 리그.
블랙번 로버스는 프리시즌에 반짝일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리그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리그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었지만, 잭은 기쁨보다는 걱정스러운 감정이 앞서고 있었다.
“때로는 눈앞의 결과에만 집중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입니다. 잭.”
그 순간 들리는 백 단장의 목소리.
잭이 부리나케 기사 창을 끄며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검은색 파일철을 쥐고 있는 백 단장이 있었다.
“다, 단장님······! 부르시면 되지 여기까지 왜 오셨어요······!”
보이면 안 되는 걸 보인 사람처럼 당황하는 잭의 모습에 백 단장은 피식 웃으며 빈 의자를 끌고 와 앉았다.
“어차피 나가봐야 해서 가는 김에 들렸습니다.”
“······”
“그런데 잭. 월드컵 기간이 그렇게 불안해요?”
백 단장은 이미 잭이 왜 현재 순항 중인 블랙번 로버스의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는지 그에게서 직접 들었었다.
“후······ 왜 안 불안하겠어요. 이번 월드컵에 차출되는 선수들만 주전의 절반이 넘는데······”
“선수단의 80%가 차출되는 클럽도 있어요. 우리 정도면 양반이죠.”
“하지만 그런 곳들은 대부분 스쿼드가 우리보단 탄탄한 빅클럽들이잖아요.”
“뭐······ 그렇긴 하죠?”
잭은 너무나 태연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백 단장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단장님은 걱정 안 되세요······? 지금 선수단 뎁스로는 월드컵 기간이 끝나면 선수들 체력이 말이 아닐 거예요······.”
“걱정되니까 움직이려는 거죠. 일단 이거 받으세요.”
“움직이신다니요? 그리고 이건······?”
그러자 백 단장은 씩 웃어 보이더니 그에게 검은색 파일철을 건네주며 말했다.
“월드컵 기간 동안 카타르로 파견 보낼 스카우트들 명단과 겨울 이적시장 최우선 타겟들입니다.”
본격적인 순위권 싸움의 분수령인 카타르 월드컵.
백 단장은 월드컵이라는 무대를 기회의 장으로 삼을 생각이었다.
월드컵은 기회의 장입니다(1)
무언가를 달성하는 과정에선 항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결정적인 순간이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전 세계인의 축제라 불리는 이 월드컵 무대가 바로 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었다.
“그러면 겨울 이적 시장 예산은 670억 원으로 하는 거로 하시죠.”
블랙번에 있는 VH 그룹의 영국 지사 빌딩.
이시훈은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향후 시즌 계획이 적혀 있는 서류를 꼼꼼히 살펴보곤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구단주님.”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거액의 이적 예산을 컨펌해준 시훈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자, 그는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에헤이, 어차피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적 예산의 1/3도 안 썼잖아요. 전부 다 백 단장이 선수 판매를 기막히게 해서 그 수익으로 때웠던 거지······ 670억은 이번 시즌에 계획해둔 이적료를 그대로 쓰는 거니까 너무 신경 쓰진 말아요.”
시훈이 말은 이렇게 하긴 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670억이란 거금을 겨울 이적 시장에서 흔쾌히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정말 큰 결정이라는걸······
막말로 여름 이적 시장에 선수 판매 수익으로 양질의 선수들을 영입했고 심지어 성적도 승격하자마자 리그 4위권에 진입해 있는 최적의 상황인지라 이적 예산 지원을 거절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그게 리그 10위권 이상의 성적을 거두기로 VH 그룹의 회장과 한 약조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미 10위권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을만한 승점을 거의 확보하다시피 했으니까.
“그런데 이번에 구단 스카우트들을 전부 카타르로 파견 보낼 생각이에요?”
시훈이 다리를 가볍게 꼬며 묻자, 나는 그의 결재가 끝난 서류들을 가방 안에 넣으며 대답했다.
“네. 이번 시즌 그리고 차기 시즌에 보강할 선수들을 미리 점찍어두는 좋은 기회이니까요.”
“하긴······ 월드컵 스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죠.”
납득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시훈. 나는 가방을 소파 한쪽에 치워둔 뒤 침착하게 말을 덧붙였다.
“물론 영입 대상으로 꼽아놨던 선수들에 대한 다른 구단의 관심도 더 커지긴 하겠지만······ 선수의 전술 이해도를 직접 본다는 게 크나큰 메리트죠. 그리고······”
“······”
“스카우트 팀의 몸집을 키웠으면 밥값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단순히 몇몇 유망주와 검증된 선수들의 최근 경기 폼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면 스카우트 팀에 유능한 인재들을 긁어모으려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유망주들이나 즉전감이 될만한 선수들은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해도 나 혼자서도 충분히 후보군을 물색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블랙번 로버스’가 지향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더 나아가선 유럽 무대에서 세계 유수의 팀과 어깨를 겨뤄볼 수 있는······
그리고 최종적으론 그들을 제치고 구단 역사에 없는 트로피들을 따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선 웓드컵, 유로, 코파 같은 국가 대항전 기간에도 선수들의 데이터를 최신화 시켜두는 게 필수였다.
그러자 예상치 못한 답을 들어서인지 호탕하게 웃기 시작하는 시훈.
“하하······! 맞네요! 밥값 해야죠! 잠깐 잊고 있었어요. 백 단장이 하나하나 철두철미하게 계산하면서 일을 벌이는 사람이라는 걸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그런데 괜찮겠어요?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이미 기존에 영입한 선수들 모두 젊고 유망한 자원들 위주로 영입했잖아요. 교통정리가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시훈이 손가락을 허공에 빙빙 돌리며 우려를 표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는 잠재력 있는 유망한 자원들보단 베테랑 플레이어들 위주로 영입할 생각입니다.”
“베테랑이라······ 그 말은 중심을 잡아 줄 ‘라인’을 만들 생각이군요.”
“맞습니다. 당장 선수단이 어린 선수 위주인 건 사실이니까요.”
여름 이적 시장의 모토가 구단의 미래를 책임질만한 유망한 자원과 경기장에서 그들을 통솔할 노련한 선수 몇 명이었다면······
겨울 이적 시장은 그들의 로테이션 멤버이자, 경기장 안팎으로 어린 유망주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른바 ‘튜터’같은 선수들을 데려올 생각이었다.
그런 시점에서 본다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튜터 선수들을 영입하기에 최적의 무대.
월드컵이라는 굵직한 무대 조별 리그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선수들은 아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걸 바치면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에 도전하려고 할 테니까……
나는 시훈이 타준 홍차를 가볍게 한 모금 음미하며 말을 이어갔다.
“월드컵 무대는 단판입니다. 그 살얼음판 같은 곳에서 분명히 선수들의 멘탈적인 측면이 부각될 겁니다. 이번에 블랙번 로버스가 노릴 선수들은 그걸 중점으로 볼 생각입니다.”
“멘탈이라······ 중요하죠. 지금 같은 상황에선 더더욱.”
시훈은 그렇게 말한 뒤 갑자기 뭔가가 떠올랐는지 자신의 무릎을 ‘탁’ 치며 말을 이어갔다.
“아······! 그런데 백 단장은 이번에 왜 스카우트 팀이랑 같이 카타르로 안 간 거예요?”
“저는 영국에 남아서 할 일이 있습니다.”
“할 일이요?”
그 말과 함께 고개를 갸웃거린 시훈이 말을 이어갔다.
“어지간해선 직접 경기를 보고 항상 판단 내리지 않았어요? 심지어 아까 보니까 피에르도 카타르로 가는 것 같던데······?”
“피에르는 제가 따로 부탁했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스카우트 팀에서 자랑하는 최고의 분석력을 지닌 팀원 중 한 명이니까요. 그 대신······”
컵을 내려놓아 파문이 이는 홍차 표면을 바라보며 말끝을 늘인 나는 씩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생각입니다.”
* * *
2022년 11월 20일. 수많은 사람이 우려를 표했지만, 결국엔 개최된 카타르 월드컵.
A조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펼쳐지는 시간에 나는 운영팀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조금 바빠질 겁니다. 카타르 월드컵으로 전 세계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가긴 했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일수록 구단 프런트는 더더욱 바빠지는 건 다들 알고 있죠?”
큼지막한 회의실 내부엔 늘 함께하던 스카우트 팀원들이 없어 상당히 썰렁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앞쪽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일곱 명 남짓한 운영팀원들이 결의에 찬 표정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웃음이 지어졌다.
나는 옅은 웃음을 머금은 채 가장 앞쪽 자리에 앉아있는 잭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잭은 에이미와 함께 현지에 나가 있는 스카우트 팀에게서 오는 스카우팅 리포트들 리그별로 세분화해서 나눠주세요.”
“주요 리그 외의 리그도 다 세분화해둘까요?”
잭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주요 리그 소속 선수들만 세분화하고 그 외 리그는 대륙별로 묶어주세요. 아마 그게 더 구분하긴 편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잭과 그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에이미가 고개를 끄덕이자, 내 시선은 뒷줄에 앉은 샬럿에게 향했다.
“샬럿은 저와 함께 겨울 이적 시장 우선 영입 선수들 위주로 각 구단과 일차적인 협상을 진행할 겁니다. 겨울 이적 시장 기간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아마 시장이 열리면 곧바로 처리할 수 있게 협상을 진행해야 할 거예요.”
구단과의 현상적인 측면에서 샬럿은 꽤 준수한 실적을 올린 적 있었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 선수들의 이적료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의견은 많을수록 좋고 심지어 그게 일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사람이라면 효과가 배가 될 테니까……
샬럿이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리자, 나는 씩 웃으며 그녀의 옆에 있는 두 명의 남녀에게 말을 이어갔다.
“호프와 페이지는 영입 명단이 나오면 그 선수들이 현재 소속팀에서 어떤 계약을 맺고 있는지 보고해주세요.”
“선수 개인 스폰서 계약은 어떻게 할까요?”
긴 생머리를 뒤로 단정하게 묶은 영국 태생의 페이지가 자신의 태블릿 PC에 메모하며 물었다.
“그것도 전부 다 체크해주세요. 개인 스폰서 계약 기간은 얼마나 남았는지. 혹시 이적한다면 우리 쪽에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건지. 그리고······”
“······”
“초상권도 무조건 알아봐 주세요.”
우리가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영입할 선수들은 준수한 능력을 보여주는 베테랑 플레이어.
보통 이런 선수들은 개인이 스포츠 스폰서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예도 있다 보니 하나하나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했다.
특히 초상권 같은 경우라면 더더욱……
안 그랬다간 추후 구단에서 추진하는 일정에 해당 선수를 참여시키지 못해, 부랴부랴 일정을 수정하는 경우가 생길 게 뻔했으니까.
호프와 페이지가 작은 목소리로 역할을 분담하는 걸 본 나는 자기 차례만을 기다리고 있던 칼과 세라를 바라봤다.
“마지막으로······ 칼과 세라는······”
“뭐든 맡겨만 주세요!”
“······”
차가운 표정의 세라와는 다르게 의욕이 지나치게 넘치는 칼.
“올 시즌 구단 예산 최신화 좀 부탁드릴게요. 이번 이적 예산 670억까지 포함해서요.”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업무를 하달하자 재빠르게 업무의 본질을 꿰뚫는 세라.
그녀는 내가 올해 예산 최신화를 맡긴 이유를 알고 있는 듯했다.
“물론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스폰서십 계약 연장으로 발생하는 한 해 예산. 그리고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지출과 수입 위주로 해주세요.”
아마 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몇몇 선수를 영입한다면 그때부턴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를 상당히 의식해야 했기 때문에 계획적인 지출이 필수였다.
칼과 세라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끝으로 나는 가볍게 손뼉을 치며 다소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바로 잡았다.
“좋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고 회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의 이목이 쏠리자, 나는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다들 챔피언십에서부터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저 먼 타지 땅에서 온 외국인이 단장이랍시고 막무가내로 추진하는 것들도 다들 묵묵히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
“그랬기 때문에 염원하던 승격도 이뤄냈고, 심지어 지금은 프리미어 리그 4위권에 올라 있는 기염을 토하고 있죠.”
그러자 옅은 미소를 띠기 시작하는 팀원들.
“이제는 그동안 사람들이 블랙번 로버스는 무너진 명가라고 무시하던 사람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들과 제가 다른 구단들보다 한 걸음 더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다들 그렇게 할 수 있죠?”
다들 블랙번 로버스에 대한 애정이 상당한 팀원들. 구단의 찬란한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는 이들이기도 했다.
내 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운영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