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25)
“이건 현재 아센시오가 뛰고 있는 블랙번 로버스의 경기 영상인데······ 여길 보시면 5R를 기점으로 슈팅과 드리블 돌파 횟수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해요.”
그의 말대로 5R를 기점으로 높은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하는 슈팅 수와 드리블 돌파 횟수.
이 정도면 한창 대형 유망주로 촉망받던 부상 당하기 전의 아센시오의 폼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는 수치기도 했다.
“심지어 현재 프리미어 리그에서 10골 2도움까지 기록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부상을 극복해낸 것 같은데요······?”
“흠······”
신중한 표정으로 고민을 한 안첼로티 감독은 가르시아에게 되물었다.
“아센시오가 의무 이적 조항을 달고 임대 간 건 아니었지?”
“그렇죠.”
“이적료는?”
“완전 이적 시 2,600만 파운드(한화 약 405억 원)에 셀온 조항 10%요.”
원래라면 자신의 플랜에 들지 못한 선수라 계약 기간이 얼마 안 남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 아센시오를 팔려고 했으나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런 폼을 시즌 끝날 때까지 유지한다면 당장이라도 스쿼드 주전 자리를 꿰차도 손색없을 정도.
안첼로티는 그런 생각을 하며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어갔다.
“아무래도 아센시오는 다음 시즌 구상안에 넣든가 아니면 이적료를 더 올려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러기 위해선 블랙번 로버스와 아센시오 양측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겁니다.”
“그렇겠지. 아무래도 완전 이적 조항을 달아두지 않았으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턱 밑을 만지작거리는 안첼로티.
가르시아는 차분하게 아센시오를 둘러싼 계약에 관한 얘기를 덧붙였다.
“그리고 블랙번이 아센시오를 완전히 영입하려고 옵션을 발동시켰는데, 우리가 이적료를 올린다면 블랙번 측에서 영입을 철회할 수도 있어요.”
“······”
“그렇게 되면 아센시오의 계약 기간이 1년도 채 안 남는 거라 FA로 풀려버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만약 그걸 막기 위해 부랴부랴 다른 팀에 판매하려고 한다 해도 생각했던 금액을 받지도 못할 게 뻔합니다. 그럴 바엔 블랙번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더 나을거구요.”
그러자 안첼로티는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선수의 의지란 말인데······”
“그런 거죠.”
안첼로티의 말에 동의하는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가르시아.
그러나 안첼로티는 달랐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는 감독.
그는 아센시오를 리턴시킬 생각을 하며 씩 웃어 보였다.
“그렇다면 아센시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만 하면 되겠군.”
월드컵은 기회의 장입니다(3)
-현재 임대 이적으로 부상으로 침체됐던 폼을 단기간에 끌어올리셨는데 향후 거취에 관해선 결정을 내리셨나요?
-거취에 대해선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16강 진출을 위해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
-아직 확정된 건 없다는 것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아센시오.
나는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고 있던 인터뷰 영상을 껐다.
‘복잡해지네……’
방금 본 아센시오의 인터뷰에는 꽤 많은 의미가 함축돼있었다.
좀 크게 본다면 임대 이적이 끝난 뒤 블랙번 로버스에 의무 이적이 아니므로 현재 기량이 바짝 올라온 자신에 대한 홍보이기도 했고.
깊게 들어간다면 임대 기간이 끝나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 뒤 재계약을 끌어내기 위한 퍼포먼스 같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마치 꼭 누군가가 들으라는 것처럼 말하는 아센시오의 말에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였다.
똑똑-!
“단장님. 운영팀 잭입니다! 안에 계시죠!”
노크와 동시에 들리는 잭의 다급한 목소리.
들어오란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잭은 문을 벌컥 열어젖히며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이에요. 잭.”
헐떡이는 그를 보며 묻자, 그는 곧바로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한 영상을 재생시키며 말했다.
“이거 보셨어요?! 아센시오 선수 인터뷰요!”
방금 봤던 영상과 완전히 똑같은 영상. 나는 아센시오와 관련된 일인 걸 알아채곤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봤습니다. 방금 인터뷰 영상도 봤구요.”
“아직 임대 신분인데 벌써 이런 인터뷰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 아무리 철저하게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 선수라지만······”
잭은 믿었던 선수에게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여전히 씩씩거리고 있었다.
“뭐······ 일단 진정해요.”
너무 심드렁한 태도로 답해서일까?
잭은 내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단장님은 저 영상을 보고 아무런 감정도 안 생기세요······?”
“저는······”
잭의 물음에 답하기 전 모니터 화면에 보이는 아센시오의 굳은 표정. 나는 가볍게 숨을 고르곤 다시금 말을 이어갔다.
“……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우리한테 임대 후 이적 옵션이 있는데도요?”
“의무 이적 옵션은 아니긴 하죠.”
“아니 그래도······ 우리가 아센시오에게 들인 시간이 얼만데요······ 그걸 안다면 적어도 이런 인터뷰는 시즌 막바지 가서 했어야죠…….”
잭의 말에 나는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데려온 선수가 아센시오는 맞았으니까.
그러자 잭은 자신의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있는 땀을 손등으로 대충 닦아내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아무리 임대 신분이라지만 이건 아니죠. 그냥 직접적으로 말만 안 한 거지 임대가 끝나면 레알 마드리드로 리턴하겠다는 걸 암시하는 수준인데······”
나는 손을 살짝 들어 올려 감정이 다소 격해진 잭을 진정시키곤 차분하게 말했다.
“잭 일단 진정해요. 아센시오가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닐 수도 있어요.”
“네?”
답변이 예상외였는지 눈썹을 치켜올리며 되묻는 잭.
나는 손을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살포시 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말 그대로입니다.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살짝 한번 생각해 보자면……”
“……”
“레알 마드리드로의 리턴이 아닌 새로운 팀으로의 이적을 암시하는 걸 수도 있죠.”
“하지만······ 레알 측에서 아센시오의 몸값으로 책정한 금액은 다른 구단들도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액수라 타구단으로의 이적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잖아요.”
“그랬었죠. 근데 그건 아센시오가 폼을 끌어올리기 전이죠.”
“······”
“당장 우승권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빅클럽들 입장에선 아센시오는 딱 백업으로 적당한 선수였을 겁니다. 부상 복귀 이후 무너진 폼은 확실히 주전감은 아니었으니까요.”
덤덤하게 말을 이어가자 여기까진 납득을 하는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잭.
“하지만 결국 폼을 끌어올렸고, 지금 월드컵 무대에서도 상당히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제는 다른 구단들도 레알이 요구하는 이적료를 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확실히······ 요즘 폼이 물이 오르긴 했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장실 구석에 있는 커피포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다만,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가요?”
그러자 자신의 가슴팍을 가리키며 되묻는 잭.
“네.”
나는 잭에게 커피 믹스 한 잔을 타준 뒤, 단장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사실 우리도 아센시오가 폼이 회복되지 않을 걸 대비해서 의무 이적 조항을 달아두지 않았잖아요? 물론 레알 측의 주급 보조를 받기 위해서가 가장 큰 이유기도 했지만요······.”
아센시오의 임대 이적 조건에서 의무 이적 조항을 뺐던 이유는 양측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어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혹시라도 아센시오가 다시 좋은 폼을 회복한다면 그를 더 비싼 가격에 팔거나, 스쿼드 자원으로 남기기 위해서.
우리는 아센시오에 대한 레알 측의 주급 보조를 받고, 만약 그의 폼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이적료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양측의 이해관계 말이다.
“그러면 단장님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아센시오 선수 영입전에 재차 뛰어드실 생각이신 건가요?”
잭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건 아센시오도 느끼고 있을 거예요. 우리가 자신을 붙잡을 거라는걸.”
“······”
“그래서 아마 저런 식의 인터뷰를 한 걸 겁니다. 의무 이적 조항이 없는 상황 속에서 아센시오 측도 보험 하나는 들어놔야 할 테니까요.”
나는 서랍장에 깔끔하게 정리된 파일들의 겉면을 손가락으로 쓱 훑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뭐…… 어찌 보면 우리에게 나름대로 어필한 거라 볼 수 있겠죠. 결국 의무 이적은 아니긴 해도 임대 후 이적 옵션을 달아두긴 했으니까요. 우리가 그 조항을 발동시키길 원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센시오 측은.”
“그런데 그런 거라면 그냥 시즌 끝나고 이적 절차를 밟으면 그만인 건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잭은 아센시오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엄지손톱을 물어뜯었다.
그의 말이 맞다.
블랙번에서의 생활이 마음에 들었다면 우리가 이적 옵션을 발동할 수 있게 지금의 폼을 꾸준하게 유지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는 건 아센시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아센시오의 마음을 흔든 사람이 누군지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으며 미간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뭐······ 누군가 상당히 달콤한 제안을 한 걸 수도 있겠죠?”
“달콤한 제안이요? 이적은 남은 계약기간에 비해 비싼 몸값 때문에 힘들고, 그럼 재계약뿐인데 재계약은······ 아······!”
내 말을 단번에 이해한 듯 탄성을 내지르는 잭.
나는 그런 잭을 보며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였다.
“맞아요. 잭. 아마······ 레알 측에서 아센시오를 리턴시키려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 * *
‘이 선수는······’
하루 단위로 쏟아져 들어오는 스카우팅 리포트.
생각보다 월드컵에서 저력을 보여주는 팀들이 많아서 그런지 애초부터 영입하기로 계획했었던 선수들 말고 추가적인 스카우팅 리포트가 들어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내 손에 들려 있는 게 바로 그 계획하지 않았었던 선수의 스카우팅 리포트.
리포트 우측 상단 부분에는 깔끔한 스킨 헤드의 남성이 정면을 응시한 채 싱긋 웃어 보이고 있었다.
‘주앙 마리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 리포트네······’
30세(1993.01.19)
주발: 오른발
SL 벤피카 소속. 중앙 미드필더(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측면 미드필더(왼쪽), 공격형 미드필더(어드밴스드 플레이메이커)
개인기: 16 드리블: 14
크로스: 16 오프더볼: 15
골 결정력: 13 중거리 슛: 12
퍼스트터치: 16 시야: 16
밸런스: 16 타고난 체력: 14
주력: 13 가속도: 13
패스: 17 팀워크: 14
특이 사항: 포르투갈이 16강에 진출해서 기쁨. 새로운 리그에 대한 흥미가 있음.
스포르팅 유스 출신으로 ‘인테르’로 이적했었던 나름 익숙한 이름의 선수였다.
‘능력치는 멀티 포지션에 걸맞게 골고루 분포돼있네. 나쁘지 않아.’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멀티 자원의 영입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능력치 분배에 부합하는 마리우의 능력치를 보자마자 구미가 강하게 당기긴 했다.
그러나 한가지 걸림돌이라면 그가 ‘벤피카’에 소속돼있다는 것.
이번 시즌 누녜스를 리버풀로 보내는 거액의 이적을 성사시킨 벤피카.
‘거상’이라 불릴 정도로 선수들을 높은 이적료를 받으며 이적시키는 그들과 선수 이적 협상을 진행할 생각을 하니 벌써 머리가 지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