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29)
아마 릴 측에서 생각하는 ‘조나탕 밤바’의 몸값은 적어도 1,900만 파운드(한화 약 303억 원)일 테니까.
나는 덤덤하게 지난 시즌 조나탕의 공격 포인트 부분을 가리켰다.
“한때 좋은 폼을 보여줬던 선수는 맞지만, 최근 두 시즌 동안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 정도 금액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만 보이는 스탯이 전부는 아니죠. 기복이 있긴 해도 측면에서 충분히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자원입니다. 심지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측면 수비력도 준수한 편이구요.”
역시 프랑스의 거상이라 불리는 릴의 단장답게 한 치의 물러섬도 없는 협상 태도.
그러나 이 정도는 당연히 예상했다.
현대 축구에서 멀티 포지션은 점점 더 중요한 부분으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측면 자원들의 수비 가담은 이젠 거의 필수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조나탕 밤바’는 주전급 자원으론 기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팀에서나 로테이션 멤버로는 훌륭하게 써먹을 만한 자원.
그런 자원을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구단 운영 방식이었다.
‘좀 더 구미가 당길만한 제안을 던져야겠어······’
나는 깍지 낀 손을 입가에 대며 차분하게 새로운 제안을 던져봤다.
“1,650만 파운드(한화 약 263억 원)에 셀온 조항 10%는 어떻습니까.”
“······”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엔 꽤 신중하게 고민하는 티에리. 아마 그의 머릿속에선 셀온 조항을 통해 볼 수 있는 이득들이 빠르게 굴러가고 있을 것이었다.
“셀온 조항은 25%로 올려 주셨으면 좋겠군요.”
티에리가 제안한 셀온 조항 25%는 ‘조나탕 밤바’에게 투자할 수 있는 마지노선 조건 중 하나.
그러나 25%까지 맞춰주면 ‘오버 페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티에리의 눈을 보니 셀온 25%에 대한 의견을 철회할 생각이 없어 보여서 나는 좀 더 다른 조건들을 섞어봤다.
“좋습니다. 셀온 25%. 단······”
“······”
“셀온 25%를 붙이면 이적료를 1,450만 파운드(한화 약 231억 원)로 조정하겠습니다.”
“흠······ 백 단장님. 잘 알고 계시겠지만 어디 가서 이만한 로테이션 자원 찾기 힘들 겁니다.”
“계약 기간이 1년 반 남은 선수에게 이 정도 제안을 해주는 곳도 저희밖에 없을 겁니다.”
만약 ‘조나탕 밤바’가 계약 기간이 적어도 3년 이상 남아있는 선수였다면 이적료는 지금보다 더 높았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남은 계약 기간은 정확히 1년 반.
너무 후려친다 볼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곳이니까.
얼마나 좋은 선수를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데려올 수 있느냐가 유능함의 척도이고 그것을 위해 다소 파렴치한 제안도 서슴없이 하는 곳이 이 바닥이다.
뭐 양아치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이번 겨울 이적 시장만큼 조나탕을 판매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없기에 나는 그 점을 적극적으로 후벼 팔 뿐이었다.
계약 기간 얘기가 나오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장고에 들어가는 티에리.
허나 이건 나에게 있어선 아주 좋은 징조였다.
결국 티에리도 지금 시기가 아니면 이 정도 조건을 받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니까.
침묵 속에서 흐른 수십 초.
아랫입술을 잘근 깨문 티에리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굳게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39억 원)에 셀온 조항 25%. 이 이하는 안 됩니다.”
티에리의 최후 제안을 들은 나는 만족하며 옅은 웃음을 띤 채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러면 ‘티모시 웨아’ 선수에 대한 협상으로 넘어가 볼까요?”
선회(1)
[BBC] 스페인 16강 충격 탈락. 돌풍을 일으키는 모로코······! [RMC] LOSC 릴. 티모시 웨아 블랙번 로버스로 이적 임박······! 계약기간 5년. 이적료는 1,000만 파운드에 셀온 15%.↳여기 공신력 어떰?
↳프랑스 현지 한정 사실상 거피셜급.
↳티모시 웨아 16강전 보니까 나쁘지 않았던 거 같음
↳너무 고집스럽게 주발만 사용해서 살짝 걸리긴 하는데······ 로테 자원에 가격 착해서 괜찮을거 같기도······
↳잘 데려왔다고 생각함 지금 오피셜 뜨는 거 보니까 이미 월드컵 조별 리그 때부터 접촉한 거 같은데 가격 폭등하기 전에 야무지게 거래했음
↳리그 앙에서 선수를 너무 많이 데려오는 게 살짝 걸리긴 하는데······ 블랙번 단장이 생각없는 거래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텔레풋] [오피셜] LOSC 릴의 조나탕 밤바. 블랙번 로버스로 이적. 계약기간 4년. 이적료는 1,500만 파운드에 셀온 25%.↳아······ 밤바 살짝 불안한 애 아니야?
↳오히려 밤바 같은 타입 오기를 대부분 바랬었는데 잘 데려온 거지. 저 정도 클래식 윙어 구하기 힘들어 요샌.
↳클래식이고 나발이고 얘 기복이 너무 심하잖아.
↳직전 시즌엔 기복 좀 줄긴 했음. 난 충분히 긁어볼 만한 복권이라 생각함. 한 시즌 반짝이긴 해도 잘했을 때 폼 보면 진짜 기가 막힘.
↳릴에서만 선수 3명을 빼 오는데 이 정도면 릴에서 블랙번 블랙리스트에 등극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
↳근데 솔직히 이적료 보면 날강도 수준으로 빼 오긴 함 ㅋㅋㅋㅋㅋㅋ 협상을 어떻게 하길래 이렇게 잘 빼 오는 거지?
‘역시 팬들 반응도 나쁘지 않아······’
불과 1주일 만에 좌우 측면과 최전방 공격수를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의 영입을 끝내버린 백 단장.
심지어 릴 측에서 요구할 거라 예상했던 이적료보다 훨씬 더 적은 금액으로 이적 협상을 뚝딱 해치워버렸다.
더 웃긴 건 선수 개인 협상을 처리하는 데 걸린 시간도 고작 이틀 남짓한 시간 정도라는 거였다.
‘선수들의 스탠스도 예전이랑 확실히 달라. 개인 협상 단계에서 깐깐하게 재고 들어가는 그런 게 사라졌어.’
백 단장 이전부터 운영팀장을 맡고 있던 잭은 그동안의 이적 시장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주 상세하게 알고 있었다.
게 중에는 구단끼리의 협상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개인 협상 단계에서 선수가 블랙번으로의 이적을 거부하는 사태도 심심찮게 있었을 정도.
그러나 지금의 블랙번 로버스는 달랐다.
미래가 있는 팀.
돌풍의 팀.
명가의 부활.
듣기만 해도 뿌듯해지는 수식어들이 구단의 이름을 뒤따르고 있었고, 심지어는 세계가 주목하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는 중이었다.
사실상 월드컵 브레이크만 아니었다면 기세를 몰아서 최소 유로파리그 진출 순위인 6위권까지는 충분히 확보했을 거란 언론들의 보도도 잇따를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아르다 귈러는 분할 지급으로 데려와야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시려나······?’
잭은 언론사들의 오피셜 보도에 달린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기쁘기도 하지만, 이제 가용할 수 있는 이적 예산이 없다는 사실에 괜한 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아르다 귈러’까지는 데려올 수 있다 쳐도 당장 백업 자원이 필요한 포지션은 두세 곳 정도가 더 있었기 때문.
‘당장 필요한 곳은 오른쪽 풀백, 중앙 미드필더, 공격수 정도······ 가만 그러고 보니까 카이우 조르지도 데려오실 거라 하시지 않으셨나? 하지만 이래서는……’
잭이 그 생각과 함께 의자를 뒤로 젖혀 몸을 기댈 때였다.
“잭. 스카우팅 리포트 어디에다 두면 돼요?”
“거기다 두면 됩니······ 어? 로만?”
카타르로 파견 나가 있는 로만의 목소리가 들리자 잭은 황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프런트 입구 쪽을 바라봤다.
그곳에 있는 건 후줄근한 파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로만.
그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잭을 향해 피식 웃으며 쥐고 있던 스카우팅 리포트를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카타르에 있는 거 아니었어? 아니지. 어쩌다 지금 돌아온 거야?”
한걸음에 로만에게 달려온 잭이 그에게서 스카우팅 리포트를 받으며 묻자, 로만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게······ 단장님이 복귀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단장님이?”
로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여권 사이에 꽂혀 있는 비행기표를 잭에게 보여주며 말을 덧붙였다.
“네. 아무래도 제가 이탈리아로 가봐야 할 것 같거든요.”
“이탈리아라면······ 토리노?”
“맞아요. 카이우 선수에 대한 마지막 스카우팅 리포트를 요청하셨어요.”
“그런 거면 피에르를 이탈리아로 다시 보내는 게 맞지 않나? 세리에 쪽은 꾸준하게 피에르가 스카우팅 하고 있었잖아.”
그러나 잭의 말에 로만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우. 말도 마요. 카타르에서 피에르가 맡은 선수만 몇 명인지 가늠도 안 돼요.”
그러더니 로만은 누군가 들을세라 잭 쪽으로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나지막이 속삭였다.
“단장님 바뀌고 나서 사람들이 다들 일에 미쳐있는 것 같다니까요? 피에르 일하는 거 봤어요? 그냥 단장님 2에요. 뭔가 아날로그한데 엄청 빡빡하다니까요?”
로만은 카타르에서 피에르의 업무 진행 방식에 학을 뗐는지 미간을 찌푸리며 몸서리를 쳤다.
그러나 피에르를 이탈리아에서 직접 마주해봤던 잭은 짧은 시간이긴 해도 그가 백 단장처럼 축구에 진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로만의 투정을 듣자마자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사람이긴 했었지······.”
“아무튼. 그래서 그나마 한가한 제가 이탈리아로 가기로 했어요. 제 담당 선수들은 이미 계약이 끝나버렸거든요.”
“아······! 티모시랑 조나탕 담당이 너였어?”
“정확히는 상빈과 함께 담당이긴 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티모시 웨아인 경우에나 그렇고 조나탕은 제가 예전부터 주시하고 있던 선수긴 했어요.”
“······”
“마지막 날에 티모시 웨아에 대한 추가 리포트를 보내다가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추천했던 건데······”
로만은 그 말과 함께 잭의 손에 들려있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슥 보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어갔다.
“단장님이 그냥 두 명 다 로테이션 자원으로 데려와 버리시더라고요. 그것도 엄청나게 빨리······”
“확실히 너무 빠르긴 했지······”
로만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잭.
잭은 구단의 체급이 점차 커질수록 백 단장이 보여주는 방식도 더 공격적이고 파격적으로 변하는 걸 어느 정돈 느끼고 있었다.
“아무튼 단장님한테는 추가 리포트 잘 전달해주세요. 카타르에서 고생하는 스카우트 팀원들의 피땀 눈물이 가득 묻어있는 거니까요.”
“오······ 로만······ 피땀 눈물은 우리도 흘리고 있어······”
잭이 그 말과 함께 텅 빈 프런트 사무실에 한가득 쌓여 있는 스카우팅 리포트 ‘더미’를 가리키자, 로만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슬금슬금 사무실 밖으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로만이 프런트 사무실을 빠져나가고 난 뒤 홀로 남은 잭.
그는 로만이 가져온 추가 리포트를 탑처럼 쌓여 있는 스카우팅 리포트 위에 내려놓고는 그 위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정리해야 할 리포트는 엄청나게 쌓여 있지만, 이것이 추후 블랙번 로버스가 진정으로 우승권에 도전하는 시기에 유용하게 쓰일 무기가 될 거란 생각과 함께······.
* * *
‘귈러는 영입한다 해도 이번 시즌까지는 페네르바체에 재임대 보내서 성장시켜야겠어.’
‘티모시 웨아’, ‘조나탕 밤바’의 이적료로 총 지불 한 금액은 2,500만 파운드(한화 약 392억 원).
일시불이 아닌 2년에 걸친 분할 지급이기 때문에 당장 ‘아르다 귈러’의 바이아웃을 지불할 자금은 딱 맞춰둔 상태였다.
문제는 나머지 포지션에 대한 보강이었다.
세 명의 선수 영입에 겨울 이적 시장 예산을 전부 투자했기 때문에 추후 영입할 선수는 자유계약으로 땅겨오는 것 말곤 해결책이 없었다.
‘아마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에 이적 시장이 열릴 거라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선수들도 꽤 많을 거긴 하다만······’
보통 그런 선수들의 요구 주급은 우리가 감당하기 상당히 벅찬 편이었다.
심지어 그 선수들이 아직 유럽 대항전 지출을 확정 짓지 못한 블랙번 로버스로 이적할지도 미지수인 상황.
나는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면서도 모니터에 띄워놨던 ‘영입 가능 리스트’들을 쭉 훑어봤다.
그중 검은색 볼드체로 강조된 이름인 ‘조르지 카이우’.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선수는 아니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 반드시 데려와야 할 자원이라 생각하는 선수여서 따로 체크해 뒀었다.
카이우의 예상 이적료는 1,000만 파운드(한화 약 151억 원)에서 1,500만 파운드(한화 약 235억 원) 사이.
여태까지 단기간에 높은 성적을 내기 위해 즉전감 자원들을 이적 시장을 노렸다면, 카이우는 귈러와 마찬가지로 구단의 ‘미래’를 위해 데려오는 일종의 투자였다.
쉽게 말하면 당장 리그 경기에서 주전으로 써먹을 자원은 아니라는 소리.
심지어 ‘티모시 웨아’와 ‘조나탕 밤바’라는 준수한 로테이션 자원을 손에 넣은 지금으로선 로테이션 멤버 측에도 못 낄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 정도 금액대에 이런 잠재력을 지닌 선수를 영입하지 못할 것 같았다.
‘카이우까지는 추가적인 지원을 받아서라도 데려와야겠어.’
이미 경기장 증축 시공사 선정 건으로 시훈을 만났을 때 그는 미팅이 끝나기 전 만약 예산이 부족하다면 가능한 범주 내에서 충분히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터무니없는 이적료도 아니고 최대 1,500만 파운드 정도라면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는 정도.
물론 그러는 만큼 프리미어 리그 사무국에서 지금보다 더한 관심을 받겠지만······ 구단 자체적인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지금으로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범주 내였다.
‘경기장 증축이 완료되면 입장 수익도 더 늘어날 거고, 유로파리그에 진출하면 진출 수당까지 덩달아 나오니까 충분히 규정에 맞게 움직일 수 있어.’
마음 한구석에서 싹트던 불안감을 빠르게 떨쳐버린 내가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선수들을 면밀하게 검토하려 할 때였다.
우우웅-!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