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49)
그는 그러더니 보고 있던 파일철을 덮었다.
“비전성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구축해놓은 시스템이 상당히 마음에 들긴 하는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궁금하시죠?”
“경기장 신축 관련 부분이요.”
예상했던 범주 내는 아니었다.
내가 예상했던 건 이번 시즌 영입 대상이나 다음 시즌과 관련된 부분일 거라 생각했었다.
‘본질적인 부분을 보는 건가······?’
미간을 살짝 치켜올리며 의문을 표하자, 그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경기장 신축은 상당한 금액이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구단 자체에서 쓸 수 있는 이적료도 상당 부분 줄어들지 않나요? 과거 ‘아스날’처럼.”
역시 그는 본질적인 부분부터 짚는 것이었다.
나는 잭이 타왔던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적료가 줄어들긴 하겠죠. 그러나.”
“······”
“걱정하시는 부분만큼 큰 폭으로 삭감되지는 않을겁니다. 그건 제가 장담하고, 또 그렇게 안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거든요.”
클롭의 걱정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했다.
구단의 성적을 책임져야 하는 감독.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단을 구축하는 게 1순위였는데, 그러기 위해선 매 이적 시장마다 양질의 선수를 데려와야만 했다.
그런데, 구단이 경기장 신축 관련으로 예산이 상당한 부분 축소된 상태다?
보통의 경우는 신축이 완료될 때까지 거의 허리띠를 졸라매듯이 아등바등 버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몇몇 구단들을 빼곤 다 그랬으니까.
심지어 지난 시즌 우승팀 ‘아스날’도 전설적인 감독 ‘아르센 벵거’가 있을 때 경기장 신축 건으로 이적 시장에서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한 기간이 꽤 길었었다.
그래서 나는 ‘경기장 명명권’을 ‘이네오스’측에 판매해 이적 자금을 확보하고, 추후 다양한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이적 시장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재정적 상황이 안정적인 건 아니니 기존보다 훨씬 더 뻔뻔하고 날강도 같은 협상을 유도해야 하긴 하겠지만······.
그러라고 있는 게 단장이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부분을 확답하자, 클롭은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러곤 자신의 턱수염을 만지작대더니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 한 가지만 더 추가로 여쭤보겠습니다.”
“······”
“이번 시즌 이적 시장 탑타겟은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클롭 감독의 물음에 나는 씩 웃으며 답했다.
“‘주드 벨링엄’입니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는 클롭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 * *
“더럽게 뻔뻔하군······”
영국 리버풀의 한 식당.
테라스 자리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응시하고 있던 중년 남성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찼다.
그의 이름은 ‘마크 베넷’.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의 최대어 ‘주드 벨링엄’의 에이전트인 사내였다.
그는 일전부터 꾸준한 관심을 보이던 ‘리버풀’과 영입 관련으로 협상을 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는데, 언론에선 리버풀이 벨링엄의 이적료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연신 쏟아지고 있었다.
게다가 도르트문트 측에서도 현재 ‘리버풀’에서 온 제안은 없다고 공식적인 답을 받았기 때문에, 마크는 리버풀 측에 배신감까지 들 지경이었다.
‘정식적인 제의도 못 넣는 상황이면서 날 보고 영국으로 오라는 건 무슨 심보야 대체······’
씩씩거리며 분을 삼키고 있는 바로 그 때.
그의 핸드폰에 ‘정보원’이라 저장된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Hello······”
아직 분을 삭히지 못해 다소 격양된 듯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마크.
그러나 핸드폰 너머에선 쾌활한 목소리의 젊은 남성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마크. 혹시 지금 영국이에요?
“네. 정확히는 ‘리버풀’이죠.”
-아하하······ 기사를 보셨구나······.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바쁜 사람 불러다 뭐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미팅 취소하고 독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그 말과 함께 마크가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하자, 전화기 너머의 사내가 다급하게 그를 만류하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요! 지금 도르트문트 측에 공식적으로 오퍼를 넣은 팀이 영국에 또 있어요.
그러자 표정이 싹 바뀌는 마크.
그는 천천히 자리에 앉으며 되물었다.
“오퍼를 넣었다구요? 그게 어디죠?”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3위 팀. ‘블랙번 로버스’입니다.
움직임(2)
‘블랙번 로버스가 벨링엄을 노린다고? 심지어 공식 오퍼를 넣었어?’
마크는 믿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 리그 3위라 해봐야 이제 승격한 지 한 시즌 버틴 팀이다.
찬란했던 과거?
그런 단어는 진작에 퇴색됐을 정도로 블랙번 로버스는 정말 기구할 정도의 암흑기에 빠져있었다.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군······’
그러나 믿기지 않으면서도 마크는 최근 몇 년 동안 급부상하고 있는 블랙번 로버스의 현 주소를 떠올렸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
승격 후 첫 시즌 프리미어 리그 3위 달성.
그리고 새로운 경기장까지 신축할 예정이라는 소문마저 들려오고 있었다.
이는 그 암울했던 과거를 딛고 블랙번 로버스라는 팀이 유럽의 신흥 강호로 떠오른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건 2년 전 홀연히 나타나 블랙번 로버스를 맡게 된 아시아인 단장.
마크는 입맛을 다시며 우중충한 런던의 하늘을 바라봤다.
‘Mr. Baek 이라······ 온 김에 잠깐 만나볼까.’
본래라면 굳이 지금 그를 만나야 할 이유는 없긴 했다.
오늘 얻은 정보는 오로지 ‘정보원’에게서 얻은 것이지, 도르트문트 측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에게 전달한 것이 아니기 때문.
그러나 마크와 그의 정보원은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파트너기도 했고, 이번 이적이 성사되면 그들에게 떨어지는 막대한 수수료는 거짓 정보를 흘릴 이유가 없게 만들기 충분했다.
고민을 마친 마크는 핸드폰 화면을 만지작대다가 이내 정보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생각 정리는 끝나셨어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조심스레 물어오는 정보원의 앳된 목소리.
그의 물음에 마크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번 로버스 측에 전달해줘.”
-······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 * *
“잭, 오후에 별일 없으면······”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잭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
‘경기장 신축 건으로 한참 바쁠 시기긴 하지······’
원래라면 경기장 신축 관련은 이시훈 구단주가 맡아서 하려 했었지만, 잭의 열정과 유능함을 알아본 그는 잭에게 이번 신축 관련 프로젝트를 맡겼다.
덕분에 틈나는 시간마다 리그 내 신축 경기장들의 각종 건축 사례와 도면을 보며 최고로 바쁜 삶을 사는 잭이었다.
모두가 분주하게 일하고 있는 프런트 사무실에서 돋보일 정도로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주는 잭을 본 나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바로 그때.
“반갑습니다! 단장님!”
금발 곱슬머리의 남성이 들고 있던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활짝 웃어 보였다.
그의 이름은 로건 제임스.
지난 시즌 막바지에 합류한 미국 태생의 운영팀 신입 직원이었다.
“아, 로건. 어때요. 일은 할 만해요?”
원래라면 직원 채용 면접에 내가 있었어야 했지만, 1일 차 면접을 제외하곤 새로운 감독 선임 문제로 면접에서 빠졌었다.
로건은 내가 빠진 바로 그 2일 차에 면접을 본 직원이었고, 잭의 말에 의하면 키워볼 만한 인재라 할 정도였다.
‘나름 업무 수행에 있어선 칼같이 깐깐한 잭이 관심을 가질 정도면 좀 궁금하긴 한데······’
그에 대한 호기심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을 때, 로건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덕분에 편하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제 덕이요?”
“예. 지금의 블랙번 로버스의 업무 처리 방식을 손보신 게 단장님이라 하시던데요? 전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 엄청 마음에 들거든요.”
꾸밈없는 미소를 지어 보이는 로건.
나는 그런 로건을 향해 씩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잘됐네요. 운영팀에서도 로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니,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세요.”
이 멘트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과거 서울 유나이티드에 스카우트로 첫 출근을 했을 때, 김종찬 단장이 내게 했던 말이었다.
개인적으로 신입 사원이 오면 꼭 한번 해주고 싶었던 말.
그러나 서울에 있을 땐 내 밥그릇 하나 건사하기도 바쁘기도 했고, 빡빡한 삶에 지쳐가고 있어서 망각했다가 이제야 그때의 다짐이 떠오른 것이었다.
“엇······! 저기 그럼······”
꼭 한번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던 거지, 정말로 이렇게 다이렉트로 훅 들어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러나.
뱉어도 따끈따끈하게 방금 뱉은 말인지라 물릴 수도 없는 노릇.
어깨를 으쓱이며 애써 싱긋 웃어 보이자, 그는 일말의 망설임이 사라졌는지 활짝 웃으며 물었다.
“혹시 이적 협상 관련해서 외출하시는 거라면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예전부터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거든요. 이적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에 대해서요······”
순간 로건의 부탁을 들은 나는 흠칫하고 놀랄 뻔했다.
나는 로건에게 선수 이적 협상을 위해 프런트 사무실에 잭을 만나러 온 거라 한마디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알아챈 거지?’
그가 어떻게 내가 ‘벨링엄’ 이적 협상 건으로 그의 에이전트를 만나러 가는 걸 알았는지 궁금해진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러고 보니 로건은 블랙번 로버스가 첫 구단 프런트였었죠?”
“······”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이는 로건.
그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 때문인지 표정이 조금 전과는 다르게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마치 숙제 검사를 앞둔 아이처럼······.
‘분명히 잭이 로건은 데이터 분석 쪽이 상당히 괜찮은 자원이라 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