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178)
유소년 육성 능력: 17 전술 훈련: 20
체력 훈련: 13
기강 유지: 13 선수 관리: 11
승부욕: 15 의욕을 불어넣는 능력: 8
적응력: 11
선수의 성장 가능성 판단: 18 스탭 능력 판단: 6
선수의 현재 능력 판단: 17 전술 이해도: 19
협상 능력: 11
특이사항: 스페인 생활에 무료함을 느낌.
수석 코치로선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능력치.
감독의 전술 보조를 위한 전술 이해도 능력도 뛰어날 뿐 아니라 선수 훈련 쪽 능력치는 거의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가뜩이나 지금 클롭 감독의 사단에 확실한 수석 코치로 불릴만한 인물은 없으니까······’
만약 알프레도를 데려올 수만 있으면 아마 선수단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었다.
게다가 스페인 생활에 무료함을 느낀다는 특이사항까지.
아마 리그를 옮기는 데에 거부감은 없을 것이 확실했다.
똑똑-!
“단장님. 손님 오셨습니다.”
알프레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때 들려오는 잭의 목소리.
나는 마지막으로 체크하던 결재 서류를 옆으로 슥 밀어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들어오시라 하시겠어요?”
그러자 단장실 문이 열리고 문밖에서 서서히 걸어 들어오는 중년 남성.
서글서글한 눈매, 마른 체격. 그러나 근육이 좀 붙어서 탄탄해 보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백 단장님. 알프레도 카이저라고 합니다.”
알프레도가 익숙하게 손을 내밀자, 나는 싱긋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블랙번 로버스의 단장. 준석 백입니다. 오늘 서로 간에 얻어가는 게 많은 대화가 진행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는 리그기도 하니까요.”
“프리미어 리그에 흥미가 있으셨습니까?”
직접 탄 홍차를 그의 찻잔에 따라주며 묻자, 알프레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전 세계적인 자본의 흐름이 모이는 리그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요즘 들어 밑에서 치고 올라온 팀들이 많아 경쟁이 빡빡한 것도 느껴보고 싶었어요.”
“하하······ 그 덕에 죽을 맛입니다. 매 시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지 고민하게 된다니까요.”
“의외군요. 제가 말한 치고 올라오는 팀 중 하나가 ‘블랙번 로버스’인데요.”
알프레도가 흥미롭다는 홍차 한 모금을 음미하며 말하자, 나는 싱긋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직 멀었습니다. 이뤄야 할 게 많아요······.”
“지금도 이미 유럽에서 주목받는 클럽으로 올라섰는데 아직 이룰 게 많다라······ 역시 듣던 대로 상당히 큰 그림을 그리시나 봅니다.”
슬쩍 떠보는 듯한 알프레도의 물음에 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지금까지가 과거 명가였던 블랙번 로버스를 부활시키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새롭게 태어난 명가의 이름을 유럽에 떨칠 차례니까요.”
알프레도 같은 유능한 수석 코치들은 단순히 조건만 맞춰준다고 해서 쉽게 영입할 수 없다.
특히 그처럼 선수 시절에도 화려한 경력을 이룩했던 선수 출신 코치들은 구단의 비전성, 그리고 자신이 그 비전성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따져보는 편이다.
나는 미리 준비했었던 계약서를 그의 앞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어갔다.
“혹시나 추가되었으면 하는 조건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최대한 고려하겠습니다.”
그러나.
계약서를 보지도 않은 채 그 겉면만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는 알프레도.
그에게 있어서 이번 계약에서 중요한 건 단순 연봉 협상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금액이야 뭐······ 잘 맞춰주셨을 거라 생각이 들고······ 요지는 이겁니다. 내가 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냐 에요.”
예상은 하고 있었다.
다만 내가 예상했던 건 그가 이전 소속팀처럼 수석 코치 롤을 원할 거라는 것 정도.
그것 외에는 딱히 어떤 걸 요구할지 감이 안오긴 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혹시 수석 코치 말고 다른 역할을 원하십니까?”
들고 있던 찻잔을 조용히 내려두며 묻자, 알프레도는 씩 웃어 보였다.
“맞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수석 코치가 아니에요.”
“······”
“U-23 감독 자리입니다.”
* * *
프리미어 리그 16R.
풀럼과의 원정 경기가 끝나고 돌아온 클롭 감독과 나는 곧바로 회담을 가졌다.
회담의 주요 안건은 ‘알프레도 카이저’ 수석 코치에 대한 것.
그리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가 수석 코치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늘 경기 승리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선수들이 준비해온 걸 착실하게 보여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강팀들과의 연전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풀럼의 기세.
막강한 스쿼드를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마저 풀럼에게 승점 3점을 따오지 못했건만, 다행히 우리가 빅6 팀 중 유일하게 풀럼에게서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런데······ 알프레도 수석 코치와의 얘기는 진전이 좀 있습니까?”
역시 어떤 이유로 회담 자리를 가지게 됐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클롭 감독.
그가 덥수룩한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묻자, 나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U-23 감독 자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그렇군요······. 감독 자리에 관심이 있을 사람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아무래도 모종의 심경 변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저도 팔로잉해보니 최근 인터뷰에서도 감독 자리에 대한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걸 봤거든요.”
특이사항에 그 모종의 이유가 나타나 준다면 적극적으로 공략해보겠지만, 아쉽게도 특이사항에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스페인 생활에 싫증이 났다는 것 정도.
“향후 일정이 다가올수록 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큰일이군요······.”
클롭 감독이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하자 나는 혹시나 해서 준비해뒀던 무직 신분 수석 코치 명단을 그에게 건네줬다.
그러나 썩 달가워 보이지 않는 클롭 감독.
그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리스트를 쭉 살펴보면서 중얼거렸다.
“다들 뭔가 아쉬워요. 전술적 다양성이 부족하다든지······ 훈련 세션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든지······ 그런 부분이요.”
빙빙 돌려 말하고 있긴 했지만, 그가 말하는 건 간단했다.
알프레도 말고 마음에 드는 수석 코치가 없다는 것.
리브라멘토 때도 느꼈던 거지만, 클롭 감독은 한 번 꽂히면 그게 실현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고집이 있었다.
물론, 이 수석 코치 리스트를 준비하면서도 알프레도에 견줄 만한 코치가 보이지 않았던 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되면 플랜 B다.’
어차피 클롭 감독을 설득해봐야 서로가 성에 차지 않는 결과를 얻게 될 테니 나는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감독님. 그럼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요?”
“······?”
“U-23 감독 자리와 수석 코치 자리를 겸직하게 하는 겁니다.”
그러자 미간을 찌푸리며 들고 있던 리스트를 내려놓는 클롭 감독.
“그렇게 하면 기존에 있던 U-23 감독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의 의견도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그와는 예전부터 꾸준하게 얘기하던 것이 있었거든요.”
그 말과 함께 씩 웃어 보이자, 클롭 감독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날 바라볼 뿐이었다.
* * *
똑똑-!
끼익-!
노크 소리와 함께 단장실 문이 열리고, 그곳으로 구단 로고가 새겨진 트레이닝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들어왔다.
“아, 빌! 일찍 오셨군요?”
단장실로 온 남성은 ‘빌 브라이슨’.
현재 블랙번 로버스의 U-23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자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싱긋 웃으며 그를 맞이하자,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너스레를 떨었다.
“음······ 말씀드린 시간보다 10분 늦었는걸요?”
그의 말에 시계를 보니 정말로 약속 시간보다 10분이나 지나있었다.
“하하······ 처리할 일이 몇 개 좀 있다보니······ 시간 체크를 못 했네요.”
“늘 말씀드리지만, 일 좀 줄이셔야 한다니까요. 이제는 프런트 팀원들에게 맡겨도 충분하시잖아요.”
빌이 소파에 앉으며 말하자, 나는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해야 할 몫까지 떠넘기는 건 최악의 직장 상사입니다. 그리고 다들 많이 도와줘서 부임 초기만큼 바쁘지 않아요. 커피라도?”
단장실 구석에 있는 서랍장으로 가며 묻자, 빌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오는 길에 마시고 왔습니다. 그보다······ 말씀하셨던 건 생각을 해봤는데요.”
“······”
“아무래도 말씀하신 대로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빌의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들리는 건 종이컵에 뜨거운 물이 따라지는 소리뿐.
그리고 말없이 커피믹스 스틱으로 커피를 휘저은 나는 씁쓸한 표정으로 소파로 와 앉았다.
“미안해요. 기간은 맞춰주고 싶었는데······.”
그러자 빌은 씩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에이, 오히려 잘됐죠. 늘 말씀드렸잖아요. 구단이 더 멀리 가려면 기둥을 더 탄탄히 다져야 한다구요.”
“······”
“그리고 갔다 와서 U-18 감독 자리까지 보장해주셨는데 거절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내가 빌에게 제안했던 건 그동안 꾸준히 얘기를 주고받고 있던 유럽 축구 연수 프로그램 제안이었다.
세계 유럽 명문 구단들의 훈련 세션이나 심화 프로그램 등을 직접 경험해보고 배워가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는데, 일전에 레이스(Wraith) 측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을 때 들어왔던 제안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급박하게 보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자, 빌은 양손을 가지런히 모아 깍지 끼며 말을 이어갔다.
“괜찮습니다. 제 역량이 현재의 블랙번 로버스에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니까요. 좀 더 배우고 트렌드에 맞는 전술을 습득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어요.”
그렇게 말하는 빌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해 보였다.
마치 무거운 짐을 덜고 가는듯한 그런 표정같이······.
“새로 오실 U-23 감독님에게 인사는 드리고 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쉽긴 하네요.”
“내일 곧바로 출국이죠?”
“네. 아마 도중에 참가하는 거라 바이에른 뮌헨을 경험해보지 못한 게 조금 아쉽네요. 그리고······”
“······”
“블랙번 로버스의 리그 우승을 직접 못 보는 것도 아쉽구요······ 아, 이러면 부정 타려나······?”
빌이 그 말을 하며 씩 웃어 보이자,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이번 시즌에 반드시 이뤄낼 거니까요.”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노력해 줬던 빌 브라이슨.
영원한 이별은 아니지만, 2년여간의 연수 프로그램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멈추지 않고 걸어 나가는 블랙번 로버스의 성적이라 생각했다.
나는 옅은 미소와 함께 나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 갔다 와요.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2년 뒤에 뵙겠습니다. 단장님.”
재계약(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