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70)
71. 명가를 재건하겠습니다(1)
‘소피가 해낼 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생각보다 엄청 빠른데······?’
소매 스폰서 계약 체결을 맺은 ‘바라쿠다 네트웍스’는 여름 이적 시장 기간 때부터 꾸준하게 블랙번과의 스폰서 계약을 원해왔었다.
대부분 우리가 스폰서 계약을 제안하는 쪽이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도 안 되는 상황.
그래서 나는 스폰서 기업들을 설득하는 걸 내가 맡고, 바라쿠다와의 계약 건은 소피에게 일임했다.
그 판단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건 그녀의 업무 능력치.
직책: 블랙번 로버스 F.C. 홍보팀장
스카우트 능력: 13
잠재능력 파악: 11
시설 관리: 15
재정 관리: 17
구단 운영: 18
구단 홍보: 20
스카우팅 능력치는 상당히 저조했지만, 그 외 업무 능력치는 어느 클럽을 가도 한 자리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게다가 홍보팀에 맞게 운영과 홍보 능력치까지 최상급.
처음 블랙번에 와서 홍보팀에서 올린 결재 서류들을 훑어봤을 때, 타이밍을 놓쳐서 그렇지, 소피가 추진하는 홍보 전략들은 대부분 상당히 유용한 방안들이었다.
‘바라쿠다와의 계약은 연간 200만 파운드(한화 약 30억 원)씩 5년 계약이야. 액수도 상당히 잘 뽑아냈어. 이렇게 되면 다른 계약들도······’
소피의 승전보에 흡족해하며 차기 플랜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잭이 테이블 가운데에 있는 바게트 하나를 집어 먹으며 말했다.
“곧바로 미팅 일정이 잡힐 줄은 몰랐네요. ‘이우드 파크’로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잭과 내가 있는 곳은 런던에 위치한 레스토랑. 유니폼 후면 스폰서 계약을 제안할 현대 그룹 관계자와 미팅하기로 한 곳이었다.
“전 오히려 운이 좀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우드 파크’에 들려서 시간 낭비를 안 해도 되니까요.”
“그건 그렇긴 하네요. 상대가 이렇게 덥석 받을 줄은 생각을 못 했어서······.”
나 역시 유창진 부장이 오늘 저녁에 시간이 빈다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HYUNDAI 면······ 단장님 고국에 있는 기업이죠? 어떻게 아시게 된 거예요?”
“아는 분 힘을 좀 빌렸습니다.”
“아는 분이요?”
“네. 제가 블랙번에 오기 전 신세를 졌던 서울 유나이티드의 오너 입니다.”
사실 내가 원했던 건 서울 유나이티드의 모기업인 ‘GS’과 후면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팬데믹 여파에서 회복 중인 GS 처지에서도 다소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결국 계약은 따내지 못했지만, 양 회장은 내게 스포츠 스폰서에 관심 있는 다른 기업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백 단장 우리는 무리지만, 아마 현대에선 가능할 거야. 꾸준히 해외 스포츠팀과 스폰서 계약하려고 알아보고 있는 곳이거든. 원한다면 소개해줄 수 있는데 어때?’
양 회장의 더할 나위 없는 제안에 소개받은 사람이 현대 그룹의 유창진 부장.
보다폰과의 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유창진 부장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제안했다.
‘마침 오늘 저녁 시간이 비어있습니다. 가볍게 저녁이나 드시면서 얘기 나눠보시죠.’
그러자 잭은 반으로 쪼갠 바게트 조각을 마저 입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근데, 마침 영국에 계셨네요? 곧바로 만날 수 있다는 거 보면?”
“일정 조율은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부터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유창진 부장이 유럽 쪽에서 해외 업무 처리를 해야 할 게 있다고 해서요.”
잭과 가벼운 대화를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 출입문 쪽에서 은은한 종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보인 건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는 중년의 동양인 남성.
그는 두리번거리며 가게 안을 살피더니, 내 얼굴을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거침없이 다가오더니 손을 내밀었다.
“하하하! 이렇게 만나 뵈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백 단장님.”
나는 호탕하게 웃어 보인 그가 내민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영국에서 한국말을 들으니까 감회가 남다르네요. 반갑습니다. 블랙번 로버스의 단장 백준석입니다.”
“허, 이거 참······! 한국 최초 아닙니까?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하는 단장으로는?”
“과찬이십니다. 이제 자리 잡아보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단계인걸요······.”
“겸손한 것도 여전하시군요. 일단 자리에 앉아서 얘기할까요? 식사는 하셨습니까?”
오랜만에 영어를 쓰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 나는 싱긋 웃어 보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입니다. 유 부장님이 기가 막힌 식당이 있다고 해서 저녁은 안 먹고 왔습니다.”
“하하! 후회 안 합니다. 영국 출장 올 때마다 한 번씩 꼭 들리는 곳인데 고기 맛이 일품이니까요.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나름 이 식당에 자부심이 있는지 호쾌한 웃음과 함께 호언장담한 그는 옆에서 담담하게 앉아있는 잭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 소개가 늦었습니다. 잭입니다. 블랙번 로버스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유능한 팀원입니다.”
가볍게 잭을 소개하자, 유창진 부장은 싱긋 웃으며 영어로 능숙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창진 유입니다. 편하게 Mr. 유라고 부르셔도 괜찮습니다.”
“블랙번에서 일하고 있는 잭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Mr. 유.”
통성명을 주고받은 유창진 부장은 자리에 앉더니 곤란한 표정으로 나와 잭을 번갈아 보며 중얼거렸다.
“이거 어떤 언어로 말해야 할지······.”
“Mr. 유가 뭐라고 그러는거에요 단장님?”
그의 중얼거림을 들은 잭이 내게 되묻자, 나는 피식 웃으며 그의 말을 통역해줬다.
“어떤 언어로 이번 스폰서 계약 건을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러자 잭은 격하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냥 편하게 한국어로 하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뭐 나중에 단장님한테 듣던가 하면 되니까요.”
잭의 배려에 유창진 부장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표하더니 나를 지긋이 바라본 채 말했다.
“그러면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 전에 식사부터 시킬까요?”
* * *
“현대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이 정도입니다.”
그 말과 함께 식사로 나온 두툼한 스테이크를 썰어 입 안에 넣은 유창진 부장이 레드 와인 한 모금을 마시며 음미했다.
‘4년 계약에 연간 60억, 거기에 경기장 전광판 광고, 훈련복 스폰서 포함이라······’
다른 조건은 나쁘지 않은 조건들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계약 기간과 금액.
보통 유니폼 후면부위는 전면 가슴 부위보다는 아니지만 나름 눈에 띄기 쉬운 곳이라 장기 계약을 선호하는 편이다.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계약 기간은 5년. 그리고 액수도 60억은 턱없이 낮은 가격이었다.
“계약 기간과 액수는 조정을 좀 했으면 좋겠네요.”
“어떤 부분에서 그러시죠?”
“5년 계약과 연간 80억으로 올렸으면 합니다.”
그러자 유창진 부장은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무리입니다. 블랙번 로버스는 아직 보여준 게 없는 팀입니다. 4년 계약에 연간 60억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 생각하는데요.”
모든 계약 협상 과정에서 항상 걸림돌이 되는 블랙번 로버스의 최근 성적.
지금이야 순항 중이고 승격 후보로 점쳐질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곤 있지만, 10년이 넘도록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실패한 이력은 스폰서들 입장에선 계약이 망설여질 만한 커리어긴 했다.
그것이 프리미어리그 클럽과의 계약을 원하는 스폰서일수록 더더욱······.
‘당장 후면부위 스폰서를 맡아줄 만한 곳은 현대뿐이야. 다른 대안이 없어······’
물론 다른 후보들도 선정해놓긴 했지만, 그들은 아마 현대보다 더 낮은 금액과 짧은 계약 기간을 제시할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눈앞의 유창진 부장을 설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국내발 기사들.
[YSN] 현대 꿈나무 축구 교실. 저조한 성과로 존폐 위기···! [데일리메일] 우물 안 개구리 국내 축구. 이제는 해외 구단들과 적극적인 교류가 이어져야 할 시기···! [포포투코리아] 청진 그룹 축구 사업에 투자 고려 중. 현대 그룹과 경쟁 나설까···?현대는 국내 축구에서 상당한 입지를 자랑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팬데믹 여파 때문인지 2년 전부터 천천히 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움직임이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그들이 야심 차게 출범시킨 유소년 축구 교실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것과 현대가 후원하는 구단에서 체계적인 스케줄로 선수 육성을 해내는 움직임이 적다는 것이 그 이유.
그렇다면 블랙번에서 그 부분에서 도움을 준다면 유창진 부장의 생각을 바꿔볼 수도 있었다.
실제로 국내 축구 사업 쪽은 유창진 부장이 속한 부서에서 대부분 관리하니까.
나는 단호한 태도를 고수하는 유창진 부장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5년 계약에 연간 70억을 제안하겠습니다.”
“흠······ 백 단장. 아까도 말했지만 블랙번은······”
“대신 블랙번에서 현대에서 후원하는 전북과 자매결연을 맺고, 현대 꿈나무 축구 교실 커리큘럼에 블랙번 로버스로의 유소년 유학 과정도 포함하겠습니다.”
“······”
“물론 전광판 광고와 훈련복 스폰서도 마찬가지구요.”
현대에게 있어서 키우고자 하는 사업 부분에 도움을 주겠다는 제안에 유창진 부장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유소년 육성 사업을 블랙번에서 지원하겠다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그중에 좋은 선수가 있다면 블랙번 로버스에서 키워낼 수도 있구요.”
국내 유소년 축구가 천천히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곤 해도 유럽의 선진축구 시스템에 비해선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잉글랜드 무대는 다르다. 2부리그여도 탄탄한 유소년 과정. 국내에서 부족한 부분을 블랙번 로버스는 제공해줄 수 있었다.
“현대에서 후원하는 전북도 리옹과 자매결연은 맺었지만, 적극적인 해외 진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2부리그 소속이긴 해도 승격 가능성이 상당히 크고 만약 승격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소속 팀과 자매결연이 맺어진 것이니 현대에게도 훌륭한 메리트가 될 겁니다.”
“과연 그게 우리한테 무슨 메리트가 있을까요. 자매결연으로는 각 클럽끼리 선수 진출에 사소한 메리트가 있는 것뿐인데요.”
신중한 표정으로 손익을 따져보려는 유창진 부장을 향해 씩 웃어 보인 나는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하하, 현대는 지금 국내 축구 사업 쪽을 꽉 틀어쥐기 위한 눈에 보이는 실적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야 사내에서도 더 이상 축구 쪽에 투자를 그만하자는 말도 줄어들고, 경쟁사인 청진 그룹에서 이쪽 사업을 넘보지 못할 테니까요.”
청진 그룹의 얘기까지 나오자 유창진 부장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유소년 축구 사업 발전을 위해 해외 구단과의 교류, 거기다 자매결연을 통해 선수의 해외 이적 진출까지 돕는다면 국내 축구 사업 쪽에선 현대 그룹이 완벽한 선두권을 장악하게 될 겁니다. 거기다 현대도 단순한 사업의 일환으로 뛰어든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유창진 부장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계약 기간 내에 전북에서 블랙번으로의 선수 이적이 가능하게 해줄 수 있습니까? 단순한 자매결연만 맺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선수 이적 사례를 남기고 싶은데.”
나는 유창진 부장의 말을 듣자마자 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처음 그에게 자매결연을 제안했던 이유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추후 기대되는 선수 영입에 있어서 우선권을 가지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었다.
19세(2002.12.24)
주발: 왼발
FC 전북 B 소속. 공격형 미드필더(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중앙)
중거리 슛: 11-15 천재성: 13-15
주력: 13-16 개인기: 11-16
가속도: 13-16 드리블: 12-17
민첩성: 12-16 시야: 11-14
크로스: 11-15 팀워크: 10-14
몸싸움: 10-12 타고난 체력: 11-13
패스: 11-15
특이 사항: 기량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기 위해 훈련 중.
서울 유나이티드 단장 시절 파악해놨던 각 구단의 차기 에이스들 데이터를 정리해 놨었는데. 그 중 전북에는 B팀 소속 김준환이 상당히 높은 잠재력 수치를 지니고 있었다.
‘이런 알짜배기 선수는 지금 데려와서 키워도 괜찮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였을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데려올 수 있으니 자매결연은 우리에게도 이득이야.’
제대로만 성장해준다면 유럽 리그에서 상당히 준수한 활약을 펼칠만한 잠재력.
무엇보다 테크니컬한 돌파를 가능하게 하는 드리블과 개인기 수치의 잠재력이 높은 게 상당한 메리트였다.
나는 씩 웃으며 남은 스테이크 한 조각을 먹은 뒤 말했다.
“물론입니다. 그 부분도 약속드리겠습니다.”
* * *
현대와의 성공적인 미팅을 마친 뒤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에 블랙번은 2승을 추가하며 챔피언십 리그 1위로 발돋움했고, 공식적으로 내가 블랙번 로버스의 단장직을 맡게 된 것이 각 언론을 통해 퍼졌다.
그리고 그 반응은······
“단장님!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훨씬 좋아요! 다음 경기 입장권 전 석 매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