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ccer team leader shows his abilities RAW novel - Chapter (71)
72. 명가를 재건하겠습니다(2)
잉글랜드 챔피언십 17R. 리그 2위 왓퍼드와의 경기.
단장실 뒤쪽 유리창 너머로 펼쳐져 있는 경기장에선 블랙번의 선수들이 코너플래그에 모여 기쁨을 자축하고 있었고 왓퍼드의 선수들은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Goal! Jordan White takes the Blackburn to the top spot!
-What a brilliant finish!
책상 위에 올려둔 태블릿 PC에선 해설위원들의 극찬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현재까지 11승 3무 3패로 리그 1위.
과감한 전방 압박과 중앙 지향적인 윙포워드 들의 위협적인 공격 전개. 게다가 노련한 조던 화이트가 중간중간 환상적인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성적은 괜찮은데, 수비가 안정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겠어.’
이번 경기를 보면서 느낀 건 아직 불안한 수비 라인.
물론 이번 시즌 수비 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건 대부분 이적생이다 보니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도 호르타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으니까……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곳은…… 최전방 공격수 정도인가.’
케빈 호프만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는 현재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양발에 가까운 유니크한 능력으로 왼쪽 오른쪽 가릴 거 없이 정확한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고, 가끔은 정발 윙어로서의 터치라인을 따라 들어가는 돌파도 곧잘 보일 정도로 만능 공격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똑똑-!
호프만의 플레이를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네.”
태블릿 PC로 틀어놨던 중계 화면을 끄며 답하자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잭과 로만.
“루이 감독님은 두 시간 뒤에 올 것 같다네요.”
경기장 한가운데서 선수들을 포옹하며 2대1 극적인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그를 본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경기가 방금 끝났는데 당연하죠. 나중에 제가 따로 말하든가 하겠습니다. 일단은 저희끼리라도 시작해볼까요?”
가운데 소파에 잭과 로만이 앉자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며 말을 이어갔다.
“오늘 경기 어떻게 보셨나요?”
“말해 뭐합니까. 최고의 경기였죠. 살짝 불안할 뻔했던 1위 자리도 이번 경기로 완벽히 지켜내지 않았습니까.”
로만이 이번 경기에 상당히 만족했는지 미소를 머금은 채 대답했다.
그러나 잭은 달랐다.
“저는 썩 좋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 물론, 이겨서 좋죠, 당연히…… 그런데 뭔가 애매한 느낌이…….”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잭은 경기를 보는 눈이 상당히 높다. 나는 잭과 로만의 앞자리에 앉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로만의 말도, 잭의 말도 다 맞습니다.”
“……”
“1대1 무승부로 끝날 수 있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골문을 두드려 득점해내는 전형적인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으니 최고의 경기라 할 수 있고, 잭의 말처럼 공격력 부분에 애매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서로 상반되는 경기 감상평이지만 모두 해당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러나 그게 지금 블랙번 공격진의 현 주소였다.
화려하고 폭발력 있지만, 원 패턴.
“그러나 이대로 가면 리그 후반부에 우리 공격은 전혀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윙포워드의 기량에 상당히 치중하는 전술이기도 하니까요.”
“맞아요……! 그게 애매했어요. 뭔가 교체도 그렇고 똑같은 느낌의 연장선 같은……”
잭이 자기가 설명하고 싶었던 게 이거였는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단장님은 지금 다른 색깔의 공격수를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노려봐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로만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비비 꼬며 묻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부분은 루이 감독이 저번 여름 이적시장 막바지부터 요청했던 부분이긴 하지만, 당시엔 마땅한 매물이 없었어요. 아, 정확히 말하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데려올 수 없었다는 거죠.”
표면상으론 이렇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이 이적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 가장 컸다.
당장 내 능력으로 선수의 이적 의사를 알 수 있는데, 보통 그런 의사가 없다면 선수의 몸값 그대로 어쩌면 그 이상을 지불해야만 선수 이적을 성사시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이적 의사가 충만한 상태라면?
거기다 구단과의 불화까지 진행된 상태라면?
후려쳐서라도 데려올 수 있는 상당한 메리트가 있었다.
구단 입장에서도 구단에 마음이 뜬 선수를 안고 간다는 건 상당한 리스크고, 선수 본인도 연봉을 낮춰서라도 새로운 팀에서 활약하고 싶어 할 거니까.
“단장님이 미리 보내주신 리스트는 확인해 봤습니다. 그런데…… 카를로스 토레스는 어째서 후보에 포함하신 건가요?”
로만은 카를로스의 이름을 말하면서도 표정이 살짝 구겨지는 게 보일 정도였다.
당연했다.
카를로스 토레스는 블랙번의 3부리그 강등 때 주전 멤버로 있었던 실패한 선수였으니까.
스페인 무대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위기에 빠진 블랙번을 구원하기 위해 영입된 그였지만, 적응에 실패하고 리그 32경기 5골 2도움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로 강등의 구렁텅이에 집어넣은 선수.
그러나 지금의 카를로스 토레스는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
나는 태블릿 PC에 띄운 카를로스의 시즌별 스탯을 보며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른 옵션의 공격수. 즉, 여태까지 이용하지 않았던 제공권 면에서 두각을 보여줄 만한 공격수입니다.”
“하지만 카를로스는 실패했습니다. 바로 이곳 블랙번에서요. 실패했던 공격수를 다시 데려왔을 때 리스크는 단장님도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로만은 단호했다.
그도 그럴 게 그는 블랙번 로버스의 경기를 보면서 자란 서포터 출신. 그의 기억 속 카를로스는 형편없는 피지컬로 어렵게 찾아온 찬스를 날려버리는 이미지일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의 카를로스는 꾸준한 피지컬 트레이닝을 통해 장신 공격수의 이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됐고, 수준급은 아니지만 준수한 클러치 능력으로 스토크 시티에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선수였다.
“하지만 로만. 당신도 알고 있을 겁니다. 스토크 시티에서 두 시즌 동안 카를로스가 기록했던 공격포인트를요.”
“……”
내 말에 로만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쩌면 대답하기 싫었던 것일 수도 있다.
스카우트 팀을 굴러가게 하는 엔진인 로만과 윌리엄스.
그중 로만은 방대한 리그 내 선수 데이터를 기억하는 유능한 인재였기 때문에 아마도 카를로스의 현재 폼을 잘 알고 있을 것이었다.
“…… 팀의 스타일에 맞지 않을 거 같아요. 그리고 스토크와 블랙번은 근본적으로 리그 순위가 다르잖아요. 우리는 리그 1위 조만간 승격을 바라보고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통할만 한 자원을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만의 말대로 우리는 승격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여기서 경기력이 정말 최악의 경우를 찍어야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나는 그 정도.
나 역시도 단순 승격만 바라보는 게 아닌 그 이후 프리미어 리그 생존까지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로만의 말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그는 카를로스 같은 투박한 스타일론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프리미어 리그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테니까.
그러나.
프리미어 리그라도 장신 공격수가 통할 만한 여지는 충분했다. 심지어 한 단계 스탭업한 카를로스라면 충분히.
“로만. 우린 다른 옵션이 필요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그 옵션 중에서 카를로스가 가장 유용한 자원인 건 변함없고요. 지금 가용 가능한 이적료인 130만 파운드(한화 약 20억 원)로 데려올 수 있는 공격수가 이적시장에 나와 있나요?”
로만은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매일같이 이적시장 소식이나 선수 관련 소식을 업데이트해서 나에게 보고하는 그였기 때문에 단번에 그런 선수는 없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현재까지 카를로스는 스토크에서 뛰는 두 시즌 동안 팀 내 최고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인 자원입니다. 55경기 20골 13도움.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경합하고 그 과정에서 정확한 헤딩 패스를 통한 연계까지. 예전 블랙번에서 실패했던 시절과 다르게 마무리 능력도 상당히 늘어난 걸 볼 수 있죠.”
로만의 옆에 앉아있던 잭은 태블릿 PC에 보기 좋게 정리된 카를로스의 시즌별 스탯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걸 다 제쳐놓고 보더라도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나온 매물 중 이 정도 자원을 영입할 수 있는 건 흔한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확실히 블랙번을 떠난 다음부터 꾸준하게 경기력이 늘어나는 지표긴 하네요. 전 좋다고 봅니다.”
잭이 카를로스 영입에 찬성 의사를 밝히며 태블릿 PC를 테이블에 내려놓자, 로만이 미약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스카우트 팀을 파견하고 싶습니다. 예전과 같은 실패는 지금의 블랙번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
“로만. 당신이 맡아주셨으면 합니다.”
* * *
겨울 이적시장과 관련된 대화가 끝난 뒤 로만이 굳은 표정으로 단장실을 나가자, 남아있던 잭이 조심스럽게 내게 말했다.
“괜찮을까요? 로만은 개인적으로도 그 선수 자체를 싫어하는데…….”
잭의 걱정 섞인 물음에 나는 은은한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단장실 뒤쪽 유리창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괜찮을 겁니다. 그는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아는 인재니까요.”
“……”“그리고 스카우트 팀에서 카를로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로만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만이 직접 가서 어째서 이 선수를 영입하는 게 블랙번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 하고 싶었어요.”
“만약에 카를로스가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하면 어떡하시려고요?”
“그럼 오히려 좋죠.”
“네?”
“아마 선수의 부족한 점을 어떻게서든 찾아내려고 할 텐데, 그렇게 정밀 분석해서 정말로 영입할만한 가치가 없는 선수라면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아마 안 그럴 겁니다.”
잭이 확신에 가득 찬 내가 이해가 안 가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나는 씩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의 카를로스는 상당히 좋은 공격수가 됐거든요.”
30세(1991.01.15)
주발: 오른발
스토크 시티 FC 소속. 공격수(중앙)
골 결정력: 14 중거리 슛: 15
주력: 14 패스: 13
가속도: 13 타고난 체력: 13
헤딩: 17 시야: 12
위치선정: 16 팀워크: 13
몸싸움: 17
특이사항: 구단과의 재계약 협상이 실패함. 새로운 팀을 알아보고 싶음.
* * *
[스카이스포츠] 이번 시즌은 다르다. 새로운 단장이 불어온 신선한 바람. 블랙번 챔피언십 1위 자리 수성…!↳동양인 단장이라길래 구단주가 병풍으로 세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알아보니까 K리그라는 곳에서 꽤 유명한 단장이라고 함
↳다른 건 모르겠고 이적시장에서 이렇게 효율적으로 한 시즌은 오랜만인 거 같아. 호르타를 봐. 늘 불안하던 우리 수비를 싹 바꿔놨어
↳승격한 뒤가 가장 기대된다.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팀은 공중분해 될 거 같긴 한데
↳지금처럼 운영하면 승격 지원금까지 받아서 더 좋은 스쿼드 만들어내지 않을까?
[인디카일라] 블랙번 스토크 시티의 공격수 카를로스 토레스를 노린다. 이적료는 130만 파운드.↳예전에 블랙번 3부로 밀어 넣은 놈인데 이걸 영입한다고?
↳구라카일라 진짜 감 다 죽은 듯
↳지금 달라졌어. 스토크 유일신 수준. 그 시절이랑 아예 다른 놈이라서 난 데려왔으면 함 다시 증명하라 해
↳얘 그냥 공중볼 원툴 아니야?
↳지금 블랙번에서 세트피스나 전방 경합상황에서 쓸만한 공격수가 없긴 해 오면 좋은 옵션으로 써먹을 듯
↳이적료는 진짜 저렴한 거 같은데. 130만 파운드에 지금의 카를로스는 진짜 공짜 수준. 만약에 온다면 과거의 잘못까지 청산하라 해
[BBC] 챔피언십 이달의 선수 블랙번 로버스의 케빈 호프만 선정↳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최고의 영입이라 생각 이적료도 저렴 주급도 저렴
↳저니맨이라 불안하긴 했는데 알짜배기 그 자체인 듯
↳일단 양발 슈터라는 게 확실한 메리트 게다가 반대쪽 윙포워드 페드로도 상당히 물건임
↳주앙 호르타, 조던 화이트, 케빈 호프만 그냥 3명만 영입했어도 성공적이었는데 그 외 수비진들 싹 다 보강하는 거부터 너무 만족
‘현지 팬들 반응도 상당히 괜찮군. 카를로스 영입에도 부정적인 시선은 적어 보이고.’
예전에 실패했던 선수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지만, 아무래도 여름 이적시장 영입 성과가 좋다 보니 그렇게 격한 반응은 일지 않았다.
실제로 스토크에서 카를로스가 상당한 폼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니까.
기사들에 달린 팬들의 반응을 쭉 살펴보고 있을 때, 단장실에 놓인 전화기가 울렸다.
“블랙번 로버스 단장실입니다.”
-단장님. 잭입니다. 카를로스와의 개인 협상은 완료했는데, 스토크 쪽에서 이적료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죠?”
-기존의 두 배인 260만 파운드(한화 약 40억 원) 정도요……
다소 이적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긴 했지만, 예상보다 많은 금액.
‘뭔가 다른 걸 노리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스토크가 어떤 목적으로 급격하게 이적료를 올렸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나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잭에게 말했다.
“제가 직접 스토크와 대화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