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 of a wealthy family RAW novel - Chapter (217)
재벌집 만렙 아들-217화(217/416)
< 이거 물건입니다! >
느닷없이 귀빈석을 박차고 육군보안사령관이 달려나왔다.
심 사장은 깜짝 놀라서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다.
“사격 중지! 사격 중지!”
펄럭펄럭 수신기가 요란하게 나부꼈다.
그제야 귀가 얼얼하게 쏟아붓던 사격이 뚝 그쳤다.
심 사장이 식은땀을 쓸어내리며 외쳤다.
“사령관님, 위험합니다! 아직 방호력 테스트가 남은 관계로······!”
“방호력 테스트는 다음에. 지금은 화력 요격이 먼저다!”
육군보안사령관은 바람처럼 달려나갔다.
JH의 신형 국산 전차에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탕탕탕!
육군보안사령관이 전차를 두드렸다.
“내가 직접 쏴봐야겠다.”
기관총을 맡았던 군인이 몹시 당황하여 말했다.
“사령관님, 이 대공기관총은 일반적인 대공기관총과 달리 독특한 조준경이 달려있는 관계로······.”
“내가 조준경도 구경 못 해본 촌놈으로 보이나?”
“시정하겠습니다!”
“그만하고 내려와.”
“예, 알겠습니다! 충성!”
경례를 올림과 동시에 훌쩍 뛰어내린다.
비어버린 자리는 육군보안사령관의 차지였다.
육군보안사령관이 직접 동축기관총을 잡았다.
“이게 바로 그 대구경 조준경이란 말이지.”
신기했다.
육군보안사령관은 대구경 조준경을 유심히 살폈다.
기관총용 조준경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은 기관총에 MG-34 혹은 MG-42 조준경을 달고 다녔다.
단지 기관총용 조준경 렌즈의 직경이 저격총용 스코프와 비슷했을 뿐이다.
“기관총용 조준경 렌즈인데 직경이 이렇게까지 클 수가 있나?”
현존하는 기관총용 조준경의 렌즈 직경이라고 해봐야 고작 3~4센티미터 남짓.
하지만 JH가 선보인 신형 국산 전차의 대공기관총에 달려있는 대구경 조준경은 크기부터 확연히 달랐다.
“대충 눈짐작으로 봐도 직경이 10센티, 아니, 12센티는 되어 보이는군.”
믿을 수 없었다.
육군보안사령관은 JH가 선보이는 대구경 조준경을 만졌다.
“렌즈가 이렇게 크니 조준경에 눈을 바짝 갖다 붙이느라 시야가 좁아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기관총을 쏴갈길 때 제일 필요한 건 시야 확보였다.
하지만 눈에 바짝 대고 쏘는 기관총용 조준경을 사용하려면 시야각을 포기해야 했다.
따라서 차라리 정확도를 포기하고 기관총을 사방으로 난사해 적군을 맞추는 게 오히려 더 효율적인 상황.
어차피 전차에 실을 수 있는 탄약은 많았다.
“선진국의 기술력으로도 조준경 렌즈의 최대 직경을 42미리 이상으로 키우는 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지?”
이게 바로 21세기 한국에서 대구경 도트사이트를 선보였을 때 선진국이 발칵 뒤집힌 이유였다.
-이게 가능하다고?
-아니, 이걸 어떻게 개발했지?
선진국의 거대 방산업체도 못 해낸 일이 바로 대구경 도트사이트의 개발이었다.
-우리는 최첨단 장비를 총동원했는데도 렌즈 직경 44미리가 한계였어!
-세계적인 석학들을 모아놓고 복잡한 공식을 적용해봐도 이런 크기로는 못 만들겠다던데?
-렌즈 직경이 커질수록 거리에 따른 배율 오차가 너무 커져서 정확도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선진국도 기관총용 조준경 개발의 필요를 절감한 바 있었다.
따라서 오랜 시간 수많은 자원을 투입했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건만.
좀처럼 커다란 렌즈의 배율에 따른 정확도 오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심지어 기존의 기관총용 조준경보다 사거리가 더 늘었군.”
과거 2차대전에서 독일군이 사용하던 기관총용 조준경의 최대 사거리는 600미터.
하지만 지금 여기 이 기관총에 달아놓은 최대 사거리는 인용 800미터, 대물용 1,200미터에 이른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기가 차는군.”
육군보안사령관은 헛웃음을 지었다.
“아까 시범 사격을 보면 대충 튼튼한 유리 렌즈를 구해다가 선 긋고 점 찍어놓은 건 아닌 것 같고. 이게 진짜 된다고?”
육군보안사령관은 대공기관총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표적을 찾아 겨누어봤다.
사거리에 따라 배율을 바꿀 때마다 헛웃음이 연달아 터졌다.
“스코프에 눈을 가져다 대는 수고도 없이 이렇게 쉽게 초점이 잡혀?”
이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었으면 선진국들이 진작 개발하고도 남았지.
일말의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요격의 정확도, 정말 확실한 거 맞나? 운 좋게 때려잡은 게 아니라?”
육군보안사령관은 차가운 눈으로 표적을 노려보았다.
끼리릭.
눈금을 돌려 사거리를 조정했다.
표적에 빨간 점이 잡혔다.
“그거야 쏴보면 알겠지.”
결정은 빨랐고, 행동은 더욱더 빨랐다.
말 끝나기 무섭게 동축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호쾌하게 사정없이 기관총을 쏴 갈겼다.
“하······!”
사방으로 탄피가 비산했다.
반탄력에 몸과 얼굴 가죽이 푸들푸들 떨리면서도.
육군보안사령관은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걸레짝이 된 표적을 버려두고 또 다른 표적을 찾았다.
끼리릭.
배율이 바뀌며 붉은 점이 잡힌 순간 발사했다.
그렇게 내걸린 표적을 족족 맞혔다.
두두두두두두두!
후두두둑!
탄피가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렇게 내리 7개의 표적을 벌집으로 만들고 나서야 육군보안사령관은 방아쇠에서 손을 떼었다.
내갈기던 기관총 소리가 뚝 멎었다.
“끝내주는군.”
피가 끓어올랐다.
숨이 벅차올랐다.
심장이 펄떡펄떡 뛰었다.
온몸의 근육과 혈관이 용솟음치는 듯한 고양감!
주먹을 꽉 쥔 육군보안사령관의 얼굴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가 떠올라 있었다.
“태성이 외계인이라도 잡아와서 고문했나? 어떻게 갑자기 이런 물건이 뚝 떨어졌지?”
문득 목구멍에 무언가가 울컥 치밀어 올랐다.
“이런 걸 우리 탱크에 달아놓는다면······!”
육군보안사령관은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대통령이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육군보안사령관은 크게 외쳤다.
“각하, 이거 정말 물건입니다!”
“그래, 그래 보인다.”
대통령은 피식 웃었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서로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는 않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가슴으로 알아듣기엔 충분했다.
군에 있을 때부터 현재까지 함께한 세월이 길었다.
“각하, 대구경 조준경이라는 거 말입니다! 이거 진짜 미쳤습니다!”
육군보안사령관은 체면도 내던지고 크게 웃었다.
“영점 대충 잡고 쏴도 기가 막히게 다 들어갑니다!”
육군보안사령관이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이등병이 쏴도 적군을 전멸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하!”
직접 쏴봤기에 실감했다.
“이 정도면 세계 최초, 세계 유일할 겁니다! 이거 진짜 물건입니다!”
육군보안사령관의 눈은 탐욕과 열망, 희열과 감탄으로 빛나고 있었다.
“각하, 이번 국산 전차 성능 시험은 이걸 건진 것만으로도 대성공입니다!”
“그래. 그런 것 같다.”
대통령도 육군보안사령관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건 일제히 대통령만 바라보는 군 장성들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이 주먹을 불끈 쥐고 높이 들어 올렸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기술력이다!”
“우와아아!”
군 장성들은 신병처럼 환호성을 외쳤다.
대통령 또한 잔뜩 흥분한 건 마찬가지였다.
상기된 얼굴로 대통령은 군 장성들을 돌아보았다.
“다들 똑똑히 봤나?”
“예! 물론입니다!”
“제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한국전쟁 때부터, 혹은 그 이후에.
군 생활을 함께했던 전우가 모인 자리였다.
대통령 또한 군 장교 출신이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취재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특종이다!”
“이거 진짜 기사로 내도 되는 거야?”
“국방 안보 측면에서 극비로 다뤄야 하는 사안인 거 아냐?”
“몰라! 청와대에서 지침 내려오겠지. 우선 찍어!”
수첩을 펴고, 볼펜을 놀려 빠르게 받아적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벌떡!
대통령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육군보안사령관이 타고 있는 JH 신형 국산 전차를 가리키며 외쳤다.
“이게 우리가 새로 개발한 신형 국산 전차다!”
“우와아아아!”
군 장성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전차 포격 소리에 귀가 먹먹했던 것조차 잊어버린 듯.
군 장성들이 크게 내지르는 함성이 시험장을 떨어울렸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그들에겐 같은 트라우마가 깊이 박혀 있었다.
-우리에게도 탱크가 있었더라면!
대통령 또한 한국전쟁에 참전했기에 뼛속 깊이 분함이 새겨진 사람이었다.
“이젠 우리에게도 탱크가 있다!”
“우와아아아!”
지금의 이 전차가 그때에도 있었더라면!
대통령의 얼굴에는 회한과 격앙, 그 이상의 만족감과 고양감이 넘실대고 있었다.
대통령과 군 장성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더 강한 화력!”
“더 많은 화력!”
“더 압도적인 화력!”
대통령이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대한민국의 기술로!”
“기술로!”
“대한민국의 힘으로!”
“힘으로!”
“대한민국을 지킨다!”
“우와아아아아!”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로 맹세한 국군 장교들이었다.
평소 근엄함을 유지하던 군 장성들답지 않게.
그들은 주먹을 들어 올리며 거친 콧김을 뿜어냈다.
“각하, 저도 쏴보고 싶습니다!”
“전 탱크 잘 몹니다! 직접 몰아보고 싶습니다!”
“저 포병대 출신입니다! 주포 각도 계산이 특기입니다!”
“저는 포병대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먼저 확인해봐야 합니다!”
대통령이 웃었다.
“얼마든지! 마음껏! 원하는 대로!”
“우와아아아!”
“대신 선착순이다!”
“뛰어!”
군 장성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르르 달려나갔다.
별을 달게 된 이후 전력질주로 달려본 게 언제인가 싶었다.
그런데도 군 장성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힘껏 달렸다.
“보안사령관님, 실례하겠습니다!”
“이번엔 제 차례라서 말입니다!”
“충성! 자리 양보 부탁드립니다!”
가는 길목에 현무정공의 전차와 청월중기의 전차가 도열해 있건만.
그쪽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심 사장이 놀라 손을 들었다.
“워워. 그러다 사고 납니다! 조심 또 조심!”
저 양반은 언제나 걱정이 많으시다니까.
물론 군 장성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지나쳐 달렸다.
“음?”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아니, 댁들은 왜 또 이 난리야?”
미군 장교와 독일군 장교들도 JH의 신형 전차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쪽은 양방향으로 무리가 갈렸다.
“아니, 그쪽은 정문 쪽인데?”
일부 외국군 장교들은 왜 정문으로 질주하는가?
심 사장의 의문엔 그 누구도 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어이, 저승사자.’
[어느 쪽으로 갈까? 전차? 아니면 정문? 아니면 대통령 옆에 착 달라붙어 있으랴?]흠.
아무래도 신형 전차의 방호력 테스트는 아무래도 물 건너간 것 같지?
다들 대구경 도트사이트에 눈이 뒤집혀 있어서 말이야.
‘정문으로.’
[알았다.]그렇다면 몇 명의 외국군 장교들이 굳이 이 시점에 정문으로 돌진하는 이유라도 알아봐야겠다.
* * *
정문으로 달려간 미군 장교와 독일군 장교들.
그들도 거친 숨을 뱉어내며 전력질주했다.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정지!”
소령이 지키고 있는 보안검색대가 그 앞을 가로막았다.
“돌아가십시오. 아직 행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정문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진 상태였다.
끌려오다시피 이곳까지 강제로 달려오게 된 통역사가 숨을 헐떡이며 미군 장교의 말을 전했다.
“본국 국방부에 전보 한 통 부치고 싶다 합니다.”
“이곳은 출입과 정보 유출이 통제되는 군사기밀 구역입니다.”
“지상군 병력 운용 및 군사 교전 전술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획기적인 군수용품을 확인했노라고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는군요.”
“그에 대한 지시가 따로 내려온 바 없습니다. 출입 혹은 협조를 원한다면 상부의 허가증 또는 명령서를 받아오십시오.”
정문을 지키고 있는 군인은 완강했다.
“돌아가십시오.”
“그럼 전화 한 통만이라도 쓰게 해달랍니다.”
“여기엔 아이도, 여자도, 노인은 물론 외국인도 예외는 없습니다.”
“시급을 다투는 비상사태이니, 주한미군부대에라도 긴급 보고를 올려야 한다 합니다.”
미군 장교는 발을 굴렀고, 통역사는 흐르는 땀을 닦았다.
“정 안 되면 주한미국 대사관에라도.”
“상부의 허가서 또는 명령서 없이는 그 어떤 것도 불허합니다. 지금 즉시 행사장으로 복귀하십시오. 불응하겠다면 무력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미군 장교가 비명처럼 외쳤다.
통역사의 안색도 덩달아 창백해졌다.
“이 물건 때문에 차후에 예정된 양국 간의 양해 조약 협상 결과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데요?”
< 이거 물건입니다! > 끝
ⓒ 오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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