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 of a wealthy family RAW novel - Chapter (248)
재벌집 만렙 아들-248화(248/416)
< 함께 꿈꾸는 태성의 미래 >
태성전자 민 사장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그건 태성호텔 황 사장이나 태성에너지 윤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태성화학 강 사장은 놀란 눈을 하고서 서류철과 심 사장을 자꾸만 번갈아 보았다.
“혹시 이거 심 사장님께서······.”
“제가 아니라 태성의 브레인께서 만드신 거라 했잖습니까.”
심 사장은 딱 잘라 말했다.
“내 밑에서 그리 오래 굴렀으면서 아직까지 내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한 건 아니겠지요?”
“그래서 묻는 겁니다.”
태성화학 강 사장은 신음을 흘렸다.
“제가 알고 있던 것과 너무나 다른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해놓으셨으니 낯설어서 말입니다. 이 완성도, 가능한 수준입니까?”
신음은 곧 나지막한 감탄사로 변했다.
“이 정도면 태성화학의 주력 사업 분야까지 다각화하게 생겼는데요?”
“필요한 일이고, 해야 하는 일이고, 시급한 일이기까지 하니, 어쩔 수 없잖습니까.”
“예, 확실히 이번에 우광으로 넘어갔다 오면서 생산 라인의 변화가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이참에 체질 개선 제대로 하는 셈 치죠.”
태성전자 민 사장과 태성호텔 황 사장, 태성에너지 윤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께서 큰소리칠 만하셨습니다. 부회장님을 중심으로 태성그룹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하시더니. 이거 흥미롭군요.”
“그동안 철저하게 준비하셨나 봅니다. 계열사 현황을 이렇게 꿰뚫어 파악하고 계셨을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놀랍습니다. 이 업계 전문가를 모아놔도 같은 소리밖에 안 나올 겁니다. 기가 막힌 분석입니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흥미진진하단 눈으로 계획서를 넘겼다.
“이대로라면 태성전자는 체질개선 정도가 아니라 지각변동 수준으로 바뀌게 생겼습니다. 최고반도체와 함께 시너지를······ 허? 정말로 최고반도체, 우리가 흡수해도 됩니까?”
태성전자 민 사장은 계획서를 읽다 말고 경악성을 터뜨렸다.
그건 다른 사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태성호텔 시스템에 개선해야 할 점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이거 새삼 반성하게 되는군요. 이번 태성호텔은 강남 진출······ 예? 강남에 호텔을 7개나?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태성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쇠퇴기에 접어든 산업용 석탄과 가정용 연탄 사업을 축소하고, 정유와 천연가스를······ 잠깐, 정유라니요?”
“태성화학은 산업용과 민간용 외에 따로 군수용 화학제품까지 저변을 넓혀, 앞으로 포탄과 어뢰, 대공미사일······ 제가 방금 뭘 읽은 거죠?”
태성그룹 개편과 위기 대책 전략을 읽은 이들은 하나같이 흥분했다.
다들 전략 계획서에 코를 박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파락, 파라락, 서류를 넘길 때마다 희열에 찬 탄성을 터뜨렸다.
“아······! 이거 정말 끝내주는군.”
태성전자 민 사장이 참지 못하고 흘린 감탄사였다.
다른 사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스케일 한번 엄청납니다.”
“배짱 좋고, 야심만만하고, 과감하고!”
“폭주기관차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침없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은 치밀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대체할 시스템을 설계해놨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예산안까지······ 기가 막히는군요.”
“이거······ 수준이 너무 높은데요. 얼마나 오랫동안 준비한 겁니까?”
모든 이들의 눈이 차성준과 심 사장에게 쏠렸다.
심 사장이 어깨를 으쓱했다.
“도련님 혼자 반년 정도 걸렸을 겁니다.”
“혼자?”
“고작 반년?”
“이 정도나 되는 일을 전부?”
아, 이러고 보니 옛 생각이 나는군.
‘나도 처음엔 귀신에게 홀린 것처럼 일일이 경악하기에 급급했었지.’
새해 첫날에 정혁 도련님을 태성가에서 처음 뵙던 날.
얼결에 스카웃 받고 태성화학에서 김우광 사장단과 담판을 지었더랬죠.
여덟 살짜리 도련님께서 태성화학 인수에 관한 계약서를 타자기로 뚝딱 쳐서 가져오더라니까요?
그때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니 내가 그 맘을 왜 모르겠습니까?
심 사장의 눈이 아련해진 이유였다.
하지만 태성그룹 임원들은 아연실색해졌다.
“이게 가능한 일이긴 합니까?”
“그것도 계열사별로 한 상자씩이나?”
“말도 안 됩니다! 이건 각 계열사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기 대책반이 부서 단위로 움직여도 1년은 족히 걸릴 일입니다!”
심 사장은 다시 한번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되더라니까요?”
우리 정혁 도련님은요, 혼자 회장님과 담판 짓고 고작 반년 만에 계열사를 12개까지 늘린, 태성의 차기 총수로 낙점되신 능력자 중의 능력자란 말이죠.
심 사장은 헤벌쭉 표정이 풀려 있었다.
“보시다시피. 괜히 태성의 브레인이라 불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인정합니다.”
계획서를 읽던 사장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록 태성그룹 임원들은 눈을 크게 떴다.
‘저 까다로운 양반들이 트집 하나 잡지 않고 단번에 수긍해?’
‘대놓고 인정할 정도로 저 전략 계획서가 그리 대단하다는 뜻이로군?’
흔치 않은 일이었다.
태성그룹 임원회의, 혹은 사장단 회의가 길어지는 주된 이유가 바로 주로 저들 4인방 때문이었다.
그리고 태성화학 강 사장도 심 사장 못지않게 깐깐하기로 유명한 인사였고.
능력이 출중한 만큼 까다롭고, 꼼꼼하고, 예리하다.
다각도로 상황을 짚으며, 빈틈과 핵심을 찌르는 솜씨가 예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하하하, 이렇게만 되면 전국 방방곡곡 주요 도심과 관광지에 태성호텔과 태성리조트가 쫙 깔리겠는데요?”
태성호텔 황 사장은 신이 나서 들썩거리며 미래 계획을 점검하고 있고,
“맙소사! 유공을 인수할 돈은 대체 어떻게 구하고요? 아니, 유공만 먹으면 바로 태성정유가 대한민국 최고가 되는 건 맞는데, 향후 계획도 틀린 말 하나 없긴 한데······허!”
태성에너지 윤 사장은 열의에 불타올라서 휴대용 계산기를 다다다닥 두드리며 일일이 체크하고 있고,
“벌써 자료와 전문인력은 물론 예산까지 다 확보해놨어요? 아아아아······. 이러다 태성화학에서 핵무기까지 생산하게 되는 거 아닙니까?”
태성화학 강 사장은 머리채를 쥐어뜯으면서 수첩에 메모하고 있었다.
그러니 태성그룹 임원들은 저도 모르게 목을 쭉 빼기 시작할 수밖에.
‘대체 뭘 어떻게 적어 놨길래, 반응이 이렇게 화끈해?’
‘산전수전 다 겪은 양반들이라 좀처럼 흥분하는 일이 없었는데.’
‘대충 들리는 단어만 봐도 엄청나더라. 궁금해 죽겠네!’
‘우리 계열사 것도 읽고 싶다!’
은테 두른 연판장을 작성하게 된 탓에.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 계열사 사장들과 임원들은 그저 입맛을 다시며 손가락을 빨아야 했다.
누군가 용기를 내어 손을 들었다.
“저기 부회장님?”
그런데 이게 웬걸?
부회장마저 <태성그룹 총괄>이라는 상자에서 꺼낸 보고서를 읽느라 삼매경이었다.
차성준의 표정은 묘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걸 다 우리 정혁이가······. 진짜 우리 아들 천재 아니야?’
감출 수 없는 기쁨과 감격!
한편으로는 아들이 그려낸 미래에 감탄과 열의로 불타올랐다.
‘어쩌면 10년 내로 태성그룹은 대한민국 재계를 평정할 수 있을지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만큼 아들의 전략 계획서는 대담하고, 과감했으며, 꼼꼼하고, 치밀했다.
‘좋다!’
차성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정혁이가 총수 자리에 오를 때까지 서포트, 확실하게 한다!’
그게 바로 차성준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였다.
차성준은 읽고 있던 서류철을 조용히 덮었다.
가슴이 뜨겁게 들끓어서 좀처럼 진정할 수 없었다.
“부회장님!”
차성준은 눈을 돌렸다.
태성전자 부사장이었다.
“저희도 태성의 미래를 함께 그려내고 싶습니다!”
그는 상석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임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마른침을 삼켰다.
‘저렇게 막 나가면 경을 칠 텐데.’
이미 부회장의 카리스마를 몇 번이나 직접 확인한 후였다.
눈에 보이는 차별과 편애.
바꾸어 말하면 눈 밖에 나는 순간 지독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하지만 태성전자 부사장은 민 사장 뒤에 무릎 꿇고 앉아 크게 외쳤다.
“이 자리에 함께하는 걸 허락해주십시오!”
계획서에 푹 빠져서 쉴 새 없이 읽어내리던 태성전자 민 사장.
그도 차성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중한 부탁이었다.
‘태성전자 민 사장님이 부회장에게 허락을 구하다니!’
태성전자 민 사장이 누구던가.
차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개국공신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이다.
그러니 이보다 더 확실한 서열정리는 없을 터.
차성준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들었습니까? 받으십시오. 멀뚱멀뚱하게 있을 시간 없습니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다 읽은 서류철을 부사장에게 넘겼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척 많아질 것 같으니까요.”
“감사합니다!”
태성전자 부사장은 감격하여 기쁜 듯이 외쳤다.
“임원들, 거기서 뭐 합니까? 부회장님 허락 떨어졌잖습니까.”
“오오오, 감사합니다!”
재촉 떨어지기가 무섭게 태성전자 임원들도 우르르 달려나왔다.
그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여들어 함께 전략 계획서를 읽기 시작했다.
“미쳤다! 서론 제목부터 <태성전자의 10년지 대계>라니요?”
“내용도 진짜 깔끔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이거 보십시오. 태성전자 개발사업부를 따로 떼어서······.”
“와! 기가 막히는군요. 일본 마쓰시타사와 반도체 기술 제휴?”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본 마쓰모토사의 기술개발팀도 통째로 영입해오셨다지 않습니까.”
일 잘하기로 소문난 태성전자 임원들.
그들은 계획서를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연신 감탄사를 터뜨렸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씩 웃었다.
“어때? 끝내주지?”
“예, 끝내줍니다!”
“깔 게 없습니다!”
“장난 아닌데요?”
그럴수록 태성그룹 임원들은 엉덩이를 자꾸만 들썩대었다.
‘이거 진짜 궁금해 죽겠네! 10년지 대계라잖아.’
‘최고반도체를 태성전자에서 흡수한다면 전자 쪽 시너지가 엄청나긴 하겠다만······.’
‘단지 그것으로 끝내는 게 아닌 모양이야.’
‘임원들까지 단체로 흥분해서 콧김을 뿜어낼 정도라니. 진짜 대단하긴 대단한가 본데.’
벌떡!
참지 못하고 태성화학 부사장, 태성호텔 부사장, 태성에너지 부사장도 눈 딱 감고 일어섰다.
“부회장님, 저희도 합류해도 됩니까?”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해당 계열사 임원들도 몹시 기뻐하며 우르르 달려갔다.
다들 옹기종기 둘러앉아 전략 계획서를 읽기 시작했다.
“허! 천재다······!”
“이게······ 와! 내내 중동에 나가 계셨던 분이 어떻게······.”
“우리 쪽 업계 용어와 단가까지 정확하게 꿰고 계셨을 줄이야.”
들려오는 반응도 태성전자 임원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들 연신 감탄하며 계획서 읽기에 빠져들자.
멀뚱히 지켜보기만 해야 하는 타 계열사 임원들은 점점 더 애가 타들어갔다.
“부회장니이이임······.”
“저희들도 읽고 싶습니다아······.”
“하다못해 향후 태성의 큰 그림만이라도 어떻게······.”
차성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입니다.”
그는 말없이 스윽 임원들을 훑어봤다.
기대감과 흥분으로 반짝거리는 수백 쌍의 눈이 차성준에게 모아졌다.
“계열사 차원의 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은 임원들과 의논하여 처리할 일이지만, 태성그룹의 방향성과 목표는 확실하게 인지하여 일관성 있게 추진하셔야 합니다.”
앞서 태성은 석유파동에 대비해 비상체제를 운영할 것이라고 선포한 바 있었다.
전략 계획서를 읽던 최측근 사장과 임원들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유동성에 문제가 터질 만한 어음부터 단계별로 정리해나가도록 합시다.”
“예!”
“계열사별 투자와 시설 확장은 당분간 보류하겠습니다.”
“예!”
“생산의 효율화를 위해 생산라인을 컴팩트화하고, 인부의 숙련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직업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예!”
부도 위험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뜻이었다.
“대대적으로 계열사를 통합, 정리, 분할할 겁니다. 기업 유보금을 늘리고, 위험자산을 정리하며, 일부 계열사를 매각할 예정입니다.”
“예!”
“단,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해고 처분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인사이동과 업무 분담을 준비하십시오.”
“예!”
대대적인 물갈이, 대규모 개편이 시작될 것이다.
“각 계열사의 기술 개발팀을 차출해 태성연구소와 공조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예!”
“태성연구소는 수원에 대규모로 확장, 이전할 예정이고, 반도체기술연구소 또한 그쪽으로 합류할 생각입니다.”
“예!”
“기술연구에 투자금을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현존하는 기술개발팀의 업무 이전 및 필요한 기자재 이동도 준비 부탁드립니다.”
“예!”
태성은 기술력이 우수하기로 유명한 기업이었다.
태성건설도 그러했지만, 태성화학과 태성전자, 태성기계 또한 두드러진 기술력을 자랑했다.
강점이란 기술력을 한 단계 더 위로 끌어올리겠다는 뜻이었다.
“석유파동, 어려운 고비가 될 겁니다.”
지난 석유파동을 이미 겪어봤고, 어렵게 버터냈던 이들이었다.
그때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휘청이다 쓰러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미리 돈 새는 구멍을 틀어막고, 곳간을 넉넉히 채워놓는다면 능히 버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예!”
임원들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모두가 같은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확실한 방향성과 정확한 목표를 제시한 덕분이었다.
‘무엇을 염두하고 움직여야 할지 분명해졌다.’
‘계열사별로 준비한 상자 속에 어떤 위기대책 전략이 들어있다고 하더라도.’
‘태성이란 이름 아래 하나로 뭉친다.’
차성준도 같은 미래를 그리고 있긴 마찬가지였다.
‘정혁이가 그려낸 태성의 미래!’
차성준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이유였다.
“대비하지 못한 재앙에 무너지는 기업이 속출할 겁니다. 우리는 그때 미리 아껴모은 돈으로 기업사냥에 나설까 합니다.”
“예!”
태성그룹은 지난 석유파동 때 계열사를 다섯 개나 늘린 바 있었다.
운이 좋았었기에 잡을 수 있는 행운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철저한 대비로 그 행운을 직접 만들어낼 것이다.
태성그룹 임원들의 눈에 야망과 각오가 번뜩이기 시작했다.
태성에너지 윤 사장이 무릎을 탁 쳤다.
“아, 유공!”
< 함께 꿈꾸는 태성의 미래 > 끝
ⓒ 오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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