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 of a wealthy family RAW novel - Chapter (252)
재벌집 만렙 아들-252화(252/416)
< 확고하게 굳힌 뜻 >
다들 입을 떡 벌렸다.
“아니, 이게 대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허어! 여덟 살밖에 안 되신 도련님을 차기 태성의 후계자로 삼겠다니요?”
태성에너지 윤 사장은 믿기 어렵다는 듯이 나와 아버지를 번갈아 보았다.
“그럼 대통령 각하와 담판을 지어서 유공과 제철소 사업권을 따온 것도······?”
“그래, 태성의 브레인이란 이름하에 이룩한 업적들, 다 우리 정혁이의 공이 맞다고 보면 돼.”
할아버지가 딱 잘라 말하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정적을 깬 것은 태성화학 강 사장이었다.
“설마 태성화학을 되찾아오면서 우리를 중동에서 불러들여 영전시켰던 것도······?”
“그것도 정혁이가 맞아. 이미 새해 첫날에 심 사장과 영전 얘기까지 다 끝냈다면서, 여태 그것도 몰랐어?”
할아버지는 씩 웃었다.
“하나 더. 태성화학에서 연일 시끄럽게 굴던 우광의 노조를 이끌고, 우광의 본사에 쳐들어가서 계열사 인수를 담판 지은 사람이 누구일 것 같나?”
“어······, 어어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났을 텐데. 우리 정혁이가 노조 대표로 호소문을 읽었던 거, 다들 까먹었나 보지?”
“어어어어억?”
태성화학 강 사장은 입을 떡 벌렸다.
“잠깐만요, 회장님! 그때 저를 따로 불러 말씀하셨던 거 말입니다. 태성화학의 지분!”
“그래, 정혁이 다 줬다.”
“네에?”
“난 공을 세운 만큼 포상하는 거 알지? 그렇게 됐다.”
“아이고!”
태성화학 강 사장은 벌떡 일어나서 나를 향해 꾸벅 인사했다.
“몰라뵈었습니다. 도련님,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중한 태도였다.
할아버지가 껄껄 웃었다.
“회사의 주인은 지분 많이 가진 놈이지! 앞으로 태성화학 대주주께 잘 보여야 하는 것도 맞구나!”
심 사장의 표현에 따르면 태성화학의 지분을 쥐고 있는 내가 주인, 경영권을 위임받은 강 사장은 월급쟁이 바지사장이라 할 수 있겠다.
나도 두 손 모아 공손하게 꾸벅 배꼽 인사 했다.
“태성화학,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강 사장님.”
“여부가 있겠습니까? 믿고 맡겨주신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할아버지가 슬쩍 덧붙였다.
“태성화학의 여천공장 이전도 정혁이 돈으로 하는 거야. 참고로 내가 빌려준 돈은 딱 10만 원이야!”
그 자리엔 강 사장도 함께였다.
태성화학 강 사장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여천공장 이전도를 그려내신 것도?”
“물론입니다. 그것도 우리 정혁 도련님 솜씨지요.”
심 사장이 슬쩍 끼어들면서 헤벌쭉 웃었다.
“태성화학, 전차공장, 광양제철소까지. 울진이 아닌 여천에 들어가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셋 다 비슷한 시기에 결정된 일인 걸 보면······.”
“앞으로 태성의 방위산업은 시너지 효과를 제법 크게 보게 될 겁니다. 정혁 도련님의 큰 그림이지요.”
“거기에 공장 건설은 물론 간척과 항만 공사를 맡은 태성건설도 덩달아 덩치가 커지겠군요?”
“바로 그런 것이죠!”
“심지어 국책사업으로, 종합제철소까지 얻으면······ 태성의 중화학공업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될 겁니다.”
태성화학 강 사장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록 심 사장은 더욱더 헤픈 웃음을 흘렸다.
웃음만큼 헤퍼진 건 또 있었다.
“자자, 이럴 게 아니라 다들 이거 하나씩 드셔보십시오.”
“갑자기 웬 보약을······.”
“술 마실 시간에 보약 한 팩이라도 더 마시는 게 남는 겁니다. 이거 어렵게 공수한 최상등품입니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보약 대신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의 관심은 보약에 있지 않았다.
“최고반도체 말입니다.”
최고반도체는 태성전자 휘하에 둘 생각이었다.
반도체와 전자는 시너지를 크게 얻을 수 있는 핵심 산업이니까.
“진짜 정혁 도련님께서 인수해오신 겁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분의 반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인사권 등 경영에 관한 전반적인 권리를 위임받은 상태고요.”
“경영권 위임이라······. 정확히 누구에게 위임한 겁니까? 성준 도련님께, 정혁 도련님께, 아니면 심 사장에게?”
“저에게요.”
“으음?”
태성전자 민 사장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태성그룹 차기 총수의 막내 아드님이신 성준 도련님이나 경영의 대가라는 심원철을 제쳐 두고, 고작 여덟 살밖에 안 되신 정혁 도련님께 최고반도체를 맡긴다는 결정을 내렸다?”
묵직한 돌직구였다.
“솔직히 좀처럼 믿기지 않는군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기에.”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그땐 솔직히 좀 놀랐어요.”
“밀매왕과 성준 도련님이 손을 잡았다는 것, 사실입니까?”
태성전자 민 사장이 묵직한 돌직구로 훅 들어왔다.
“부산에서 세운 해운회사에 밀매왕의 선박이 대거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맞아요. 하지만 저 말은 틀렸어요.”
나는 씩 웃었다.
“밀매왕은 우리 아빠가 아니라 저랑 손을 잡았거든요. 그분, 우리 JH투자 부사장님이세요.”
“······부사장이요?”
태성전자 민 사장이 입을 떡 벌렸다.
“부산의 패자라는 그 밀매왕이 확실합니까?”
태성전자 민 사장이 재빨리 덧붙였다.
“부산항을 비롯해 부산시장을 꽉 잡고, 국천그룹을 비롯해 부산의 정재계 인사들의 목줄을 잡고 있다는 그 밀매왕 말입니다.”
“맞는데요?”
나는 엄지로 장지문을 가리켰다.
“저쪽 건너 별채에서 손녀와 함께 도란도란 식사 중이신데. 불러올까요?”
“밀매왕을요?”
“제가 저녁 사기로 했거든요.”
“······.”
태성전자 민 사장은 황당하다는 듯 입을 뻐끔거렸다.
나는 씩 웃으며 동전지갑을 탁탁 쳤다.
“제가 이래 봬도 재벌3세예요. 청원각에서 부하직원 식사 대접할 정도는 된답니다?”
태성전자 민 사장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그 정도나 되는 거물이 누구 밑에 들어간다는 건 상식적으로······.”
“홍균아, 지금 상식 따지고 있을 때냐? 그럼 상식적으로 대를 건너뛰어서 정혁이에게 태성그룹을 주는 건 말이 되고?”
할아버지가 보약팩을 탁 내려놓았다.
“밀매왕이 정혁이 밑으로 들어가는 게 뭐가 어때서? 그럼 심 사장은 호구 병신이라서 정혁이 밑에 들어갔냐?”
“엇······!”
가만히 있다가 극딜에 당한 심 사장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할아버지는 버럭 외쳤다.
“밀매왕 부르면 될 것 아냐! 나도 밀매왕한테 직접 들었어!”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최측근들을 가리켰다.
“지난번에 고등어랑 생삼치, 전복, 랍스터! 자네들도 잔뜩 얻어먹었잖아!”
탕!
할아버지가 상을 내려쳤다.
“그거 정혁이 밑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니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보낸 뇌물이었어!”
“엇······!”
태성전자 민 사장이 홀린 듯이 나를 돌아보았다.
“인제 보니 수완 한번 대단하신 분이셨군요. 그 밀매왕을······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운이 좋았어요.”
“흐음······. 그건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말로는 부족하지요.”
태성전자 민 사장의 입가엔 묘한 미소가 감돌았다.
“심원철을 사장에, 밀매왕을 부사장에······. 흐음······.”
그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말을 흘렸다.
그러더니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건 태성에너지 윤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유공이라······.”
하지만 태성호텔 황 사장은 호탕하게 웃었다.
“나이도 어리신 분이 참으로 대단하시군요. 아까 송년의 밤 투자 후원도 정혁 도련님의 솜씨라 하셨죠?”
“그래, 그때 걷은 투자금만 180억이야!”
“압니다, 회장님. 저도 그때 한 팔 걷어붙이고 투자계약서를 받아냈는데, 왜 모르겠습니까.”
태성호텔 황 사장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게 우발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미리 작정하고 벌인 일이었단 말이죠?”
“그래, 하지만 그건 정혁이로서도 어쩔 수 없었어.”
할아버지가 긴 한숨을 쉬었다.
“어린 녀석이 제 부모를 챙긴답시고 벌인 일이야.”
“부모라 하시면······.”
“윤성이가 태성건설 자금을 바닥냈으니, 당장 지하철 공사를 맡아야 했던 성준이가 퍽 난감한 처지였었지. 오죽하면 우리가 사채를 알아볼까 했었겠어?”
“아······.”
“우광과 혼사가 파투 나면서 정혁이 애미에게 비난과 경멸이 쏟아질 건 자명한 상황이었지.”
“그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엔 화려한 투자 후원만 한 것도 없었다는 거군요.”
“그래.”
태성호텔 황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수완만 뛰어나신 게 아니라 심계와 통찰력까지······. 보기 드문 걸물이라 칭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태성호텔 황 사장은 다른 이들과 눈을 마주쳤다.
심 사장과 태성화학 강 사장을 제외하고서.
태성전자 민 사장과 태성에너지 윤 사장이 서로 눈짓을 보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회장님, 솔직하게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말해 봐.”
“정혁 도련님께서 태성의 브레인으로서 장차 태성을 이끌 만한 재목임은 인정하겠습니다. 단지 현실적인 문제가······.”
탕!
할아버지가 상을 내려쳤다.
“내 뜻은 확고해! 번복은 없다!”
“회장님.”
“대통령 각하의 친서를 봤으면 알 텐데? 내가 작정하고 칼을 빼 들어야겠어?”
다들 대통령의 친서를 돌려본 후였다.
원금 회수, 세무조사, 압수수색, 중정 동원 등.
차기 총수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쓸어버리겠다는 대통령의 뜻도 확고하긴 마찬가지였다.
“제 뜻도 같습니다.”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저는 정혁이가 차기 총수로서 태성을 이끌길 바랍니다.”
“회장님께서 선언한 차기 총수 발표가 10년 후. 정혁 도련님은 열여덟 살이시겠죠.”
“나이가 문제라면 시간이 해결해줄 겁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지금 부회장 자리에 앉아 있는 겁니다.”
나이에 관한 지루한 실랑이가 벌어지려나 싶은 순간, 할아버지가 상을 탕 내려쳤다.
“왜? 대한민국 헌법에 열여덟 살은 총수 되지 말란 법이라도 있어?”
아버지가 눈을 크게 떴다.
할아버지가 저렇게 먼저 나서서 변호해줄 줄은 몰랐다는 듯이.
“코닐리어스 밴더발트 알지? 철도왕과 선박왕으로 불렸던 미국의 대부호!”
할아버지가 최측근들을 돌아보았다.
“그 양반이 본격적으로 선박업에 뛰어든 게 16살이었어!”
“회장님.”
“워론 버핏은? 6살 때 껌과 콜라를 팔았고, 11살 때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15살 때 오마하 농지 49,000평을 샀으며, 17살 때 핀볼 머신 대여사업을 벌였지!”
할아버지는 다시 한번 상을 탕 내려쳤다.
“그래서 어찌 되었냐? 35살에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 버크셔 헤서웨어사(社)란 세계적인 투자회사를 굴리고 있다!”
최측근들에 이어 날 바라보는데.
할아버지의 눈빛은 뜨거울 만큼 강렬하게 불타올랐다.
“우리 정혁이도 그렇게 크지 말란 법 없다! 18살에 태성을 맡아도 워론 버핏보다 1살이나 늦어!”
“맞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응?”
할아버지는 벙찐 소리를 내고 말았다.
“회장님, 우리가 우려하는 건 나이가 아닙니다.”
“부회장님 말마따나 그건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니까요.”
다들 재빠르게 덧붙였다.
“정혁 도련님은 코닐리어스 밴더발트나 워론 버핏과는 출발선부터가 다르십니다.”
“그들은 자수성가한 대부호들인 반면, 정혁 도련님은 처음부터 계열사가 50개나 딸린 태성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잖습니까.”
“그 말인즉, 태성그룹 임원과 직원들의 우려를 능력으로 불식시켜야 한다는 건데······.”
탕!
이번에 상을 내려친 건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심 사장이었다.
“정혁 도련님의 경영 능력이 의심스러우신 겁니까? 태성그룹의 전략 계획서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그런데 이게 웬걸?
세 사장들은 손사래를 쳤다.
“의심이라니요? 그 반대입니다!”
“우리는 정혁 도련님을 하루라도 빨리 태성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뛰어나신 분이 아닙니까?”
“10년 후에 차기 총수가 되시려면 더 서둘러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 사장들의 눈에선 야망의 불길이 화르륵 타올랐다.
“태성에 들어와서 10년간 말단부터 임원들의 일까지 차근차근!”
“50개나 되는 계열사를 돌면서 제대로 배우려면!”
“다른 애들처럼 한가하게 놀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잠깐.
웨이러 미닛!
다들 비장한 표정으로 손을 들기 시작했다.
“정혁 도련님을 태성전자로 보내주십시오! 제가 옆에서 확실하게 보좌하겠습니다!”
“태성전자는 최고반도체까지 건사하려면 여력이 없을 겁니다! 우리 태성에너지가 낫습니다!”
“태성에너지는 유공을 인수할 계획이나 짜세요! 도련님은 우리와 함께 태성호텔의 운영 시스템을 새로 짜셔야죠!”
“정혁 도련님께서 되찾아오신 태성화학이니만큼, 새로운 태성화학에서 산뜻하게 새 출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확고하게 굳힌 뜻 > 끝
ⓒ 오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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