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on of a wealthy family RAW novel - Chapter (341)
재벌집 만렙 아들-341화(341/416)
341. 발 빠른 움직임
‘아주 곤란해.’
자민당 당수는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즉시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총리 각하, 뉴스 속보 보셨습니까?”
-사회당 당수가 연 기자회견 말인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닙니다.”
자민당 당수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정동진의 뒤를 이은 새로운 정씨 일가 수장의 짓이 분명합니다.”
-정동진의 후계자? 정씨 일가는 사채와 금융업, 기업 지분을 가지고 있는 돈놀이 가문 아닌가.
별것 아니란 듯, 차분하고 심드렁한 목소리였다.
-도쿄에 땅이 있어봤자 뭐 얼마나 있겠어. 억측이야.
“억측이 아닙니다.”
-그럼 물증 있어?
물론이다.
당장 그의 손에도 아내에게서 받은 정씨 일가 수장의 협박 편지가 쥐어져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에 관해 총리에게 곧이곧대로 말을 할 수 있을까.
“협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쫄았나?
전화기 너머로 피식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시해.
무심한 목소리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시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총리실 비서실장이 정중한 목소리로 연결을 거절했다.
자민당 당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 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당 간부들도 협박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총리대신께서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할 수 있겠지.”
자민당 당수는 즉시 측근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심각한 부상의 여파로 병원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계신지라.
“뭐야?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데.”
-뉴스 속보 보셨으면 아실 것 아닙니까. 그럼 이만.
뚜-. 뚜-. 뚜-.
“이익!”
자민당 당수는 재빨리 다음 의원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런데 이게 웬걸?
죄다 비슷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중요한 출장을 가게 되신바,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당수도 모르는 중요한 출장이 뜬금없이 잡혔다질 않나.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사돈의 팔촌의 부고를 받고 급히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난데없는 상을 당했다며 잠수를 타질 않나.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치매 노인들을 위한 요양 병원에 봉사 가셔서…….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선산의 문제로…….
-죄송합니다. 저희 의원님께서는…….
-죄송합니다. 저희…….
쾅!
자민당 당수는 이를 아드득 씹으면서 전화기를 거칠게 내려놓았다.
“빌어먹을!”
직감했다.
이놈들이 지금 이쪽에 붙을까, 저쪽에 붙을까 간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언제는 지옥 끝까지 함께 가자더니……!”
협박 편지를 받고 혼자만 먼저 튄 것은 자민당 당수인 본인이었건만.
그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자민당 간부들에게 깊은 배신감과 치욕을 느꼈다.
“어디 두고 보자. 뒤늦게 도로 알랑방귀를 뀌어도 나중에는 국물도 없어!”
자민당 당수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전화기를 들었다.
“나야. 야마구치구미(山口組) 보스와 통화하고 싶다.”
-자민당 당수님께서 직접 전화를 거시다니. 대체 무슨 용건이실까요?
야쿠자 간부는 능글능글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자민당 당수는 거두절미하고 본론을 꺼냈다.
“정동진의 후계자와 그의 수하들을 죽여 주게.”
좀 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 * *
“보스, 어떻게 할까요?”
야쿠자 간부는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조심스럽게 뒤를 돌아보았다.
그들의 보스는 응접실 소파에 널브러지듯 몸을 묻은 채 시가 연기로 도넛을 만들고 있었다.
야쿠자 보스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들었지. 어떻게 생각해?”
“쉽지 않을 겁니다.”
얼굴에 얼룩덜룩한 멍과 생채기를 달고 있는 또 다른 야쿠자 간부가 고개를 팍 숙였다.
몇 시간 전까지 동남쪽 스컹크가 운영하고 있던 파친코 기둥에 묶여 있던, 바로 그 야쿠자 간부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정동진 후계자와 그 수하들의 본거지가 한국이기 때문입니다.”
“동남쪽 스컹크는 일본에 있다. 그놈이 파친코 사업을 정리했던가?”
“동남쪽 스컹크는 정씨 집안과 결별했다고 합니다.”
“결별이야, 독립이야?”
“정동진이 죽기 전에 갈라섰다고 하더군요. 대신 밀매왕과 손을 잡았답니다.”
밀매왕 소리에 야쿠자 보스와 그 휘하의 간부들이 놀란 얼굴을 해 보였다.
“동남쪽 스컹크가 밀매왕과 손을 잡았다고?”
“밀매왕이라고 하면 동아시아 밀수 루트를 꽉 잡고 있다는 그 밀매왕?”
“예.”
파친코 기둥에 묶여 있던 야쿠자 간부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런 이유로 동남쪽 스컹크는 정씨 집안의 차기 수장에게 단단히 밉보인 것 같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중정에 끌려가서 고문받고 있었지 뭡니까.”
“배신자를 제 손으로 처리하는 대신 중정에 떠넘겼다는 건가.”
야쿠나 보스는 피식 비웃음을 흘렸다.
“정동진의 후계자치고 너무 심약한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야쿠자 간부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야쿠자 보스가 손을 들어 올리자, 웃음소리는 뚝 멎었다.
“그럼 널 중정 물고문실에서 빼준 놈은 누구냐?”
“밀매왕입니다.”
“밀매왕?”
야쿠자 보스는 턱을 쓸었다.
몹시 흥미로워하는 눈빛을 숨기지 못하면서.
밀매왕은 일본에서도 밀수로 첫손에 꼽히는 남자였다.
“밀매왕이라면 중정을 구워삶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닐 테지. 다만 그자가 왜 그런 귀찮은 일을 무릅쓰면서까지 너희들을 구해주었는가가 의문인데.”
“밀매왕은 우리와 함께 마약 거래를 했던 일을 덮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세히.”
“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밀매왕 몰래 그놈 수하들이 우리와 히로뽕 거래를 하지 않았습니까.”
몇 달 전에 꼬리가 밟혀 싹 죽거나, 중정에 잡혀 들어갔다고 들었다.
덕분에 아까운 한국 시장과 싸게 들여오던 마약 공급처 하나를 잃었다.
손해가 막심하여 무척 유감스러웠던 일이었다.
“마약왕도 그때 중정에 끌려가 고초가 많았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밀매왕은 본거지까지 옮길 수밖에 없었다는군요.”
본거지를 옮겨?
오래도록 부산항의 패자로 군림하던 놈이?
야쿠자 보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밀매왕은 새로운 본거지로 일본을 눈여겨보고 있는 건가?”
그렇다면 그건 매우 골치 아픈 일이 될 터였다.
“아닙니다. 밀매왕은 미국 시장을 뚫어보겠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합니다.”
“미국?”
밀매왕이 주름잡고 있는 것은 미국과 유럽 쪽이 아니다.
아시아 일대, 특히 동아시아와 러시아까지였다.
“미국 시장이 좀 큽니까.”
조금이 아니다.
아주 많이 크다.
세계 최고의 시장이니까.
“밀매왕이 한국의 로비스트들과 함께 미국에 공장을 세워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벌써?
그 양반 참 재주도 좋단 말이지.
“비밀리에 군수 공장을 돌려 무기를 생산하고, 따로 밀수품 거래도 한다는군요.”
미국은 세계 제일의 무기 시장이기도 했다.
“그쪽 터줏대감들과 마찰이 심했을 텐데?”
이를테면 군수물자를 취급하는 전문적인 무기 상인들이나, 갱단 같은 놈들 말이다.
“밀매왕이 미국 정부를 어찌나 잘 구워삶았던지.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모양입니다.”
“뭐야?”
미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야쿠자 보스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러니까 밀매왕이 귀찮음을 감수하면서 너희들을 풀어준 이유가…….”
“동맹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휘하 야쿠자 간부들도 눈빛을 번뜩이기 시작했다.
“다만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조건이 뭔데?”
“정씨 집안과 척을 지지 말 것. 그리고 한국 진출을 포기할 것입니다.”
파친코 기둥에 묶여 있던 야쿠자 간부는 눈치를 힐끔 보더니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밀매왕의 본거지가 한국이었던 만큼, 정씨 집안과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걸 무척 꺼리는 듯합니다.”
“그거라면 아주 쉽지.”
야쿠자 보스는 웃었다.
“미국 시장 진출에 한 발 걸칠 수 있다면 밀매왕이 우리와 손을 잡고 함께 정씨 집안을 치자고 해도 출혈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밀매왕을 통해서 미국에 일본산 히로뽕을 팔 수만 있다면…….
머릿속에서 주판알이 바쁘게 튕겨졌다.
상상의 나래 속에 미국의 거대 폭력조직이 되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졌다.
“시장 개척이 어려운 일이지, 이미 개척된 시장에 발 걸치는 건 날로 먹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고.”
군침이 돌았다.
“이참에 우리도 밀매왕과 함께 손을 잡고 미국 시장으로 진출해 볼까?”
“한국 시장은 어쩌고요?”
“코딱지만 한 시장 때문에 세계 제일의 시장 진출 기회를 놓칠 생각 없다. 그거야말로 소탐대실!”
보스는 야쿠자들을 돌아보았다.
“반대하는 놈 있나?”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그럼 찬성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번쩍 손을 들었다.
만장일치였다.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에 야쿠자 보스는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밀매왕에게 전해라. 동맹 제안, 받아들이겠다고.”
따르릉. 따르릉!
연신 깍듯하게 전화를 받은 야쿠자 간부가 전화를 끊자마자 보스에게 보고했다.
“자민당 당수가 애가 탄 모양입니다. 암살에 대한 확답을 받겠다고 이 난리가 아닙니까. 어떻게 할까요?”
“전화선 뽑아.”
야쿠자 보스는 웃었다.
“중요한 사업을 앞두고 있는 때에 재수 옴 붙은 의뢰를 자꾸 넣으려고 들어.”
“하지만 보스, 다른 이도 아니고 자민당 당수의 요청입니다.”
“X 까라고 해.”
“뒤탈이 나면 어쩌죠?”
“우리한테 칼을 들이밀면 그때부터는 전쟁이야.”
야쿠자 보스는 우려와 근심을 보이는 조직 간부들에게 큰소리를 쳤다.
“우리 쪽은 신경도 못 쓰도록 관심을 딴 데로 묶어두면 될 거 아니야.”
“관심을 딴 데로 묶어요? 어떻게요?”
“이것들은 뉴스도 안 봤나.”
야쿠자 보스가 손짓하자, 간부 중 하나가 즉시 텔레비전을 켰다.
“사회당이 지금 자민당에 폭격을 퍼부었다. 거기에 우리도 기름을 잔뜩 끼얹자.”
“어떻게요?”
“자민당 당수랑 관련된 더러운 일들, 싹 다 긁어 와서 언론에 뿌려.”
다른 때 같았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당이 먼저 전쟁을 선포하고, 여론의 손가락질이 자민당을 향하고 있다.
“그놈의 오른팔, 왼팔 할 것 없이, 자민당 당수를 따르는 세력들의 약점을 박박 캐어다가 요란하게 나팔 불게 만들어.”
“행여 공권력을 동원해서 우리를 잡겠다고 나오면…….”
“정씨 집안의 수장 죽이는 일을 거절했다고 우리한테 전쟁을 걸어? 그럴 리가.”
그건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
“짜증 나게 굴면 본보기로 몇 놈 죽여서 보내. 그럼 돼.”
지금은 자민당의 발 닦개 노릇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미국 마약 시장 진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때다.
야망이 많은 야쿠자 보스에겐 이보다 더 중요한 사안은 없었다.
“수고했다. 아주 큰일을 해 줬어.”
“별말씀을요. 과찬이십니다.”
“이 일은 네가 맡아 추진해 봐.”
“감사합니다, 보스!”
“대신 좀 더 발 빠르게 움직일 것.”
“맡겨만 주신다면 목숨을 다 바쳐 성심껏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파친코에서 풀려난 야쿠자 간부가 상기된 얼굴로 명을 받들었다.
야쿠자 보스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친한 몇 명의 야쿠자 간부들은 희희낙락한 얼굴로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간부들 중 몇몇은 스산한 눈으로 서로 눈짓을 나누었다.
질투와 분함, 못마땅함과 불만이 가득한 눈이었다.
‘분명 동남쪽 스컹크는 두당 1억 엔을 부르지 않았었나?’
‘우리는 돈을 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게 풀려날 수 있었지?’
‘배신이 아니고서야.’
눈은 의심으로 시퍼렇게 번뜩였다.
* * *
동남쪽 스컹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련님,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괜찮을 건 또 뭐예요?”
나는 심드렁하게 대꾸하며 젓가락을 놀렸다.
이 집 회 진짜 잘 써네.
아주 도톰하고 찰진 것이 입에 쫙쫙 달라붙는다.
커다란 참돔 머리가 입을 뻐끔댈 때부터 내 알아봤다니까?
“생와사비를 써서 간장이 상당히 독한 것 같아서 곤란하군요. 아무래도…… 으음!”
동남쪽 스컹크가 진지한 얼굴로 고민했다.
“난 또. 왜 파친코의 야쿠자 간부를 맨입으로 풀어줬냐고 따지는 줄 알았잖아요.”
“이유라면 도련님께서 아까 말씀하셨잖습니까.”
동남쪽 스컹크는 씩 웃었다.
“정치인들에게만 배신, 협잡, 이간질, 선동, 교란, 내분을 일으키란 법 없다고.”
빙고.
하여간에 이쪽으로는 머리가 제법 잘 굴러가는 양반이라니까.
“야쿠자 놈들을 서로 치고받게 만들 거라면 제 방식대로, 좀 더 더럽고 치사하고 야비하게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그럼요.”
이거 괜히 기대가 된단 말이지?
동남쪽 스컹크의 더럽고, 치사하고, 야비한 방식이라는 거, 아주 마음에 쏙 들었거든!
이거 귀찮게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좋구만!
하지만 동남쪽 스컹크는 말 끝나기가 무섭게 미간을 왕창 구겼다.
한참이나 굳은 표정으로 고민하더니, 마침내 아주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역시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간장에 물 타드릴게요.”
“아, 됐다니까요!”
누가 회 먹을 때 간장에 물 타서 먹냐!
나는 두툼한 회 한 조각을 와사비 간장에 콕 찍어 날름 먹었다.
짭짤한 회 간장 맛과 생와사비가 동시에 혀끝에 녹으면서 코가 짜릿하게 씽했다.
나는 와사비 향이 가득한 콧김을 내뿜으면서 크, 하고 감탄했다.
“이 맛에 회 먹는 거죠.”
“어린이용 세트 메뉴는 왜 안 드십니까. 돈가스에, 카레에, 토끼처럼 깎은 사과에, 문어 모양 비엔나에, 앙증맞은 메추리알…… 읍!”
누가 촌스럽게 비싼 횟집에 와서 어린이용 메뉴를 먹냐!
나는 동남쪽 스컹크의 입에 따끈따끈한 단호박 튀김을 물려주었다.
물론 어린이용 세트 메뉴에 들어 있는 것으로.
동남쪽 스컹크가 단호박 튀김을 우걱우걱 먹어 치우면서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전 채소 따윈 딱 질색……읍!”
“그럼 새우튀김 드시든가요.”
“음, 맛있네요. 하지만 역시 이런 것보다는……읍!”
“그럼 돈가스 드시면 되겠네요.”
동남쪽 스컹크는 순한 양이 되어 얌전히 오물오물 입을 놀렸다.
“음, 역시 튀김은 돈가스가 최고…… 읍!”
동남쪽 스컹크는 배신감이 가득한 눈으로 날 돌아보았다.
“너무하십니다. 어떻게 연근조림을…….”
“어른이는 편식하면 못써요.”
“하지만…… 읍!”
입에 카레를 듬뿍 물려주자, 그제야 동남쪽 스컹크는 방긋 웃었다.
“이 집 어린이용 메뉴 진짜 맛있네요!”
“여기 최고급 횟집이거든요?”
“그렇지만 역시 회보다는 고기가, 와사비 간장보다는 카레가…… 읍!”
시끄럽게 나불대는 주둥이를 틀어막기 위해서, 나는 함박스테이크를 쑤셔 넣었다.
심 사장은 된장국을 쭉 들이켰다.
탁.
“도련님, JH투자의 일본 지사 설립 신고도 끝났겠다, 이만 저와 함께 귀국하시렵니까?”
“아니죠.”
나는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제가 여기까지 왜 왔는데요. 같이 은행에 가시죠.”
“은행에요?”
그렇게 영문 모를 눈으로 꿈뻑거릴 것 없다.
나는 한쪽 눈을 찡긋했다.
“일본에선 요즘 부동산 시중 가격 대비 120%나 대출을 땡겨 받을 수 있다면서요?”
일본 부동산 버블이라고, 들어는 보셨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