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20)
# 120
성자 출현 (1)
[격노왕 란도르를 쓰러뜨리셨습니다.] [타락의 증거를 획득하셨습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마지막 순간, 버서크의 후유증이 있기는 했지만 란도르의 타락한 힘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아니, 잔뜩 자극을 받아 폭주하는 타락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그를 초인의 지경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로칸의 공격이 더 강했다.
광살에 더해진 어떠한 힘이 놈의 방어를 꿰뚫고 뼈와 살을, 내장을 분리시키며 형체를 알기 어려울 만큼 육신을 다져 놓았다.
바로 타이틀 타락 사냥꾼에 붙은 새로운 힘이었다.
[최초][타락 사냥꾼][에픽]타락한 힘은 그 근원이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기운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극복하고 정복해 냈을 뿐 아니라 원인을 밝히고 효과적으로 사냥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타락이 당신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당신은 이 타이틀의 최초 획득자입니다.
[보유 효과]-타락한 힘에 의한 대미지 20% 감소
-타락한 힘에 대한 감지 능력 강화
-[타락 사냥] 스킬 발동 시 타락한 힘에 의한 대미지 30% 축적, 일격에 방출 가능
타락한 힘에 의한 대미지를 축적했다가 한 번에 쏟아 내는 특수 스킬 타락 사냥의 힘이다.
받은 대미지의 30%라는 제약이 있긴 하지만 이미 버서크 상태에서 생명력이 0까지 떨어진 지 오래인 로칸이었다.
생명력이 모두 다한 상태에서 받은 대미지까지 모조리 더해지니 그 일격은 존재와 격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후우, 생명 충전!”
시야가 흐릿하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생명력을 단숨에 끌어 올린 로칸은 전리품부터 확인했다.
이미 다른 산적 놈들 따위야 전투의 여파에 휘말려 죽었거나 모두 달아난 상태였으니 신경 쓸 것도 없었다.
“오, 있다.”
[격노왕의 도끼(광분)][유니크]격노왕 란도르가 사용하던 쌍도끼 중 하나. 각기 다른 힘을 지닌 쌍도끼는 함께 사용할 때 시너지를 발휘하지만 그 자체로도 강력한 무기이다.
-공격력 : 1,500
-내구력 : 3,000/3,000
-[광전사] 클래스 사용 시 기본 공격력 10% 상승
-버서크 사용 시 공격력 30% 증가
-[광분] 효과로 적중 시 3% 확률로 공격 속도 5% 증가(최대 10회 누적)
-착용 제한 : 250레벨
자잘한 아이템들도 들어와 있었지만 역시 대박은 이거다. 250레벨 제한의 유니크 도끼인 격노왕의 도끼!
격노왕은 쌍도끼의 형태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 하나하나가 동 레벨대 최상급에 해당했다.
‘이러니 레이드 보스로 불렸지.’
그런 것을 두 개나 사용하고, 타락한 힘에 버서크까지 사용해 댔으니 전생에서도 ‘최초의 필드 레이드 보스’라고 불렸던 것이다.
그 강함은 이번에도 여전했지만, 단지 상대가 나빴다.
자신보다 강한, 게다가 인간형 몬스터에 특히 강력한 타이틀로 떡칠을 한 로칸이 버서크까지 써 가며 덤벼든 탓에 그의 압도적인 공격력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던 것이다.
어쨌든 덕분에 로칸은 강력한 병기를 얻었고, 그것에 만족했다.
“격노왕의 도끼(파괴)도 좋긴 하지만, 공격력은 충분하니까.”
나머지 한쪽의 도끼는 파괴력에서 좀 더 우위에 있었지만 공격력 자체는 이미 출중한 로칸이었다.
그보다는 공격 속도를 올려 평균 대미지를 올리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이었기에 굳이 놈의 리젠을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았다.
“전부 소탕하지 못한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격노왕의 도끼를 얻기는 했지만 아직 강화를 시키지는 못했기에 당장의 공격력은 기존에 사용하던 트윈 헤드 오우거의 배틀 액스 쪽이 좀 더 높았다. 들고 날뛰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한바탕 개싸움을 벌이느라 무기며 방어구 모두 내구력이 바닥을 치고 있었기에, 다른 중간 보스들을 찾아다니는 대신 퇴각을 선택했다.
어차피 퀘스트는 완료했으니까.
“불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그냥 둬. 퇴각한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온 로칸은 대기하고 있던 기사와 병사들을 마주했다.
한두 차례쯤 습격을 받은 모양이긴 했지만 미리 자리를 잡고 시야를 확보한 탓인지 피해는 거의 없어 보였다.
문제는 산불인데, 사실 마법사가 2백 명쯤 되면 수계 마법으로 완전히는 아니어도 대충의 진화는 가능할 터였다.
그러나 로칸의 선택은 방치였다.
괜히 산불을 잡아 보겠다고 나섰다가 산적들의 기습이라도 받아서 지원받은 병력의 수가 줄어들면 그것대로 페널티가 있는 것이다.
차라리 어차피 미움받은 거, 방화범이 되는 쪽을 택했다.
‘엘프들이 싫어하겠군.’
이 선택으로 인해 하프엘프들의 평판이 하락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하프엘프와 관련된 평판은 충분히 올려 두었으니 괜찮았다.
로칸은 병력을 즉시 물려 타이무라로 돌아갔다.
[선제 공격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대량의 명성을 획득하셨습니다.] [10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유니크 액세서리 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당신의 방화를 하프엘프 의회에서 항의합니다.] [하프엘프들 사이에서 당신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돕니다.] [기존 평판이 높아 평판의 변동은 없습니다.]의회에 보고하자 곧바로 보상이 나왔다.
그 보고 내용은 자동으로 적히는 것이라 고의로 산에 불을 지른 것까지 소상히 적혔지만, 항의하고 평판을 깎아 내린 것은 하프엘프들뿐, 인간을 비롯한 나머지 종족의 평판은 그대로였다.
보통의 산이라면 모를까, 이미 격노왕과 그 수하들이 점령해 전혀 활용하고 있지 못했던 데다 산과 함께 불타 죽은 이들이 반역을 꾀하던, 타락한 힘을 사용하던 이였으니 훨씬 남는 장사라는 판단인 것이다.
때문에 명성이라면 오히려 더 많이 올랐다. 지원한 병력을 거의 살려 돌아왔기 때문이다.
“후우, 수리부터 해야겠군.”
의회를 빠져나온 로칸은 즉시 망치와 모루를 찾았다. 장비의 수리도 맡기고, 새로 얻은 격노왕의 도끼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눈이 많군.’
성큼성큼 아무렇지 않게 대장간 안으로 들어선 로칸이었지만 그의 눈은 빠르게 주변을 스캔하고 대장간 안에 머무는 자들을 파악하고 대장장이와 그렇지 않은 자들을 구분했다.
‘벌써 완성된 건가 ’
하지만 아무리 봐도 숫자가 너무 많았다.
대장간이 이곳 하나뿐인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다른 부가 효과들을 주는 대장간들에 비해 인기가 없는 망치와 모루에 이만한 인원이 몰려 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한 것이다.
이곳에 뭔가가 있거나, 아니면 타이무라 자체에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겠지.
‘대륙 간 이동 마법진이라……. 무슨 작당들을 한 거지 ’
로칸의 판단은 후자 쪽이었다. 대륙 간 이동 마법진이 완성되고, 그로 인해 상주인구의 증가가 이어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렇다고 보기에는 조금 이른 감도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서로 견제하거나 눈치를 볼 때의 이야기이지 협동한다면 불가능한 타이밍도 아니었다.
“응 그건 또 왜 그 모양인가. 어서 벗게!”
그렇게 잠시 생각에 잠긴 사이, 망치와 모루의 수장이자 로칸의 장비를 제작해 둔 포두칸이 다가와 그를 닦달했다.
자신이 만들고 강화한 장비들이 이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듯 빼앗듯이 가져가 수리에 들어간 것이다.
“이것도 강화 부탁드립니다.”
“8강까지 ”
“예. 8강까지.”
이번에는 아예 강화석까지 몽땅 내밀었다.
어차피 남는 강화석을 돌려줄 테니 몇 번을 실패해도 상관없을 만큼 충분한 강화석과 고급 강화석을 주고 다이렉트로 8강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번쩍! 번쩍! 번쩍…….
몇 번이나 되는 강화 이펙트가 나타나고, 로칸의 손에 새로운 무기가 쥐어졌다.
+8 격노왕의 도끼(광분).
덕분에 로칸의 입이 찢어질 듯 벌어졌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는 없었다. 포두칸이 그를 데리고 전용 작업 공간으로 데리고 들어간 덕이다.
물론 그 자체로 시선을 끄는 행동이기는 했지만 알게 뭔가 그들도 눈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곧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될 텐데.
덕분에 ‘로칸=장비빨’로 착각하는, 정확히는 착각하고 싶은 이들이 더 생겨나겠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그가 휘두르는 무자비한 폭력이 모든 것을 말해 줄 테니까!
“역시 그랬군.”
장비의 수리와 강화를 마친 로칸은 문으로 걸어 나오는 대신 귀환 스크롤을 사용해 타이무라의 광장 한복판에서 나타났다.
그리고 확인했다. 광장 한편을 채우고 있는 거대한 마법진과 마법사 NPC를.
그의 예상처럼 대륙 간 이동을 책임지는 텔레포트 마법진 설치가 완료된 것이다.
슈웅.
“아, 왔다! 타이무라!”
그러는 사이에도 누군가가 새롭게 전송되어 마법진 위에서 나타났다.
대륙 간 텔레포트 비용이 수십 골드는 족히 할 텐데도 이용하는 이들이 제법 많은 것이다.
골드의 시세가 낮아진 탓도 있지만 타이무라에서 그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이들의 소식이 전해지며 너도나도 레벨이 되면 진출을 서두르는 것이다.
“쯧, 저러다 파산하지.”
그들에게는 이래저래 ‘대출’이라는 무기가 있으니까.
현실에서 대출을 받아 넘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게임 내에서 계정에 귀속되는 대출을 받아 군자금으로 삼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레벨과 명성, 계급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꽤 커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다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해 빚에 허덕이는 이들을 많이 봐 온 로칸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지만, 사실 타이무라의 많은 이들을 빚쟁이로 만든 ‘방문자 겜블’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었다.
로칸도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초반에 레어, 유니크 아이템을 끼워 넣은 덕분인지 겜블 전용 벤더는 물건이 없어서 장사를 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중이었다.
‘그렇다면 슬슬 깨달은 놈들도 나오겠군.’
이리저리 바삐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소위 ‘진짜배기’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은 통 보지 못한 것이다.
정말 난놈들은 벌써 타이무라에 머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겠지.
아마 그들을 보지 못한 이유는 이곳에 없기 때문일 터였다.
‘뭐, 강해질 수 있는 노선은 여러 가지이니까.’
하지만 이곳에 있다고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타이무라를 거점 삼아 강해질 수 있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럼 장난을 좀 쳐 볼까 ”
씨익.
클래스 익스퍼트를 위해, 혹은 그 이상의 경지를 향해 바삐 돌아다니는 놈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로칸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홈페이지를 열어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동시에 중앙 대륙 전반의 소식을 듣기 위해 펍을 찾아 귀를 기울였다.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해서.
“찾았다.”
마침 타이무라를 돌아다니던 이들 중 전생에 눈에 익은 자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꼭 그들을 골려 주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마침 자신이 하려던 일과도 일치하는 구석이 있었기에, 꽤나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겠다 싶을 뿐이었다.
[성자 출현]질병과 상처를 가리지 않고 기적에 가까운 치유 능력으로 모든 이들을 무료로 치료해 주는 한 방랑자에 대한 정보를 접한 로칸이 사악한 미소와 함께 이동했다.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 성자가 나타났다는 작은 마을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