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35)
# 135
신병 받아라! (4)
“크허허헝!”
연금술사가 아닌 괴수 그 자체가 되어 덤비던 몰록의 몸이 그 자리에 우뚝 서 버렸다. 눈앞에 그보다 더한 괴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어어어어…….”
타락 제조자. 그의 몸뚱아리가 타락한 존재를 만들어 내기 위해 타락의 힘을 다루던 연금술사가 만든 타락과 연금의 합작품이라지만, 정신은 그저 미치광이 학자와 다름없었다.
그런 그가 진짜 괴물 앞에서 제정신을 유지할 것이라는 생각부터가 애초에 잘못된 것인지 모른다.
“뭐래, 병신이!”
퍼억!
그런 놈의 정신을 돌려놓은 것은 로칸이 휘두르는 모진 매였다.
버서크 사용 시 공격력이 30%나 증가하는 격노왕의 도끼가 한순간 수십 번이나 내리꽂혔고, 그때마다 놈의 몸은 찰흙처럼 뭉개졌다.
스스스슷.
연금술의 총아로 만들어진 놈의 몸은 곧 회복되었지만 그 시간 동안 로칸이라도 놀고 있던 것은 아니다.
시간을 주지 않겠다는 듯, 연격을 통해 점점 속도를 높이던 로칸의 도끼질이 한순간 극에 달했다.
“광살!”
퍼버버버버벅!
물리 저항 탄성력 방어력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전율적인 폭력 앞에서는.
제대로 싸울 줄도 모르던 놈은 그대로 곤죽이 되어 ‘덩어리’가 되었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 변화를 일으켰다.
‘됐다.’
팽창. 그것도 급격한 팽창이었다.
로칸에게 두들겨 맞아 엉망이 된 그 몸뚱이가 갑자기 팽창을 하더니 로칸을 밀어 내었다.
밀린 김에 회피까지 사용하며 멀리 떨어진 로칸은 아예 방어를 굳건히 하며 다음 피해를 대비했다.
퍼엉!
“큭.”
부풀어 오른 몰록의 몸뚱이가 임계점에 다다라 폭발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태어난 것은 또 다른 몸뚱이.
좀 전의 돼지가 아니라 작고 날렵하게 생긴 새로운 생명체가 그곳에서 몸을 일으켰다.
“빌어먹을 인간 놈! 대업의 발판을 이렇게 일찍 끄집어내게 하다니. 분명히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너뿐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놈은 로칸을 쏘아보며 저주에 가까운 말들을 퍼부었다.
하지만 로칸은 이전처럼 달려들지 않았다. 3페이즈에 들어선 놈의 행동이 어떻게 이어질지 알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금은 무리기도 하고.’
전투형의 육신. 그것을 얻은 몰록은 제 아무리 로칸이라도 금세 제압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물며 지금처럼 버서크의 지속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확실히 무리다. 그럴 필요도 없지만 말이다.
“지켜보아라. 이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내가 그분의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효시가 될 것이다!”
“야, 빨리 안 가 콱!”
움찔.
듣기 끝난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듣기 귀찮아진 로칸이 슬쩍 도끼를 들어 올리자 일장 연설을 늘어놓던 몰록의 몸이 움찔 떨려 왔다.
몸은 새로 태어났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정신이 로칸의 폭력을 기억하는 것이다.
“두, 두고 보자!”
그래서일까 놈은 서둘러 말을 정리하더니 기관을 작동시켜 어디론가 사라지며 던전을 벗어났다.
[타락 제조실을 찾아냈습니다.] [타락한 힘을 다루는 세력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조사단에 보고하면 큰 공을 인정받으실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조사하면 어떤 세력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더불어 타락한 힘과 관련된 정보들이 쏟아졌다.
이미 어디를 뒤지면 뭐가 나올지 알고 있는 로칸이기에 그리 힘 들이지 않고 알짜 정보들을 싹싹 긁어모을 수 있던 것이다.
이제 이것을 조사단에 가져가면 본격적인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시작되겠지.
한동안 단순한 ‘타락한 몬스터 사냥’으로 정체되어있던 것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파티원 ‘하멜’이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뭐 ”
그리고 그때, 로칸의 시야가 흔들렸다.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파티원 ‘밋티’가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믿을 수 없는’도 아니고 ‘기적적인’도 아니다. 무려 불가능한 업적! 그것은 레전드 등급의 타이틀을 얻을 때 나타나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그것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떴다고
“미친놈들. 정말 잡은 건가 ”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잡지 말라고 만들어 놓은 것을 잡은 것이다.
생각해 보면 시간만 끌 수 있어도 최소 유니크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으니 아예 잡기까지 했다면 에픽이나 레전드급 타이틀을 얻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아니, 그것을 위해 레전드 등급이 존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딱 맞는 업적이었다.
“하여간, 이 게임에는 또라이들이 참 많다니까.”
어쩐지 그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았지만 로칸은 진심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제조실을 마저 뒤져 느긋하게 자료들을 모았다.
무려 레전드 등급의 타이틀을 얻은 하멜, 밋티와 달리 레어 등급 타이틀 하나도 건지지 못한 그였지만 이것들만 알뜰히 모아도 제법 부수입은 올릴 수 있을 터였다.
어차피 메인 디시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
“이레면 여유 있지.”
전생대로라면 놈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앞으로 이레 뒤. 그리고 그때, 아주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터였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 것이었다.
“아고고고, 죽겠다. 로칸 님, 이제 어떻게 하면 되는 겁니까 ”
“레전드! 내가 레전드라니! 미쳤어. 이건 미쳤다고!”
로칸이 음흉한 미소를 짓는 사이 밋티와 하멜이 층을 이동해 그에게 찾아왔다.
레전드 등급의 타이틀을 얻어서인지 처참한 몰골을 하고도 입꼬리가 실룩거리는 그들을 보고 있자니 살짝 배가 아팠지만 로칸은 표정을 드러내지 않고 다음 지시를 내렸다.
“돌아가야지.”
로칸의 복귀 명령에 그들은 군말 없이 귀환 스크롤을 찢었다. 타이무라에 위치한 조사단 건물로 돌아가 보고하고, 타락 제조실에서 얻은 자료들을 건넸다.
“허엇, 이건 ”
[믿을 수 없는 업적! 당신은 타락한 힘을 이용하는 어떤 세력에 대한 비밀을 찾아냈습니다. 당신의 공로로 비밀 세력의 베일이 한 꺼풀 벗겨집니다.] [타이틀 ‘비밀 탐색꾼’를 획득하셨습니다.] [타락한 힘과 관련된 신규 퀘스트가 추가됩니다.] [타이틀 ‘탐색꾼’과 ‘비밀 탐색꾼’이 결합합니다.] [타이틀 ‘비밀 추적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비밀 추적자][유니크+]당신은 베일에 싸인 무언가를 찾아내고 추적하는 데 특별한 재능을 지녔다.
[보유 효과]-시력 증가
-[야간시] 효과로 야간에도 대낮처럼 시야 확보 가능
-높은 확률도 숨겨진 장치 발견
-수상한 존재 발견 시 확인 가능
-암호 또는 알 수 없는 문서에 대한 부분 해석 가능
“캬! 이번엔 유니크 타이틀까지! 오졌다!”
그러자 또다시 유니크 타이틀을 획득했다.
셋이라서 다소 등급이 하락한 것임에도 유니크 등급이었으니 만약 혼자서 돌파할 방법을 찾았다면 에픽이나 레전드 등급이 아니었을까
아쉽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무리를 하느라 허송세월을 보내느니 빗장을 열고 새로운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받는 쪽이 이득이라 판단했다.
‘비밀 추적자라…….’
게다가 로칸이 얻은 것은 그냥 유니크 등급의 타이틀이 아니었다. 기존 탐색꾼 타이틀과 결합하여 유니크+ 등급이 된 것이다.
에픽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기존 효과가 강화되고, 새롭게 추가된 효과들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감사합니다, 로칸 님. 아니, 로칸갓!”
“헤헤헤헤, 그럼 이제 어디로…… ”
로칸이 가만히 타이틀의 효과를 살피고 있을 때, 밋티와 하멜은 강아지처럼 그의 곁으로 다가와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고 있었다.
죽을 만큼 힘들긴 했지만 잠깐 같이한 것만으로 레전드 등급과 유니크 등급의 타이틀에 레벨 업까지 몇 번이나 했으니 그들의 입장에서는 제대로 버스를 탄 것이다.
게다가 조사단 팀으로 묶인 상태이니 앞으로도 뭔가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러나 로칸은 그들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다.
“아니, 여기까지로 하지. 나중에 필요하면 부르겠다.”
조사단에서 그들을 팀으로 묶기는 했지만 굳이 계속 함께 다녀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만큼은 로칸도 그들이 필요했기에 팀을 이뤘을 뿐, 계속해서 같이 다닐 생각은 없었다.
팀플이 성격에 맞지 않기도 했지만 함께하기엔 그들이 너무 약했으니까.
“그, 그럼 혹시 친구 추가라도…… 아니면 사인이라도…….”
“앗, 그런…….”
그 무심한 대꾸에 반응이 갈렸다. 밋티는 한없이 아쉬워했고, 로칸빠인 하멜은 사인이라도 받아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지.”
그들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로칸이 먼저 친구 추가를 걸었다. 같은 조사단원인데다 그들의 특징과 실력은 나중에 또 쓸데가 있을 것 같았다.
“우왓! 자랑……하면 안 되겠죠 아무튼 감사합니다!”
“언제든 불러 주십시오!”
그렇게 둘과 헤어지고 조사단 건물을 나온 로칸은 이레 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레벨 업도, 새롭게 개방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이레 후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만 있다면 아주 커다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레 후.
* * *
크르르르르르.
이블라인이라 불리는 황금사자 진영과 검은용군단이 중심에 위치한 경계의 땅. 그곳에 모여든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굶주린 야수의 그것과 같은 흉흉한 기운을 뿜는 놈들은 비슷한 종족도 있었지만 서로 수십 종이 모였다는 것이 특이했다. 심지어 개중에는 서로 원수처럼 지내는 종족들도 있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문제없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수 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그들을 통제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다.
“가라,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을 말살하라.”
그 중심에 선 자. 그는 로칸에게 처참하게 박살 났던 몰록이었다.
타락의 힘을 다루며 새로운 존재들을 창조해 내던 그가 흡수한 약물의 힘을 제 것으로 만들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리고 주변을 가득 메운 것은 그에게 타락의 힘을 부여받은 존재들이었다.
타락한 몬스터. 한 마리만으로도 동 레벨 유저의 학살이 가능한 놈들이 수백을 넘어 수천에 가깝게 모여 든 상태였다. 몰록을 주인으로 인식하여 통제에 따르면서 말이다.
“몰록 님, 어디부터 치실 겁니까 ”
“어디든 상관없지. 살아 움직이는 존재는 모두 지워져야 할 테니 말이다.”
게다가 타락한 몬스터 이외에 두 명의 존재가 그를 보좌했다.
타락의 힘을 뿌리는 자들.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지 알려지지 않은 그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처음은 인간이 좋겠지.”
그 첫 행보에는 어쩔 수 없이 감정이 담겼다.
조금 더 뜸을 들이고 준비를 마친 후 시작하려 했던 대업의 시작이 강제로 앞당겨지게 된 것에 대한 분노이자 처절하게 두들겨 맞은 아픔에 대한 울분이었다.
그렇기에 첫 목표는 인간들의 도시로 정해졌다.
[월드 이벤트. 타락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타락한 몬스터의 침공이 시작됩니다. 막지 못할 시 지역을 잃을 수 있습니다.]동시에 전체 공지가 나타났다.
무려 월드 이벤트.
그동안 국지적인 지역 이벤트나 종족을 대상으로 하는 종족 이벤트 정도는 소소하게 일어났었지만 모든 종족을 대상으로 하는 월드 이벤트는 최초였다.
로도스 : 이벤트 공지 무엇 타락한 몬스터라는 게 뭔가요 신규 몬스터인가요
└맨헌트 : 타락한 몬스터도 모르는 허접은 그냥 짜져 있어. 괜히 깝치다 죽지 말고.
└님아매너 : 윗분 인성; 타락한 몬스터는 필드에서 등장하는 돌연변이 몬스터입니다. 보스는 아닌데 보스보다 세요! 대신 보상도 짭짤함!
알리샤 : 근데 웨이브라고 설마 그 타락한 몬스터가 쏟아지는 거 ;;; 이거 밸붕 아님 지렸다.
└갓천 : 에이, 그게 말이 되냐. 일부만이거나 보스가 타락한 몬스터겠지. 문제는 몇 레벨짜리냐는 것일 듯. 당장 230레벨짜리만 떠도 몰살 각 아님
└못마실물 : 숨은 고수들이 있으니 230까지는 어떻게든 커버될 것 같고, 250레벨 정도면 몰살이겠지. 근데 게임사도 생각이 있으면 그런 놈을 내보내겠냐 230~240레벨 정도 예상함. 웨이브 몬스터는 대충 210~230 정도일 테고. 근데 웨이브를 할 정도로 무리 짓는 몬스터가 뭐가 있더라
초장 : 타락한 몬스터 제보받습니다. 저희 길드가 정리해드림. ㅅㄱ
그렇기에 모든 도시와 마을, 그리고 게시판에 난리가 났다.
최초의 대형 이벤트인 데다 ‘최초’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것이 거의 확실한 이벤트였기 때문이다.
아예 대놓고 제보를 받는 길드들도 있었고, 내부 정보망을 이용해 은밀히 움직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타락 웨이브의 앞을 막아선 이가 있었다.
“자식들, 굼뜨기는.”
바로 로칸이다. 이미 몰록과 타락 웨이브가 어디에서 발생할지 알고 있던 그가 아무도 없는 이블라인에 홀연히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놈들을 혼자서 도륙할 생각은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길을 막을 것이 아니라 놈이 나타나는 정확한 위치에 은신을 하고 있다가 버서크와 광살로 순식간에 해치웠겠지.
로칸은 이들을 자신의 뜻대로 이용할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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