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46)
# 146
탈환전 (2)
“수호자의 검!”
마스터 스킬 수호자의 검!
그것이 발동하자 오스람의 검으로 막대한 힘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시선을 강탈하는 것은 거대화된 검의 크기였다.
롱 소드의 형태였던 그의 검이 대검이라 불리는 그레이트 소드의 3배로 커진 것이다.
꿀꺽!
형태만으로도 그 파괴력을 알 수 있었으니, 남은 두 명의 마스터가 긴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경계의 방패! 절대 방어!”
“탈진의 저주! 통곡의 벽!”
곧이어 상대 쪽에서도 마스터 스킬이 터져 나왔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겼는지 조합 스킬까지 함께였다.
후웅!
그러나 오스람은 차가웠다. 단호했다. 그들이 무엇을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입을 다문 채 기둥이라 불러도 될 만한 거검을 휘둘렀다.
콰과과과과광!
“커억!”
마스터 스킬 경계의 방패는 정확히 말하자면 방어 스킬이 아니었다. 방패라는 매개를 통해 경계를 열어 상대의 공격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 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스람은 공간 자체를 씹어 먹었다. 단순히 방패보다 크기 때문이 아니라, 일그러진 차원 경계의 틈을 힘으로 찍어 누르고 베어 버렸다.
적을 완전 무력화시키기 위한 또 다른 마스터 스킬, 탈진의 저주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였음에도 놈의 마스터 스킬을 압도하고 패대기쳐 버렸다.
그나마 조합 스킬인 통곡의 벽이 검에 저항감을 실었고, 절대 방어로 단단해졌기에 산 것이지 어쩌면 이 한 방에 모든 것이 끝장날 수도 있는 위력이었다.
게다가 휘말린 것은 그들뿐이 아니다. 로칸을 피해, 혹은 그들을 돕기 위해 주변에서 얼쩡거리던 놈들이 모조리 소멸했다.
그의 수호 의지에 반응해 더욱 강력해진 위력을 버티지 못하고 모조리 터져 나갔다.
정적.
그 이상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위력에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어딜 봐, 새꺄!”
오직 한 사람, 로칸을 제외하고.
오스람이 가진 마스터 스킬은, 이미 전생에 몇 번이고 본 적이 있었다. 실제 부딪혀 보기도 했고.
그렇기에 오스람에게 정신 팔리는 대신, 자기 행동을 할 수 있었다. 감히 자신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며 건방을 떠는 이 자에게 본때를 보여 주는 일을.
“버서크!”
하이 마스터까지는 이해한다. 컨트롤과 버서크의 효용으로도 뒤집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있으니까.
하지만 고작 마스터가 감히
로칸의 두 눈에 붉은 광기가 일렁거렸다.
버서크만이라면 쉽지 않겠지만 지금은 방어전이 인정되며 여러 타이틀 효과까지 적용된 상태였다. 이 정도면 비벼 볼 만하지 않은가
괴수로 변한 로칸이 자세를 낮추고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딜!”
사선으로 검을 내리그으며 접근을 차단하려는 놈. 그러나 로칸은 도끼 자루를 짧게 잡고 다가오는 검을 때렸다.
까앙.
지금 이 순간, 힘이라면 마스터가 아니라 하이 마스터라도 비벼 볼 만한 로칸이었다.
방심하던 놈의 상체가 열리고 로칸의 몸이 가까워졌다.
“숄더 차지.”
“컥!”
쿠웅!
덤프트럭에 치이면 이런 기분일까.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까매졌다.
하지만 마스터의 체면이 있지 이대로 정신을 잃을 수는 없었다.
빠르게 의식을 회복하며 몸을 날리고 바닥을 구르며 간신히 후속타의 적중을 면했다.
“빌어먹을!”
타닷.
꼴사나운 모습이지만 이제는 그런 게 중요하지 않았다. 까딱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바닥을 차며 뛰어오른 녀석은 퉤 하고 피가 섞인 침을 뱉으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입안에 무언가 씹히는 것이, 내장 조각이 올라온 것 같았다.
“광전사 따위가 까불다니……!”
고통이 선명하게 느껴질수록 분노도, 전투력도 상승했다. 로칸을 경시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마스터의 저릿한 기운을 전신으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크윽!”
그때 들려온 동료들의 비명 소리가 그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해 마스터 스킬을 꺼내게 만들었다.
“덤벼라, 미치광이야!”
빠르게 짓쳐 드는 녀석의 몸. 로칸도 지지 않고 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정면 승부라면 그도 피할 리가 없으니까.
“걸렸다! 아돌!”
격돌의 순간, 놈의 검이 한 박자 빠르게 움직였다. 그의 마스터 스킬 아돌이 발동한 것이다.
극쾌의 찌르기.
노린 것은 당연히 로칸의 심장이었다.
머리를 터트리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도끼를 치든 탓에 각도가 여의치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었다. 마스터 스킬와 마스터 전용 무기라면 로칸의 갑옷이 무엇이든 꿰뚫어 낼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푸욱!
“컥!”
오직 일격. 한순간 힘을 폭발시키는 것에만 집중한 마스터 스킬에 로칸의 심장이 꿰뚫렸다. 아예 관통 후 등 쪽이 터져 나가며 구멍이 뚫리기까지 했다.
“엇 ”
하지만 그 순간에도 로칸의 몸은 멈춰 서지 않았다.
통했다는 것을 안 순간, 검을 회수하고 동료들을 지원하기 위해 몸을 빼내려던 계획을 무산시키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씨익.
시체라고만 생각했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잡아먹기 딱 좋은 거리가 만들어졌다.
“광살.”
퍼버버버버벅!
고깃덩이를 다지듯 적의 몸을 난타하는 로칸의 필살기가 터져 나왔다.
“최, 최후의 맹세!”
이번에는 적도 만만치 않았다. 방심을 노려 단숨에 끝장을 보려 했지만 생존기를 사용하며 버텨 낸 것이다.
하지만 몸을 빼내지도, 회복을 하려 하지도 않았다.
“으아아아아앗!”
오히려 로칸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조합 스킬 최후의 맹세는 버서크와도 비슷한 스킬이니까. 버서크처럼 지속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극단적으로 방어력을 높이고 생명력을 100으로 고정시키는 능력이었다.
놈은 그 안에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어림없지.’
그러나 좀 전까지 미친 듯이 덤벼들던 것과 달리, 로칸은 그의 생각처럼 싸워 주지 않았다. 난타전이야 그 역시 좋아하는 방식이지만 그러다가 마법 심장이 박살 나거나 목이 날아가 버리면 버서크고 나발이고 소용없으니까.
상대 조합 스킬의 지속 시간이 기껏해야 1분 남짓이라는 것을 아는데 뭐 하러 굳이 싸워 줄까. 영악하게 머리와 심장을 보호하면서 적당히 부딪힐 뿐이었다.
또 한 번 마스터 스킬, 아돌이 터진다면 막아 낼 자신은 없지만 마스터 스킬을 한번 발동하고 난 다음 쿨 타임이 꽤 긴 편이었다. 적어도 4~5분 내에 다시 사용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더러운…….”
풀썩.
그리고 약 1분 후. 로칸은 기분 좋은 승전보를 들을 수 있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레벨 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려 마스터 레벨을 셋이나 잡은 덕분에 또다시 레벨 하나를 올릴 수 있던 것이다.
로칸이 놈을 처리하는 것보다도 빠르게, 오스람이 마스터 둘의 목을 따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기 지루했던지 패퇴하는 병사와 기사들을 도륙하는 것은 덤.
덕분에 따로 생명 충전을 사용하지 않아도 좋았다.
생명력과 마나가 가득 차오르기도 했지만 이미 그들을 위협할 만한 무엇도 주변에 없는 까닭이다.
“놀라운 실력입니다, 영주님.”
로칸이 결착을 짓자 오스람이 추격을 멈추고 그의 곁에 섰다. 버서크에는 후유증이 동반한다는 것을 알기에 호위를 자처한 것이다.
물론 방문자인 로칸은 죽음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알지만 페널티가 있다는 것 역시 알기 때문이다.
‘놀리는 건 아니겠지 ’
마스터 둘을 손쉽게 요리한 인물이 하는 말이라 어쩐지 놀리는 기분도 들었지만 오스람은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었다. 자신이야 하이 마스터이니까. 겨우 마스터 둘을 잡지 못한대서야 체면이 서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전적이 있다고 듣긴 했어도 로칸은 마스터 레벨도 아니면서 일대일로, 그것도 갓 마스터에 오른 애송이가 아니라 숙달된 마스터를 잡아 내지 않았나 충분히 감탄하고, 또 감탄할 만했다.
[공훈도 10,000를 획득하셨습니다.] [공훈도 5,000를 획득하셨습니다.] [공훈도 5,000를 획득하셨습니다.]시스템도 동의하듯 로칸에게 공훈도를 부여했다.
아무래도 오스람이 잡은 두 명의 마스터는 온전히 인정되지 않은 듯 절반의 수치가 들어왔고 일대일로 겨룬 것만 온전히 들어왔다.
그렇다고는 해도 병사 동 레벨의 병사 2천을 잡은 것과 엇비슷한 엄청난 수치였다. 그만큼 마스터급이 가지는 영향력이 큰 것이다.
‘기사 대전이 아니었다면 나도 큰 페널티를 먹었겠지.’
그런 의미에서 자국의 마스터를 죽인 로칸에게 별다른 페널티가 내려지지 않은 것은 무척 예외적인 일이었다.
기사 대전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제압하지 않고 죽인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다행히 황제가 로칸의 편을 들어 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로칸은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방문자이니까. 지금 당장도 마스터를 꺾을 정도의 강자인데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더 강해지겠나.
그런 전력을 몇 번이고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이득이었기에 황제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힘을 썼던 것이다. 그는 야심이 큰 남자였으니까.
‘기회이긴 한데…….’
그런 의미에서 오크족 마스터 셋이 한 번에 제거된 것은 큰 기회였다. 영토 확장의 기회.
황제의 지원만 있다면 인접한 오크 도시로의 진격과 점령전도 고려해 볼 만한 일이었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점령에 성공한다 해도 다른 세 개의 도시에 포위되는 형국을 띄기는 하겠지만 충분한 병력과 지원만 있다면 레갈리아처럼 버텨 봄 직도 했다.
오스람의 수성 능력이라면 적에서도 하이 마스터가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수비는 자신할 수 있으니까.
더구나 ‘마스터를 꺾은’, 전투력을 알 수 없는 광전사까지 버티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상 오크들도 섣불리 병력을 집중하지는 못할 터였다.
어쩌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도록 포위와 긴장만 유지하며 몇 달, 몇 년이고 대치만 할 수도 있겠지.
‘어차피 황제가 선택할 테니……. 먼저 나서서 호구가 될 필요는 없지.’
판단을 끝낸 로칸은 오스람과 위풍당당하게 레갈리아로 돌아왔다.
살아 돌아간 오크들은 많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병력은 대부분 잡았으니 대승이라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장 병력을 집중시켜 쳐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방어를 단단히 하도록 명하고, 버서크 후유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황제의 명이 내려진다면 진격하겠지만 굳이 자신의 돈과 병력을 소진시킬 생각은 없는 것이다. 만약 황제가 명한다면 그에 따른 병력 지원, 자금 지원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로칸의 입장에서는 나서서 일을 벌이기보다 가만히 기다렸다가 새로운 적의 지휘관이 올 때마다 갈아 먹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이대로 새로운 거점에 투자했다간 레갈리아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지 못할 테니까.
오히려 황제가 딴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만드는 편이 로칸의 입장에서는 이득이었다.
‘슬슬 움직여야겠군.’
하지만 황제를 무슨 수로 이미 로칸이 진상한 세 개의 거점을 단단히 틀어막으며 안정화에 들어간 황제다. 그의 영토 욕심은 그것만 봐도 알 수 있었으니 이 같은 기회를 황제가 그냥 둘 확률은 무척 낮았다.
더 큰 떡밥이 있지 않다면.
“고대 황제의 유적이라…….”
그래서 로칸은 더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던질 생각이었다.
고대 황제를 부활시키고 조종할 수만 있다면 고작 거점 한두 개를 먹어 치우는 것과는 비교 할 수 없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로칸의 현재 레벨은 283. 생각 같아서는 마스터 레벨을 찍은 뒤 움직이고 싶었지만 이 정도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재밌겠군.”
그것을 이용할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