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51)
# 150
고대 황제의 부활 (4)
통장을 까는 것으로 가장 큰 난관을 해결한 영민은 자고 가라는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제대로 해 보기 위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어필하자 아버지도 크게 뭐라 하지는 않으셨다. 정식으로 허락을 했기 때문에.
덕분에 집으로 돌아온 로칸은 피곤함도 잊고 더 로드에 접속 할 수 있었다.
“슬슬 풀 때가 됐군.”
로칸이 더 로드에 접속하여 한 첫 번째 행동은 바로 경매장 물품 등록이었다.
이미 경매장은 타락한 몬스터 잔당들이 남긴 아이템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중이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주 비싸다는 것.
일반 유저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비싼 가격 때문에 타락 웨이브는 결국 고레벨들의 잔치로 끝이 나고 만 것이다.
그 결과,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제대로 일어났다.
일반 유저들은 타락한 몬스터에 피해만 입고, 강한 자들의 장비만 더 좋아지니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개중에는 기업의 스폰을 받아 활동하기 시작한 길드들이 생기면서 현금으로 무기들을 사 모으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었다.
‘반면에 이건 일반 유저들이라도 어떻게든 사 들일 만하지.’
그렇게 고착화되어 가던 참에 로칸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돌멩이를 던진 것이다.
바로 강화석.
아직 수량이 많이 풀리지 않아 엄청나게 비싼 가격에 거래되거나, 그나마도 고레벨 유저들이 독점하기 위해 쉬쉬하여 존재 자체를 잘 드러내지 않던 강화석을 통합 경매장을 통해 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비쌌다. 아주 아주 비쌌다.
이미 시세가 높게 책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굳이 파격적으로 할인해 줄 필요는 없기 때문에 로칸은 시세에 맞춰 소량씩 등록하기 시작했다.
[강화석이 판매되었습니다.]‘역시.’
순삭. 통합 경매장에 강화석을 등록하자마자 5초도 되지 않아 판매가 완료되었다.
심지어 그다음 등록한 강화석은 3초.
강화석이 경매장에 등록되는 것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는 누군가가 있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팔려 나갔다.
‘언제까지 할 수 있나 볼까 ’
때문에 로칸도 신이 나서 물건을 올렸다.
3초, 4초, 2초, 3초, 1초.
모든 유저가 함께 사용하는 통합 경매장이라고는 하지만 로칸이 올린 강화석들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팔려 나갔다.
그러나 그 수량이 백 개를 넘어가는 순간, 주춤하는 순간이 왔다.
자금이 부족하기도 했고, 그들 역시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강화석의 드롭률이 엄청나게 상승하기라도 했나 아니면 노다지가 발견되기라도 한 걸까 그것도 아니면 강화석을 얻을 수 있는 반복 퀘스트라도 신설된 것일까 그조차 아니라면 혹시 복사 버그……
‘그래서, 안 살 거야 ’
그 심리를 꿰뚫고 있는 로칸이었기에 코웃음을 치며 다음 수를 썼다.
가격 다운.
의심이 가더라도 혹할 수밖에 없도록 가격을 한 단계 낮춘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비쌌지만, 길드들은 이걸 놓치면 그냥 강해지는 것이 늦어질 뿐 아니라 경쟁 길드가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끌어모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 번.
팔려 나간 강화석의 숫자가 3천 개를 넘어서자 가격은 로칸이 생각하던 수준까지 내려왔다. 인벤토리의 골드는 현금화를 하기 전보다도 훨씬 많아졌다.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하루에 최소 1백 개 정도씩은 팔아 치울 생각이니 가격은 안정화되고 일반 유저들도 몇 개쯤은 손에 넣을 수 있겠지.
‘이번에는 혼자 해 먹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지.’
지금까지는 굳이 다른 유저들을 키워 줄 필요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일이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혼자서 감당할 수도, NPC들만 믿을 수도 없는 것이다.
고기 방패가 대부분일지언정 유저들이 어느 정도 버텨 주지 않으면 곤란했다.
그래 봤자 며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며칠로 끝날지 몇 주, 몇 개월이 될지는 까 봐야 아는 것이었다.
‘슬슬 나도 레벨 좀 올려야겠군. 그리고 이 녀석도.’
짹
볼일을 마친 로칸이 자신의 왼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자 주변에서 놀고 있던 카이가 뒤뚱거리다 날아와 자신의 둥지인 양 어깨에 자리 잡고 방실방실 해맑게 웃었다.
그 모습에 어쩐지 기운이 빠지는 로칸이었지만 어쩌겠나, 키우기로 한 것을.
인벤토리 가득 준비해 둔 포션 중 하나를 꺼내 주며 인근의 사냥터로 향했다.
[활기찬 생명의 빅버드, 카이][Lv 161]로칸은 고대 황제가 깨어나길 기다리는 한편, 사냥터를 돌며 카이의 레벨을 올려 두었다.
먹이로도 레벨을 올릴 수 있지만 로칸의 사냥 경험치 중 일부를 획득하기도 했기에 레벨 업은 금방이었다.
더구나 지금 카이는 로칸도 먹지 못한 성장의 비약까지 섭취한 상태였으니 급성장하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하다.
때문에 로칸의 수준까지는 무리였지만 빠르게 클래스 비기너 단계를 벗어나 클래스 유저 수준까지 올랐다.
‘아직 안 되지.’
[활기찬 생명의 빅버드, 카이가 방긋 웃기를 깨달았습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 [스킬 습득을 포기했습니다.]하지만 쭉쭉 성장하는 레벨, 능력치와 달리 스킬은 단 하나도 익히지 못하고 있었다. 펫이 익힐 수 있는 스킬의 숫자는 세 개가 전부였기에 로칸이 고르고 고르는 중인 것이다.
‘자동 습득이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
만약 자동 습득되는 방식이었다면 얼토당토않은 허접한 스킬로만 채워질 뻔했다.
로칸이 노리는 스킬은 일단 비행을 위한 탑승 스킬과 변칙적인 이동이 가능한 비행 계열의 스킬, 그리고 다방면으로 사용되는 돌풍 스킬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처럼 어린 상태에서는 얻을 확률이 거의 없는 스킬들이었기 때문에 수시로 나타나는 알림 창을 조작해 캔슬을 해 줄 필요가 있었다.
[긴급 퀘스트가 발동되었습니다.]“응 ”
그렇게 며칠 동안 레벨 업에 몰두하고 있을 때, 로칸의 눈앞에 의외의 알림이 나타났다.
긴급 퀘스트.
따로 거창한 퀘스트를 받은 것도, 사냥터에 변고가 생긴 것도 아닌 상태에서 긴급 퀘스트라니 의아했지만,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고개를 끄덕였다.
[고대 황제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자들][긴급 퀘스트]고대 황제의 부활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이들이 훼방을 놓으려 합니다. 남은 1일 간 고대 황제의 부활을 저지하려는 자들로부터 연구소를 지키세요.
-성공 조건 : 고대 황제의 완전한 부활
-성공 보상 : 고대 황제의 상태에 따라 차등 보상
의회 쪽에 타 종족의 스파이가 있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갑자기 인간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들이 조사를 하다가 튀어나온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그 사실을 다른 자들이 알았고, 방해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다.
‘꼭 검은용군단이라는 보장도 없지.’
그리고 그 대상이 꼭 검은용군단이라는 법도 없었다. 인간족의 힘이 갑자기 커지는 것을 반기지 않을 수도 있었다.
애초에 고대 황제의 경우 검은용군단 진영의 종족뿐 아니라 황금사자 진영의 종족들까지 무릎 꿇린 이가 아니던가
그것도 지독한 인간 종족 우월 주의자였으니 달갑지 않아 하는 이들이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유저라면 몇이 오든 상관없지만…….”
때문에 로칸은 빠르게 이동을 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품었다.
유저들이 퀘스트를 받고 방해를 하러 오는 것이라면 그 수가 몇이나 되든 모조리 쓸어버릴 자신이 있었지만 만약 다른 종족의 마스터가 침투한다면,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쯤 된다면 상대하기 버거울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웬만하면 마스터 레벨까지는 찍고 이용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지.”
로칸은 연구소로 향하는 대신 어디론가 발길을 돌렸다.
어차피 경험상 바로 습격이 벌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고, 그가 아니라도 다른 수비 병력이 이미 잔뜩 배치되어 있을 테니까.
아무래도 인간 종족의 숙원인 만큼 황제도 신경을 써서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겠나 사실 어쩌면 로칸이 있든 없든 결과는 똑같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퀘스트가 완료된 이후에도 힘은 필요했다. 마스터 레벨이 아니기에 더욱, 그 격차를 좁히고 뛰어넘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했다.
[황실 무고에 입장하셨습니다. 30분 이내에 한 가지의 무구를 선택하여 가지고 나올 수 있습니다.]로칸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황실 무고. 이번 퀘스트를 마치며 한 번 더 황실 무고에 출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은 덕분이었다.
‘단기간에 전력을 끌어 올리는 덴 역시 템발만 한 게 없지.’
그러나 고를 만한 것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일단 도끼류는 지난번 선택을 한 탓에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방어구나 액세서리를 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방어구는 지금으로도 충분해. 오히려 마스터 레벨 제한이 붙기 쉽지.’
그러나 방어구는 도끼를 골랐을 때처럼 막상 얻어 놓고 쓰지 못할 확률이 높았다.
그만큼 성능은 확실하겠지만 세트 아이템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었고, 액세서리의 경우 레벨 제한이 낮아도 옵션에 따라 아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들도 많기 때문에 당장뿐 아니라 장기적인 전력 강화가 가능 할 확률이 높았다.
“목걸이는 됐고, 팔찌도 있고. 귀걸이와 반지 정도인데……. 범용성 등을 생각하면 역시 반지인가 ”
노리는 것은 일단 반지. 반지는 설혹 조금 부족한 옵션이 나오더라도 최대 다섯 개까지 낄 수 있기에 하나의 옵션을 위해 착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목걸이는 이미 엘프의 눈물 목걸이가 있었고, 팔찌도 조사단원의 팔찌가 있으니 반지가 아니라면 귀걸이 정도인데, 귀걸이는 혹시나 꽝을 뽑으면 그야말로 답도 없었기에 반지가 무난할 듯싶었다.
하지만 종류별로 친절하게 모아 놓은 곳이 아니기에 황실 무고 내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어차피 능력치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외형을 보고, 기억에 있는 유명한 물건인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응 ”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며 둘러보던 로칸의 눈에 어떤 것이 들어왔다.
검고 투박한 쇠사슬.
처음에는 아이템이 아니라 그냥 이곳을 꾸미는 장식이거나 건축 자재쯤으로 생각할 만큼 특징 없고 투박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묘하게 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쇠사슬 따위, 얻어 봐야 쓸 곳도 없다는 것을 아는데도 자꾸만 눈길이 갔다. 마음이 끌렸다.
‘미치겠군.’
그러는 동안 시간은 꾸준히 흘러가고 있었다. 황실 무고가 닫힐 시간이 가까워져 왔다.
선택의 시간이 눈앞으로 닥쳐왔다.
“후우, 망하기만 해 봐라. 용광로에 던져 버릴 테다.”
[무구를 선택했습니다.] [무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황실 무고를 벗어난 뒤 확인이 가능합니다.] [황실 무고의 문이 닫힙니다.]끼이익, 쿵.
결국 로칸은 입술을 깨물며 쇠사슬을 손에 쥐었다. 붉은빛도 나고, 보라빛도 나는 그것을 움켜쥐고 도박을 하듯 천천히 옵션을 확인했다.
“……이게 뭐야 ”
짹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