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85)
# 185
전쟁 시대의 개막 (1)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새로운 분기를 맞았습니다.] [타락 웨이브와 고대 황제의 폭주로 전체 거점의 20% 이상이 파괴되었습니다.] [호시탐탐 서로의 세력이 약해지길 기다리던 여덟 종족이 숨기지 않고 야욕을 드러냅니다.] [분쟁 지역으로 다수 병력의 이동이 감지됩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 대전쟁 시대의 개막이 시작됩니다.] [투쟁하십시오. 정복하십시오. 전쟁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로칸이 황성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시스템이 새로운 변화를 모두에게 알렸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가 예정되지 않았던 타이밍에 새로운 분기를 맞으며 거대한 변혁을 이루어 낸 것이다.
전쟁. 전란의 시대.
잃는 것도 많겠지만 훨씬 크게 얻는 자들도 많은 그 시대가 도래했다.
[대전쟁 시대의 개막에 따라 분쟁 지역 카잔티아의 퀘스트 보상이 강화됩니다.] [카잔티아 지역과 관련된 퀘스트가 다수 추가 생성 됩니다.] [카잔티아 지역 내의 영주들은 새로운 퀘스트를 만들어 낼 권리를 갖게 됩니다.] [카잔티아 지역 내에서 경험치 습득량과 아이템 드롭률이 1.1배로 상승합니다.]당장에 카잔티아 지역과 관련된 퀘스트가 수없이 생겨났고, 보상 또한 좋아졌다.
아예 카잔티아 지역 내에서 전투를 벌일 경우 1.1배의 경험치 습득량과 아이템 드롭률을 챙길 수 있었고, 이와 중복으로 지역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 1.1~1.3배의 증가가 또다시 이루어졌다.
그야말로 레벨 업을 하기에 가장 훌륭한 조건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되겠지.”
그리고 그 퀘스트는 모두 로칸의 손에서 나온 것이었다.
돈을 좀 더 준다거나, 특별한 아이템을 쥐여 주는 방식으로도 세팅을 할 수 있지만 로칸이 카잔티아 지역의 특징을 경험치 습득률과 아이템 드롭률에 맞추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0.1~0.3% 정도의 조정에 불과했지만 유저들에게는 그것이 엄청난 혜택으로 느껴질 터였다.
만약 황금사자 진영의 고레벨 유저라면, 자기 종족도 내팽개치고 카잔티아 지역으로 몰려들 것이라 확신할 정도였다. 비교적 저레벨이라도 수송 퀘스트 등을 통해 간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테고.
일단 누구든 복리로 쌓이는 경험치와 드롭률을 경험해 본다면 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트롤의 대군이라는 건 아직 집결 수준이니까 대비 정도만 하면 될 테고.”
그런 의미에서 당장의 대비는 충분했다.
기사 하나가 연회장에 뛰어들어 올 만큼 트롤의 대군 집결은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런 일이 근래에 없었기 때문이지 당장 들이닥칠 것 같지는 않았다.
대군이 집결한다는 후쉬칸 영지에서 인간 쪽으로 넘어오려면 미묘하게 하프엘프들의 영역을 걸쳐서 와야 한다는 것도 안심이 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비단 인간과 트롤 뿐 아니라 여덟 종족 모두였으니까.
“생각 같아서는 선빵을 날리고 싶지만…….”
하지만 이쪽에서 먼저 공격하는 것도 나름대로 부담은 있었다.
시스템이 대전쟁 시대가 개막했노라 선포하긴 했지만 아직 국지전이 고작일 뿐, 공식적인 대단위 전투는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 상황에서 잘못 나섰다가는 독박을 쓰고 전쟁을 일으킨 원흉으로 찍힐 수 있었다.
“일단은 내부부터 장악해야겠지.”
그렇기에 로칸은 내부 단속부터 철저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스터 레벨에 오르기는 했지만, 광풍 현신만 사용할 수 있다면 하이 마스터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는다 자부하지만, 그것을 모두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이 마스터이면서 마스터 레벨도 되지 못했던 로칸을 대우해 주었던 오스람이 이상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었다.
‘오스람을 데려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생각 같아서는 오스람도 카잔티아 쪽으로 옮겨 오게 만들고 싶었다. 하이 마스터이면서 전술 전략에 눈이 밝은 그가 이곳을 지켜 준다면 훨씬 마음이 든든해질 테니까.
그러나 그가 빠지면 레갈리아는 끝이다. 그것을 모를 리가 없기에 아쉽지만 있는 자원 내에서 해결을 봐야 했다.
[카잔티아 영지에 진입하셨습니다.]간단한 조작들은 통치 기능을 통해 마치고 뒤늦게 카잔티아 지역 내 가장 커다란 영지인 카잔티아성으로 입성한 로칸은 거침없이 막사로 향했다.
부임하는 영주마다 죽어 나가는 통에 영주성은 텅텅 비어 있었지만 그곳을 꾸미는 것보다 이곳을 책임지는 병사들을 먼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로칸이 강력하다 한들, 지금 같은 전쟁 상황에서 아군의 지원이 없으면 개죽음을 당할 확률이 높았다.
마스터 레벨 이상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전략 병기에 가까웠지만, 적들 중에도 마스터며 하이 마스터가 있는 이상 보조가 되지 않는다면 의외로 쉽게 죽어 나갈 수 있는 존재였다.
“카잔티아 후작님이십니까 ”
전쟁 지역인 만큼 허락되지 않은 인원은 병영에 들어서는 단계에서부터 제지를 받지만 로칸은 그럴 걱정이 없었다. 황제가 내린 문장이 그의 망토에 자동으로 새겨진 탓이다.
그것으로 병사들은 로칸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맞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이미 소식을 들었던 것인지 처음 로칸을 맞이한 것은 마스터급의 기사였다.
그는 가볍게 목례를 한 뒤, 로칸을 병영의 중심으로 인도했다.
보통의 귀족들이라면 이런 경우 벼락같이 화를 내며 왜 내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가장 상급자가 나오지 않느냐고 따질 수도 있었지만 이곳은 카잔티아. 작위보다 무력이 더 중요한 지역이었다.
로칸은 영주가 없는 곳에서 하이 마스터가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의 뒤를 따랐다.
다른 귀족들도 버럭 소리를 지르다가 마스터급 기사가 눈을 한 번 부라리면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고 조용히 따라갔겠지만.
‘기 싸움일 수도 있고.’
물론 할 일은 없지만 기 싸움을 벌이려는 의도일 수도 있었다.
전투에 대해, 전쟁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신임 후작이 전선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선을 제압해 놓고 대화를 시작하려는 의도도 분명히 어느 정도는 깔려 있을 터였다.
로칸이 타 종족의 하이 마스터들과 힘을 합쳐 고대 황제를 쓰러뜨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겠지만, 눈으로 본 것이 아닌 이상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울 테니까.
실제로 떠도는 거짓 소문 중에는 로칸이 휘하에 있는 다른 하이 마스터, 오스람을 내세워 대리 전투를 치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로칸 폰 카잔티아 후작님께서 오셨습니다.”
“후작님을 뵙습니다.”
“후작님을 뵙습니다.”
로칸이 지휘 막사 안으로 들어가자 모여 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예를 표했다.
그러나 일반 병사가 귀족에게 하는 그런 깍듯함은 아니었다.
최소한의 예의 정도랄까.
그래도 대귀족이고, 전공을 세운 기사 출신이니 일반적인 귀족들보다는 존중하는 분위기였지만 로칸의 입가에는 쓴웃음이 걸렸다.
‘당나라 군대구먼.’
게다가 지휘 막사 안에는 하이 마스터 둘과 마스터 일곱이 전부였다.
국지전이 수도 없이 일어나는 전쟁 지역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당장 전투 중이 아니라면 지금 소식을 듣고 이동 중이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다른 사람도 아닌 이 지역의 군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있는 후작의 방문이니까.
‘고작 이따위로 반응한다 이거지 ’
로칸의 눈이 번뜩였다.
기 싸움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는 수밖에.
이미 고대 황제와의 전투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로칸이다.
하이 마스터 둘에 마스터 서른 적이었다면 몇 번쯤 죽어 주더라도 모조리 쳐죽이는 것이 가능했겠지.
“반갑다. 카잔티아 후작이다. 첫 명령을 하달하기 전에……. 숫자가 꽤 모자란 것 같은데 ”
“아, 현재 하이 마스터 탈라란은 칼로그성에서 대기 중입니다. 아시겠지만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최전선은 이곳 카잔티아성이 아닌가 그러니까 적들이 본성을 지나쳐서 후방의 성을 치는 것을 염려해서 거기에 버티고 있다 이거지 ”
“그건…….”
로칸의 말은 정곡이었다. 카잔티아 지역에서 적대 종족과 맞닿은 최전선은 바로 이곳 카잔티아이니까.
당장 이곳에 하이 마스터 둘을 두고 대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후방에서 뭉개고 있다 그것도 후작이 왔는데
빼도 박도 못할 태업이거나 로칸을 무시한다는 의미일 수밖에 없었다.
“당장 부르도록.”
“……알겠습니다.”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는지 하이 마스터 델라스는 순순히 탈라란을 호출했다.
더불어 이곳에 모이지 않은 스물세 명의 마스터들도 함께 호출했다.
‘눈치는 있는 녀석이군.’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눈치껏 행동하는 녀석의 움직임을 보고도 못 본 척한 로칸은 그들이 모이는 동안 전황부터 살폈다.
지휘 막사에 설치된 마법 스크린을 통해 각 성의 위치와 적들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영지 관리 창을 열어 카잔티아 방어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다.
이미 방어가 단단히 되어 있는 중요 거점인 만큼 증축이나 추가 함정 생성 등을 위해 소모되는 돈이 막대했지만 로칸에게는 그리 부담되는 돈이 아니었다.
벌써 미용 포션 개발을 완료하여 슬슬 귀족 NPC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중이었으니까.
‘꼭 트롤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가장 무너뜨리기 쉬운 상대이지.’
대전쟁의 시작이니 금방 뺏고 뺏기는 거점 쟁탈전이 시작되겠지만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이고, 그 어려운 것을 쉽게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쉬운 방법을 찾기 마련인 것이다.
물론, 그 쉬운 방법이란 가장 약한 종족을 터는 것이었다.
로칸은 그것을 대비하고 있었다. 하이 마스터와 마스터의 숫자가 다른 종족에 비해 가장 적은 인간이니 공격받기 가장 쉬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마스터 스킬도 수비적이고…….’
그렇다보니 방어를 위해, 종족을 지키기 위해 마스터와 하이 마스터들의 마스터 스킬도 방어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가능성’이라는 특성을 지닌 덕분에 모든 종류의 스킬을 조합할 수 있는 인간이지만 수비적일 수밖에 없다 보니 같은 하이 마스터들에게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로칸은 이 기회에 그것을 뜯어 고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이 마스터 탈라란 도착했습니다.”
“마스터 키콘이 후작님을 뵙습니다.”
“마스터…….”
그렇게 스크린을 보며 궁리를 하고 있을 때, 잠시 잊고 있던 이들이 지휘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늦게 온 주제에 그 분위기가 미묘했다.
‘늦어서 죄송하다도 아니고 도착했다 해보잔 소리군.’
슬쩍 그들을 돌아본 로칸이 헛웃음을 흘렸다.
마스터 레벨들은 좀 낫다. 로칸이 같은 마스터 레벨인 데다 후작이라는 엄청난 지위를 가졌기 때문인지 눈치를 보는 모양새였으니까.
하지만 하이 마스터라는 탈라란은 달랐다. 능글맞게 웃을 뿐 아니라 걸음걸이도 하이 마스터답지 않게 껄렁했다. 걸음걸이만 봤다면 그저 동네 깡패처럼 생각할 정도였다.
원래 그런 스타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로칸의 심사를 뒤틀리게 만들었다.
“그래. 칼로그성을 지키느라 바빴다지 ”
“예……. 뭐, 훈련도 필요하고…….”
뜨끔했는지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는 탈라란이지만 그 말투는 여전히 후작에게 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하이 마스터를 백작 이상으로 대우한다지만 면전에서까지 이러는 것은 경우가 좀 심했다.
그것이 앞으로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훈련이라, 좋지. 그럼 말 나온 김에 내가 좀 도와줘 볼까 ”
탈라란을 바라보는 로칸의 눈빛이 맹수의 그것처럼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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