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193)
# 193
만인살 (4)
압도적인 전투력! 게다가 로칸에게는 전투 중 스태미나 감소를 30%나 줄여 주는 타이틀 장기전의 달인도 있었다.
그것이 아니라도 끽해야 한두 방 감인 클래스 익스퍼트들 따위로는 그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연속 1,000kill 달성!] [연속 2,000kill 달성!] [연속 3,000kill 달성!]어쨌든 그런 이유로 로칸의 연속 킬 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로칸의 주위에 빈 공간이 오랫동안 생기는 일은 없었다.
원래는 시체가 산처럼 쌓여서라도 독립된 공간이 만들어졌어야겠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게임. 시체가 남은 시간은 길지 않았고 로칸도 그것을 의식했는지 조금씩 이동해 가며 오크들을 멱을 따고 있었다.
그 덕에 로칸의 주위는 마치 맨홀, 아니 블랙홀과 같아 보였다. 마치 빨아들이듯 계속해서 주위를 적들로 채워 갈 수 있던 것이다.
시체가 쌓이는 만큼 전리품 또한 인벤토리 가득 쌓여서, 더 이상 로칸이 수용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바닥에 나뒹굴었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배틀 액스를 휘둘렀다.
그럼에도 유저들 중 그 누구도, 그의 곁으로 접근해 전리품을 챙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저게 사람이냐.”
“저거…… 어째 적의 절반은 혼자 잡고 있는 것 같지 않냐 ”
“미친 척하고 템 주우러 가 볼까 저것만 인벤토리 가득 쓸어담으면 죽어도 이득일 것 같은데.”
“그리고 로칸한테 찍혀서 1레벨 될 때까지 뒈지게 아서라, 네가 저기 들어가면 10초도 못 버틴다에 1골드 건다.”
그의 영역으로 들어갔다간 아이템을 주울 새도 없이 찢겨 죽을 것 같았으니까.
아니, 설령 로칸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몇 개 건진다 해도 문제였다.
잘못해서 로칸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한다면 그 화를 어찌 감당할 텐가.
이미 블러드체이서와 헬하운드가 몰락해 버린 것을 보아 온 이들이기에 감히 그쪽으로는 눈도 돌리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힘을 집중시켰다.
[연속 5,000kill 달성!] [연속 6,000kill 달성!] [연속 7,000kill 달성!]그렇게, 로칸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계속해서 킬을 올려 갔다.
‘후우, 후우.’
그러나 7천 킬을 달성하자 로칸도 마냥 괜찮을 수만은 없었다.
아무리 한 끗발 이상 아래인 놈들을 베고 부수는 것이라 해도 무려 7천에 달하는 자들을 처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다.
숨이 거칠어지다 못해 마라톤을 뛰는 것 같은 고통과 가쁜 호흡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아직은 아니야.’
그것을 단번에 해결할 방법은 분명 있었다.
광풍 현신과 버서크 중 하나만 사용하더라도 모든 기력이 충전되며 처음과 같은 강인함을 갖게 될 터였다.
그러나 로칸은 꾹 눌러 참았다.
아직은 아니었다. 아직은 모자랐다. 참고 인내하며 억지로 배틀 액스를 들어 올렸다.
푸확!
거의 집어 던지듯이 오크 전사의 머리통을 베어 내고 몸을 날려 또 다른 오크 전사의 몸을 어깨로 들이받았다.
사자왕의 무구에 실린 기운이 폭발하며 놈의 갈비뼈를 으깨 놓았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스태미나와 관련된 타이틀이라도 좀 따 놓을 걸 그랬군.”
생명력은 아직 가득했다.
엄청나게 생명력과 방어력이 뻥튀기 되고, 장비빨로 대미지는 격감한 까닭에 가만히 서서 한참을 두들겨 맞아도 될 만큼 생명력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스태미나와 시간이 문제였다.
혼자였다면 제자리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싸워 스태미나를 회복시킬 텐데, 시간이 그를 도와주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드워프들과 유저들이 오크 전사들을 하나둘 쓰러뜨려 가고 있었고, 로칸이 엄청난 숫자의 오크 전사를 홀로 감당해 버린 까닭에 남은 오크 전사들이 쓰러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이래서야 로칸이 목표했던 킬 수를 채우기도 전에 전투가 끝날 판이었다.
“카이! 전설을 타는 자!”
이대로는 타임 오버가 될 것이라 판단한 로칸이 마지막 호흡을 짜냈다.
대붕으로 변한 카이를 타고 하늘 높이 떠올랐다.
“붉은 유성!”
메테오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유성이 되어 오크 전사들의 사이로 떨어져 내렸다.
콰과과과과광!
당황한 오크들은 무기를 던지며 저항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트롤들과의 전투 때와 달리 놈들에게는 카이를 저격할 만한 강력한 마스터급 스킬이 없었고 충격에 휩쓸리며 엄청난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만 했다.
[연속 8,000kill 달성!]“카이, 씹어 먹어!”
끼윳!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붉은 유성이 지상에 충돌하자마자, 로칸은 교감을 이용해 카이를 날아오르게 만들었다.
저번보다는 낮게 떠올랐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새 적응이라도 된 것인지 카이는 해롱거리는 대신 머리를 털고 곧장 날아올랐고, 로칸이 내린 다음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다.
와그작 와그작. 뀨웃! 뀨웃!
대붕으로 변한 카이의 레벨은 이미 마스터급이었다.
마스터 스킬은커녕 마땅한 공격 스킬도 없는 녀석이었지만 압도적인 능력치의 차이는 카이를 포식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람이 개미를 밟아 죽이는 데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지 않은가
해맑게 웃으며 오크들을 씹어 삼키는 카이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기괴할 정도였다.
“후우! 이쪽이다!”
빼애애애애앵.
그뿐이 아니었다.
로칸은 아예 가득 찬 인벤토리를 뒤져 몇 개의 아이템을 집어 던졌다. 바로 광역 도발 효과를 가진 기계공학 아이템들이었다.
그것들을 통해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도록 만들고 다시 한 번 힘을 쥐어짜 근처에 있던 오크의 목을 날렸다. 얼굴을 뭉개고 눈알을 터트렸다.
“말살의 사슬!”
동시에 왼손으로는 사슬을 뿌려 한쪽 방향 전체를 침몰시켰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 사슬과 배틀 액스를 동시에 다룰 수 있게 된 로칸이었다.
[마나가 부족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그러나 처음과 같은 위용은 보이기 어려웠다.
사슬을 다루기 위해서는 제법 대량의 마나가 소모되었고, 그 탓에 얼마 남지 않은 마나가 단숨에 줄어들어 바닥을 쳤다.
다시 기본기만으로 밀려드는 오크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연속 9,000kill 달성!]그렇게 다시 한참을 베고 뭉개고 부수다 보니 어느덧 9천 킬을 달성했다.
남은 것은 이제 1천 킬!
전설을 타는 자의 효과가 사라진 카이는 이제 앉은 자리에서 오크들을 씹어 먹던 폼을 버리고 상승 후 하강하며 부리로 내리찍는 방식으로 오크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런 탓에 영 사냥 속도가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군.”
빠르게 전장을 훑은 로칸의 표정이 굳어졌다.
로칸의 활약 덕분에 전투는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유저들을 포함해 드워프 군단의 병력은 약 6만, 오크 군단의 병력은 약 7만으로 병력의 수에서는 오크 쪽이 조금 더 유리했지만 로칸 혼자서 9천이나 되는 병력을 잡아먹은 데다 병장기의 질은 오크보다 드워프 쪽이 훨씬 우세했으니 의외로 승패가 쉽게 갈린 것이다.
“크헐헐! 더는 내 상대가 없느냐!”
더구나 한쪽에서는 에취히가 마구 날뛰고 있었다. 아무래도 하이 마스터 대결에서 승리한 모양.
다른 마스터와 하이 마스터들도 제법 지치고 상처 입은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조금의 여력이 남은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남은 오크 병력은 5천이 채 되지 않았다. 서두르지 않으면 드워프들에게든 유저들에게든 빼앗겨 개고생을 해 놓고 원하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었다.
“이판사판이다. 광풍 현신!”
입술을 꽉 깨문 로칸은 즉시 마스터 스킬을 발동시켰다. 핏빛 안광을 빛내는 금빛 거인이 되어 처음처럼 전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휠 윈드!”
[연속 9,100kill 달성!] [연속 9,200kill 달성!]무한한 마나와 체력! 스태미나의 영향마저 사라진 로칸은 그야말로 미친놈처럼 날뛰기 시작했다.
시간이 없었으니까.
이미 포상에 눈이 먼 유저들과 얼마 남지 않은 전사와의 승부에 몸이 달은 드워프들이 남은 오크 전사들을 향해 짓쳐 들고 있었기에 서두르지 않으면 큰일이었다.
[연속 9,300kill 달성!] [연속 9,400kill 달성!]3백에서 4백 명 정도를 해치우는 것은 의외로 간단했다. 기계공학 장치를 이용한 광역 도발까지 시전한 덕분에 이미 로칸의 주위로 수많은 오크들이 몰려든 상태였으니까.
그러나 그들을 몽땅 쓰러뜨리자 문제가 발생했다.
“크워어어어어!”
압도적인 병력 차이를 확인한 오크들이 결사 항전의 뜻을 품고 마구 달려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는 여전히 강자와의 전투를 통해 명예를 지키려 했지만 상당수의 오크들은 하나라도 적들을 더 데려가는 것으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려 들었다.
“젠장, 이쪽으로 좀 와라!”
덕분에 로칸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있는 대로 기계공학 아이템들을 뿌려 대는 한편, 쉬지 않고 배틀 액스를 던지고 휘둘러 오크 전사들을 으깨 놓았다.
“급가속! 광기의 시간!”
공격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면 무엇이든 동원했다.
그러나 연속 10,000kill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드워프 NPC와 유저들의 파상 공세에 오크들이 우수수 쓰러져 나갔고, 목표까지 400킬 가량이 남은 상태에서 이제 남은 오크의 숫자는 1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젠장, 젠장!”
덕분에 로칸의 마음이 급해졌다. 지금이 아니라면, 오크가 아니라면 이런 기회를 또 언제 갖게 될지 모른다.
이 미친 짓을 다시 반복해야 했고, 그때는 모르긴 몰라도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펼쳐져 있을 것이 분명했다.
이만큼 난동을 피워 댔으니 드워프고 나발이고 상대 진영에서도 자신을 견제할 누군가를 보낼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로칸의 표정이 굳어지고 거친 짜증과 살심이 피어올랐다. 남은 오크들 중 상당수가 이미 드워프, 유저들와 뒤엉켜 있는 것을 보니 아군이고 뭐고 싹 다 같이 죽여 버리고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가만 ’
그때, 로칸의 머릿속에 어떤 깨달음이 찾아왔다.
“……안 될 것 없잖아 ”
로칸이 배틀 액스의 자루를 굳게 쥐었다.
“캔슬. 버서크!”
슬쩍 눈치를 보다가 광풍 현신을 강제로 캔슬시켰다. 후유증이 채 몸을 덮치기도 전, 다시금 버서크를 발동시키며 전신에 충만한 힘을 일으켰다.
“후우……. 스로잉!”
그리고 전력을 다해 배틀 액스를 집어 던졌다.
퍼버버버버버벅!
그러자 순식간에 그와 직선으로 있던 자들이 모조리 지워졌다. 그것이 오크족이든, 드워프든, 그도 아닌 다른 종족이든.
“으악!”
“이, 이게 뭐야 ”
“로, 로칸 이게 무슨 짓…….”
촤르르르르륵!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포탄처럼 쏘아진 배틀 액스를 따라 로프처럼 길게 뻗어 나간 사슬이 어떤 힘에 휩싸여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휠 윈드!”
“끄아아아아악!”
“사, 살려 줘!”
“저, 저거 미친 거 아냐 왜 여기서 PK야 ”
[연속 9,700kill 달성!] [연속 9,800kill 달성!]무모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로칸의 공격 범위에 말려든 유저들과 드워프들이 모조리 갈려 나갔고, 그에 따라 킬 수가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연속 킬 수는 그야말로 킬 수일 뿐, 아군과 적군을 가려 세지 않았다.
[연속 9,900kill 달성!]연속 킬 수는 순식간에 9,900을 달성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