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205)
# 205
하프엘프의 참전 (2)
전쟁이 시작되고도 한참이나 움직임이 없던 하프엘프들이 참전 선언과 함께 병력을 대거 전진 배치 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언데드 종족을 향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로칸이 의도한 대로, 흉수를 언데드라고 오해한 것이다.
“좋아. 그렇다면 이쯤에서…….”
그 틈을 타서 로칸은 하프엘프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한 가지 선물을 보냈다.
성장의 비약.
본래는 경험치 획득량을 높여 주는 아이템이지만 이름 그대로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는 소모품이었다.
세계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던 재목들이 대거 말라 죽은 상태에서, 어떻게든 기존에 키워 둔 ‘어린 세계수’들을 빠르게 키워 내야 할 하프엘프들에게 당장 꼭 필요한 물건이기도 했다.
[하프엘프 종족 내의 평판이 대폭 상승했습니다.]물건이 배송되자마자 하프엘프 사이에서의 평판이 대폭 상승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힘입었는지 하프엘프들은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프엘프 측에서 데스 캐슬에 대한 소유권 이전 또는 임대를 요청했습니다.]고작 전진 배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전방으로까지 전력을 올리기로 작정한 것이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거점이 필요했다.
아무리 자연과 친한 하프엘프들이라지만 언제까지고 노숙을 하고 수비하기 어려운 평야에서 진지를 구축, 유지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요청한 것이 바로 데스 캐슬에 대한 권한 양도 또는 임대였다.
어차피 인간들로서도 두 개나 되는 거점을 유지하고 수비하기는 어려울 테니 자신들이 그곳에 머무르며 수비하겠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값을 치르고라도 양도받으면 좋고, 아니면 데스 캐슬에 대한 권리는 인정하되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해 주어도 좋다는 파격적인 요청이었다.
‘나쁠 것 없지.’
그 요청을 받은 로칸은 즉시 황제에게 소식을 전했다.
아무리 후작이고, 전장에서의 모든 권한을 넘겨받았다지만 거점을 양도하거나 임대하는 것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황제로부터 회신이 왔다.
“쿨한데 ”
황제의 회신은 간단했다. 완전 양도는 안 되지만 임대 조건은 로칸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
아무래도 저번 반역자 색출 이후 신뢰도가 급상승을 한 것 같았다.
또한 하프엘프들로부터 받는 임대료 중 일부를 로칸이 가져도 좋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만약 그들이 골드로 해결하려 든다면 그중 10%를 가지고, 아이템으로 대체하거나 섞어서 지불한다면 그 아이템 중 하나를 가져도 좋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하프엘프와의 임대 계약을 체결을 결정하셨습니다.] [곧 하프엘프의 전령이 도착합니다.]로칸도 기꺼이 그 뜻을 받아들였다.
당장 하프엘프 측에 승낙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세부 조건은 ‘계약서’를 통해 완성하기로 결정했다.
[데스 캐슬에 대한 권한을 하프엘프 종족에게 12개월 동안 양도하셨습니다.]잠시 후, 계약서 초안을 들고 도착한 하프엘프와 면담을 마친 로칸은 만족스러운 계약을 체결했다.
‘전쟁’을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프엘프들은 골드와 아이템을 섞어서 장기 임대를 진행하길 원했고, 그 아이템 목록을 훑은 로칸이 흔쾌히 승낙한 것이다.
“이걸 지금 얻는군.”
[세계수의 잎을 획득하셨습니다.]사실 다른 아이템은 큰 의미가 없었다. 이미 엄청난 아이템 세팅을 마친 로칸에게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들이 대부분. 하지만 그중에는 세계수의 잎도 포함되어 있었다.
[세계수의 잎][에픽]세계수에서 떨어진 잎. 세계수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충만한 생명력을 머금고 있다.
-보유 시 체력 + 500
-보유 시 마력 + 300
-보유 시 기본 체력 재생 300% 상승
-보유 시 기본 마나 재생 300% 상승
-보유 시 모든 회복 효과 200% 적용
-섭취 시 모든 상태 완전 회복
인벤토리에 보관하기만 해도 능력치와 재생 능력, 회복 효과가 크게 상승하는 에픽 등급의 아이템이 바로 ‘세계수의 잎’이었다.
‘아쉽긴 하네.’
하프엘프 측에서 제시한 조건은 ‘세계수의 잎’만이 아니었다. 택 1의 조건으로 ‘세계수의 반지’도 내걸었다.
세계수의 잎이 가진 효과와 비슷하지만 급속 회복 능력도 가진 반지 아이템.
고민하긴 했지만 반지 슬롯 하나를 차지하고, 급속 회복 능력이라면 조사단원의 반지도 있었기에 로칸은 세계수의 잎을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그래도 더 바꿔 낄 만한 아이템이 별로 없으니까.’
그 밖에도 함께 딸려 주기로 한 아이템들 중에는 유니크 아래가 아닌 것들이 없었지만 로칸의 의지는 확고했다.
이미 장착한 무기와 방어구는 사자왕의 무구가 아닌 이상 교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고, 액세서리 역시 지난 번 종족 대연합 당시 목숨값으로 뜯어낸 것들도 가득 채운 탓에 교체할 여지가 없었다.
그때도 비슷한 이유로 액세서리 아이템을 중점적으로 뜯어냈으니까.
[삼라만상을 꿰뚫는 눈][에픽] [영혼 수집가의 권능][에픽] [하이 오크의 괴력 반지][에픽] [하이 엘프의 눈물 목걸이][에픽] [드워프 투사의 전투 반지][에픽] [고블린 주술사의 변신 반지][유니크] [노움 기술자의 인형극][유니크]그때 얻은 반지만 무려 네 개다.
그중 고블린 주술사의 변신 반지야 항상 착용할 필요가 없다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도 조사단원의 반지 등 기존에 착용하던 훌륭한 옵션의 액세서리까지 더하면 슬롯이 많은 반지에서도 더는 교체할 거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보유 시 효과를 얻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시작되는 건가.”
그렇게 서로가 만족한 거래를 마친 뒤, 하프엘프들은 대대적인 이동을 시작했다.
로칸의 지시에 따라 데스 캐슬에서 인간군이 빠져나오자마자 점령군처럼 그곳에 들어가 남아있는 어둠의 기운을 모조리 정화하고,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요새화를 시작했다.
데스 캐슬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순식간에 풀과 나무가 무성한 성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하프엘프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즉시 전열을 가다듬고 언데드들의 거점을 향해 진격을 시작했다.
“이쪽도 서둘러야겠군.”
하프엘프들의 참전. 그리고 진격.
그 소식을 전해 듣는다면 드워프와 노움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 역시 재차 전투를 준비할 테고, 인간들 역시 빗장을 걸어 잠근 문을 열어야 할 때였다.
이제부터가 진짜 전쟁의 시작이니까.
[집결][퀘스트]제2차 종족 대전을 준비하라!
-후쉬칸성으로의 집결
-전쟁 지원 시 부대 자동 편성
-적대 진영과의 전투 시 경험치 획득률 1.2배
-적대 진영 처치 시 공훈도 및 명성 획득률 1.3배
-레벨 및 클래스에 따라 부대장 직위 획득 가능
-작전 수행 시 소모품 일부 지원
-지원 제한 : 인간 종족
로칸은 즉시 퀘스트를 발동시켰다. 기존과는 달리 인간 종족에게만 해당되는 퀘스트였다.
일단 후쉬칸성으로 넘어와서 전쟁 지원을 하라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었기에 너도나도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소모품이라도 지원받아 사용할 생각으로 찾아오는 이들도 제법 많았다.
물론 레벨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기는 하겠지만 작전이 시작되면 별도의 퀘스트가 중첩되어 발동할 것이기에 보상도 충분할 터였다.
“아직도 계산기를 두드리는 건가 ”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길드들은 관망의 자세를 취하고 사냥터를 돌고 있었다.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이득일지, 사냥터를 돌며 안전하게 레벨을 올리는 것이 이득일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쟁이라는 것이 안 죽으면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고, 일정 횟수 이상 죽으면 적자가 나는 것이 당연한 만큼 로칸도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일단 참여한 길드와 참여하지 않은 길드들은 체크해 두었다.
“음, 이놈들도 왔군.”
그리고 참여한 길드와 유저들 중에서 최고 레벨들의 리스트를 뽑아 그중 일부를 선택했다.
[검류혼 님에게 천인장의 지위를 부여하셨습니다.] [이구역미친놈 님에게 천인장의 지위를…….]천인장의 지위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로칸은 그들과 별개로 몇몇의 유저들을 더 추렸다.
[테이밍마스터 님에게 호위대 지위를 부여하셨습니다.] [무영신투 님에게 호위대 지위를 부여하셨…….]-로칸 : 호위대로 지정된 분들은 제 막사로 모여 주십시오.
다른 이들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특수 직위를 부여하고 호위대에게만 들리는 부대 메시지를 이용해서 자신이 있는 막사로 불러 모았다.
“어…… 들어가도 됩니까 ”
“로칸 님, 아니 후작 각하 ”
그렇게 하나둘 막사로 모인 이들의 면면이 특이했다.
가장 레벨이 높은 이들도 아니고, 대인 전투나 지휘 능력이 뛰어난 이들도 아니었다.
심지어 몇 대 길드라 불리는 상위 길드에 소속된 인물조차 없었다.
250레벨은 넘지만 주류 클래스는 아닌지라 위치는 애매한 이들. 그러나 한 가지씩 장기와 포텐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었다.
모두 로칸의 전생에, 파벌을 갖지 않고서 제법 이름을 날린 자들이기도 했다.
‘결국 클 놈들은 크는군.’
로칸 자신의 행보로 인해 현생이 어떻게 비틀렸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몇몇은 얻어야 할 것들을 얻지 못하고, 성장 환경이나 루트가 완전히 뒤바뀌기도 했을 터였다.
그럼에도 클 놈들은 알아서 잘 컸다. 이들을 보면 그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개중에는 아직 전생에 자신을 대표하던 스킬을 얻지 못한 이들도 많았지만 상관없다. 로칸이 판단하기에 그들은 맡은 임무를 해낼 실력이 충분해 보였으니까.
“아시다시피 지금부터 우리는 제2차 종족 전쟁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곳에 여러분들을 따로 부른 이유는, 여러분에게 특수한 임무를 맡기기 위함입니다.”
꿀꺽.
진지한 말투의 로칸을 보는 모든 이들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왜 하필 자신을 선택한 것인지는 정확히 이해할 수 없지만 전쟁이라는 상황에서 특수한 임무를 주겠다니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로, 지금부터 여기서 나누는 이야기는 무조건, 절대 비밀로 간직하셔야 합니다.”
끄덕끄덕.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을 슥 돌아본 로칸은 여러 장의 종이 뭉치를 꺼냈다.
바로 계약서.
이들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현실에서 소문을 낸다면 그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더 로드 내에서 다른 이들에게 퍼트리는 것만큼은 막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심리적인 압박도 생길 것이고.’
계정이 걸린 문제인 만큼 누구도 허투루 생각하지는 못할 터였다.
그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일부는 서명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로칸은 냉정하게 그들의 지위를 박탈하고 밖으로 내쫓았다.
그렇게 동의하는 자들에게 서명을 모두 받고 나자 비로소 인간 종족의 핵심이 될 작전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여러분은 이제부터 황금사자 진영의 각 종족으로 흩어져 전투에 참여하게 됩니다. 전투에 참여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대한 힘을 아끼고 있다가……. 막타, 오직 막타만 먹으십시오. 거점 공략이 끝나는 순간, 어떻게든 영주의 방에 들어가서 지배의 홀을 막타 치고 거점 획득의 권리만 빼앗으면 됩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