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25)
# 25
돈 벌이도 전략적으로 (2)
[부동산계의 큰손][레어]당신은 중형 이상의 집을 한 번에 열 채 이상 계약한 부동산계의 큰손입니다.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 계약 시 수수료 0.05% 감면
더불어 의도치 않게 부동산과 관련된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매매가 아니라 고작 장기 대여를 한 것에 불과하지만, 업적이란 상대적인 것이어서 현시점에서 그만한 집들을 일시에 계약한 것이 ‘굉장한 업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는 동안 다른 이들은 여전히 길드 창설에 매달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50골드를 마련하기 위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가 난리가 났고, 모든 길드원들을 사냥터로 돌리며 부족분을 모으는 등 최대한 빠르게 길드를 창설하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이다.
“순서를 모르는 것들.”
앞서가는 길드가 더 우수한 길드원들을 받는 것은 당연했으니까. 누구라도 최고의 길드에 들어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일 터였다.
“주머니가 두둑해지겠군.”
덕분에 로칸만 큰 이득을 보게 생겼다. 그들에게 매월 2배의 대여료만 받아도 다달이 65골드가 들어온다. 로칸이 먼저 낸 첫 달의 대여료를 돌려받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금액을 추가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결국, 로칸은 선금만 냈을 뿐 앉아서 돈을 버는 셈이었다.
“현실에서도 부동산 투기가 괜히 일어나는 게 아니라니까.”
그리고 그렇게 모인 돈이 어디로 향할까 아직은 길드들이 엄두를 내지 못할 고가의 집들에 재투자될 터였다.
아직 특이점이라고 볼 수 있는 아이템의 패치까지는 제법 시간이 남았으니 그 전까지 차곡차곡 돈을 모아 둘 생각이었다.
“일단은 사냥부터 가야겠지 ”
인벤토리에 각각 칸을 차지한 ‘임대 계약서’ 아이템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로칸은 곧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길드들이 길드석을 구입하고, 길드석의 보관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더불어 그들이 길드 하우스로 사용할 만한 크기의 집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장기 대여가 된 상태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 누군가를 찾아 헤맬 시간을 줄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몸이 달아 있을 때에 나타나야 진짜 효과가 있을 테니까.
로칸은 즉시 시끄러운 도시를 잠시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목표는 숲 리자드맨.
“숲 리자드맨이니까…… 이 정도면 되겠지.”
로칸은 중복으로 진행할 수 있는 퀘스트가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푸줏간과 모험가 길드를 들러 추가 퀘스트를 두 개 더 받았다.
메인 퀘스트를 위해 어차피 방문해야 할 곳이기도 했다.
[숲 리자드맨의 꼬리 고기 공급][퀘스트]숲 리자드맨의 꼬리 고기는 탄력이 있고 감칠맛이 돌아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되는 대로 많은 고기를 구해 주자.
-보상 : 숲 리자드맨의 꼬리 × 2실버
[숲 리자드맨 처치][퀘스트]최근 숲 리자드맨의 숫자가 불어나서 트린식에 위험이 되고 있다. 그들의 수를 줄여 트린식의 평화에 이바지하자.
-완료 조건 : 숲 리자드맨의 푸른 깃털 장식 0/10
-보상 : 7실버, 보통의 경험치
숲 리자드맨의 서식지 위치도 얼추 기억이 났지만 굳이 있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법 지도를 이용해 최단 거리로 루트를 잡은 로칸은 즉시 그들이 있는 ‘야성의 숲’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 온. 숲 리자드맨 서식지!”
* * *
숲 리자드맨은 일정한 마을을 구성하는 놈들은 아니지만 서식지 일대를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놈들인 만큼 사냥할 때 어그로를 끌지 않게 팀을 이뤄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더구나 그가 받은 퀘스트처럼 꾸준하고 적당히 돈과 경험치를 벌어들일 수 있는 좋은 사냥감이기도 했기에 숲 리자드맨 서식지는 전생에도 꽤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전생에 로칸이 이곳을 찾은 것은 지금보다 꽤 시간이 지난 뒤였으니 지금은 다를지도 몰랐다.
아직은 좀 더 거창하고 한 번에 많은 경험치를 주는 몬스터들이 인기가 있지 않을까
“사람이 좀 없었으면 좋겠는데…….”
로칸은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레 야성의 숲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
야성의 숲이라는 이름처럼 몬스터뿐 아니라 숲의 전반이 거친 느낌이다. 풀도 억세게 올라와 있고, 나무들도 좀처럼 보기 어려울 만큼 크고 굵게 자라 있었다.
그러나 로칸이 반응을 보인 것은 그 반가운 모습이 아니었다. 숲 리자드맨 서식지의 경계. 그 부근에 다다랐음에도 유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직 딴 곳이 인기인 모양이군.”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평균 사냥 시간 대비 경험치와 수입으로는 동급의 여느 사냥터에 뒤지지 않지만, 언제 숲 리자드맨 대전사가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위험 때문에 아직은 기피되는 모양이었다.
트린식에 사람들이 좀 더 유입되고 사냥터가 부족해지면 그제야 재조명을 받겠지.
“시작해 볼까 ”
고개를 끄덕이며 오크족 배틀 액스를 꺼내 든 로칸은 전방에 나타난 숲 리자드맨 전사들에게 곧장 달려들었다.
동족 의식은 별로 없어도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놈들이지만 로칸은 개의치 않았다.
“크허허헝!”
시작은 역시 워 크라이. 숲 리자드맨들의 비늘이 곤두서며 날카롭게 경계 태세를 취했다. 레벨 차이 때문에 효과는 크지 않은 모양이다.
“취에엑!”
음습한 쇳소리와 함께 숲 리자드맨 전사 둘이 동시에 덤벼들었다.
뱀처럼 교묘하게 파고드는 칼날들. 로칸은 도끼날을 떨듯이 튕기며 놈들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그대로 배틀 액스를 내질렀다.
“스트라이크!”
“캬악!”
숲 리자드맨의 단단한 비늘이 대번에 뭉개지고 붉은 살점과 푸른 피가 드러났다.
“숄더 차지!”
쿠웅!
나머지 한 놈이라고 무사하지는 못했다. 로칸이 힘과 체중을 실어 어깨로 들이받은 것이다.
아직 1차 전직밖에 되지 않아 숄더 차지 스킬을 얻지는 못했지만 몸에 각인된 전투 요령이 튀어나왔다.
“…….”
하지만 그 위력은 막강했다. 로칸의 엄청난 힘과 맷집이 더해지자 마치 충차가 들이받는 것 같았다.
하필이면 명치에 충격을 받은 숲 리자드맨은 비명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나뒹굴었고 로칸은 재빨리 몸을 일으키며 손도끼를 던졌다.
푸욱!
경험으로 쌓아 올린 명중률은 실로 놀라웠다. 정확히 도끼날이 놈의 이마에 꽂히자 놈은 일시적인 쇼크를 일으켰다. 공격력이 모자라 한 방에 죽이지는 못했지만 로칸의 연타가 이어질 시간을 번 것이다.
“대시!”
로칸은 그대로 뛰어올라 놈의 숨통을 끊어 놓았다.
“아차, 그걸 깜박했군.”
로크는 자신보다 레벨이 2배가 높은 상대를 잡아 놓고서는 너무 쉽게 죽였다며 자책을 했다.
“키엑!”
로크가 자책하는 동안 처음의 일격에 중상을 입은 녀석이 비틀대며 틈을 노렸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다. 짜증스러울 만큼 집요하게 급소를 노리는 숲 리자드맨 전사의 검술도 로칸에게는 어린애 장난 같을 뿐이니까.
가볍게 손목을 비틀어 놈의 공격을 막아 낸 로칸은 회수되는 놈의 검을 따라 몸통에 손도끼를 틀어박았다.
가죽에 철을 박아 넣은 조잡한 갑옷이 거칠게 저항했지만 로칸의 공격은 날카롭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찢어발길 듯 출렁이며 내부를 강타한 공격에 숲 리자드맨 전사가 속을 게워 내며 무릎을 꿇었다.
“아직은 안 되지.”
로칸은 그런 놈을 쉽게 보내 주지 않았다.
발로 짓눌러 놈을 무력화시킨 뒤, 엉덩이 쪽을 향해 힘껏 도끼질을 했다.
서컹!
그러자 아주 쉽게 꼬리가 잘려 떨어졌다.
[숲 리자드맨의 꼬리를 획득하셨습니다.]사망으로 인한 드롭 이외에 100% 확실하게 숲 리자드맨의 꼬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거였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꼬리를 자르는 것.
그 과정에서 힘이 좋은 꼬리에 역으로 공격을 당할 수도 있었지만 항거불능의 힘으로 공격을 하면 보통의 도마뱀처럼 과감히 꼬리를 잘라 내 버리는 것이 놈들의 특성이었다.
그러고 나서 죽이면 다시 드롭 템으로 얻을 확률까지 더해져 한 번에 두 개의 꼬리를 얻을 수도 있었다.
“좋았어.”
일반적으로 숲 리자드맨들이 주는 돈은 1실버가 조금 넘었다. 운이 좋아 장비류 아이템이 드롭되지 않는다면 고작해야 마리당 2실버를 넘기기 어렵다는 소리다.
하지만 개당 2실버를 얻을 수 있는 숲 리자드맨의 꼬리를 확정적으로 얻는다면 시간당 수입은 2배 이상이 된다는 소리였다.
아직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꼼수였지만 로칸은 유감없이 발휘했다. 버그가 아니라는 것은 전생에 확인했으니까.
“자, 놀아 보자고.”
그렇게, 로칸의 학살이 시작됐다.
* * *
70레벨의 리자드맨은 50레벨의 오크 전사들과 달랐다.
1차 직업보다 한층 강화된 스킬들을 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레벨이 2배 차이인 까닭에 순수 능력치만 따지자면 로칸에게 크게 뒤지는 수준도 아니었다.
그러나 전투는 늘 일방적이었다.
“으랏차!”
로칸의 전투 센스도 발군이었지만, 이미 로칸이 놈들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 숲 리자드맨 서식지는 트린식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냥터 중 하나가 되니까.
전생의 로칸 역시 거쳐 간 것이 당연했다.
[레벨 업을 하셨습니다.]덕분에 레벨은 쭉쭉 올랐다. 무려 2배에 가까운 레벨 차이였으니 레벨 몇 개가 올랐다고 해서 레벨 업 속도가 더뎌지거나 하는 일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사용하는 여유 능력치 덕분에 사냥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흐음, 이것 봐라 ’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로칸의 행동이 조금씩 절제되기 시작했다.
버서크야 어차피 숲 리자드맨 대전사를 만나면 사용하기 위해 아껴 두었다지만 전사들을 상대할 때도 그다운 거친 공격이 아니라 깔끔한 동작으로 실속만을 챙기는 것이다.
늘 적진 한복판에서 위태롭게 휘젓고 다니던 로칸이지만 절제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듯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차근히 숲 리자드맨 전사들을 눕혀 갔다.
그러면서 로칸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직인가 생각보다 조심성 많은 녀석이군.’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저 다른 파티인가 보다 하고 생각을 했지만 시선은 계속해서 자신에게 머물렀다.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상했지만 쫓아가 묻기도 애매했다. 상대가 발뺌할 것이 뻔한데 혼자 열을 내는 것도 우습지 않은가
그래서 로칸은 연기를 했다. 더 샌님처럼 조심하며 공격도 몇 대 맞아 줘 가면서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려 했다.
슈슈슈슝!
그리고 마침내, 걸려들었다.
하늘에서 빛줄기가 쏟아지며 일련의 무리들이 그곳에 도착했다.
그들은 붉은 눈, 건들거리는 눈빛으로 숲 리자드맨 전사와 전투 중인 로칸을 쏘아보았다.
‘왔군.’
“저놈인가 ”
“진짜 숲 리자드맨 전사를 잡는 것 보면 실력이 제법이긴 한 것 같은데 정말 셋이나 당했단 말이야 ”
“병신 새끼들.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러게 받아 주지 말자니까.”
가슴팍에 붉은 칼과 활의 그림을 박고 있는 녀석들.
녀석들의 면면은 오늘 처음 봤지만 로칸은 알 수 있었다. 트린식에 들어오며 만났던 얼간이 3인방과 동류라는 것을. 그리고 전생에서 한때 악명 높던 PK 길드가 녀석들이라는 것을 말이다.
‘블러드 체이서였었지, 아마 ’
퍼억!
그 순간 로칸의 기세가 변했다. 자세를 바로 세우고 오크족 배틀 액스에 거력을 실어 숲 리자드맨 전사의 목숨을 단숨에 끊어 버렸다.
“뭐, 뭐야 ”
돌변한 기세에 놈들도 당황했다. 함정인 것은 아닐까 하고 경계의 눈빛을 띤 것이다.
최근 여기저기 많이도 들쑤시고 다녔으니 다른 길드에서 자신들을 잡으려 함정을 팠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주위를 살펴도 적의 증원 같은 것은 없었다.
그사이 로칸이 환히 웃으며 그들에게 돌아섰다.
“오랜만이다, 새끼들아.”
아주 오래 전, 로칸이 맺었던 첫 번째 악연들과의 재회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