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290)
# 290
화염의 타이탄 (1)
번식 행위.
웨어울프는 흡혈과 모종의 방법을 통해 숫자를 늘리는 뱀파이어와 달리 번식 행위를 통해 그 수를 늘리는 족속들이었다.
그리고 로칸에게 무슨 수를 써서든 세력을 키우라는 지시를 받았으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다.
무한 번식.
게임적인 허용이 들어간 탓인지 수정과 출산이 무척 빠르고 한 번에 출산하는 숫자 또한 많은 탓에 웨어울프들의 숫자도 상당히 크게 불어 있었다.
과장을 좀 보태서 나무 한 그루마다 웨어울프 한 마리가 붙어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입구에서부터 붕가붕가라니…….’
더구나 상대도 특이하다. 웨어울프끼리만 번식하는 줄 알았지만 그 대상을 특정하지 않아도 괜찮은지 동물부터 인간형 몬스터까지 암컷의 종족이 다양한 것이다.
‘……못 볼 걸 봤군.’
발정난 듯 신나게 번식 행위를 해 대는 웨어울프들을 빠르게 지나쳐 숲의 안쪽까지 도달하자 그들의 대장인 키리토가 보였다.
“……저래도 되는 건가?”
“크흐흐, 문제없다. 우리 웨어울프족의 위대한 씨는 종족과 관계없이 웨어울프를 낳게 만드니까.”
뭔가 핀트가 어긋난 대답에 로칸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계속해 봤자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세력은…… 확실히 불려 놓은 것 같군.”
“물론이다.”
대답과 함께 흐뭇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키리토.
어쩐지 여기에 더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로칸은 빠르게 자리를 정리했다.
“자, 여기 코인을 좀 줄 테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뭐, 알아서 하고. 계속해서 힘쓰도록.”
“힘쓰는 건 자신 있지!”
이번에도 뭔가 어긋난 대답을 하는 키리토에게 질색하며 로칸이 빠르게 숲을 빠져나왔다.
마족의 영지 자체는 딱히 손댈 것도 없고, 영지 관리라면 지상의 것과 비슷하기에 이미 이동 중에 끝낸 상태였다.
이제 타이탄만 찾으면 된다.
“화산이라…….”
놈의 서식지가 어디쯤인지는 이미 알고 있기에 이번에도 딱히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로칸은 즉시 이동 수단을 통해 화산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마차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마차 방어 퀘스트가 자동 수락됩니다.] [주의하십시오. 마차가 파괴되면 이후 이동이 제한됩니다.]“응?”
그렇게 달리기를 한참.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만큼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로그아웃을 해도 괜찮은 안전한 이동 수단인 마차였지만, 놀랍게도 누군가 마차를 습격했다.
정보를 모으고, 정리하느라 접속을 유지하던 게 다행이었다.
“젠장, 역시 마계라는 건가?”
황당했지만 로칸의 대응은 빨랐다. 즉시 마차 밖으로 뛰쳐나오며 적을 대신 상대할 태세를 갖추었다.
“습격이다!”
“마차를 보호하라!”
마차가 습격받자 자동으로 NPC 호위병들이 방어에 나섰지만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거대한 호랑이의 형상을 한 몬스터가 그들을 끔찍하게 처죽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덟 발 날개 호랑이 로홍][Lv 395]“뭐냐, 저 끔찍한 혼종은.”
거대한 박쥐 날개를 단 호랑이. 거기서 끝이 아니다. 놈은 끔찍하게도 다리가 여덟 개나 달려 있었다.
저 큼지막한 발 하나하나가 강력한 무기이니 돌연변이 중에서도 우성으로 봐야 하겠지만 로칸은 아무래도 제대로 진화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타이틀 ‘최초의 기사’의 효과로 ‘기사도’가 발휘됩니다. 방어전 진행 시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타이틀 ‘최초의 점령군’의 효과로 방어전 진행 시 모든 능력치가 20% 상승합니다.]하지만 상대를 잘못 골랐다. 고작 그랜드 마스터도 되지 못한 놈이 감히 자신이 탄 마차를 습격하다니?
더구나 덕분에 방어전이 인정되어 능력치까지 상승한 상태였다. 이 정도면 광풍 현신을 쓰지 않더라도 너끈히 사냥할 자신이 있었다.
“비켜! 투지의 발걸음.”
로칸이 순식간에 놈의 코앞까지 짓쳐 들었다.
그러자 놈 역시 몸을 띄웠다. 아무래도 발이 여러 개인 까닭인 듯싶었다.
“이 고양이 새끼가?”
그러자 로칸이 생각을 바꾸었다.
맞붙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 주마!
“전신의 돌격!”
한 번 더 가속하며 놈을 몸으로 들이받았다.
동시에 네 개나 후려치는 앞발 지르기? 그보다 로칸이 빨랐다.
제대로 공격할 타이밍조차 빼앗으며 들이닥치자 놈은 가슴이 뭉개지며 튕겨 나갔고, 로칸은 즉시 그 위로 떨어져 내렸다.
“리프 어택, 살육의 일격!”
후두두둑.
그 한 방이 결정타가 되었다. 여덟 발 날개 호랑이가 몸을 비틀어 피하려 들었지만 그 바람에 각도가 틀어진 것이다.
재수 없게도 그 동선에 놈의 다리가 있었고, 여덟 개의 발 중 오른쪽 세 개가 동시에 잘려 나갔다.
“커헝!”
고통도 고통이지만 이래서야 제대로 설 수가 없다.
데구르르 몸을 굴려 간신히 피해 낸 녀석은 비틀거리며 날개를 펼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다리가 잘렸으니 날개를 이용해 공중전이라도 펼쳐 볼 요량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허용할 로칸이 아니었다.
“점멸!”
번쩍이는 빛과 함께 로칸이 놈의 등 위에 올라탔다.
이리저리 몸을 휘돌려 보지만 이미 격한 공중 이동이라면 카이와 함께 지겹도록 해 본 로칸이 아니던가? 멱살을 잡듯 놈의 갈기를 잡아채니 떨어지지 않고 한 몸처럼 이동할 수 있었다.
“살육의 일격.”
뎅강.
덕분에 놈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목이 잘렸다. 이전이라면 깊은 상처 정도로 끝났겠지만 로칸의 공격력은 이미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해진 상태였으니까.
[여덟 발 날개 호랑이 로홍을 처치하셨습니다.] [이 소식이 로홍의 주인에게 전해집니다.] [주의하십시오. 로홍의 주인이 애완동물을 죽인 존재에게 강한 적대감을 느낍니다.]“이건?”
그리고 놈을 사냥함과 동시에 시스템 알림이 나타났다. 천상에 처음 발을 들인 후, 멧돼지 인간 카로클을 사냥하고 보았던 것과 유사한 메시지였다.
다른 것이 있다면 적대감이 강한 적대감으로 바뀌었다는 정도일까.
“그러고 보니 주인이라는 놈이 마족이라고 했지?”
하지만 로칸은 겁을 먹지 않았다.
아직 상대의 이름조차 모르지만 이렇게 애완동물을 목줄도 없이 풀어놓았으니 죽어도 싸다는 반응이었다.
만약 놈이 정말로 로칸을 죽이고자 든다면?
“어디 누가 죽나 해보자고.”
놈의 적대감보다 짙은 광기가 로칸의 눈에서 번뜩였다.
어쨌거나 로칸의 활약 덕분에 마차는 무사히 지킬 수 있었다.
어쩌다 얻어걸린 것인지 그 주인이란 작자가 일부러 습격을 지시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니 맘대로 로그아웃을 할 수는 없겠지만, 마침 정리할 것들이 많으니 상관없다.
다시 마차에 올라탄 로칸은 자기 할 일을 하며 두 번째 습격을 기다렸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두 번의 습격은 없었다.
한참이 지나 화산 지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흠, 쓸 만한 게 있으려나?”
화산 마을 플레임워커스에 도착한 로칸은 마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이미 정비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마쳤지만, 이런 특수 지형의 경우 마을에서 특수 옵션이 걸린 아이템들을 팔기 마련인 것이다.
“오, 있다.”
때문에 마을의 상점부터 뒤진 로칸은 원하던 것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화염 저항 세팅이 극단적으로 걸려 있는 장비들.
하지만 자신이 착용할 용도는 아니었다.
“스크롤까지? 이거 좋군.”
바로 자이언트 피데기에 사용할 것들이다.
대지의 타이탄 때 그랬던 것처럼 웅크리기로 대미지를 반사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속성 중 가장 강한 대미지를 주는 것이 화염과 전격이니 대지의 타이탄보다 빠르게 생명력이 줄어들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서 있기만 해도 지속적인 화염 대미지가 들어오는 화염 지대이기에 자이언트 피데기의 생명력 관리가 힘들 것을 우려한 것이다.
물론 자이언트 피데기가 일반적인 아이템을 착용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는 다행히 펫 용품과 화염 저항 스크롤, 그리고 화염 지대의 효과를 일시적으로 없애 주는 스크롤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럼 가 볼까?”
그렇게 만족스러운 쇼핑을 마친 로칸은 즉시 카이를 소환했다. 하늘에서 놈을 찾아보기 위함이다.
“이크!”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비행 몬스터의 존재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화산에서 불규칙하게 튀어 오르는 마그마를 피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니 사람이 없지.”
마족의 진영임에도 마족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인 듯싶었다. 제아무리 마족이라 해도 살아남기 쉽지 않아보였으니까.
하지만 반대로 공중 몬스터들도 그리 많지 않았기에 특유의 컨트롤로 마그마를 피해 내며 화산을 샅샅이 뒤졌다.
“어디냐…….”
그러나 타이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정보가 잘못된 것일까? 그 거대한 모습이 보이지 않을 리가 없는데.
한참을 찾아도 타이탄의 모습은커녕 흔적조차 찾기 어렵자 로칸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혹시?”
두 바퀴, 세 바퀴. 몇 번이고 재확인한 로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화산의 안쪽이었다. 분화구 안쪽에는 용암만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니니까.
넓지는 않지만 뭔가가 살 만한 공간도 분명히 있었다.
“제길. 가 볼 수밖에 없나.”
조금만 가까이 가도 더운 열기가 후끈하게 다가왔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도 없다.
로칸은 기수를 돌려 화산의 분화구 쪽으로 이동했다.
‘있다.’
그리고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
온몸이 불타오르는 거대한 타이탄의 모습을.
‘곤란한데.’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대지의 타이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놈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젠장, 이거 반칙 아닌가.”
놈의 주변에는 용암으로 몸체가 이루어진 라바 골렘이나 불의 정령처럼 동그란 불꽃이 둥둥 떠다니는 형태의 파이어 에그, 영체 대신 화염으로 몸을 이루고 있는 플레임 고스트 따위의 일반 몬스터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이대로 지상에 떨어졌다가는 몰매부터 맞고 시작할 판.
사냥당한 적이 없으니 몬스터가 쌓여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아무리 로칸이라 해도 단신으로 쳐들어가기에는 심지 어려워 보이는 광경에 카이는 빙빙 하늘만 맴돌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 중 공중 공격이 가능한 놈은 없어 보인다는 것일까.
로칸이 그들을 보았듯, 그들 역시 로칸을 보았지만 별다른 공격이나 행동은 없었다.
“어…… 그렇다면?”
한참이 지나서야 로칸은 자신이 바보 같았음을 알았다.
하늘과 땅.
서로가 공격할 수 없는 상태.
그렇다면 이건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아닌가? 저들은 몰라도 적어도 자신은 충분히 놈들을 공격할 방법을 가지고 있으니까.
용담호혈, 아귀지옥 같던 공간이 노다지로 보이기 시작했다.
“흐흐흐흐, 오라 폭격!”
콰과과과과광!
비로소 해법을 찾아낸 로칸이 광기를 드러내며 웃었다.
스스로 폭격기가 되어 지상을 향해 무자비한 오라 폭격을 마구 퍼붓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