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297)
# 297
재회 (2)
“후우!”
강력한 힘을 일격에 담아 쏘아져오는 발키리를 보며 자신의 내면을 관조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힘을 일으키며 근육을 자극했다. 혹사시켰다.
“전격 제어.”
치지지지지직!
천년 전기뱀장어를 잡고 획득한 전격의 힘을 밖으로 뿜어내는 대신 몸속으로 흘려 보냈다.
전기 자극.
아주 세밀하게 전류를 움직였다.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근육을 자극 시켰다. 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며 근육의 힘을 한계까지 이끌어 냈다.
[당신의 몸이 한계에 다다른 힘을 발휘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 당신은 자신의 모든 능력을 이끌어 냈습니다.] [타이틀 ‘경계에 닿은 자’를 획득하셨습니다.] [최초][경계에 닿은 자][유니크]육신의 한계에 이르는 힘을 사용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칭호.
전력 상태의 육신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보유 효과]-한계 상태의 몸을 자유롭게 사용 가능
-한계 상태에서 모든 능력치 50% 상승
-한계 상태의 지속 시간 증가
-몸의 과부하 페널티 감소
“뒤잡기.”
동시에 새로운 타이틀도 획득했지만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겨를이 없었다.
즉시 스킬을 이용해 놈의 등 뒤로 이동한 로칸은 버서크를 사용한 것처럼 강력해진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휘익!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발키리도 짐짓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하지만 판단은 냉철했다. 자신의 등 뒤에 상대가 있다는 것을 안 순간, 창대를 돌려 옆구리 쪽으로 로칸을 찔러 간 것이다.
조금만 비껴 갔다면 할복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 과감한 공격에 로칸도 대응하지 못했다.
푸욱.
빛의 창에 복부가 꿰뚫리고 말았다.
“광살, 사자난무!”
퍼버버버버버벅!
그러나 그뿐이다.
심장이나 머리가 아니니까, 이 정도의 고통이야 웃으면서 받아 줄 수 있었다.
서로를 연결시킨 창대를 뽑는 대신 몸을 더욱 밀착시키며 놈의 등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파앗.
그리고 그 힘이 놈에게 작렬했을 때, 놈의 몸이 빛으로 화해 사라졌다.
도주? 아니다. 그대로 끝장이 난 것이다.
“휴, 뒈질 뻔했군.”
덕분에 생명력은 바닥이지만 승리를 따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 순간, 공간 가득 신성한 기운이 밀려왔다.
온몸을 소독하는 것 같은 따사로움.
그가 마족이었다면 전신이 녹아 버릴 정도의 타격을 받았겠지만 로칸이 영향을 받은 것은 그저 허리께에서 발광하는 마신의 이빨 허리띠의 몸부림 정도였다.
오히려 신성력의 영향인지 몸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오, 드디어 나오는 건가?”
쿠구구구구궁.
잠시 후, 신성력이 사라짐과 동시에 바닥에서 제단이 올라왔다.
한데 그와 함께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어?”
사라진 신성력을 대신해 공간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마기였다. 그것도 순도 높고 농도 짙은 강력한 마기.
이제 대체 어찌 된 영문일까.
로칸은 곧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천신 쪽이 아니었나?”
지금까지 그를 가로막은 것은 천신의 힘이었다. 하지만 막상 봉인이 풀리고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마신의 안배.
아무래도 천신이란 작자가 치사하게 마신의 안배를 탈취해 봉인을 해 둔 모양이었다.
“이건…….”
제단으로 가까이가자 마신의 두 번째 안배가 눈에 들어왔다.
한데 그 형태가 무척 특이했다.
“포션?”
제단 위에 놓인 것인 다름 아닌 포션이었다.
보는 것만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어둠이 거슬리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아이템과는 궤를 달리했다.
“분신 소환.”
마신의 안배라면 조심할 필요가 있지.
로칸은 침착하게 분신을 소환했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분신을 시켜 그것을 가져오도록 지시했다.
[마신의 피][갓]마신의 힘이 담긴 혈액.
이것을 마시면 마신의 힘을 일부 획득할 수 있다.
“마신의 피라니…….”
등급을 보지 않아도 굉장하다는 것은 알겠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마신의 피를 마시고, 그의 힘을 얻는 것은 좋지만 그 후에도 과연 로칸은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혹여나 자동으로 마족 진영이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때문에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은…… 킵인가.”
그런 이유로 로칸은 그것을 곧장 들이켜지 않았다.
가뜩이나 장난질을 좋아하는 마신이 아니던가?
페널티가 있다 해도 이상한 것은 아니기에 일단은 그것을 마시는 대신 보관하기로 한 것이다.
우우우웅.
그러자 곧 게이트가 열렸다.
밖으로 향하는 웨프 게이트.
그것에 몸을 싣자 곧 시야가 변하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쿠구구구구궁.
“이런 젠장.”
그리고 동시에, 광산이 크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봉인이 무너진 탓이겠지.
당장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갱도를 향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로칸이 밖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무너진다!”
“빨리 뛰어!”
“깔리면 다 죽는다!”
쿠르르르르릉. 콰광 쾅 쾅 쾅.
온갖 이동 스킬까지 동원해 가며 밖으로 나오자 타이밍 좋게 광산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들어갔던 폐갱도뿐 아니라 봉인석 광산 자체가 허물어진 것이다.
복구가 가능할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망할! 어떤 새끼가 맥을 건드린 거야? 광부의 자질이 없는 놈들은 이래서 들여보내면 안……. 어?”
밖으로 나오자 다행히 대부분이 광부들이 몸을 피했는지 욕지거리를 내뱉고 있었다.
덕분에 로칸은 가슴이 뜨끔했지만 슬쩍 눈치를 보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그리고 그때, 익숙한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드록쉬?”
“로칸?”
바로 드록쉬. 애초에 이곳을 찾아왔던 이유가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너 이 새끼, 잘 만났다!”
“……?”
한데, 놈의 반응이 이상했다.
자신을 보고 도망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건만, 오히려 성질을 부리며 당장이라도 덤벼들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이게 뭘 잘못 먹었나?’
[붉은 도끼 드록쉬][Lv 397]확실히 레벨은 많이 올랐다. 하지만 로칸에게 비빌 정도는 아니다.
지난번에도 레벨이 높아서 로칸에게 탈탈 털린 것은 아니지 않던가?
그랜드 마스터가 된 것도 아닌데 이 같은 태세 전환에 로칸은 어이가 없어져 별 대응을 하지 못했다.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천족들에게 불려가서 조사받고, 페널티 받은 걸 생각하면……!”
아무래도 로칸이 천족을 죽일 당시 함께 있던 탓에 고초가 심했던 모양이다.
그런 거라면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로칸은 마주 화를 내는 대신 씨익 웃었다.
“어쭈, 웃어? 그래. 너 잘 만났다. 그때의 복수전을 해 주마!”
“복수전?”
“그래! 다시 한판 붙자! 천족들에게 연락하면 당장이라도 튀어 오겠지만 그 전에 내가 먼저 뭉개 주지! 그다음 개처럼 부리면서 천족에게 넘겨주마!”
하나 드록쉬의 입에서 튀어나온 소리는 다소 의외의 것이었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처럼 결투를 하자는 것이다.
조건은 당연히 같다.
진 쪽이 일정 기간 동안 노예로 부려지는 것.
대신 기간은 1개월이 아니라 3개월이었다.
대체 어떤 자신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제대로 부려 먹겠다는 심보가 훤히 보였다.
“좋아. 받아들이지.”
그렇다면 로칸도 피할 이유가 없었다. 당장 그에게 제작을 맡겨야 하지 않던가?
그냥 부탁을 했다면 감정적으로 나오거나, 천족을 들먹이며 거절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건 기회로 여겨졌다.
“따라와!”
결국 결투가 성립되고 둘은 한적한 공터로 이동했다.
“시작할까?”
[붉은 도끼 드록쉬 님께서 결투를 신청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수락.”
어찌나 마음이 급했던지 드록쉬는 로칸의 광풍 현신 후유증과 쿨 타임이 끝나자마자 즉시 결투 신청을 걸어왔다.
[결투 조건 : 패자는 3개월간 승자의 노예가 된다.]‘뭘 믿고 저러는지 한번 볼까?’
[결투가 시작됩니다. 5, 4, 3, 2, 1, 시작!]결투 조건까지 적어 넣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녀석과 달리 여유가 있는 로칸.
드록쉬는 시작과 동시에 로칸과 거리를 벌리고 웬 쇳덩이들을 바닥에 뿌려 대기 시작했다.
“웨폰 익스플로젼!”
하지만 주요 공격 방식은 같았다.
웨폰 익스플로젼.
이곳에서 미친 듯이 작업에만 매진하며 만들어 둔 장비들을 아낌없이 갈아 넣으며 로칸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점멸.”
번쩍!
하지만 로칸은 이미 그 파괴 범위 내에 없었다. 즉시 드록쉬의 측면으로 이동하며 배틀 액스를 휘둘렀다.
“헉!”
까강!
하이 마스터 이상의 존재들은 어지간해서는 스킬 구성을 바꾸지 않는다. 나름대로 공을 들여 찾아낸 조합 스킬과 마스터 스킬이었으니까.
때문에 로칸이 이동 스킬을 새로 익혔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지 황급히 새로 꺼낸 무기를 들어 방어했고, 바닥을 데굴데굴 굴러 다시 거리를 벌렸다.
“치사한 놈!”
대체 뭐가 치사하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로칸은 놈의 투덜거림을 계속 들어 줄 생각이 없었다.
속전속결.
대신 죽지 않을 정도로만 패 주기 위해 투지의 발걸음을 발동시켰다.
빠르게 쇄도하며 다시 한 번 일격을 날렸다.
“진리의 방패!”
쩌엉!
그러나 이번에는 완벽하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놈이 재빨리 제 몸보다 커다란 타워 실드를 꺼내 든 것이다.
거기에 스킬의 힘까지 더하자 반발력으로 더 크게 밀려나는 것은 오히려 로칸 쪽이었다.
광풍 현신을 사용했다면 달랐겠지만 로칸은 이 상황이 재미있었다.
‘얼마나 하나 볼까?’
그리고 이어 펼쳐진 뒤잡기. 한순간에 로칸이 드록쉬의 등 뒤로 돌아갔다.
다시 한 번 일격을 내질렀다.
“반사의 방패!”
터엉!
이번에는 울림이 더 크다. 뿐만 아니라 공격한 로칸이 오히려 만만치 않은 대미지를 받았다.
반사의 방패라니, 실제 대미지를 반사하는 모양이었다.
“생각해 낸 게 그거냐?”
까다롭다. 자신의 공격을 막고, 방어해 낼 뿐 아니라 대미지까지 반사하다니.
누가 봐도 우월한 대미지를 가진 로칸 쪽이 불리해지는 상성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광풍 현신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광풍 현신.”
드록쉬가 찾아낸 해법을 경험하기 위해 잠시 스킬을 아끼던 로칸이지만 이쯤 되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처럼 소극적인 대처라면, 난타전으로 가면 그만이다.
그의 공격력은 막는다고 대미지가 없을 수 없는 수준이니까. 즉시 불사의 힘을 가진 광풍 현신을 사용하며 드록쉬를 압박해 갔다.
콰앙 쾅 쾅 쾅.
로칸의 배틀 액스가 놈의 방패를 두들겼다.
아머 브레이크를 사용해 아예 방패째 깨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몇 개나 되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지 짐작할 수 없는 드록쉬를 상대로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이다.
차라리 더 큰 대미지를 주기 위해 반사 대미지를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방패 위를 두들겼다.
그때마다 드록쉬의 몸이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지만 포기하지 않았는지 어떻게든 버텨 냈다.
“흐흐흐, 걸렸다! 사이코키네시스!”
“……!”
그리고 어느 순간, 놈이 하얀 이빨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놈의 새로운 스킬이 발동했다.
사이코키네시스. 이른바 염동력이라 불리는 그것이 바닥에 뿌려졌던 쇳덩이들에 적용되었다.
로칸을 향해 모여드는가 싶더니 피할 새도 없이 그를 옭아매었다. 금속이 가진 힘을 적용시켰다.
[봉인구를 착용하셨습니다.] [능력치가 제한됩니다.] [스킬의 위력이 제한됩니다.]바로 봉인구. 아무래도 드록쉬가 이곳 광산에 처박혀 만들어 낸 것이 이것인 듯싶었다.
“어떠냐. 힘이 쫙 빠지지? 이제 광풍 현신이 끝나면 마음껏 농락해 주마!”
“이거 참…….”
다만 상황이 공교롭다. 다른 이들이라면 당황했겠지만 로칸은 이미 이것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더구나 느껴지는 힘으로 볼 때, 천신의 봉인구보다도 한참이나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녀석도 이 상태에서 끝장을 보기보다 시간을 흘려보내 광풍 현신의 후유증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겠지만 안타깝게도 녀석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로칸이 조금 전, 새로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전격 제어.”
로칸의 자신의 몸으로 전류를 흘려 보내며 하얗게 웃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