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315)
# 315
드래곤 사냥 (4)
창조 스킬 도전자들의 왕.
마스터 스킬이 그러하듯 창조 스킬에도 스토리가 필요했다. 그 스토리가 복잡하고 강력할수록 스킬의 위력 또한 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본인과 부합하는, 합당한 개연성을 가진 것이어야 했다.
그저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위력을 증강시키고 이것저것 스킬을 뒤섞은 것뿐이라면 마스터 스킬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
더구나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면 다른 직업의 스킬들까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사자왕 가오칸의 창조 스킬은 그의 삶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대단하군.”
끝없는 도전의 결과물.
강자들에게 도전했고, 전설적인 무구에 깃든 영혼들에게 도전한 결과였다.
그리고 가오칸은 끝내 그들을 모두 정복했다.
그의 도전의 역사라 힘이 되어 세포 속에 알알이 녹아내렸다.
그뿐이 아니다. 창조 스킬 도전자들의 왕은 그의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응원했다.
다시 한번 강대한 힘이 깃들며 그린 드래곤에 대적할 힘을 부여했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대상으로는 이중 버프를 얻는 것이다.
“도전의 일격.”
가오칸의 모든 것을 담은 일격이 그린 드래곤 사말리안의 역린을 꿰뚫었다.
“크와아아아아아앙!”
순간 엄습해 오는 격통에 사말리안이 몸을 비틀어 거대한 몸을 휘두르며 주변을 마구 파괴하기 시작했다.
“미친!”
천상에 소속된 드래곤. 그것도 450레벨을 넘긴 존재의 몸부림은 그 자체로 파괴 병기에 가까웠다.
단단한 비늘로 덮인 몸이 부딪칠 때마다 마법으로 강화된 레어의 벽들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고, 약간의 대미지라도 주기 위해 데려온 병력들은 몸을 피하기에 급급했다.
오롯이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르고 있는 것은 사자왕 가오칸이 유일했다.
‘아깝군.’
아주 좋은 기회였는데. 드래곤들의 가장 큰 약점으로 알려진 드래곤 하트를 파괴했다면 아주 쉽게 풀어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놈이 목을 파묻듯 웅크리고 있어 그것이 불가능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역린을 건드린 것인데, 대미지는 확실하지만 놈의 폭주는 막을 수 없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동굴이기 때문인지 날아오를 생각조차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시간이 지날수록 사말리안은 냉정을 되찾았지만 여전히 끼어들기 어려운 파괴적인 전투가 지속되고 있었다.
“감히 신성을 얻지도 못한 것들이……!”
드래곤의 전투법은 실로 전율스러웠다.
육체를 이용하는 공격법은 가오칸이 어떻게든 막아 내고, 대적하고 있지만 숨 쉬듯 발현하는 마법은 가오칸의 병력들을 쉴 새 없이 압박하고 있었다.
혼자이되 혼자가 아닌 것만 같은 위력.
마치 아크 리치나 대마법사의 지원을 받는 것만 같은 그린 드래곤의 위용에 가오칸의 제자들로 섣불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들이 떠나는 순간 나머지 병력들은 새까맣게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릴 테니까.
“놀랍군. 가오칸도, 그린 드래곤도.”
그 비현실적인 전투를 로칸이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가 보기에 그들은 아직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지 않은 것이다.
가오칸은 처음의 일격 이후 그만한 박력을 보여 주지 못했고, 사말리안 역시 창조 스킬이라고 할 만한 것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너를 인정하겠다, 인간.”
그렇게 전투가 지속되던 어느 순간, 사말리안이 가오칸을 밀쳐 냈다. 마법 폭격까지 멈추고서 진득한 살의의 빛을 발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인간의 오만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보여 주도록 하지! 이것이 나의 진짜 힘이다!”
창조 스킬 일자왕(一者王)의 권능.
홀로 완전하며 홀로 왕이 된 자의 권능이 레어 안을 가득 메웠다.
“헉! 가디언들이……!”
왕의 군세. 그들에 의해 파괴되었던 가디언들이 그의 발아래 모조리 되살아났다.
“어엇!”
그리고 로칸의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던 다섯 가지 레전드 등급 아이템이 저절로 튀어 나가 사말리안의 앞에서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했다.
“설마……!”
미스릴 골렘까지 부활시키는 것일까?
로칸의 눈에 후회가 깃들었다.
사말리안이야 가오칸이 어떻게든 상대하고 있다지만 미스릴 골렘까지 부활하면 문제가 커진다.
당장 로칸과 가오칸의 제자 넷이 힘을 합쳐 겨우 쓰러뜨린 놈들이 아니던가?
창조 스킬까지 모조리 빠진 상태에서 놈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무리처럼 보였다.
“제기랄, 어쩔 수 없군.”
아니다, 아직 방법은 남았다. 광풍 현신, 그리고 초월 각성.
이곳에 오는 동안 모아 둔 일만 영혼의 힘을 개방한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로칸의 눈에 각오가 깃들었을 때, 사말리안은 해괴한 짓을 벌였다.
“합체해라!”
“합체?!”
철컥철컥. 쿠구구구구궁!
미스릴 골렘은 단지 부활한 것만이 아니었다. 다섯 기가 하나로 뭉쳐 더욱 거대한 한 기의 골렘으로 변신했다.
‘미친 개발자 놈 같으니.’
그것을 지켜보며 로칸이 속으로 더 로드의 개발자를 욕했다.
이걸 만든 놈은 분명 오타쿠임이 분명했다.
세상에, 골렘이 변신 합체라니. 그것도 미스릴 골렘이!
변신 합체의 순간은 훌륭한 공격 타이밍이었지만 로칸은 감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들의 합체가 워낙 빨랐던 탓도 있지만 다시 몸을 일으킨 가디언들이 그들에게 공세를 취해 온 것이다.
“크와아아아앙!”
[드래곤 피어에 노출되셨습니다.] [타이틀 불굴의 효과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으허허헉.”
이어 터져 나온 드래곤 피어.
로칸은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무리였다. 대번에 공포에 질려 무릎을 꿇었고, 가디언들의 공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사말리안 역시 변신했다. 1백 미터에 달하던 거구가 절반의 크기로 줄어드는 대신 그의 머리 위로 왕관 같은 것이 떠오른 것이다.
저것이야말로 놈의 창조 스킬인 것이 분명해 보였다.
‘괜찮을까?’
때문에 가오칸이 걱정되었지만 정신을 팔고 있을 틈이 없었다. 전투는 시작되었고, 벌써 죽어 나가는 이들이 발생하고 있었으니까.
“초월 각성!”
즉시 로칸이 초월을 시행했다.
일만 영혼이 그의 힘이 되고 격을 강제로 끌어올렸다.
퍼석.
그리고 그 순간, 오래도록 힘이 되어 주었던 영혼 수집가의 권능이 파괴되었다.
[영혼 수집가의 권능이 파괴되었습니다.]몇 번이고 그랜드 마스터급으로 초월을 시행한 로칸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미 시행된 초월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했다.
“광풍 현신, 전신 무쌍, 무혼 각성!”
로칸은 순차적으로 힘을 끌어 올렸다.
가고일과 다크 나이트, 언데드들을 모조리 파괴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지금 저 합체 골렘을 막을 것은 자신밖에 없으니까.
나머지 가디언들도 위험하지만 그것은 가오칸의 제자들이 어떻게든 해야 할 일이었다.
“크허허헝! 피의 각성!”
광기의 외침으로 아군을 깨우고 30미터에 달하는 거체를 이끌고 천천히 다가오는 합체 골렘의 앞에 이르러 마지막 힘까지 개방했다.
그의 피 속을 타고 흐르던 힘이 일시에 깨어나며 로칸에게 절대적인 힘을 부여했다.
“드록쉬! 가오칸이다!”
“엉? 아! 무구 강화!”
하지만 배틀 액스를 떨치기 전, 드록쉬에게 소리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드록쉬의 창조 스킬인 무구 각성.
지금 그것이 필요한 것은 자신이 아닌 가오칸이었으니까.
자신이 합체 골렘을 쓰러뜨린다 한들, 가오칸이 사말리안을 이기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다.
“오! 좋은 걸 가졌군!”
갑작스러운 힘의 증폭에 가오칸이 감사의 인사를 던졌다.
“웨폰 익스플로젼!”
콰과과광!
하지만 그것으로 끝. 각자의 전투에 집중했다.
“광살, 사자 난무!”
콰과광!
그것은 로칸도 마찬가지였다.
생각 같아서는 검은 용 때와 같이 가오칸을 돕고 싶지만 제 코가 석 자였다. 이미 자신의 크기를 아득히 초월한 합체 골렘의 단단한 몸을 두들기며 맞상대하기 시작했다.
‘부족해.’
그러나 놈의 공격을 피하고, 공격을 퍼붓는 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 이전과 달리 아머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합체 골렘에게 피해를 줄 수 있었지만 치명적인 수준까지는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놈의 회복 속도는 합체 전보다 월등히 뛰어났다. 잠시 물러서야만 회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빠르게 회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기랄.”
이쯤 되자 일부러 생명력을 떨어뜨려 능력치를 100% 끌어낸 후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놈을 제대로 침묵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꿰뚫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물론 그런 것은 있었다.
초극.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최강의 일격.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쓰더라도 놈을 쓰러뜨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핵만 찾을 수 있어도…….”
초극을 사용해 놈을 파괴하더라도 단숨에 핵을 부수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초극을 사용해 모든 스킬이 초기화된 이후에 놈의 핵을 부술 힘이 남아 있을까? 부정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 가만?’
그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놈을 부수는 것이 꼭 자신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로칸의 눈빛이 결연해졌다.
정신을 집중하자 주변의 비명 따위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일격.
일격에 모든 것을 걸었다.
“전신의 돌격, 점멸!”
콰앙!
합체 골렘의 가슴을 들이받고 놈을 경직시켰다.
살육의 일격을 펼쳐 놈의 몸체 일부를 파괴시켰다.
‘보인다!’
놈이 회복하는 순간, 삼라만상을 꿰뚫는 눈으로 마나의 흐름을 읽었다.
놈의 내부까지 스캔할 수는 없지만 재생을 위한 마나가 어느 부근에서 뿜어지는지 정도는 충분히 파악이 가능했다.
‘저기군.’
놀랍게도 이번에는 가슴이 아닌 머리에 핵이 있었다.
개발자 놈이 진짜 오타쿠라면 머리 또는 가슴일 것이라 예상하기는 했지만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뒤잡기……. 초극!”
그 순간, 로칸의 일격이 놈의 머리에 꽂혔다.
방어력? 저항력? 그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신성마저 머금은 그 일격이 합체 골렘의 핵이 위치한 머리를 부숴 놓았다.
‘조금만 더……!’
소멸기에 가까운 파괴력이지만 놈의 장갑 또한 두툼했다.
미스릴에, 사말리안이 직접 코팅한 마법 결계가 로칸의 힘에 저항했다.
까가가강!
그럼에도 배틀 액스는 놈의 핵에 닿았고, 장비의 내구력을 빠르게 하락했다.
터엉!
그러나 모자랐다. 초극은 아주 조금의 내구력을 남기고 힘을 다했고, 잠시 기능이 정지했던 합체 골렘은 재빨리 주먹을 휘둘러 로칸을 날려 버렸다.
“컥!”
하지만 그 또한 로칸의 계산 범주 내에 있었다.
로칸은 튕겨 나가면서도 발작적으로 한 가지 능력을 발동시켰다.
“분신 소환!”
로칸의 모든 것을 이어받은 분신의 등장!
본체의 의지에 따라 행동을 취하는 녀석의 배틀 액스에 가공할 힘이 몰려들었다.
“……초극!”
로칸의 모든 것을 담은 일격이 다시 한번 재현되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