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325)
# 325
대규모 업데이트 (3)
천상의 맵 확장!
그것은 지상보다 확실하고 훨씬 거대한 것이었다.
단지 중립 지역과 천계, 마계로만 구분되어진 것이라 생각하던 로칸이었지만 정보 상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알게 됐다.
“정령계에 환수계, 유명계라고? 게다가 여기가 변두리에 불과하다니…….”
그가 있던 천상은 고작해야 천상의 일부분. 그것도 변두리라 부를 수 있는 아주 좁은 지역에 불과했던 것이다.
록이 해제된 신맵은 그가 있던 곳보다 훨씬 거대한 세 개의 세계가 더 있었고, 심지어 천계와 마계마저도 본토라 부를 만한 거대한 지역이 따로 있었다.
이제 천상의 패자들과도 한판 해볼 만하다 생각하던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역시 더 로드는 재미있다니까.”
절대자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순간 상상도 하지 못한 강자들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잡았다고 생각할 때쯤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로칸은 그 초조함이 즐거웠다.
강자들과의 싸움이 기꺼웠다. 진심으로.
그리고 그것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그곳들은 어떻게 갈 수 있지?”
“방법이야 많지. 그들의 초대를 받아 갈 수도 있고, 계속해서 이동하다 보면 나타나는 곳도 있으니까. 기본적인 ‘자격’은 갖추었으니 무슨 방법을 가능은 할 터.”
로칸의 물음에 정보 상인은 또다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자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굳이 묻지 않았다. 그것은 400레벨을 의미하는 것일 테니까.
촤르륵.
로칸이 알겠다는 듯 코인 꾸러미를 내밀자 다시 말이 이어졌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곳의 ‘좌표’가 적힌 천상의 룬을 구하는 것이고, 추천하지는 않지만 무작위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 경계를 통과할 수 있다면 언젠가 그곳 중 어딘가에 도달할 수도 있지 않겠어? 그리고 천계나 마계의 끝을 향해 이동하다 보면 다른 천계와 마계가 나타나기도 할 테고……. 그게 아니라면 정령이나 환수, 유령들의 초대장을 획득해 그들의 영토로 이동한 뒤 방향을 잡는 것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이지. 흠, 이건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지만 ‘공허’를 통해 공간을 넘는 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군.”
정말 방법은 다양했다. 그에 따른 조건이나 위험부담이 따를 뿐. 다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하나 끼어 있었다.
“공허?”
“그래, 공허. 모든 것을 잡아먹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들이 사는 곳이지. 다시 말하지만 그 방법은 정말 추천하지 않아. 자칫 공허에 잡아먹히거나 그 안에서 미아가 될 수 있거든. 빠르기는 좌표가 찍힌 천상의 룬을 이용하는 것 다음으로 빠르지만 말이야.”
놈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로칸은 왠지 흥미가 돋았다.
그도 그럴 것이 리스크가 큰 만큼 얻는 것도 큰 더 로드가 아니던가?
만약 그곳을 돌파한다면 어떤 타이틀을, 어떤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되었다.
“공허로 가는 방법은?”
“진짜 거긴 안 된 다니까! ……제길, 내가 코인을 받았으니 말은 해 주겠지만 정말 거긴 가지 마. 공허의 문을 여는 순간 너뿐만 아니라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흐음…….”
또 한 꾸러미의 코인 꾸러미를 넘기자 정보 상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공허에 진입하고 탈출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방법은 간단했다. 어떤 재료들을 모아 특정 장소에서 의식을 진행하면 공허로 통하는 게이트가 열리는 식이다.
하지만 제시간에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공허에 침식될 수 있다는 경고도 몇 번이나 늘어놓았다.
“못 먹어도 고지.”
그러나 그 정도 엄포로는 로칸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다.
정보 상인 역시 400레벨의 강자였고, 그가 두려워할 정도라면 그 난이도가 극악하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뭐 어떤가. 시공의 틈에 갇혔다가도 돌아온 로칸인데.
유저에게는 늘 새로운 방법이 제시되는 법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 한 번의 죽음 정도면 싸게 먹히는 것이기도 했고.
“일단은…… 가오칸을 만나 봐야겠군.”
그러나 무턱대고 공허의 문을 여는 짓 따위는 하지 않았다.
아니, 아직은 할 수 없었다. 공허의 문을 여는 재료가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그것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는 정보 상인도 입을 꾹 다물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알만한 인물은 이미 알고 있다.
로칸이 가오칸의 영지를 찾았다.
“여어, 멋진 짓을 했던데?”
그의 영지로 들어서자 가오칸이 로칸을 먼저 발견하고 마중을 나왔다.
사말리안의 레어에서 힘을 수습하는 것을 끝낸 모양. 여기에 없으면 그곳으로 다시 찾아가려 했는데 덕분에 수고가 줄었다.
“아, 거기? 별놈들이 다 있지. 스스로 왕이며 군주를 참칭하는 놈들도 많고 별 볼 일 없어 보이는데 예상외의 실력자인 놈들도 많고. 네가 때려잡은 그몰탄 같은 놈은 거기서 고개도 못 들고 다닐걸? 흐흐. 어때, 쫄리지?”
가오칸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로칸에게 정보를 풀어놓았다.
그저 겁을 주기 위한 장난만은 아니라는 것을 로칸도 알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450레벨이 즐비한 그곳은 그야말로 신세계와 다름없을 것이 분명하겠지.
“좋군요. 아주 즐겁겠습니다, 흐흐!”
그렇기에 로칸은 웃었다. 가오칸과 마주 웃으며 내면의 광기를 드러내었다.
“웃지 마, 인마, 정들어. 흠, 생각 같아서는 천상의 룬이라도 하나 내어 주고 싶지만 아쉽게도 나도 가진 걸 다 써 버려서 당장 가진 게 없는걸.”
“괜찮습니다. 공허를 통해 이동할 생각이거든요.”
“……공허?”
순간, 장난기가 사라지지 않던 가오칸의 표정이 딱딱하게 웃었다. 그 역시 공허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다.
“……거길 꼭 가야겠어? 거기 아주 위험한 동네인데.”
“가오칸 님도 겁내시는 게 있습니까?”
로칸은 일부러 가오칸을 슬쩍 도발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알아서 정보를 주겠지만.
“겁내기는 무슨. 제대로 싸우면 다 이기지. 다만 거기서는 회복이 느리거든. 그 미친놈들이 쉴 틈도 없이 달려들기도 하고. 하나하나 만만한 놈들은 아닌데다 길을 아는 것도 아니니 쉽지 않은 건 사실이지.”
“흠.”
가오칸이 이 정도로 말할 정도면 진짜 어려운 거다.
그 실력과 자신감으로 이놈 저놈 다 패고 다닌 그가 아니던가?
450레벨이 되기 전부터 450레벨들까지 위협하고 다닌 그가 꺼릴 정도면 그가 중앙 대륙으로 오기 위해 겪었던 해저터널이나 천상으로 오기 위해 겪었던 우주의 난이도는 훌쩍 뛰어넘을 것이 분명했다.
“재미있겠네요.”
“뭐, 그렇긴 하지.”
씨익.
가오칸은 로칸과 동류였다. 때문에 약간의 겁을 주기는 했지만 로칸의 도전적인 태도가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이후로 정보가 낱낱이 풀려 나왔다. 공허의 문을 여는 데 필요한 재료들의 획득 방법과 공허의 문을 여는 위치 등등까지.
그러나 정작 공허의 문 안쪽에 서식하는 몬스터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모르는 게 더 재미있잖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은 그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공허의 안에는 정말 별의별 놈들이 다 살고 있으니까.
공허 오크, 공허 이무기, 공허 드레이크 등 알 만한 놈들도 있지만 뭐라 규정지을 수 없는 종족들도 다수였다.
하지만 일단 공허의 문을 여는 방법이라도 알게 된 게 어딘가. 재료를 모으기가 은근 까다롭긴 했지만 시간을 들여 모으고자 한다면 못 모을 것도 없었다.
“힘의 정수? 이건 어디서 얻는 겁니까?”
“아, 그거? 흠, 너라면 금방 만들 수 있을 텐데?”
“만든다고요?”
“어. 그거 간단해. 350레벨 이상 존재의 심장이나 그에 상응하는 물품 1천 개 정도 모아서 정수 추출기에 넣으면 나오거든. 그몰탄의 영지를 네가 가져갔다고 하니 정수 추출기는 아마 뒤져 보면 있겠지. 300레벨 이상 걸로 1백 개를 넣으면 350레벨급 하나를 얻을 수 있으니 귀찮으면 저레벨 몬스터들을 학살해도 되고.”
“아…….”
영지를 세세하게 둘러보지 않아 모르고 있던 기능인 듯싶었다. 그가 확인한 것은 영지 관리 창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한데 300레벨, 350레벨 이상 존재의 심장이라고?
로칸의 입가에 긴 호선이 걸렸다.
단순히 천족과 마족의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로칸은 조만간 다시 지상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며 가오칸과 헤어졌다.
이제 뭘 해야 할까.
간단하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겠지.
가오칸과 헤어진 로칸은 일단 자신의 영지로 돌아왔다. 그몰탄에게서 빼앗은 영지 그로모토로.
그곳에서 가오칸이 언급했던 정수 추출기를 확인하고 코인과 영지, 병사들의 힘으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그몰탄을 피해 숨어 있던 드록쉬를 불러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흐으음…….”
“왜, 문제 있나?”
그로모토에 있던 최상급의 제작 시설을 그에게 내어 준 것은 당연했다.
극한의 노가다가 예견되어 있지만 장인으로서 조금은 기뻐할 줄 알았던 그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이상해. 이상하단 말이지.”
“……?”
“레벨이 오르지 않아.”
그의 고민은 간단했다.
로칸이 그몰탄과 싸우는 동안에도 그랜드 마스터에 오르며 부쩍 성장한 기술을 써먹기 위해 자진해서 장비를 제작했지만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험치가 전혀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역시 그런 건가.”
그러나 그의 고민을 전해들은 로칸은 대번에 원인을 찾아냈다. 바로 그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이 마스터 단계에서는 레어나 유니크 등급의 장비만 찍어 내도 경험치가 쭉쭉 올랐지만 그랜드 마스터에 오른 지금은 유니크 등급의 장비를 만들어야 소량의 경험치가 오를 뿐인 것이다.
‘이게 당연한 거겠지.’
아무리 그랜드 마스터라지만 유니크 이상의 등급을 마구 찍어 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답답한 것도 당연하다.
이전처럼 성장의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무슨 수를 써서든 에픽 등급 이상의 장비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로칸의 고민이 되었다.
그 역시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던 것이다.
그몰탄과 그 수하들, 400레벨의 천족들을 쓸어버렸지만 레벨은 겨우 두 개밖에 안 오르지 않았나? 이전이었다면 최소 다섯 개 이상의 레벨이 올라야 정상이었다.
레벨 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경험치의 양도 막대해졌지만 획득하는 경험치의 양부터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렇기에 더욱 더 큰 세상으로의, 새롭고 강력한 몬스터와의 조우가 시급하게 느껴졌다.
‘작업을 서둘러야겠군.’
로칸이 병사들을 다그쳐 잡템들을 모으고, 지도를 펼쳐 메인 재료들의 위치를 다시 한번 파악했다.
“영주님, 누가 찾아왔습니다.”
“손님?”
그리고 막 움직이려 할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그를 찾아왔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