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347)
# 347
마도의 대지 (3)
마도의 대지의 넓고 강자들은 많았다. 그것도 무려 400레벨의 강자들.
하지만 로칸이 향한 곳에 있는 이는 그런 강자들 중에서도 최고에 속하는 이들이었다.
마도의 왕의 직속 수하들.
원래는 차근차근 병사급부터 갉아먹으려 했지만 다른 마도 계열 환수들을 상대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어쩌면 자신이 지레 걱정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보통 맵이 확장되었다는 것은 더 강력한 존재들이 등장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반드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진실로 강력한 존재는 기실 몇 되지 않고 나머지는 기존의 상위권에 해당하는 놈들과 비빌만한 적당한 강자들인 것이다.
로칸의 기준에서 지금 노리는 놈들 또한 그러했다.
“도시를 맡을 정도의 존재라, 얼마나 하는지 한번 볼까?”
로칸의 장난기 어린 미소가 도시를 향해 사납게 울부짖었다.
“전설을 타는 자.”
뀨웃!
로칸을 태운 카이가 대붕의 모습으로 변했다.
검은 그림자가 마치 환마계 전체를 덮을 듯 지상을 가렸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란 환수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카이를 발견하고 저마다 캐스팅에 들어갔지만 이미 늦었다.
주문의 영창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는 그들과 달리 이쪽은 즉시 발동이니까.
“엘리멘탈 바리어, 붉은 유성.”
이제는 카이를 대표하는 기술이 된 두 스킬이 동시에 펼쳐졌다.
그들을 보호하는 속성력의 보호막이 둘러지고, 그 위로 붉은 불길이 치솟았다.
마치 유성처럼. 지상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마, 막아!”
“떨어뜨려라!”
“보, 보호 주문을……!”
몇몇의 환수가 다급히 주문을 완성해 보지만 역부족이었다. 광풍 현신을 사용한 로칸의 힘까지 전달받은 카이는 그 모든 마법을 씹어 삼키며 그들을 폭격했다.
쿠콰콰콰콰콰쾅!
대폭발. 대붕의 모습으로 거대화된 카이의 몸이 땅에 처박힌 뒤에도 데굴데굴 굴러 도시를 뭉개 버렸다.
“아닛!”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에 깜짝 놀란 간부들이 튀어나왔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파괴된 도시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재주는 그들에게 없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원흉인 로칸과 카이에게 벼락같은 화를 내뿜는 것이었다.
쿠르르릉.
아니, 실제로 벼락을 내뿜기도 했다.
파츳. 뀨��!
하지만 카이도 힘을 냈다. 정령계에서 한층 더 성장한 속성력을 바탕으로 놈들의 마법 포격을 가뿐히 막아 내었다.
결국 마법이라는 것은 속성력에 기인하는 것이니까.
극도의 속성 저항력을 지닌 카이의 엘리멘탈 실드는 주문의 위력을 반 이하로 뚝 떨어뜨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대단한걸.’
그것을 지켜보는 로칸도 살짝 놀랄 정도였으니 적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하긴.’
아직 하이 마스터급밖에 되지 않은 카이였지만 전설을 타는 자의 효과로 400레벨까지 강제 레벨 업을 한 상태이니 따지고 보면 이해도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대로 방어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로칸은 연이은 주문 포격이 사그라들 때쯤, 카이에게 엘리멘탈 바리어를 풀 것을 지시하고 날아올랐다.
“피의 각성. 전류 제어, 무혼 각성.”
시작부터 전력으로.
로칸은 힘을 아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마신의 이빨 허리띠에 담긴 힘을 일깨우고, 파괴의 힘을 더욱 강화시켰다.
천신의 힘을 깨울 경우 저항력이 더욱 올라가겠지만 이미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근육 곳곳에 깃든 힘이 폭발적으로 살아나고, 파괴적인 힘이 전신에 깃들었다.
마신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 폭력의 힘이 그를 지배했다.
“전신의 돌격, 소용돌이, 점멸!”
로칸이 나타나자 주변의 공기가 소용돌이를 쳤다. 그의 앞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바람이 일어나더니, 주변의 환수들을 한 곳에 끌어모았다.
콰앙!
그리고 폭탄 같은 돌진이 틀어박혔다.
쿠르르릉.
로칸의 돌진에 내성이 통째로 흔들렸다.
그의 앞으로 끌려온 환수들? 남아날 리가 있나. 몇몇은 고기 조각이 되어 흩날렸고, 나머지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튕겨져 나갔다.
더구나 내성벽 위에 위치했었으니, 하늘을 날 수 없는 놈들은 추락 대미지를 입고 그대로 사망하기까지 했다.
“쳇.”
그러나 로칸은 전혀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정작 목표했던 적은 단거리 이동 마법을 사용해 자리를 피해 버린 것이다.
“감히 인간 따위가 이곳을 침범하다니……!”
그 인간 따위에게 도망을 치느라 부하들을 잃은 놈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았지만 로칸은 경시할 수 없었다.
[육망성의 지배자 로더스][Lv 442]무려 442레벨이나 되는 도시의 수장이었으니까.
때문에 로칸도 기습으로 끝장을 내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수준 높은 마도사답게 블링크쯤 되는 마법은 시동어만으로 펼쳐 대는 놈인 것이다.
“프로즌 노바, 체인 라이트닝!”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놈은 공중에 날아오른 채로 양손 가득 마나를 끌어 올렸다. 두 가지나 되는 마법을 동시에 펼쳐 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빙결의 구체와 함께 공간을 집어삼키는 전격의 연쇄가 동시에 날아들었다.
“흥! 오라 폭격!”
가만히 맞아 주다가는 샌드백이 된다. 그것을 알기에 로칸은 힘으로 그것을 깨부수었다.
마신의 힘이 깃든 오러가 빙결의 구체를 박살 내고, 서로 엉겨 붙어 날아드는 전격을 찢어 놓았다.
그럼에도 미약한 힘이 전신을 파고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전격의 힘 따위로는 그를 어찌 할 수 없었다. 천년 전기뱀장어의 힘이 그의 안에 있었으니까.
“썬더 브레이크!”
그러나 놈은 그것을 모르는지 연속해서 전격을 뿜어냈다. 이번에는 크고 흉포한 한 줄기의 벼락이었다.
“전신의 돌격!”
그 벼락의 기운을 몸으로 감당하며 로칸이 놈에게 돌진했다.
파치치치치칙!
전격의 힘이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까지 파고들었지만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온몸이 저릿한 고통은 그의 힘이 되어 배틀 액스에 맺혔다.
“아닛!”
“진광풍참.”
놈이 벼락이라면 이쪽은 폭풍우다. 썬더 브레이크의 힘까지 일부 흡수한 로칸의 배틀 액스가 공간을 찢어발겼다.
로더스가 급히 방어 주문을 겹겹이 쌓아 보지만 허사. 잠깐, 아주 잠깐의 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커흑.”
결과적으로 로더스는 다시 블링크를 사용해 몸을 빼냈지만 몸의 일부가 갈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옆구리가 베이다 못해 뭉텅이로 뜯겨 나가는 고통을 참으며 간신히 힘을 일으켰다.
“마법의 종주.”
창조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와 함께 힘의 폭풍이 일어났다. 그가 가진 마법력이 증폭되고 세계의 진리를 순간이나마 깨쳤다.
마나가 아닌 색다른 힘이 그에게 깃들었다.
“복원.”
이어 펼친 마스터 스킬이 신체를 복구시켰고, 놈의 눈에는 오만과 분노가 가득 들어찼다.
자신을 이 꼴로 만들고 주인이 하사한 영토에 극심한 피해를 입힌 로칸에게 모든 힘을 폭발시켰다.
“육망성의 저주.”
지이이잉.
그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미지의 기운이 주변을 장악했다.
마법을 쓰는 자에게는 축복이지만 그렇지 못한 자들에게는 극심한 신체적 제약을 거는 저주가 광범위하게 펼쳐진 것이다.
“어설픈 짓을!”
놈이 나타나자마자 달려들던 로칸도 그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잔뜩 증폭된 로칸의 힘은 고작 약화의 저주 따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금도 능히 태산을 뭉개고 거인을 거꾸러뜨릴 힘이 그에게는 남아 있었다.
“풍!”
돌개바람이 몰아쳤다. 초대형 태풍에 휩쓸린 듯, 로칸의 돌진마저 느려졌다.
“진광풍참!”
거기에 로칸은 맞바람으로 대응했다.
진광풍참이 일으킨 사나운 바람이 놈의 바람을 찢고 상쇄해 버렸다.
“림!”
그 순간, 숲이 일어났다.
이곳은 도시가 아니었던가? 의아해할 새도 없이 굵고 단단한 줄기들이 그를 옭아매었다.
후두두둑!
로칸도 상당한 힘을 주어야 할 만큼 강력한 마도의 힘이 깃든 나무줄기들은 억셌지만 힘이라면 로칸이 한 수 위였다.
가뿐히 끊어 내고 돌진을 이어 갔다. 아니, 공간을 도약했다.
“점멸!”
“화!”
쿠과과과과광!
로칸이 로더스의 눈앞으로 뛰어든 순간, 로더스의 몸이 거대한 불길로 변했다.
자폭하듯 공간을 폭발시키며 터져 나갔다.
“크윽!”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는 것은 로칸도 잘 알고 있었다. 재빨리 불길을 흩어 버리며 놈의 위치를 쫓았다.
“이번엔 산이냐!”
풍림화산. 비슷한 콘셉트의 스킬을 사용하는 놈들이야 얼마든지 있었기에 로칸은 다음 스킬을 예상할 수 있었다.
머리 위로 바위라도 떨어뜨릴 텐가? 여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달려 나갔지만 놈의 다음 행동은 예상외였다.
“수!”
포옹!
로칸의 주변으로 수분이 급격히 증가하더니 거대한 물방울을 이루었다.
로칸을 가두고, 허우적거리는 몸짓에 맞춰 출렁거리며 형태를 수시로 바꾸었다.
“뇌!”
쿠르르릉.
다음으로 이어진 것은 또다시 전격 공격.
전기가 물속에서 잘 통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법칙이었다.
몸속으로 파고드는 벼락의 기운을 어찌어찌 해소해 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당하다가는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빙!”
쩌저저적!
그 순간 로더스가 또다시 힘을 발휘했다. 로칸을 둘러싼 수분을 모조리 얼려 버려 로칸을 얼음덩이 속에 가둬 버린 것이다.
예전 타이탄이 빙하 속에 갇힌 것처럼.
치이이이이이익. 쩌적 쩍 쩍.
그러나 고작 그런 것으로는 로칸을 막을 수 없었다.
로칸이 이를 악물고 힘을 쓰자 거대한 얼음덩이가 산산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고슴도치가 되라!”
파라라랑! 쐐애애액.
그리고 마침내 얼음이 산산조각 나 버린 순간, 로더스는 깨어진 얼음 조각들을 조작했다.
하나하나가 예리한 칼날이 되어 로칸의 몸을 파고들었다.
“크허허허허헝!”
광기의 외침.
로칸의 분노가 담긴 그 함성과 함께 살갗을 파고들던 얼음파편들이 박살 나 버렸다.
몸속에서 일어난 기이한 열기가 그것들을 녹이고 로칸을 한층 더 강화시켰다.
“소용없다!”
로칸이 힘을 일으켜 놈에게 달려들었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다. 블링크를 사용해 회피하고, 다시 마법을 퍼붓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 새끼…….’
문제는 그러고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놈이 사용한 창조 스킬에 그 답이 있는 듯싶었다.
거대한 육망성. 그것이 지상과 허공에 이중으로 깔려 있었다.
‘이대로는 답이 없다.’
로칸은 배틀 액스를 힘껏 휘둘러 마법을 파괴하면서도 냉정을 유지했다. 거리를 주지 않는 마법사를 상대할 때 냉정을 잃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
마제스티 마스터에 가까운 마법 계열 초월자이기는 해도 이처럼 마법을 난사하면서도 마나 소모나 캐스팅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은 뭔가 보조하는 힘이 있다는 뜻이었기에 주변에 눈을 돌렸다.
“이제 보니 일대일이 아니었군?”
“정신을 놓은 건가? 헛소리를 하는군!”
로더스가 코웃음을 치며 마법을 뿌려 댔지만 내심 당황하는 기색이 읽혔다.
로칸의 말처럼 이건 일대일의 싸움이 아니다. 로칸뿐 아니라 도시에 살아남은 환수들조차 말라 가고 있었으니까.
로더스는 그들의 힘을 뽑아내 자신의 캐스팅 속도와 마나를 보강하고 있는 것이었다.
마법사들이 대규모로 힘을 링크시켜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방식은 그도 몇 차례 본 적 있지만 이처럼 강제적으로 힘을 뽑아내는 스킬은 처음이었기에 반응이 늦은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놈의 창조 스킬 자체를 부수는 것.
눈을 부릅뜬 로칸이 놈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 냈다. 대신 자신 역시 모든 힘을 끌어모아, 한 점에 모아 분출시켰다.
“초극!”
육망성을 해체시킬 마법적 지식은 없다. 그러나 얽혀 있는 실타래를 일거에 끊어 낼 힘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로칸이 그은 초극의 힘이 모든 것을 파괴했다.
마법도, 수식도, 그 밖의 모든 것을 소멸시키며 거친 파란을 일으켰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