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35)
# 35
돈 놓고 돈 먹기 (2)
왜떠드냐 : 1인 척살 이거 레알임 ㄷㄷ
와드 : 전 처음부터 믿었습니다. 로칸갓!
인베니아인 : 수능 만점 받게 해 주세요. 로멘!
└제레미 : 그럼 일단 컴 끄고 공부를 해라.
세금마차 : 블러드 체이서 놈들 나 잡으러 왔을 때 로칸 떴다고 소리 질렀더니 도망감 ㅋㅋ
필멸 : 블러드 체이선지 뭔지 결국은 다 거품 아니냐. 초반에 쪽수로 반짝 흥한 거지.
└다크민트초코 : 한 놈한테 썰리는데 그동안 얘네한테 털리던 놈들은 뭐냐 ㅋㅋㅋ
└벤하르파 : 안 당해 봤으면 입 털지 마라. 로칸이 대단한 거지. 저 쪽수를 어떻게 이겨.
칼루시온 : 여기 육개장이 맛있다면서요 코브 지역에서 문상 왔습니다. 블러드 체이서 애도요.
대군장 : 블러드 체이서 사냥 갑니다. 파티원 모집 (1/10)
└심각한콘셉트 : 블러드 체이서 사냥. 갑니다 파티원 모집 (2/10)
더불어 흐름이 뒤집혔다. 로칸 한 명에게 탈탈 털리는 모습을 확인한 일반 유저들이 블러드 체이서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기 시작한 것이다.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유저들은 아예 지역이 다른 이들은 거품이었다는 둥의 이야기로 놈들을 저평가했고,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사냥당하는 입장이던 자들은 의심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개개인의 실력이 별로인데 숫자가 많아서 일방적으로 당했을 뿐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심지어는 파티원을 모아 블러드 체이서에 대항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뚜렷한 성과에 대한 글은 올라오지 않아 진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한 일이었다.
만약 블러드 체이서를 몰아내는 것으로 여론이 몰린다면 지금까지는 암묵적인 상호 불가침의 자세를 취하고 있던 다른 길드들에서도 전면에 나서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게 사냥감과 사냥꾼이 뒤바뀐 하루가 지나갔다.
정확히는 반나절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필드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다.
장마에서 소나기로.
블러드 체이서의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나타났다 한들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소수의 유저들을 사냥한 뒤 도주하듯 사라진 것이다. 마치 소나기가 잠깐 내리는 것처럼.
로칸이 룬 북을 사용해 쫓아올까 겁을 먹은 소극적인 행동이었다.
덕분에 평소대로라면 나타남과 동시에 해당 지역에서의 사냥을 접어야 했지만 이제는 잠시만 몸을 피하면 다시 사냥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유저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놈들을 번번이 놓치게 된 로칸에게는 썩 달가운 일이 아니었지만.
“뭐 이렇게 근성이 없어 젠장. 어디, 언제까지 도망치나 보자.”
로칸은 쪼잔하게( ) 구는 블러드 체이서를 향해 한바탕 욕을 해 주고 마을에서 로그아웃을 했다.
로칸에게는 이번 접속 제한 시간이 끝나고 나면 아주 큰 거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 * *
“신분 위장.”
타이틀 흑막의 특수 효과를 사용한 로칸은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약속된 장소로 이동했다.
도시의 중앙 광장.
딱히 이번 거래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엄청나게 모여들고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로칸이 이곳을 장소로 잡은 이유는 하나였다.
보는 사람이 많으니까.
보는 눈이 많다는 것은 누가 얼마나 되는 돈을 내고 길드 하우스를 구입하는지가 굳이 밝히지 않아도 저절로 확인되고 소문이 난다는 뜻이었다.
‘나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 아니겠어 ’
애초에 과시를 위해 길드 하우스를 구입하려는 길드의 입장에서도 추가적인 홍보 효과가 될 테니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돈을 벌고 말이지.’
비밀 경매 때보다는 돈이 더 깨질 가능성은 높지만 말이다.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경쟁하는 그들이 낼 수 있는 돈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벌써부터 호기심이 무럭무럭 피어났다.
‘올 놈들은 다 온 것 같군.’
5분 전에 도착해 가만히 광장 안을 살피던 로칸은 트린식에서 만들어진 거의 모든 길드가 다 모여들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저마다의 세력을 이루며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재미있게도 자리 잡은 위치를 통해 암묵적인 현재의 서열 또한 파악이 가능했다.
더 로드에서의 실력이란 레벨과 머릿수가 전부가 아니지만, 현재의 서열은 그것들로 정리가 되는 듯싶었다.
‘시작해 볼까 ’
그리고 정확히 정각이 되었을 때, 한 발짝 떨어져 기다리고 있던 로칸이 위장된 외모와 이름으로 그들의 앞에 나섰다.
로칸은 길드들이 자연스레 둘러앉아 만들어 놓은 무대에 올라섰다. 로칸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졌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자체만으로 위축되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겠지만 로칸은 아주 익숙한 듯 헤치고 나아갔다. 고작 수십이 아니라 수천, 수만을 앞두고도 떨지 않던 것이 그였으니까.
‘다들 잔뜩 몸이 달았구먼.’
자연스레 시선을 집중시킨 로칸은 짝 하고 가볍게 박수를 쳐 더욱 그들을 주목시켰다.
뭔가 묻고 싶은 말들이 많겠지만 로칸은 시간을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서로 안부를 물을 만한 사이도 아니지 않은가
“휘유, 꽤 많은 분들이 오셨군요. 뭔가 자기소개라도 해야 할 분위기이지만 저는 시간을 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죠.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거래를 시작해 볼까요 ”
“잠깐만.”
그때 누군가 번쩍 손을 들고 이야기했다.
바로 MP 길드의 마스터, 피리아였다.
“뭐죠 ”
“당신이 길드 하우스를 판다고 글을 올린 장본인이라는 걸 어떻게 믿죠 ”
오직 그들이기에 할 수 있는 질문이었다. ‘던전 구매’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게 누구와 거래되었는지는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 스스로 자폭을 하고 나설 것이 아닌 이상 ‘우리가 던전을 구매할 때 봤던 사람이 아닌데 ’ 하고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돌려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로칸은 그런 어설픈 수작에 장단 맞춰 줄 생각이 없었다.
“간단합니다. 입찰하지 마세요.”
로칸의 대답은 간단했다.
못 믿겠으면 입찰하지 마라. 안 사면 그만인 것 아닌가
굳이 왜 로칸이 스스로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지, 아주 심플한 해답이었다.
“그게 무슨…….”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던지 피리아는 말문이 턱 막힌 모습이었지만 로칸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가볍게 경매를 시작했다.
“그럼 첫 번째 경매는 의심 많은 8번 팀을 빼고 시작하도록 하죠. 내용은 다들 아실 테니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2층집부터 시작합니다. 가볍게 월 10골드부터 시작하죠. 10골드 ”
처억!
2층집의 장기 대여 임대료는 월 5골드였다. 하지만 로칸이 처음으로 제시한 금액은 10골드. 이미 2배나 남겨 먹는 것이지만 길드들은 놓칠 새라 번쩍 팻말을 들었다.
로칸이 게시판을 통해 미리 길드별로 정해 둔 숫자가 적힌 팻말이었다.
“3번, 10골드. 처음이니 빠르게 가 볼까요 2골드씩 호가하겠습니다. 12골드 9번. 14골드 11번. 16골드…… ”
진짜 경매를 하는 방법은 모르지만 TV에서 경매사가 나오는 것을 몇 번 본 적 있는 로칸이었다. 기억을 되살려 흉내를 내자 가격은 빠르게 올라갔다.
“20골드 15번. 더 없으십니까 ”
3배인 15골드를 가뿐히 넘어 무려 20골드까지!
매월 내야 하는 돈이라 부담이 됐지만,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질러 볼 수 있었다. 한 달 뒤에는 모두 더 강해져 있을 테고, 그만큼 벌어들이는 수익 또한 껑충 뛸 테니까.
지금은 1골드 차이가 부담으로 느껴지지만, 그때는 가볍게 낼 수 있는 수준일지 누가 알겠나
‘다들 그렇게 늪에 빠지는 거지, 흐흐!’
그것은 오직 로칸만이 아는 일이었다. 지금도 1골드당 20만 원의 높은 교환비를 자랑하지만 앞으로 몇 개월간은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성장할수록 벌어들이는 수입이 커지는 것은 맞지만, 반대로 필요한 지출도 커서 늘 자금에 쪼들리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잘못 질러 댔다가는 빚을 갚느라 허덕이기만 하다 길드를 제대로 키워 보지도 못하고 사라지게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물론 로칸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그저 자신들이 오판을 했기 때문이니까.
“더 없으시면…….”
“22골드!”
마지막 순간, 크게 지르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피리아였다. 분명 시작할 때 제외라고 이야기를 했건만, 참지 못하고 끼어든 것이다.
“없으시면 20골드에 15번. 길드 이름이 ”
“강철대오입니다.”
“강철대오 길드에게 낙찰되었습니다.”
“예쓰!”
땅땅땅. 따로 나무망치를 두들기지는 않았지만 모두 알아들었다, 첫 번째 매물을 강철대오에서 가져갔음을. 그리고 MP 길드가 개무시를 당했다는 것을.
아니, 그것뿐이 아니었다. 로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룰을 어긴 8번 팀은 두 번째 경매에서도 제외됩니다. 경고는 한 번뿐이라는 점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은근하지만 힘이 있는 그 말에 피리아가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돈을 더 주겠다는데도 이럴 줄은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다.
경매를 참여하지 못한 것도 화가 났지만 자신을 비웃는 다른 길드 마스터들의 작은 웃음소리가 견디기 어려웠다.
그러는 사이, 로칸은 미리 대부분의 내용을 적어 두었던 ‘계약서’ 아이템을 꺼내 강철대오에게 넘겼다.
“계약서는 지금 바로 작성하도록 하죠. 먼저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셨으니 그 정도의 특혜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계약서에는 금액과 거래 대상에 대한 내용만을 비워 둔 상태였기에 거래는 아주 빠르게 이루어졌다.
트린식의 첫 번째 고급 주택 소유자가 결정된 것이다.
“후훗, 먼저 갑니다!”
어차피 두 채는 의미도 없었고, 자금상으로도 무리였기에 강철대오의 경매 참석자는 계약과 동시에 자리를 이탈했다. 아마도 길드 하우스를 살피고 새로운 길드원들을 모집하려 하는 것이겠지.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기에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다.
“이번에도 2층집입니다. 15골드부터 시작합니다. 15골드 6번…….”
“…….”
그 마음을 잘 안다는 듯 로칸은 즉시 두 번째 경매를 시작했다. 실제 계약을 하는 것을 눈으로 봤으니 경매에 더욱 불이 붙은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오직 피리아만이 몸을 부들거리며 입을 다물고 있었다. 대신 화를 삭이고 이를 갈면서 누군가에게 눈짓을 보냈다.
‘대타냐 ’
바로 블러드 체이서의 마스터를 맡고 있는 자를 향해서였다.
일단 소유권을 손에 넣으면 다시 블러드 체이서와 MP 길드가 계약하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이전하면 그만이니 일종의 대리 출전을 하는 것이다.
로칸은 그것을 바로 알아차렸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누가 가져가든 자신은 돈만 벌어들이면 그만이었으니까.
“23골드에 3번 길드가 낙찰되셨습니다.”
첫 번째 경매보다 치열하게 진행된 두 번째 경매에서는 무려 23골드에 2층집이 낙찰되었다. 강철대오가 낙찰받는 모습에 자극받은 길드들이 무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고작 한 달에 몇 골드 차이니까. 당장 2차 직업만 얻어도 은행에서 3골드까지는 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여차하면 길드원들을 쪼아서 대출을 받아 지불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가용할 수 있는 금액이 점점 올라갔다. 그것이 바로 할부의 무서움이자 대출의, 돌려 막기의 무서움이었다.
“26골드에…….”
“30골드에…….”
로칸이 선점한 집들은 다음도, 그다음도 거침없이 팔려 나갔다. 그리고 계약이 하나하나 성사될 때마다 길드들은 언제 동이 날지 모르는 집을 어떻게든 손에 넣기 위해 열심히 길드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쪼아 댔다. 돈이 나올 구석을 만들기 위해 쥐어짜고 있는 것이다.
로칸이 처음부터 총 매물의 수를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빠르게 진행하는 듯하지만 몇 번이나 가격을 되물으며 은근히 시간을 끄는 이유이기도 했다. 돈을 구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
언제 물량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그들을 더욱 안달 나게 만들었다. 최면 같은 자기 합리화를 통해 미래를 낙관하고 더 높은 값을 부를 수 있게 만들었다.
“35골드! 35골드 나왔습니다. 더 없으십니까 ”
결국 마지막 다섯 번째 2층집은 35골드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마지막 2층집이라는 멘트 하나를 덧붙였을 뿐인데 시작가의 2배 이상까지 치솟은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그 거금을 지른 사람은 피리아였다.
“35골드에 8번 길드가 낙찰되셨습니다.”
로칸은 호갱을 위한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2층집의 계약서를 꺼내 들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