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450)
450 신위 획득 (3)
청염왕의 세계는 거대한 전함이었다.
홍염왕과 마찬가지로 몸체를 이루는 재질이나 전함을 이루는 부품 그리고 선원들까지 모조리 영혼으로 이루어진 거대 전함.
영혼기병보다도 거대한 전함은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될 지경이었고, 전함에 달린 포신들도 웅장했다.
그리고 녹염왕. 그의 세계는 한 자루의 검이었다.
수많은 영혼들을 벼려 만들어 낸 거대한 검.
휘두르는 것만으로 세상을 동강내 버릴 위용을 자랑하는 그것이 로칸을 향해 기세를 올렸다.
“휘유, 거창하구만.”
이번에는 솔직히 로칸도 놀랐다.
설마하니 로봇과 전함, 검으로 세계를 구축할 줄이야.
하나하나가 강력해 보이지 않는 것이 없었고, 영혼을 갈아 넣을수록 강해진다는 점에서도 무시무시했다.
그러나 신위 획득 퀘스트를 받은 로칸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신위 획득을 위한 조건 중 하나인 ‘세계의 잠재력’.
과연 이것들이 그만한 잠재력을 가진 세계일까?
세계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반신에게 큰 힘을 부여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신성 수급의 목적이 컸다.
그런 것을 생각할 때 마냥 훌륭한 세계라고는 할 수 없을 듯싶었다.
저 로봇과 전함이 어떤 적들과 싸워 승리할수록 더 강해지는 구조의 세계관이라면 모를까.
어쨌든 로칸은 그들의 세계에 기죽지 않았다.
자신도 세계를 드러내 자신을 똑 닮은 강자들을 소환해 볼까도 싶었지만 사실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냥 때려 부수면 그만이니까.
“폭력의 왕, 절대자의 힘.”
로칸에게서도 강대한 힘이 일어났다.
마왕의 위를 얻고, 타모스를 죽였으며 천계마저 정리하면서 신성은 물론 절대자의 힘 스킬 자체가 더욱 강력해진 상태였기에 거칠 것이 없었다.
거대 로봇? 전함? 거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파괴의 신성을 일으킨 로칸은 개미 같아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전혀 위축되지 않고 먼저 달려들었다.
“전신의 돌격, 점멸!”
콰앙!
시작은 영혼기병부터였다.
영혼을 벼려 만들어진 장갑이 단숨에 우그러지고 거체가 휘청거렸다.
콩알만 한 적에게 일격을 당한 것 치고는 어이없을 만큼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났고, 그사이 로칸은 파괴의 신성을 담아 다시 한번 배틀 액스를 내질렀다.
투앙!
“쳇.”
그러나 뜻을 이룰 수는 없었다.
영혼전함에서 포격이 쏘아진 것이다.
그대로는 영혼기병과 함께 폭사할 판.
“뒤잡기.”
로칸은 즉시 반원을 그리며 돌아 영혼기병의 뒤로 돌아갔다.
콰광, 콰과과광!
영혼기병이 그 무수한 포탄 세례를 대신 받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거인의 경우, 아무리 근력이 뛰어나다 해도 근거리 기동에 있어 약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큭!”
“부서져라!”
어디 그뿐인가.
포격을 받아 물러나는 영혼기병의 등을 떠받쳤다.
정확히는 기대어 받친 것이 아닐 파괴의 신성을 내질러 등에도 타격을 가한 것이지만.
키아아아악!
영혼들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졌다.
성불도 아닌 영혼의 소멸을 맞이하며 내부를 활짝 열었다가 금방 회복했다.
다른 영혼들이 장갑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그러나 겉으로만 멀쩡해 보일 뿐, 영혼기병을 이루는 신성 자체가 소모되었다는 것은 숨길 수 없었다.
서로 신성에 대한 이해가 충만한 상태이니까.
“왜, 너도 썰어 보게?”
후웅! 콰앙!
그런 로칸을 노리고 영혼의 검이 횡으로 휘둘러졌지만 작디작은 로칸은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영혼기병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등쪽 장갑이 크게 깎여 나가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히죽.
광풍 현신으로 몸을 부풀렸다면 이런 재미를 보지 못했겠지.
역시 스킬을 개편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로칸이 영혼기병의 다리 사이로 떨어져 내렸다.
“초극!”
그리고 온 힘을 다해 배틀 액스를 올려쳤다.
사타구니 부근부터 머리끝까지.
하나의 세계 그 자체와 다름없는 영혼기병의 몸을 두 쪽으로 가르고 하늘로 솟구쳤다.
다음은 전함의 차례.
신성을 소모해 초극으로 모든 스킬이 사용 불가했지만 이미 반신의 끝자락에 있는 로칸에게 스킬은 거들 뿐이었다.
덥썩
“……!”
그때, 등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왔다.
두 쪽으로 잘린 영혼기병의 팔 중 하나가 날아와 그의 몸을 낚아챈 것이다.
아주 으깨 버릴 듯 힘을 주며 전신을 조여 왔다.
“까불지 마라!”
그러나 그 정도에 제압되기에는 로칸이 가진 힘이 너무 막강했다.
힘을 주어 밀어내자 손가락이 활짝 펼쳐졌다.
고오오오오.
“제기랄.”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로칸이 잠시 묶인 사이, 영혼전함은 로칸에게 주포를 겨냥한 상태였다.
막대한 마나와 신성이 모여들며 그에게로 쏘아졌다.
“신성 배척!”
이건 피할 수 없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로칸이 신성 배척을 사용했다.
온몸에 힘이 쭉 빠졌고, 주포의 위력 역시 약해졌다.
콰앙!
그 충격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덕분에 땅속 깊숙이 처박히고 말았지만 주포가 재장전에 들어간 순간, 얼른 광풍의 날개를 펼쳐 땅에서 빠져나왔다.
“……!”
콰앙!
그러나 검은 하늘이 땅에서 튀어나오는 로칸을 덮쳐 왔다.
“큭!”
다름 아닌 영혼기병의 주먹이었다.
“젠장, 영향을 받지 않는 건가?”
그제야 로칸이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미 꺼내 놓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세계 그 자체의 힘이기 때문인지 신성 배척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신성 배척, 캔슬.”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로칸은 신성 배척을 해제했다.
이래서는 자신만 약화될 뿐이니까.
“퉤! 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 이거지.”
잠시 봉인되었던 신성이 회복되고, 로칸은 전투 의지를 더욱 끌어올렸다.
“나사 하나까지 조각내 주마!”
로칸이 파괴의 신성, 그 자체가 되었다.
파괴의 화신이자 모든 법칙과 진리마저 폭력으로 굴복시키는 폭력의 왕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것만으로 놈들을 구성하는 영혼들이 비명을 질렀고 미쳐 날뛰었다.
격해진 영혼의 비명이 오히려 놈들의 힘을 강화시키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홀연히 뛰어올라 가장 먼저 덤벼드는 영혼의 검과 부딪혔다.
쩌어어엉!
단 한 번의 격돌로 영혼의 검이 흔들렸다.
검을 구성하는 영혼들이 파괴의 신성에 타격을 입으며, 거미줄 같은 실금이 잔뜩 올라왔다.
영혼을 접착제 삼아 다시 붙여 내긴 했지만, 감히 곧장 마주쳐 오지 못하고 비실비실 뒤로 물러났다.
그다음은 영혼기병의 차례.
태산 같은 놈의 주먹이 로칸을 으깨려 들었다.
육신을 짓뭉개고 영혼을 터트리려 강하게 내리쳐 왔다.
“꿰뚫려라!”
그때, 로칸이 신성의 속성을 바꾸었다.
기존에는 파괴의 신성을 철퇴처럼 사용했다면 이제는 예리한 송곳처럼 힘을 집중시킨 것이다.
예기가 더욱 증폭되었고, 거대한 주먹이 그대로 관통당했다.
나아가 팔 전체, 몸통까지 꿰뚫어 낸 뒤 그대로 솟구쳐 머리를 두 쪽으로 갈랐다.
반으로 쪼개도 재생한다고?
그렇다면 재생할 힘이 없어질 때까지 베어 주마!
로칸의 각오에 호응하듯 파괴의 신성이 모든 것을 무(無)로 돌렸다.
베어진 모든 것들을 회복 불가하도록 소멸시켜 버렸다.
퍼엉! 퍼엉! 퍼엉!
그리고 역시나, 영혼전함에서 포격이 날아왔다.
이 또한 충분히 예상하던 일.
로칸은 그대로 신성 덩어리인 포격들을 베어 버렸다.
그보다 더 큰 힘으로 쪼개고 부수며 신성들을 흩어 버렸다.
“응?”
[신성 : 3,325,567을 획득하셨습니다.]그리고 놀랍게도, 베어 낸 포격의 잔재들이 그에게 흡수되었다.
신위를 획득할 자격과 함께 얻은 신성 흡수 능력 덕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성이 회복되고 오히려 그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넌 뒈졌어.”
이러면 지려야 질 수가 없다.
로칸은 빠르게 짓쳐 들며 포격들을 베어 냈고, 그때마다 놈의 신성이 그에게 흡수되며 신성의 크기를 불렸다.
“회피 기동!”
“쳇.”
로칸의 돌진에 영혼전함이 흐릿하게 사라지며 위치를 바꾸었지만, 놈이 사라진 위치에는 적잖은 신성의 잔해들이 남았다.
그것들을 모조리 흡수하니 그리 손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렇게나 강할 줄이야……!”
그제야 놈들이 로칸의 강함을 실감했다.
꼭 신성 흡수가 아니더라도 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움을 깨달은 것이다.
이대로면 전멸이다.
뭔가 수를 내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결코 로칸을 해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청염왕, 녹염왕!”
그때 홍염왕 라이톤이 다른 두 왕에게 정신 감응을 보냈다.
결단이 필요했으니까.
“제기라알!”
“……소멸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놈의 설득에 다른 두 왕이 넘어갔다.
그 순간,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철컥. 철컥. 철컥.
영혼의 검이 영혼기병에 장비되었다.
맨 주먹을 휘두르던 놈이 무기를 얻었고, 그 위로 두꺼운 장갑이 장착되었다.
영혼전함이 형태를 바꾼 것이다.
전함의 형태에서 갑주의 형태로. 쪼개지고 변형되어 영혼기병의 몸에 장착되었다.
세 왕이 서로의 신성을 한데 묶은 것이다.
이럴 경우 각자의 정체성이 모호해진다.
그들 중 하나만 살아남고 나머지 둘이 소멸할 수도, 어쩌면 누구도 아닌 새로운 인격으로 탄생할 수도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어느 쪽이든 소멸보다는 나으니까.
어쩌면 세 영혼이 한 몸에 기거하는 형태로나마 생을 영유해갈 수 있을지 몰랐다.
“……건담이냐.”
마치 합체 로봇이 된 것과도 같은 모습.
더불어 1+1+1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신성이 놈에게서 일어났지만 로칸은 겁먹지 않았다.
그의 힘은 광기뿐 아니라 자신을 믿는 것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로칸은 자신을 믿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 올린 업적과 역사를 믿었다.
그것이 고작 파츠를 휘감은 영혼기병 따위에 지지 않을 것을 화신했다.
“초극.”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배틀 액스를 휘둘렀다.
서로의 영혼을 건 한 방 승부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쿠과과과과광!
대폭발.
그 한 번의 격돌에 유명계 절반이 사라져 버렸다.
신성이 신성을 부수고 집어삼키는 가공할 맞대결의 결과로, 한 세계의 절반이 파괴되었다.
“빌어먹을 놈들, 곱게 죽을 것이지.”
그 미친 대결의 승자는 로칸.
폭군의 배틀 액스에 의지해 부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진정시킨 그에게 승자의 전리품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세계 : 최종 병기 라젠타를 인수하시겠습니까?]“아니.”
최종 병기 라젠타.
유명계의 세 왕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진 거대하고도 강력한 세계의 힘이 부서져 그에게 흡수되었다.
“……얼레?”
[신위를 획득했습니다.]하나로 융합하며 더 없이 강력해진 세계의 신성이 놀랍게도 남은 조건을 몽땅 채워 버렸다.
그들이 로칸에 대항하기 위해 유명계의 모든 존재, 심지어 반신 급의 유령들까지 먹어 치운 덕분이었다.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고 세계 속에 발버둥 치던 것들까지 로칸에게 흡수되며 무려 20억이 넘는 신성이 일시에 차오른 것이다.
[당신의 업적과 역사를 평가합니다.] [당신이 걸어온 발자취에 어울리는 신명을 생성합니다.] [신화적인 업적! 당신은 방문자 중 최초로 신위를 획득했습니다.] [타이틀 ‘폭력과 파괴의 신’을 획득했습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