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458)
458 타락의 반격 (3)
로칸은 진심으로 분노했다.
‘이것들이 감히 내 계획을 망쳐?’
즉시 강대한 신성을 일으켰다.
자신의 휘하 반신들에게 신성을 이용한 메시지를 날렸다.
가히 신언이라 할 수 있는 수법.
명령은 간단했다.
[다 조져!]감히 자신에게 반기를 든 타락자들의 말살을 명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래도 타락자를 죽이는 것으로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신들이다 보니 로칸의 명령이라도 망설여질 테니까.
그래서 아예 자신의 능력 중 하나에 더욱 신성을 집중시켰다.
“권능 : 공허를 품은 자!”
축복 수준이었던 힘을 권능화시켰다. 효과를 증폭시킨 것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타락자들도 생각하지 못했던 힘이 담겨 있었다.
로칸이 품은 타락 혹은 공허의 힘이 더욱 많아지고 강해지면서 권능의 효과도 증폭된 것이다.
같은 반신급의 타락자 몇을 죽여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덕분에 반신들의 기세가 올랐고, 전방위적인 공세가 시작되었다.
나머지 거점의 경계가 강화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수비를 굳히고 빼앗긴 거점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니 거점에 따라 불과 몇 시간 만에 수복하는 지역까지 생길 정도였다.
“이거 참 애매하네.”
다만 로칸 역시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나타났다.
로칸이 타락의 힘을 금지함에 따라 오히려 타락자의 세력이 약간이나마 불어난 것이다.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여긴 것인지, 아니면 로칸에 저항하기 위해서인지, 그도 아니면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강해지고 싶은 욕망 때문인지 타락의 힘을 얻는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던 일부 유저들 중 타락의 힘을 탐하는 자들이 생겨났고 저항이 거세졌다.
그래 봤자 압도적인 폭력 앞에 눈에 보이는 거점들은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신세였지만 뭔가 묘하게 상황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 봤자 저렙들이지.”
잠시 상황을 주시하던 로칸은 방식을 바꾸었다.
스스로 배틀 액스를 휘둘러 타락자들이 탈환한 거점들을 재탈환하는 한편, 몇몇 길드의 유저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그들에게 권능을 내리고, 스킬을 손봐 주며 강화시켰다.
모든 타락자들을 자신이 상대할 수 없으니 일반 유저들이 다른 타락자들을 잡는 장면을 연출하려는 것이다.
그리되면 타락자라고 무조건 일반 유저들보다 강한 것이 아니라는 인상이 심어질 테고, 타락에 귀의하는 이들도 줄어들 것이다.
언제까지 그가 지상과 천상에 머물 수 없기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실제로도 효과가 꽤 좋았다.
-마실물 : 타락이 센 거 맞음? 개털리는데?
-예가체페 : 그거야 네임드 유저들한테 그런 거고 저렙 구간에서는 확실히 셈. 레벨도 레벨인데 스텟 차이가 오진다는데?
-파르나르 : 문제는 그 랭커들이 지상이랑 천상을 꽉 잡고 있다는 거지. 일단 천상도 통일되기 직전이잖아?
-EDM : 걸리지만 않으면 타락이 좋긴 한데, 재수 없이 주력 스킬이라도 날리면 뭣 됨. 한마디로 운빨좆망겜임.
커뮤니티에서도 타락의 힘이 정말 좋고 강한가에 대해 여러 말들이 생겨나는 것이 그 증거였다.
그렇게 잠시 타락자들의 기세가 위축되는 사이, 로칸은 열심히 거점을 털었다. 다시 마지막 하나의 거점만을 남겨 두었을 뿐이다.
“폭력의 신, 절대자의 힘.”
이번에는 늦지 않는다. 단숨에 힘을 일으키며 놈들을 몰아쳐갔다.
쿠르르릉.
성문과 성벽을 무너뜨리고 검기와 같은 신성 다발을 마구 날려 폭격했다.
어지간한 놈들은 직접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이것만으로 끝장이 나리라.
덕분에 성 내부는 아수라장이 되었고, 독기를 품은 로칸의 배틀 액스에는 자비가 없었다.
“빌어먹을…….”
“이렇게 되면 이판사판이다!”
“제단을 발동시켜!”
타락자들이 필사의 항전을 하며 버텨 보지만 무소용. 그렇게 영주 성까지 단숨에 치고 들어가던 로칸의 눈에 밟히는 것이 있었다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니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구조물들이었다.
형체를 규정할 수 없는 조각들로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구조물들이 ‘제단’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안으로 살아남은 타락자들이 모여들었다.
“부서져라!”
더 볼 것도 없었다. 무슨 수작을 하기 전에 파괴하면 그 뿐.
파치치치치칫!
로칸이 신성을 휘두르자 구조물들이 거세게 흔들렸다. 뭔가 보호 장치가 있는지 약간이나마 저항을 한 것이다.
“서둘러!”
“열려라, 공허의 문이여!”
“……!”
조금 더 힘을 가하자 구조물들이 바스러지기 시작했지만 그와 함께 놈들의 마지막 힘도 발동했다.
공허의 문.
그것을 열어젖힌 것이다.
“이 새끼들, 뭔 짓을 하는 거야?”
거대했다. 일전에 로칸이 차원을 찢고 열었던 공허의 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한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막대한 격.
게다가 그 격을 발하는 이들은 하나가 아니다.
로칸조차 감당키 어려울 정도의 격들이 공허의 문 너머에서 느껴졌다.
이건 최소가 타모스 이상의 힘이다.
“뭘 꼬나봐?”
그러나 로칸은 당당히 소리쳤다. 어차피 저들 모두가 문을 넘지는 못할 것을 알기에.
공허의 존재들이 문을 넘어올 경우 그 힘의 상당 부분을 잃거나 봉인될 것이고, ‘문’이 가지는 힘 역시 한계가 있을 터이기에 많은 수가 한 번에 넘어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겁을 먹을 이유도 없지 않나? 우르르 몰려나온다면 모를까, 이미 천상 통일까지 앞둔 자신이 놈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하등 없었다.
반신을 넘어 ‘신위자’의 수준인 공허의 존재들이라 할지라도.
[건방진 놈. 너희 세계가 만세무강할 줄 아느냐!] [이런 찢어 죽일! 감히 어디서 망발을 하는 게냐!] [내 당장 저놈을…….]로칸이 그렇게 나오자 공허의 존재들도 노성을 토했지만 거친 말과 달리 문에서 튀어나오는 것은 없었다.
저 문을 나섰을 때, 무슨 일을 겪을지 그들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떻게 인간이 저 기운을 품었단 말인가……!]공허의 힘에 저항할 수 있는 이상, 힘 대결로 간다면 승산이 낮았다.
공허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무력에 자신 있는 이들이지만 얼마 전 소멸된 타모스에 대한 이야기 역시 들어서 알고 있는 터인지라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이다.
[흐흐흐, 인간이든 신이든 그 힘을 품었으니 결국 제 스스로 파멸하고 말 것이다.]때문에 튀어나오는 것은 온갖 저주의 말들뿐.
그렇게 시간이 지체되자 당황하는 것은 공허의 문을 소환한 타락자들 쪽이었다.
그들이 몸 바쳐 열어 낸 공허의 문은 언제까지고 열려 있을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으니까.
“입들은 다 털었냐? 그럼 이제 강냉이 좀 털어 볼까?”
우우우웅!
공허의 문 앞에 서서 눈알을 부라리던 로칸이 신성을 일으켰다.
폭력과 파괴의 신성. 신위자든 공허의 존재든 가리지 않고 박살을 내 놓을 수 있는 그 힘이 공허의 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 닫아라!]파츠츳!
그러자 놈들은 서둘러 공허의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미 신성의 폭격이 쏟아진 터라 완전히 무사하진 못할 터.
로칸은 강제로 닫힌 공허의 문을 바라보다가 슬쩍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죽을상을 하고 있는 타락자들을 짓밟기 시작했다.
[신화적인 업적! 당신은 방문자 중 최초로 지상과 천상을 통일했습니다.] [타이틀 ‘절대자’를 획득했습니다.] [당신은 이 타이틀의 최초 획득자입니다.] [최초][절대자][GOD]지상과 천상을 통일한 신화적인 업적을 달성한 이에게 주어지는 칭호.
그 위대한 업적을 지상과 천상의 모든 존재들이 찬양합니다.
[보유 효과]-지상과 천상에 대한 절대 명령 가능
-지상과 천상의 모든 NPC 능력 강화
-지상과 천상에서 발생하는 신성 생산량 2배 증가
-[주신] 등극
마지막 거점의 획득. 그와 함께 업적이 달성되었다.
절대자.
더 로드의 목표인 ‘영원불멸의 절대자’에 가까워진 것이다.
당장 타락자들을 제외하고 반신의 경지에 오른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것을 생각할 때, 로칸이 게임을 접지 않는 한 영원불멸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절대자 타이틀을 획득한 효과로 NPC들의 능력까지 강화되었으니 이전처럼 게릴라전을 통해 성을 빼앗는 일 따위도 거의 불가능해지겠지.
이번 역시 약간 모호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타이틀 효과이긴 했지만 로칸은 충분히 만족했다.
신성의 획득량도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크게 증가했고, 조금만 더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든 감히 딴생각을 하지 못할 만큼 굳건한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으니까.
‘때가 된 건가.’
그리고 드디어 때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신계에 올라 새로운 경지와 상대를 찾을 때가.
‘준비는 철저할수록 좋겠지.’
그러나 무턱대고 신계로 이동하지는 않았다.
지상과 천상을 살피며 내정을 강화했고, 믿을 만한 유저들에게 여러 자리를 내리며 기반을 공고히 했다.
일전에 지상에서 천상을 오르며 고생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계에 올랐을 때도 자신이 최강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최대한 신성을 끌어모으고, 지속적으로 신성을 수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행히 [주신]으로 등극하며 ‘기도 시간’이라는 것이 생기다 보니 한 번에 대량의 신성을 수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로칸은 잠시 지상과 천상을 돌며 그들의 신앙을 증폭시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탑에 올랐다.
증명의 탑.
천상도 아닌 지상에 위치한 이 탑은 매달 랭킹을 매겨 상위자들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시스템이었다.
때문에 랭킹이 나오기 전까지 이 탑의 성적을 바탕으로 서열을 매기기도 했지만 보상이 어마어마한 것은 아니었기에 지금은 그리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은 아니었다.
“여기라면 도움이 되겠지.”
로칸 역시 순위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에 그가 도전하는 순간 1위를 찍는 것은 예약과 다름없었으니까.
그럼에도 로칸이 증명의 탑에 오른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그곳에 가장 많은, 또 다양한 반신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신성을 목도하고, 몸으로 체득하기 위해서.
“선행 학습이라고나 할까?”
신위자가 아닌 반신급에 불과하기에 여러 제약은 있겠지만 특유의 센스로 응용이 가능한 로칸이었으니 문제는 없다.
단숨에 현 랭킹 1위의 달성층수를 넘어서고, 계속해서 탑을 등반하기 시작헀다.
마스터, 하이 마스터, 마제스티 마스터까지.
탑의 꼭대기가 몇 층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로칸은 쉬지 않고 놈들을 상대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과 신성 활용 방식을 파악하기 위해 단숨에 끝장을 보지 않았음에도 시간의 소요는 많지 않았다.
‘별게 다 나오네.’
층을 오를수록 나타나는 반신들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그가 이미 겪어 본 이들도 존재했다.
이미 죽어 사라진 마계 대공들도 그중 하나.
약화된 것인지 자신이 강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죄악의 힘을 그대로 지니고 있음에도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999층 돌파!] [불가능한 업적! 증명의 탑을 정복했습니다.] [당신의 이름이 명예의 전당 첫 페이지에 기록됩니다.] [타이틀 ‘탑 정복자’를 획득했습니다.] [당신은 이 타이틀의 최초 획득자입니다.] [최초][탑 정복자][레전드]누구도 정복하지 못한 증명의 탑을 완전히 정복한 이에게 주어지는 칭호.
당신은 이 타이틀의 최초 획득자입니다.
[보유 효과]-모든 능력치 10% 상승
-처음 대적하는 적과 전투 시 모든 능력치 20% 상승
“오?”
신성의 활용법을 견식하기 위해 탑에 오른 것이지만 그 보상이 생각 이상이었다.
신급의 타이틀까지 얻다 보니 이제 레전드 등급의 타이틀은 딱히 엄청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효과가 상당한 것이다.
처음 대적하는 적과 전투 시 능력치 상승이라니?
신계에 올라야 하는 로칸에게 딱인 효과가 아니던가?
한껏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로칸은 마지막 정비에 들어갔다.
인벤토리를 비우고, 새로운 세계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신계 이동.”
드디어 신계로의 이동을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