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493)
493 신들의 수호자 (3)
[수호자 등극][퀘스트]세계는 수호자를 잃었고, 신들은 수호자를 탄생시킬 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의 수호자들을 대신해 새로이 신계를 수호할 수호자의 존재가 필요합니다.
신들의 수호자가 되어 신계를 구원하십시오.
-성공 조건 : 수호자의 지위 수락
-성공 보상 : 수호자의 지위 획득
“아니, 안 해.”
그저 [예스]라고만 대답하면 신들의 수호자가 될 수 있는 퀘스트. 하지만 대답은 [노]였다.
로칸이 아니다.
목소리를 낸 것은 다름 아닌 광풍이었다.
“이런 건 영 성미에 안 맞는단 말이지.”
그가 더 빨랐던 것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지만, 평가 점수가 몇 점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더 먼저 시험에 통과한 광풍은 로칸이 시험을 끝내고 나타나자마자 바로 노를 외쳤다.
“…….”
짧은 눈빛 교환이었을 뿐이지만 로칸은 그것으로 알 수 있었다.
정말 성미에 맞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로칸이 있기에 그가 수호자의 지위를 포기했다는 것을.
당장 시험을 치른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으니 말이다.
원래대로라면 시험이고 나발이고 애초에 때려치웠을 그였겠지만, 나름대로 성실히 임한 것에는 신계의 위기라는 불안감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자신을 대신할 로칸이라는 존재 역시 시험에 통과하는 것을 보고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나쁘게 말하면 떠넘긴 것이지만 좋게 말하면 양보였다.
“수락하겠다.”
그 마음을 알기에 로칸은 수락했다.
퀘스트를 완료시켰다.
[‘수호자 등극’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신화적인 업적! 당신은 모든 신들과 신계를 수호하는 수호자의 지위에 올랐습니다.] [타이틀 ‘신들의 수호자’를 획득했습니다.] [신들의 수호자][GOD]신계와 만신을 수호하는 수호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보유 효과]-최대 신성 10% 증가
-모든 신들의 존중과 존경
-모든 신들에 대한 명령권
-체득한 모든 고유 신성의 숙련도 Max
“이건…….”
그렇게 획득한 신들의 수호자 타이틀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최대 신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모든 신들의 존중과 존경? 게다가 명령권까지?
이미 수호자 대행으로서 어느 정도 명령권을 행사하던 로칸이었지만 이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신들의 왕과 다름없는 지위였으니까.
‘그렇다면…….’
어디 그뿐인가? 체득한 모든 고유 신성의 숙련도가 최고치까지 치달았다.
그리고 그 신성의 범주에는 카이스만이 남긴 신성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이 차원의 힘.’
잠시 눈을 감고 떠올리자 차원력에 대한 이해가 샘솟았다. 마치 애초부터 차원력을 다루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륵.
로칸이 한 걸음을 내딛자 전혀 다른 방향에서 모습이 나타났다.
카이륜이 그랬던 것처럼, 차원의 문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 뭔가 얻은 거냐?”
“예. 이 정도면……. 놈의 차원력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같은 차원력이라 해도 녀석은 카이스만의 것까지 얻은 상태였고, 공허의 힘까지 더해졌다.
그것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었기에 조심, 또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힘을 다루는 숙련도에서는 차이가 없을지 몰라도 실제 그것을 사용하는 응용은 다른 문제이니까.
오랜 세월 동안 차원의 힘을 다뤄 온 만큼, 놈은 로칸이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차원을 다룰 수 있을 터였고 자칫 방심하는 순간 승부가 갈릴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로칸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좋군. 슬슬 시간이 된 것 같은데. 돌아갈까?”
“가시죠. 제가 문을 열겠습니다.”
이로써 할 수 있는 준비는 모두 끝냈다.
남은 것은 카이륜과의 일전뿐.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로칸과 광풍은 다시 신들의 도시로 이동했다.
***
“출발하겠습니다.”
정확히 6시간 후, 다섯 명의 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직 공허의 군단은 물러난 후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 불안했다.
지금부터 그들 다섯이 가야 할 곳은 적진의 한복판이니까.
그들이 뭉쳐 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어쩌면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 확실하겠지.
“저처럼 기운을 감추지 않는다는 건…….”
“둘 중 하나겠죠. 기운을 감출 여력이 되지 않는 상태이거나, 감출 이유가 없거나.”
놈이, 카이륜이 자신의 기운을 감추지 않고 훤히 드러내고 있었으니 말이다.
[지원하겠습니다.] [저는 대기하고 있다가 나타나시는 곳을 움직이죠.]로칸은 카이륜의 기운을 느끼며 차원 문을 열 준비를 했고, 그들의 귓가에 신언이 들려왔다.
드래곤 로드와 천둥의 신이 각각 대지와 하늘의 특이점에 들어가 서포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보다 앞서 공허의 군단의 시선을 끌기 위해 출발한 신들의 군단에 합류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카이륜과의 일전으로 모든 결판이 날 싸움이었기에 그들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그동안 다른 신들은 공허의 군주들을 자극하며 시선을 끄는 역할을 맡았고.
수적인 열세에 놓여 있기에 무척이나 힘겨운 싸움이 되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카이륜을 끝장내지 못한다면 신계가 멸망할 테니까.
그렇게, 최후의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차원 문 개방.”
로칸이 차원의 힘을 발휘하자 그들의 앞으로 차원 게이트가 열렸다. 공허의 문과도 같았지만 원하는 장소로 정확히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달랐다.
무의미한 신성의 낭비를 막기 위해 광풍을 필두로 다섯 신들은 재빨리 몸을 날렸고, 카이륜이 기다리고 있는 장소로 즉시 이동할 수 있었다.
콰과과과과광!
차원의 문을 넘자마자 마주한 것은 무지막지한 신성의 포화였다.
십자포화를 하듯 공허의 군주를 포함한 공허의 신들이 일제히 공격을 날린 것이다.
“지랄들 하는군.”
그러나 광풍이 먼저 나서 그것들을 베어 버렸다.
단 한 번의 도끼질로 공간을 가득 메운 포격을 그대로 베어 버린 것이다.
‘그새 성장했군.’
그 일격을 본 로칸은 알 수 있었다. 그 짧은 사이 광풍이 더 성장했음을.
평범하게 신성을 몰아넣고 휘두른 것처럼 보이지만 저건 공간 전체를 단일 타깃으로 삼아 베어 버린 아주 특수한 능력이었다.
카이스만의 시험을 치렀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깨달음이 있었는지 공간에 대한 광풍의 이해가 더 깊어진 것이 분명했다.
“처리해.”
그렇다 해도 막대한 신성이 투입되는 공격이었기에 광풍은 힘을 아끼기 위해 뒤로 물러났고, 예정된 것처럼 마신이 대신 날뛰기 시작했다.
“세계 : 마계.”
마신은 처음부터 전력으로 놈들을 몰아붙였다.
세계를 개방하며 투쟁과 살육으로 단련된 마계의 존재들을 세상에 꺼내 놓았다.
‘걱정 없겠군.’
그것을 확인한 로칸은 안심할 수 있었다.
마신이 꺼낸 세계에는 그가 이전에 싸웠던 마계 대공보다 업그레이드된 마계의 일곱 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칠대 죄악.
그 전율스러운 힘의 소유자들이 풀려나와 공허의 신들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어디 놀아 보자꾸나!”
더 미친놈인 광풍과 로칸의 사이에 있었기에 정상적이어 보였을 뿐, 괜히 마신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가 날뛰기 시작했다.
칠대 죄악의 힘을 한 몸에 품고서.
“놈은?”
그사이, 나머지 인원은 카이륜의 기운을 쫓았다.
공허의 신들에 파묻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운만은 확실하게 느껴진다.
힘을 완전히 흡수할 때까지 도망치는 건 아닌가 걱정하던 그들의 우려와 달리, 아주 당당하게 자신의 기세를 드러내고 있었다.
쿠르르르르릉!
그때 벼락의 비가 공허의 존재들을 휩쓸었다.
시야를 가리는 것들을 치워 주겠다는 듯, 천둥의 신이 특이점의 힘을 이용해 길을 뚫어 준 것이다.
곧 공허의 신들이 반격하며 구름을 없애 놓았지만 카이륜에게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육안으로도 놈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당했군요. 저건 카이륜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카이륜이 아니었다.
분명히 카이륜의 기운, 기척이 느껴졌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놈의 본체가 아니었다.
이전이었다면 속았을지 몰랐지만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저것은 카이륜의 외형을 한 껍데기일 뿐, 진짜는 이곳에 있지 않았다.
“뭐? 그럼 저건 뭐야?”
“분신? 허상?”
그 말에 아군이 동요했다.
놈의 생김이나 기운, 특질 따위가 일치하는데 카이륜이 아니라니? 그럼 저건 뭐란 말인가?
당장이라도 차원의 검을 휘둘러 쪼개 올 것 같은 기세에 혼란을 느끼는 일행에게 로칸이 설명을 덧붙였다.
“차원 문을 연결시켜 진짜처럼 보이게 했을 뿐이에요. 저건 카이륜의 외형을 한 차원 문입니다. 저 너머에 진짜 카이륜이 있어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
“더 가까이 가야 합니다. 저것과 연결된 좌표만 알아내면 진짜 놈에게 이동할 수 있어요.”
“좋아. 길은 내가 뚫지.”
“아니, 저희가 하겠어요.”
광풍과 천신, 정령 신이 앞다투어 나섰다.
조금 전처럼 공간을 도약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카이륜도 그것을 염려했는지 이 근방에서는 차원 문을 열 수 없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조급했다.
녀석은 로칸이 차원의 신성 숙련도를 Max까지 올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까.
방심하고 있는 지금이라면 차원 문이 좌표를 알아내 즉시 워프가 가능하지만, 만약 알아차리고 미리 없앤 뒤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면 꼼짝없이 놈의 유인대로 휘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이미 날뛰고 있는 마신과 천둥의 신이 특이점을 조작해 열어 준 길을 따라 달리며 차원 문까지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세계 : 천계.”
“세계 : 태초의 세계.”
수많은 공허의 신들이 그들을 막아섰지만 그들의 세계가 열리며 대신 싸워 줄 전사들이 나타났다.
천신의 세계인 천계가 열리며 순백의 날개와 칠흑의 날개를 단 천족들이 나타났고, 정령 신의 세계인 태초의 세계에서 정령뿐 아니라 원시의 생명체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령들과 공생하는 온화한 성격의 존재들이지만 부조화의 산물인 공허의 존재들에게는 불 같이 화를 내며 짓밟기 시작한 것이다.
뀨우우웃!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이가 울부짖었다.
세계 : 조화의 비경.
그 안에서 수많은 비행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공허의 군단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존재는 무엇일까? 당연 공허충들이다.
진짜 벌레는 아니지만 비슷한 형상을 한 놈도 있고, 지성을 갖추지 못해 본능에만 의지하는 진짜 벌레 같은 놈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끼윳!
그런 놈들이 새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부리로 쪼고 발톱으로 으깨 놓으며 무력화시킨 새들은 놈들을 꿀떡 삼키며 본능적인 공포를 심어 주었다.
‘새’와 ‘벌레’라는 특성 때문인지 그렇게 삼켜진 공허의 신성은 대부분 정화된 채로 세계에 흘러들어갔기에 부작용도 적었다.
어쩌면 카이가 가진 조화의 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덕분에 꾸역꾸역 밀려들던 공허충들이 흩어지고, 천신과 정령 신은 나머지 공허의 신들만 상대하면 되었다.
“엘리멘탈 버스터!”
“정반합(正反合)!”
정령 신과 천신은 힘을 아끼지 않았다.
카이륜의 힘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고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들은 서포트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로칸과 광풍의 신성을 아껴 주는 것.
게다가 그들 역시 최상위 신으로 불리는 만큼 이 정도 신성의 소모로는 끄떡없었다.
카이륜의 형상을 한 차원 문까지 빠르게 길을 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