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50)
# 50
브랜드 (3)
부동산 경매를 통해 7배까지 당겨 보긴 했지만 이것은 얼마든지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큰 거래였다.
4배, 4.5배, 5배.
차근히 간을 보며 아이템을 던진 로칸은 적당한 수준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장비들을 팔아 치웠다.
“이게 로또구나!”
그리고 얻은 금액은 실로 놀라웠다.
[보유 금액 : 458골드 98실버 32쿠퍼]거의 4.5배 장사를 한 것이다. 그것도 불과 몇십 분 만에.
아무리 돈 있는 자가 돈을 번다지만 투자하는 금액의 단위가 커지니 벌어들이는 수익도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로칸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다시 경매장에서 대량의 아이템을 구입한 뒤, 드워프 대장장이를 찾아가 강화를 시도했다.
딱 3강까지였다. 더 높은 강화를 할 경우 훨씬 높은 값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마냥 강해지는 것은 로칸도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여전히 100레벨 몬스터를 잡기에 버거운 수준. 딱 그 정도가 적당했기에 3강짜리 무기를 대량으로 만들어 경매장에 풀어놓았다.
“세상은 넓고, 호구도 많다!”
너무 많은 아이템이 풀려서 가치가 낮아질 걱정
그런 것은 없었다. 과연 더 로드를 몇 명의 사람이 플레이한다고 생각하는가 필드가 워낙 많아 같은 국가의 유저들도 모두 만날 수 없는 실정인 것은 물론, 다른 나라의 유저들은 훨씬 더 시간이 지나야만 만날 수 있었다.
통합 경매장은 지역과 국가를 넘어선 경매장이었으니 로칸이 풀어 대는 아이템을 구입할 90레벨대 유저의 숫자만 해도 수천만은 족히 되었다. 그들 중 몇백 명 정도에게 무기가 풀렸다 한들 가치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 때문에 올리는 족족 팔려 나가는 것은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그에 따라 이상함을 느낀 이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댔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관심병자들이나 이 상황을 어떻게든 이용해 보려는 사기꾼들의 말만 많을 뿐,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려 줄 수 없었다.
‘당연하지. 아무도 모르니까.’
그사이 로칸은 마법을 부리듯 아이템 강화를 반복하며 돈을 긁어모았다. 너무나 열중한 나머지 사냥을 하거나 인증 퀘를 시도할 시간조차 없을 정도였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겠지.”
덕분에 하루를 꼬박 써 버렸지만 이만한 수익이라면 하루쯤은 포기해 줄 수 있었다. 더 로드의 모든 돈들을 자신이 벌어들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까.
4배 장사를 기본으로 한 번 판매를 마칠 때마다 더 큰 금액으로 사업을 키우니 굳이 제작 아이템을 만들지 않더라도 충분할 만큼 막대한 자본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제작 아이템은 장기적인 포석이니까.’
하지만 제작 아이템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잘 뽑힌 ‘제작 템’은 +5강 이상의 능력을 갖기도 하니까.
더구나 대장장이 친밀도를 올려 의뢰할 수 있는 순서가 [수리], [강화], [제작]이었으니 강화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더라도 제작은 한동안 꿀을 빨 수 있을 터였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장사에 투자하고 다음 날 접속했을 때 로칸은 이마를 구길 수밖에 없었다.
[지역 공지. 강화 시스템이 수정되었습니다.] [현 시간부로 강화 시스템의 1일 이용 한도가 100회로 제한됩니다. 유의하시어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더 로드의 신이자 인공지능인 콘돌이 긴급 패치를 단행한 것이다. 아무래도 로칸이 강화 시스템을 독점하고 꿀을 빠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 하루 이용 한도를 제한해 무한정으로 강화 아이템을 찍어 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래도 지역 공지인 게 다행인가 ”
전체 공지였다면 모두에게 강화 시스템의 존재가 알려졌겠지만 지역 공지라면 이 지역에 있는 사람, 즉 로칸에게만 전해질 터였다.
달리 생각하면 이 공지는 콘돌이 로칸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인 셈.
하지만 로칸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자신이 시스템을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게다가 이미 자신의 장비는 모두 강화를 끝낸 상황이었다. 사자왕의 봉인된 투구는 강화가 불가했지만 그 자체로 ‘고강 템’보다도 성능이 좋았기에 의미가 없었고, 치명타 확률을 확보하기 위해 나머지 성능을 포기했던 장비들은 +5강까지 끌어올리면서 한동안 쭉 써도 다른 장비들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쓸 만해졌다.
따라서 남은 1백 번의 강화 기회는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3강짜리 아이템 서른세 개밖에 만들지 못하는 횟수였지만 그것이면 충분했다. 그렇지 않아도 어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너무 많은 장비들을 풀었다고 생각하던 참이니까.
“어제 강화를 끝내 두길 잘했군.”
패치 내용을 겸허히 받아들인 로칸은 다시 드워프 대장장이를 찾았다. 의뢰한 제작품들을 찾기 위함이다.
“여기 있네. 불량품도 끼어 있어서 민망하구만, 이거.”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그의 행동과 달리 결과물들은 훌륭했다. 쉰 자루의 아이템 중 상위 등급 이하는 고작 여서서 자루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매직, 레어 등급인 것이다. 심지어 그중 세 자루는 무려 유니크 등급이었다.
등급이 높은 만큼 공격력도 대단했고 옵션 또한 훌륭했다.
옵션과 공격력은 랜덤이지만 롱 소드인 주제에 중병기 이상의 공격력을 지니고 있었으니 컨트롤 좋은 이들의 손에 들어가면 판도가 크게 뒤집힐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걸 얼마를 불러야 하나…….”
자칫 따라잡힐 수도 있는 일이지만 로칸은 여유가 넘쳤다. 확실히 이만한 무기를 쥔다면 3차 전직 퀘스트를 완료할 확률이 높아지겠지만, 클래스 유저의 문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무기가 전부일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손에 넣고도 컨트롤이 딸리면 3차 전직은 요원하기만 했다.
조합 스킬의 강력함은 무기의 이점보다 컸고 100레벨인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 또한 90레벨대의 유저들이 든 것과는 급이 다른 것들이니, 이것들이 풀린다 해도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터였다.
로칸이 풀어놓은 거짓 정보들 때문에 3차 도시로의 이동 방법을 찾는 데 더 애를 먹기도 할 테고.
“뭐, 싸움 붙여 보면 알겠지.”
로칸은 결국 그것들을 모두 통합 경매장에 올려 두었다. 다만 다른 강화 아이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즉시 구매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경매 기간도 매직 이하는 하루, 레어 등급은 이틀이었으며 유니크 등급은 나흘로 책정해 두었다. 그 기간 동안 더 많은 돈을 지르는 놈이 승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뭇 유저들의 가슴에 애가 닳게 할 아이템들에 딱 스물다섯 자루의 무기를 강화해 올린 뒤 통합 경매장을 빠져나왔다.
최대 서른세 자루까지 강화할 수 있는 강화 횟수였지만 스물다섯 자루만 올린 이유는 단 하나였다.
[+5 살육자의 도끼][레어]적에게 무자비한 죽음을 내리던 살육자가 사용하던 것을 본따 만든 도끼.
살육자의 광기가 깃들어 특별한 힘이 부여되었다.
-공격력 : 320(+150)
-내구력 : 1,000/1,000
-[피의 광기] 효과로 생명력이 낮아질수록 공격력 증가
바로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제 강화 아이템들을 팔아 치우고 얻은 차익을 이용해 자신이 사용할 무기의 제작도 추가로 맡겨 두었던 것이다.
도끼 계열의 경우 드롭률이 형편없는 까닭에 아예 제작을 맡긴 것인데 이런 미친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고는 로칸조차 생각하지 못했던 차였다.
“어유, 이쁜 것!”
추가 능력치 옵션은 붙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공격력과 단 하나뿐인 옵션이 광전사에게 딱이었다.
덕분에 로칸은 이것을 받아 들자마자 강화를 질렀고, 지독하게 운이 없던 탓에 고작 5강을 하기까지 스무 번이 넘는 시도를 해야 했지만 결국 해내고 말았다.
이 정도 무기라면 150레벨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럼 다시 달려 볼까 ”
잠시 돈에 눈이 멀어 한눈을 팔았던 로칸이 정신을 차렸다. 아직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하프 엘프의 종족 건물로 들어섰다.
“당신은…… 인간이군요. 여긴 어쩐 일이죠 ”
같은 진영인 주제에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하는 하프엘프들의 모습이 꽤나 아니꼬웠지만 어쩌겠나, 아쉬운 것은 자신인데.
‘진짜 엘프도 아니면서 깍쟁이 같기는!’
로칸은 속으로 슬쩍 흉을 봐 주고는 표정을 웃는 낯으로 싹 바꾸었다.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고민이 있으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누가 그런 소리를…… 괜찮습니다, 허약한 인간의 손을 빌릴 만큼은 아니에요.”
하프 엘프들의 수장은 단호히 거절했지만 로칸은 안다, 저것이 말뿐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다시 한 번 찔러 보았다.
“이래 봬도 드워프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생각하시는 것만큼 허약하지는 않으니 속는 셈치고 한번 믿어 보시죠.”
“드워프들요 역시 그들이었군요……. 좋습니다, 잠시 앉아 보세요.”
드워프들에 대한 언급에 하프엘프들의 수장은 잠시 눈을 흘기다가 로칸을 안으로 들여 놓았다. 진짜 엘프들보다야 낫지만 생명 존중과 보전을 큰 가치로 여기는 하프 엘프들과 파괴를 통한 재창조를 가치 있게 여기는 드워프들 간의 사이가 썩 좋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별개였다.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서로의 고집과 능력은 인정하는 사이랄까.
그렇기에 로칸에게 어려운 퀘스트를 내려 줄 수 있었다.
[채집조의 안전 확보][퀘스트]테칼로나 숲으로 채집을 나선 하프 엘프들이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그들을 찾아 안위를 확인하고 무사히 크로스로드로 돌려보내자.
-성공 조건 :
하프 엘프 채집조의 생존 확인 (0/1)
하프 엘프 채집조의 호위 (0/1)
-실패 조건 : 하프 엘프 채집조의 사망
-완료 보상 : 하프 엘프 족의 인정
-달성율에 따라 추가 보상
이번에도 추가 보상이 존재했다. 단순히 그들을 살려 데려오는가, 얼마나 빠르게 데리고 오는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로칸은 그 안에 숨은 미션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그들이 테칼로나 숲으로 떠난 목적까지 달성시키는 것이다.
‘세계수와 관련 있었지, 아마 ’
퀘스트 하나하나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하프 엘프의 종족 퀘스트는 분명 세계수와 관련이 있었다. 세계수를 재건하여 사라진 엘프들을 다시 불러 모으고 엘프 왕국을 다시 부흥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적대 세력이 끼어들었다.
‘언데드 쪽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문에 달성율을 높이려 할수록 자연스레 퀘스트의 난이도가 높아졌지만 로칸은 자신 있었다. 모든 무기와 방어구를 5강까지 강화시킨 마당에 겁낼 것이 무엇이랴.
로칸은 자신 있게 퀘스트를 받아 챙기고 마굿간으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퀘스트 동선이 꽤나 길어지기 때문에 이 거리를 단축시키는 것이 빠른 성장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흑색 말을 구입하셨습니다.] [호출용 호루라기가 지급됩니다. 언제든 호루라기를 불어 흑색 말을 소환/역소환하실 수 있습니다.] [탈것에 탑승한 상태에서는 전투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일명 백골마.
뼈가 하얘서 백골이 아니라 가격이 무려 1백 골드씩이나 해서 백골마라 불리는 그것을 로칸이 과감히 구입했다.
현재 시세로 따지자면 현금 2천만 원, 진짜 자동차 한 대값이었지만 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렇게 된 이상 뽕을 뽑아 주마.’
그렇다면 제값을 뽑을 때까지 굴리는 수밖에.
서둘러 말에 오른 로칸은 허벅지를 단단히 조이며 발꿈치를 튕겼다. 그리고 광활한 평야를 독주하기 시작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