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SS-Ranker Returns RAW novel - Chapter (73)
# 73
빈집 털이 (1)
빈집 털이!
당연히 로칸의 다음 수순이 로칸을 보스 몹처럼 여기고 레이드를 하러 온 다수의 유저들과 한판 붙는 것일 거라 생각하던 시청자들은 예상치 못한 반전에 탄성을 질렀다.
꼭 크로스로드 쪽으로 넘어오는 놈들만 상대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로칸은 기다리거나 요격하는 대신, 오히려 도시의 경계를 넘어 검은용군단 측의 지역을 찾은 것이다.
이미 한가락 한다는 이들이 크로스로드로 넘어간 상태였으니, 사냥터에 남은 것은 고만고만한 수준의 유저들밖에 없었다.
[로칸 님이 킬로그 님을 죽여 공훈 포인트 2를 획득하셨습니다.] [로칸 님이 켈로그 님을 죽여 공훈 포인트 2를 획득하셨습니다.]3차 전직까지 마쳤으니 나름대로 실력자라면 실력자겠지만 로칸의 상대는 아니었다.
애초에 100레벨 몬스터 중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놈들을 골라서, 공략에 따라 사냥하고 올라온 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더구나 대부분 업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얻지 못한 이들이었기에 차이는 심각하게 벌어졌다.
‘양학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지.’
그러나 로칸의 목적이 양학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주요 사냥터를 돌며 비교적 손쉬운 상대들을 학살하고 공훈 포인트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바로 타락한 몬스터.
황금사자 진영 쪽에도 타락한 몬스터가 있긴 했지만 놈을 잡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했다.
못 잡을 건 아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뜻.
그럴 바에는 차라리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검은용군단 측에 나타나는 타락한 몬스터를 사냥할 생각이었다.
‘이참에 겸사겸사 공훈 포인트도 벌어 놓고.’
거기에 명성치까지 쌓을 수 있으니 리스크는 있어도 해 볼 만한 장사가 아닌가
로칸은 속도를 올려 또 한 지역을 휩쓸어 버렸다.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이따금씩 주위를 경계했다. 이 정도로 휘젓고 다녔으면 반응이 오는 게 정상이니까.
“그래, 그래야지.”
검은용군단의 길드들.
자신들의 안방에서 활개를 치는데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굳이 크로스로드까지 넘어오고 있지 않던 이들이라도 다른 유저들의 등쌀에 못 이겨 무거운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게 정상인 상황인 것이다.
“폭격. 돌격!”
그들의 등장을 감지한 로칸은 아예 선수를 쳤다.
만약 그들이 멀리서 간만 보다가 빠지면 그것대로 아쉽지 않겠나
로칸은 손도끼를 뿌림과 동시에 놈들에게 짓쳐 들었다.
“원거리 공격수들은 위치로! 조합 스킬에 주의하고 생존에 우선을 둬라!”
“놈은 혼자다. 착실히 무너뜨리면 돼!”
다만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꽤나 지능적인 플레이를 맞춰 왔다는 것이다.
수를 세기 어려울 만큼 머릿수까지 단단히 채워 온 것으로 보아 제대로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둘 셋 ’
어쩌면 그 이상의 길드들이 협력한 듯싶었다. 여러 종류의 길드 마크가 찍혀 있을 뿐 아니라 완전히 합이 맞는 움직임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한 가지 전략하에 움직이고 있었다.
원거리 공격수들을 철저히 보호하며 로칸을 고립시키려 들었다.
“그게 뜻대로 될까 ”
그러나 로칸은 자신 있었다. 고작 이런 간단한 전략에 당해 주기에는 지금까지 그가 쌓아 올린 경험이 너무나 많았으니까.
즉시 광기의 외침을 펼치고 리프 어택을 펼쳐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며 주문 사용자들부터 격살했다.
‘화살쯤이야.’
주문 사용자보다는 궁수나 사냥꾼 같은 물리 계열 원거리 공격수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철저히 무시했다. 공격이 제대로 박히지도 않을 테니까.
그들 중에는 130레벨대의 제법 뛰어난 이들도 있을 테지만 로칸은 무려 150레벨의 장비 풀 세트를 갖춘 상태였고, 타이틀 효과로 방어력까지 뻥튀기된 상태였다.
아직 상위 등급 이상의 화살은 풀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들이 로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휠 윈드!”
게다가 휠 윈드에는 단단한 육체 스킬 북도 들어갔다. 자체적으로 방어력을 증강한다는 소리다.
[크리티컬!] [피의 각인이 발동되었습니다.] [상대에게 입힌 대미지에 비례하여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칼날 마인의 원념이 적의 지혈을 방해합니다.]동시에 5강짜리 배틀 액스에서는 쉴 새 없이 크리티컬과 피흡, 출혈 효과가 일어나니 상대들로서는 어찌할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억지로 3차 전직을 시켜 끌어 올린 사제들이 신성을 퍼부어 보지만 지혈을 하기도 전에 또 다른 상처가 생기고, 치료를 마치기도 전에 죽어 버리니 밑 빠진 독에 신성력 쏟아붓기와 다르지 않았다.
“살려 줘!”
“저거 생명력이 대체 몇이야 !”
“딜에 몰빵한 게 아니었어 가만, 장비빨인가 그러고 보니 저거 애쉬 타운 경비병들이 찬 거랑 똑같은데 ”
“미친, 그럼 벌써 경비병까지 잡았다고 ”
덕분에 사소한 오해도 쌓여 가고 있었다.
정확히 경비병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150레벨의 NPC를 잡고 얻은 것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쉽지 않군.’
1 대 수백의 전투.
일견하기에는 로칸이 압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마냥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생명력도, 스태미나도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휠 윈드로 몽땅 갈아 버리느라 마나가 슬슬 부족해져 오는 것이었다.
‘아직도 기다리는 거냐 ’
로칸의 시선이 전선 너머의 어딘가로 꽂혔다.
아직까지 엉덩이 무겁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들, 수신호와 목소리만으로 길드원들을 희생시키고 있는 자들에 주목했다.
‘좀 더 연기가 필요하겠군.’
까강!
그들이 아직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자 로칸은 일부러 틈을 보여 몇 번의 공격을 허용했다.
마나 소모를 아끼기 위해 휠 윈드를 멈추고 기본기에 가까운 컨트롤만으로 놈들을 상대했다.
달랑 포스 하나만 둘러도 어지간한 조합 스킬은 깨부술 수 있으니 휠 윈드가 아니라도 놈들을 깨부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지금이다!”
그렇게 스물 정도를 더 착실히 때려잡자 비로소 의미심장한 명령이 떨어졌다.
동시에, 사방에서 강렬한 마나가 휘몰아쳤다.
남은 적들이 일시에 각자의 조합 스킬을 발동시킨 것이다.
동선이 겹치는 것 따위는 이미 그들의 안중에 없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로칸 하나만큼은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커허허헝!”
그때, 로칸의 흉악한 고함이 장내를 휩쓸었다. 일부는 사용하려던 조합 스킬이 캔슬되어 버릴 정도.
그 틈에 로칸은 슈퍼맨처럼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리프 어택.”
자신을 덮쳐 오던 이들을 모조리 닭 쫓던 개로 만들어 버린 로칸이 향한 곳은 바로 가장 후방. 적의 지휘관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빌어먹을 자식, 제 발로 무덤을 찾아왔구나!”
정확히는 랭커들이 모여 있는 곳.
각 길드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안방을 휘젓고 다니는 로칸을 잡기 위해 모인 것이다.
다만 그간의 전투 영상으로 보아 혼자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으니 다 같이, 그것도 길드원들의 희생으로 잔뜩 힘을 빼 놓으려 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제아무리 템발이 좋고 레벨이 높아도 마나가 바닥을 길 테니까.
그러니 이처럼 무리를 해서 자신들을 치려는 것 아니겠나
그렇게 오해한 놈들은 즉시 마수를 뻗어 냈다.
“갑시다!”
“침몰하는 저주의 창날!”
“환영난무!”
“파괴의 일격!”
동시 다발적으로 펼쳐지는 조합 스킬.
소위 랭커라 불리는 이들의 협공이었기에 로칸조차도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군. 파괴의 일격이 있었다면 싸그리 밀어 버렸을 텐데.’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쩝 다신 로칸은 자세를 회복하고 오히려 놈들에게 달려들었다.
“휠 윈드!”
남겨 두었던 마나를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힘 대 힘의 대결로 몰고 갔다.
“크윽!”
“미친 새끼!”
무려 랭커들이 각자의 조합 스킬로 펼치는 일점사였지만 전방위를 커버하는 로칸의 휠 윈드는 모든 수작을 의미 없게 만들었다.
위력이 떨어지는 환검 계열이나 속도 중심의 조합 스킬은 힘으로 찍어 눌렀고, 강력한 한 방 위력을 자랑하는 조합 스킬은 대미지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박살을 내 버린 것이다.
[크리티컬!] [피의 각인이 발동되었습니다.] [상대에게 입힌 대미지에 비례하여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칼날 마인의 원념이 적의 지혈을 방해합니다.]일 대 다수의 싸움. 그것도 기본 이동속도보다 느린 휠 윈드였으니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히 로칸 쪽이어야 했지만 그들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압도적인 스펙 차이.
능력치만 따져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차이가 나는데 조합 스킬의 수준도, 장비의 차이도, 게다가 타이틀 효과까지 엄청난 차이가 벌어진 탓에 실제 로칸의 생명력은 드문드문 줄어들 뿐이고, 상대는 일방적이고 치명적인 피해가 누적되고 있었다.
“캔슬.”
덤벼든 놈들이 휘청이며 튕겨져 나가자 로칸은 즉시 휠 윈드를 취소했다.
마나의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이 경우 직접 컨트롤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적의 코앞까지 따라붙은 로칸은 배틀 액스를 짧게 쥐고 휘둘렀다.
그러자 움찔해서 창대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상대.
‘쫄기는.’
스르륵.
그때, 도낏자루를 쥔 손에 힘을 풀자 풀스윙으로 바뀌었다.
퍼억!
그 한 방에 창대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졌다. 어설픈 방어자세로 로칸의 전력을 받아 내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랭커든 뭐든 결국에는 남들보다 조금 앞서가는 수준이니까.
특히나 애쉬 타운에서 걸출한 인재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으니 고만고만한 수준일 게 분명했다.
차라리 애쉬 타운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던 크로스로드에서는 몇몇의 강자들이 나왔었지.
그것을 알기에 로칸은 도끼질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미래의 강자가 될 인물과 한판 붙어 보는 것은 흥미로웠지만 별것 아닌 놈들과 어울려 줄 만큼 시간이 많지는 않았으니까.
“대시.”
곧바로 옆으로 옮겨 간 로칸은 다시 한 번 배틀 액스를 종으로 휘둘렀다. 그러자 그 틈을 노리고, 누군가 옆구리를 파고들어 왔다.
“흥!”
로칸이 힘을 주자 수직으로 떨어지던 중병기가 느닷없이 수평으로 이동했다.
떨어지던 힘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로칸에게는 그것을 가능케 할 만한 근력이 있었다.
“컥!”
어디 그뿐인가 암살자를 처치하는 즉시 도낏자루를 당겨 뒤편에서 달려들던 놈의 입에 꽂아 버렸다.
와자작.
입안에 강제로 도낏자루를 쑤셔 박으니 이빨이 우수수 털려 나갔고 상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게임인 만큼 한 번 죽거나 특수한 회복을 받으면 다시 튼튼한 이를 가질 수 있겠지만, 당장은 틀니 빠진 할아버지처럼 원망의 말조차 한마디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비켜! 파이어 스톰!”
그때, 저만치 거리를 벌렸던 놈들에게서 기별이 왔다.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놈들이 자신의 조합 스킬을 발동시킨 것이다.
강력한 화염 폭풍으로 적을 쓸어버리는 파이어 스톰.
마법사 클래스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조합 스킬을 확인하자마자 로칸은 대처에 들어갔다.
“방어. 세트 3번.”
반지에서 일어난 마력이 마법의 방어막을 일으켜 화염에 저항했다.
하지만 고작해야 2서클 마법인 실드로는 잠깐의 시간을 버는 것이 고작이다.
그것을 알기에 로칸은 즉시 장비 세트를 변경했다.
일명 마방 세트.
마법사의 던전을 클리어하기 위해 챙겨 두었던 장비로 교체되며 조합 스킬의 위력을 크게 감소시켰다.
반면 함께 화염 폭풍에 함께 휩쓸린 적들은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놈이 공격을 아낀 것도 이처럼 함께 휩쓸릴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로칸을 죽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었지만, 로칸은 실드가 깨지는 즉시 화염 폭풍을 뚫고 몸을 날렸다.
“리프 어택.”
“미친!”
생명력이 일부 하락했지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단숨에 놈을 향해 도약하자 놈과 함께 눈치를 보던 고블린이 화살을 메겼다.
“후예사일!”
“가드.”
이름부터 거창한 조합 스킬이었지만 그렇기에 위력은 충분치 못했다.
로칸은 날아오른 중에 팔을 휘둘러 화살을 걷어 내고 언데드 마법사의 뼈마디를 부숴 놓았다.
“말도 안…….”
이후는 일사천리. 화염 폭풍에 휩쓸린 적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마법사와 궁수로 이루어진 랭커들을 모조리 도륙해 놓았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 볼까 ”
“우, 웃기지 마라! 넌 어차피 여기를 벗어나지 못해!”
확실히 그의 말처럼 로칸의 마나는 간당간당한 상태였다.
사자왕의 증표가 상승시킨 마나가 아니었다면 이미 진작에 마나가 바닥을 쳤을 터였고, 그 마나를 끌어다 사용했음에도 이미 마나는 두 자리 수로까지 내려간 상태였다.
“과연 그럴까 ”
하지만 로칸은 놈을 향해 웃었다. 자신 하나를 죽이기 위해 독기를 품은 애쉬 타운이 용사들을 향해 전율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죽여라! 회복할 시간을 주지 마!”
다급히 짓쳐 드는 적들을 보며 사신의 선고를 내렸다.
“버서크.”
죽음의 광기가 전장을 휩쓸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