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10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10
전생에도 그랬지만 훅 들어오는 그녀였다.
“음 그게 말이지… .”
“내가 아티팩트들을 연구하는 취미가 있어서 잠깐만 볼게.”
내가 고민하는 듯하자 지크가 계속 소리를 질렀다.
보여준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이런 간단한 일로 친분을 쌓아두면 나쁠 건 없었지만 저렇게 싫어하니 거절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미안한데 내가 남한테 내 물건을··· .”
“그 검··· 스킬이 3개나 있는 거 같은데 아니야?”
“그걸 네가 어떻게··· 아!”
그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의 고유 스킬 중 하나인 대장장이의 눈을.
‘맞아, 아이템 정보나 능력치를 판별하는 쪽이었지. 근데 3개라고? 2개뿐일 텐데.’
나와 같이 넘어온 지크가 내가 모르는 힘이 있을 확률은 낮아 보였다.
‘그래도 허튼소리를 하는 녀석은 아니었으니··· .’
나는 지크를 유시아에게 건네주었다.
‘어차피 지금은 연구소도 아니고 그다지 거칠게 다뤄질 일은 없을 거야, 이번만 고생해라.’
유시아가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고마워, 너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
유시아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지크를 잠시 바라보더니 꼬옥 쥐고 마나를 불어넣었다.
지크를 계속 살피던 유시아가 말했다.
“이 검.. 자동 수복에 능력치 버프 계열이 내장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 말에 나는 살짝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정확하네. 아직 제대로 스킬 각성도 안 한걸로 아는데.’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흠… 그리고 하나가 더 느껴지는데… 뭔지 잘 모르겠어. 패시브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생각 이상으로 시아의 감각은 날카로웠다. 아니 스킬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또 있다는 사실이 의문이었다.
‘뭐지··· 나랑 같이 넘어올 때 뭔가 영향을 받은 건가.’
나는 시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네 덕에 좋은 정보를 알았네. 고마워.”
시아는 나에게 지크를 돌려주며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굉장히 수준 높은 장비야. 무슨 스킬인지 확실하게 못 알아내서 아쉽다. 시간과 장비만 좀 더 있었으면 확실하게 분석했을 텐데.”
단 한 번의 탐색에 진이 빠져 해롱해롱 거리는 지크의 상태를 보며 물었다.
‘왜 그러냐? 대체 무슨 일을 당하길래… .’
사람마다 마력 파장이 달랐고 파장에 따라 특정 장비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비슷한 경우인 듯했다.
‘야 근데 너 넘어오면서 뭐 달라진 거 있냐?’
아무래도 나중에 제대로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았다.
“혹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내가 한 번 더 봐도 될까?”
“응? 어어.. 시간이 나면 그렇게 할게.”
‘걱정 마 안 넘길 테니. 나중에 무슨 스킬인지 알아냈다고 둘러대면 될 거야.’
전생에서야 성능 향상과 수리도 겸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 생은 지크를 좀 편하게 해줄 생각이었다.
***
최영민이 학생들을 이끌고 간 곳은 거대한 원형의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의 곳곳에는 캡슐이 존재하고 있었다.
“여러분 오늘은 전투 훈련을 할 겁니다. 조별 훈련은 개개인이 숙련이 되었을 때 시작할 테니 먼저 자신의 기량부터 갈고닦는데 신경을 쓰는 게 좋겠죠?.”
최영민이 캡슐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있는 캡슐은 여러분이 가상의 공간에서 전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장비입니다. 일종의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아직 바로 실전을 경험하기에는 이른 여러분을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잠시 학생들을 둘러본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여러분은 현재 능력치도, 보유한 스킬들도 다릅니다. 그런데 무턱대고 대련을 시키거나 훈련을 하면 효율이 잘 안 나오겠죠. 이 캡슐 속에서는 여러분 모두 동일한 스탯을 적용받습니다. 스킬의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등록된 스킬들만 사용이 가능하며 하나씩만 고를 수 있습니다. 물론 클래스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 규칙이라면 하위권의 학생들도 충분히 상위권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이 훈련은 자신이 직접 게임의 캐릭터가 되어 다양한 무기들을 이용해 몬스터나 상대방과 싸워 이기는 형식입니다. 일단 오늘은 반 친구들과 전투를 하는 훈련부터 할 예정이며 점수가 높은 4명은 중간 평가에 반영해서 혜택을 줄 예정입니다.”
‘이야… 이거 오랜만이네.’
나 역시 전생에 실전에 투입되기 이른 어린 나이에는 결계를 이용한 공간 속에서 전투와 훈련을 했었기에 그때를 생각하면 비슷할 것 같았다.
‘물론 나는 게임이 아니라 진짜 전투 훈련이었지만… .’
무엇보다 힘 조절 필요 없이 마음껏 전투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오늘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을 할 겁니다. 1라운드가 모두 끝나면 계속 이어 매칭을 해서 결승까지 진행하도록 하죠.”
‘굳이 4명 안에 들 필요는 없으니 적당히 놀아볼까.’
“장비를 착용한 후 캡슐로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랜덤하게 상대방이 매칭될 겁니다. 자 그럼 모두 준비하세요.”
재민은 기대된다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준혁아 이거 재미있겠다. 그지?”
“뭐, 좋은 방식인 것 같네. 넌 쫄지 말고 일단 부딪혀 봐. 진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니까.”
“고마워, 너도 파이팅 하구.”
장비를 착용하고 캡슐로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곧 가상의 공간으로 이동이 되었다.
“흠.. 이런 식인가.”
– 장비를 선택해 주세요 –
시작하기 전 장비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었고 나는 간단하게 검 하나만을 골랐다.
–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
“어디 보자, 뭐가 좋으려나.”
잠시 고민 한 나는 헤이스트를 골랐다.
그리고 곧 상대방이 매칭이 되었다.
상대방은 덩치가 꽤 컸고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한 체구의 나와 비교가 되는 모습이었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 상대방이 말을 걸어왔다.
“뭐야 관종 너였냐? 이거 첫판부터 개꿀이네. 내가 상위권에 들고 싶어서 좀 진지하게 해야 할 것 같으니 너무 원망하지 마라.”
“누구… 더라?”
“이 새끼가? 강민호다. 기억 안 나냐?”
“어… 그게.”
진짜 기억 안 난다. 전생에 이름 날리던 녀석도 아니고 학교 입학한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반 친구들 다 기억할 리가 없지.
“뭐 상관없나? 어차피 박살 날 녀석인데.”
“응, 그래.”
“겁나면 기권해도 괜찮은데. 이거 가상 현실이지만 고통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고.”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내가 이래 봬도 따로 격투기도 배웠고… .”
녀석은 덩치에 비해 말이 너무 많았다. 슬슬 지겨워지려는 찰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3.. 2.. 1
민호는 거대한 도끼를 들고 두꺼운 갑옷을 입은 탱커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나는 장비를 검만 선택했기에 원래 모습 그대로에 칼 한 자루만을 들고 있었다.
“관종 너는 이 훈련 전혀 안 해봤나 본데 이건 갑옷도 매우 중요하지. 그런 장비 상태로는 한 방만 걸려도 아웃이라고.”
“아하.. 그렇구나.”
나는 잠시 한숨을 쉰 후 움직였다.
“상대의 공격에 안 맞을 자신이 있다면 굳이 무거운 갑옷을 착용할 필요가 없잖아. 이놈아!”
“뭣!”
순식간에 자신의 뒤에 나타난 내 모습을 본 민호는 경악해 도끼를 휘둘렀다.
“이 프로그램 꽤 잘 만들었네. 생각보다 움직임을 잘 구현시켜 주는 것 같기도?”
간단하게 도끼를 피한 나는 어느새 처음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뭐, 뭐야 이게? 분명 스탯은 동일하다고 했는데?”
녀석은 내 움직임에 얼이 빠져서 중얼거렸다.
“내 장비를 봐라. 칼 한 자루가 다인데 느리면 이상하지.”
나는 잠시 몸을 움직여 본 후 다시 움직였다.
“그럼 다시 간다.”
“자, 잠깐만.”
퍼억!
순식간에 접근한 후 내지른 주먹이 상대의 배를 타격했고 강민호는 저 멀리 날아가며 바닥을 굴렀다.
“쿠억.. .”
하지만 게임이라 데미지를 주는 방식에 한계가 있었는지 한방에 아웃이 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맨주먹으로는 타격을 주는 데 한계가 있는 건가.”
현실이라면 아무리 힘 조절을 해도 주먹 한방으로 갑옷이고 뭐고 다 박살이 났겠지만 확실히 게임이다 보니 갑옷을 입었던 녀석의 체력 게이지는 10프로 정도밖에 깎이지 않았다.
“큭, 운 좋게 한 번 공격 성공했다고 좋아하지 마라. 나는 스킬로 강철 방패를 선택했다. 어지간한 공격은 다 받아 낼 수 있다고.”
“그래? 그럼 뭐 아웃될 때까지 때려야지.”
“자, 잠깐!”
정신을 차린 민호가 뭐라 말을 하려 했지만 나는 무시한 채 묵묵히 다가가 공격을 했다.
“어디 보자, 아하 검면으로 때리는 거랑 검날로 때리는 게 데미지가 다르게 들어가는군. 그러면 갑옷이 없는 부위는 어떨까.”
나는 녀석이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격을 했고 민호는 비명을 지르며 계속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윽! 컥! 자, 잠시만.. .”
“대가리! 주둥이! 거시기!”
“악 잠깐 거긴!”
10초가량을 일방적으로 맞기만 한 민호의 체력 게이지는 어느새 10프로 아래로 떨어져 있었고 충분히 실험을 다 한 나는 마무리를 짓기 위해 다가갔다.
“이 정도면 대충 게임에 대해 익숙해진 것 같은데. 끝낼까.”
“이, 이 새끼 버그라도 쓴 거냐!”
“신이 패치를 잘못하기는 했지, 잘 가라.”
마지막 칼질로 녀석을 아웃시킨 나는 장비를 벗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나오자마자 눈이 마주친 민호를 보며 가볍게 웃어 준 뒤 재민의 경기를 찾아 이동을 했다.
마침 재민의 경기도 진행 중이었고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오.. 제법?”
재민은 창을 들고 검을 든 상대방을 상대했는데 간격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일방적인 공격을 하고 있었다.
“원거리 포지션이라 창도 써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잘 다루네.”
이윽고 상대가 아웃되고 재민이 밖으로 나왔다.
“후아… 어 준혁아 벌써 끝났어? 설마 진 건 아니지?”
“그럴 리가 무난히 이겼다. 그나저나 너도 꽤 잘 싸우던데?.”
“아하하.. 봤어? 내가 가상 현실 게임에 예전부터 빠져서 엄청 많이 했거든. 그게 도움이 많이 되었나 봐.”
‘흠 타고난 건가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무기를 다루는 재주나 간합을 재는 실력은 수준급이었는데. 하긴 이 정도는 되어야 가르쳐 줄 맛이 나지.’
무난히 1라운드를 이겨서 기분이 들뜬 재민이 신나서 말했다.
“근데 이러다 우리 둘 다 계속 이겨서 결승에서 만나는 거 아니야?”
“뭐 운이 좋으면 그렇게 될지도?”
물론 나는 적당히 하다 끝낼 생각이었지만 굳이 말해줄 필요는 없었으니까.
그때 우리 이야기를 듣던 누군가가 비웃음을 흘리며 다가왔다.
“운 좋게 한 판 이겼다고 기가 살았네? 결승이란다.”
녀석들은 첫날에 나와 재민에게 시비를 걸었던 변지훈 무리였다.
“주제도 모르고 말이지, 그렇지 않냐 윤호야?”
조금은 의외였지만 그 무리에는 한윤호도 끼어있었다.
‘아니 그냥 이놈들이 따라다니는 건가.’
살짝 찌푸린 얼굴의 한윤호를 보니 진심으로 같이 어울려 주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내 차례라서 이만 간다.”
한윤호가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벗어나자 나머지 녀석들은 당황하며 따라갔다.
“훈련에서 우리랑 안 마주치기를 빌어라.”
녀석들은 떠나가면서 우리를 향해 으름장을 놓았다.
“준혁아, 괜찮을까?”
살짝 불안한 표정의 재민을 보며 피식 웃어주었다.
“어차피 같은 조건이고 저놈들 제대로 훈련받은 녀석들도 아니야, 겁먹을 거 없어.”
‘대충 할까 했는데 혼 좀 내줄까.’
나는 녀석들과 매칭이 되기를 기대하며 다시 훈련장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