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140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140
“응?”
레이카르트가 순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엘리스라고 했냐?”
“네.”
“거기를… 왜?”
“아, 계획이 다 있으니까 빨리 이동이나 해요.”
“끄응… 잠시 기다려라.”
레이카르트는 투덜거리며 구석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바리스타가 다가오며 물었다.
“엘리스 여왕에게 가는 것인가? 아, 그녀와 함께 계획을 진행할 생각인가 보군.”
“어… 뭐 그렇지.”
“음… 확실히 그녀의 동생과 함께하고 있으니 더 수월하게 공조가 될 것 같군.”
계속 착각을 하는 바리스타.
실제로 엘리스가 우리를 보면 달려들면 달려들지 반갑게 대할 리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 나도 그쪽과 함께 하는 것을 전제로 작전을 짜도록 하겠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어떤 식으로 계획을 짜더라도 맞출 수 있도록 해보지.”
그 사이 마법진이 준비가 되었다.
마법진을 바라보며 바리스타가 짧게 감탄을 토했다.
“그나저나… 당신과 함께하는 저 마법사는 정말 대단한 실력자인 것 같군.”
“그런가? 난 잘 모르겠는데.”
바리스타가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나는 검사라 마법을 잘은 모르지만 그런 내 눈에도 지금 저 마법진에 쓰이는 술식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느껴진다. 아마 엄청나게 대단한 마법사일 테지.”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럼 우리는 다녀올 테니 계획을 세우고 기다리고 있어라.”
“그렇게 하지.”
고개를 끄덕이는 바리스타를 뒤로하고 우리는 엘리스의 영역으로 이동을 했다.
***
엘리스의 궁전.
언제나 화려함과 요사스러운 마력이 가득했던 그녀의 성은 지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에 잠겨있었다.
“계속해서 밀리고만 있으니 걱정이군.”
“그러게 말이야. 사탄의 세력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는데.”
“여왕님께서 근심이 크시겠어.”
“우리 목숨을 걸어서라도 여왕님은 지켜야 한다.”
보통 이렇게까지 전력 차이가 심한 경우 도망을 치거나 반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엘리스의 마력에 지배당하는 부하들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그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품으며 의지를 다질 뿐이었다.
화려한 궁전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엘리스의 방.
엘리스 역시 시시각각 들어오는 소식과 부하들의 반응을 듣고 있었다.
“하… .”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는 엘리스.
“놈들의 병력은… 어디까지 왔지?”
곁에 있던 군사 크라이스가 무거운 음성을 토해냈다.
“여왕이시여. 저희만 믿고 기다리시면 알아서 해결할 것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어디까지 왔냐고 물었다.”
“그것이… .”
순간 짜증이 치민 엘리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말해! 말하라고! 지금 내 명을 거역하는 것이냐!”
“죄, 죄송합니다.”
급히 고개를 숙인 크라이스의 입에서 대답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생각하던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마왕성의 외곽 지역은 전부 장악당했습니다. 물론 레기온이 병력을 이끌고 중앙 지역에 밀집해서 막아내고는 있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아하하… .”
엘리스는 허탈한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떨궜다.
“여왕이시여. 지금이라도 제가 최전선에 나서겠습니다. 그리하면 놈들의 수장들은 상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랬다가는 너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
“직접 전장에 나선지 오래되었지만 그렇다고 제가 약해진 것은 아닙니다. 제가 나선다면… .”
“그만!”
엘리스가 뾰족한 음성으로 말을 끊었다.
“물론 크라이스 너는 강하다. 사탄 놈의 장군들과도 충분히 대적할 수 있어. 아니 이길 것이다. 하지만 사탄이 나선다면 끝이다.”
“그것은… .”
“너마저 잃을 수는 없다.”
물론 사탄이 직접 나설 확률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가 나타난다면 자신의 가장 충실한 부하마저도 잃게 되는 것이고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었다.
“아스타로트 쪽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나?”
“… 그렇습니다.”
“멍청한 해골바가지. 내가 당하면 다음은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가.”
디아블로의 부재가 너무나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엘리스였다.
그가 있었다면 사탄이 이렇게까지 대놓고 움직이지는 못했을 테니까.
“내가… 여왕 엘리스가 이런 꼴이 될 줄이야.”
다른 차원에 관심을 가지고 부하들을 보냈다가 너무나 많은 타격을 입은 것이 컸다.
분신을 잃으면서 꽤 큰 힘을 소실했고 부하인 테오도르와 켄타비누스까지 잃은 상황.
그것만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밀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빠득.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에 엘리스가 이를 갈았다.
“그 인간… 그때 그놈만 아니었어도.”
자신의 모든 계획이 엉클어진 것은 다른 차원에 있는 괴상한 가면을 쓴 인간 때문이었다. 매혹의 힘도 통하지 않고 인간 주제에 마력까지 강력했던 돌연변이.
다시 생각해봐도 그 인간이 문제였다.
“하… 지금 와서 후회해 봤자 무슨 소용일까.”
답답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던 엘리스의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뭐야?”
파아앗
바닥에 빛이 모여들었고
스르륵
모여든 빛이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텔레포트… 마법진?”
이곳은 자신의 권역이다.
아무리 힘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이렇게 함부로 텔레포트를 해오는 놈이 있을 리가 없었다. 좌표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고.
“설마… 사탄인가?”
대마왕급이라면 억지로라도 파고들어올 수 있기는 했다.
긴장된 얼굴로 마법진을 바라보던 엘리스의 눈이 살짝 찡그려졌다.
“저건… 누구야?”
빛이 사라지고 나타난 것은 괴상한 가면을 쓴 존재와 붉은 머리 남자, 그리고 하나의 여자였다.
“어떤 놈들이 감히!”
역정을 내려던 엘리스의 눈에 여자의 외모가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엘리스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저건… 나잖아?”
옷차림이 이곳의 방식과 다른 독특한 차림이었지만 분명 자신과 똑같은 외모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붉은 머리카락의 남자.
“읽히지가… 않아.”
자신의 힘으로도 가늠할 수 없는 어떤 강함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아니… 그렇다고 대뜸 엘리스 방으로 직접 와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저 악마가 알려준 좌표가 그런데 어쩌라는 거냐!”
붉은 머리 남자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악마 가면을 쓴 존재.
분명 기억에는 없는 가면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꺼림칙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유 없이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것이 기분이 이상했다.
“감히 여왕님의 궁전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여왕이시여, 피하십시오.”
크라이스가 급히 엘리스의 앞을 가로막으며 검을 뽑아 들었다.
“아니 잠깐 기다려.”
엘리스가 손을 뻗어 크라이스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
“바로 달려들지 않는 것을 보면 저쪽도 뭔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알겠습니다.”
엘리스가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한참 레이카르트와 실랑이를 벌이던 나는 엘리스의 질문에 고개를 돌렸다.
“아, 우리? 우리는 너희들을 도와주려고 온 일종의 지원군이라고 할 수 있겠네.”
엘리스가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
“무슨 소리냐? 누가 보내서 온 것이냐? 아스타로트냐?”
“누가 보내서 온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온 것인데.”
“지금 말장난하자는… 아니 잠깐… .”
저 묘하게 재수 없는 말투와 목소리.
분명 기억에 있는 목소리였다.
곰곰이 기억을 더듬던 엘리스.
“너… 너!”
그리고 떠올랐다.
자신에게 지울 수 없는 굴욕을 안겨줬던 한 인간이.
“너, 그때 그 고자 자식!”
엘리스의 떨리는 손가락이 내게로 향했다.
“뭐? 고자라니? 누구보고 지금!”
“크하하! 멍청한 인간은 고자가 맞지.”
“주인님… 제가 꼭 치료해드릴게요.”
“아니라고!”
나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엘리스를 노려보았다.
“나는 데빌이라고 한다. 너와 진지하게 의논할 것이 있어서 직접 찾아왔지.”
“저번에는 드래곤 가면이더니 이번에는 악마 가면인가. 취미가 이상하구나.”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군. 난 데빌이다.”
엘리스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너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의 향기가 드래곤 나이트라는 놈과 똑같은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야, 요거 안 통하네.”
“거기다 저 뒤에 있는 계집… 분명 내게서 떨어져 나간 분신이겠지? 분신을 데리고 왔으면서 아니라고 발뺌을 하려는 거냐?”
“어… 그건 생각을 못 했네. 뭐.. 상관없나.”
어차피 걸려도 크게 상관없기는 했다.
충분히 이겨낼 자신이 있었으니까.
“아니 잠깐… 넌 인간 아니었나? 인간이 어떻게 마계에 온 것이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떠올린 엘리스였다.
“영업비밀이니까 알려고 하지 마라.”
“겁도 없이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오는 거냐.”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겁이 좀 없기는 해.”
내 말에 엘리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건방진 놈. 이곳은 마계다. 저번과 같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어느새 주변으로 다수의 악마들이 모여든 상황.
“여왕님! 침입자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감히 여왕님의 궁전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죽여주마.”
“근데 여왕님이 둘인데?”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미소지었다.
“듣자 하니 이래저래 고생이 많다고 하던데 여기서 부하들을 더 잃어도 괜찮겠어?”
엘리스가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지금 누가 누굴 걱정하는지 모르겠구나. 내가 다른 차원에서 당했던 굴욕, 지금 갚아주마. 모두 쳐라!”
주변을 둘러싼 악마들이 마기를 뿜어내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러면 후회할 텐데.”
나는 앞으로 뛰어나가며 검을 휘둘렀다.
벌레를 쫓는 듯 너무나도 가벼운 공격이었지만
화르륵!
그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콰아앙!
신성력을 머금은 황금빛 불꽃이 악마들을 강타했다.
“끄아아악!”
공격에 휩쓸린 악마들이 비명을 지르며 튕겨 나갔다.
단 일격.
한 번의 공격으로 수십의 악마들이 전투 불능이 된 상황.
“뭐, 뭐야?”
엘리스의 눈이 찢어질 듯이 커졌다.
“이것도 봐준 거다. 솔직히 제대로 했으면 네 부하들 다 죽었어.”
엘리스가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너, 너 신성력? 전에는 없었잖아!”
“어쩌다 보니 생겼어.”
“이익! 그래도 소용없다. 이곳은 마계, 신성력만 가지고는 버틸 수 없어.”
다시 악마들의 공격이 이어졌고
콰아아앙!
또다시 날아갔다.
“…. 뭐야?”
“내가 그때보다 좀 더 많이 강해진 상태거든.”
어… 대략 1.5배는 되려나?
아직 능력치 증가 스킬이나 드래곤 오러는 사용도 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이곳에 있는 악마들은 지금 정도로도 찜 쪄 먹을 수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너… 많이 약해지긴 했구나.”
내 힘이 강해진 탓도 있지만 부하들의 질도 전체적으로 낮아 보였다.
엘리스의 힘이 약해진 영향을 받은 듯했다.
“이익!”
엘리스가 새빨개진 얼굴로 마력을 모았다.
곧 그녀 주변으로 모인 보라색 마력이 내게 날아들기 시작했다.
“그거 안 통하는 거 알면서 또 쓰냐.”
“마계에서는 다를 것이다!”
내가 고자… 라서가 아니라 더 강해진 능력치와 신성력 때문에 그녀의 매혹은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봐야 했다.
“꼭 찍어 먹어 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아는 녀석이네.”
“흥! 나도 네놈이 고자라는 것은 알고 있다!”
“아, 글쎄 아니라니… 어?”
엘리스의 마력은 나를 스쳐 지나갔다.
보라색 마력이 향하는 곳은 내 뒤에 있는 레이카르트 쪽이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네 뒤에 있는 놈은 분명 강하구나. 저놈을 매혹해서 널 상대하게 하겠다.”
나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쯔쯔. 눈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나. 나한테도 안 통하는데 저 영감님에게… .”
순간 옆에서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마력.
“어라?”
푸르게 불타는 지옥의 불꽃.
레이카르트가 양손 가득 헬파이어를 만들어서 내게 겨누고 있었다.
“… 이게 통하네.”
X된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