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161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161
양쪽에서 환한 빛을 발하는 용언과 신성력의 결계.
그것을 바라보는 드래곤과 천사의 얼굴에는 경악이 어렸다.
“되는데요?”
내가 손을 움직이자 결계의 빛이 요동쳤고 지켜보는 둘의 눈동자 역시 흔들렸다.
“아니… .”
“이게… .”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리는 것을 보니 그들에게도 꽤 충격적인 일이었나 보다.
“되면… .”
“안 되는데… .”
나는 그들을 향해 결정타를 날려주었다.
“근데 되잖아요?”
“…. .”
“…. .”
불신, 부정, 그리고 마지막은 분노였다.
“너 뭐 하는 놈이야?”
“이걸 왜 되게 만들어?”
나에게 화살을 돌려 성질을 내는 두 사람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아니… 다 되면 좋은 거 아닙니까?”
“어… 그건 그런데… .”
“굳이 따지면 좋은 것은 맞는데… .”
레이카르트와 다니엘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항상 다투기만 하던 둘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고.
“재수 없는 놈.”
“건방진 놈.”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
대체 왜 욕을 먹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지금 상황이 말도 안 되는 경우라는 것은 알 것 같았다.
한참을 투덜거리던 둘이 한숨을 내쉬며 내게 다가왔다.
“일단 측정이 끝났으니 결계에서 손을 빼거라.”
나는 시키는 대로 손을 뺐고 하얀빛과 붉은빛이 서서히 사라지며 내 몸으로 스며들어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또다시 허탈하게 중얼거리는 두 사람.
“아니.. 그걸 바로 받아들인다고?”
“대체 그 꼰대가 이 인간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왜요?”
“우리가 용언과 신성력으로 만들어낸 결계다. 측정이 끝나면 그대로 흩어져야 정상인데 네 녀석은 그걸 그냥 흡수했어.”
“어…. 대단한 겁니까?”
“에잉… 이래서 무식한 녀석은 피곤해.”
나는 입을 삐죽이며 투덜거렸다.
“아니… 제대로 설명 좀 해주시죠. 저도 처음 겪는 일인데 당연히 모르죠.”
“저 결계들은 나와 여기 개망나니의 힘으로 만든 것이니 당연히 우리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힘이다. 그런데 그걸 네가 흡수했다는 것은 그 영향력을 네가 뛰어넘었다는 거다.”
“음… .”
저 말을 듣고 나니 생각보다 더 대단한 일인 것 같았다.
“그러면.. 제가 깨달은 힘이 두 분의 힘을 넘어섰다는 말입니까?”
“이놈이 미쳤나?”
“개념을 지옥에다 팔아먹었나?”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그들의 신경을 건드린 것일까?
대뜸 화를 내며 삿대질을 하는 두 사람.
“저건 우리가 간단하게 테스트를 하려고 만든 것이니 우리 힘의 아주 일부분이야.”
“먼지 수준도 안 되는 힘의 파편을 이겨냈다고 건방지게 굴지 말란 말이다.”
“음… 그래도 대단하다는 건 맞죠?”
“그건… .”
“…맞지.”
일단 나에게 아주 좋은 방향으로 결과가 나온 것은 확실한 것 같았다.
나는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두 꼰대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데.. 왜 저는 두 개의 힘을 다 다룰 수 있게 된 걸까요?”
내 말에 동시에 팔짱을 끼며 고민에 빠지는 레이카르트와 다니엘.
“음…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하기는 한데.”
“확실히 그렇군.”
내가 던진 화제가 관심을 끈 것인지 둘은 불평을 그만두고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명 네 녀석이 신성력을 가진 것은 알겠다. 그게 선천적인 경우인지 후천적인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성 계열이 너에게 더 맞아야 정상이야.”
“드래곤의 용언은 기본적으로 드래곤 일족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마법적으로 뛰어난 재능과 지식이 있다면 비슷하게 흉내 내는 수준은 가능은 하겠지만 너에게는 그런 재능은 없어.”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는 것 같네요.”
“사실 아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신성력에 반응을 할 거라 예상했었다. 그런데 넌 용언 계열에도 반응을 했지.”
“분명 인간인데 말이야.”
신기한 동물을 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들을 보며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순간 떠오르는 생각.
“아… 혹시 그건가?”
“그거라니?”
나는 대답 대신 천천히 드래곤 오러를 발동시켰다.
몸 주변을 휘감는 붉은 색의 마력이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했다.
“음? 그건 분명 네 녀석이 가진 스킬이라는 힘 아니냐.”
“맞아요.”
“아니, 잠깐… .”
눈을 가늘게 뜨며 마력의 흐름을 지켜보던 레이카르트가 눈을 크게 떴다.
“뭐야? 이거 우리 쪽 기운 같은데?”
“어… 맞을걸요? 레이나한테 드래곤 본을 받고 난 후 그걸 통해 얻은 힘이니까요.”
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른 탓에 살짝 인상을 쓰는 레이카르트.
“다시 생각해 봐도 왜 이놈에게 드래곤 본을 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
“지금 그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아무튼 결국 드래곤 본의 영향으로 네 녀석이 용언에 반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보던 다니엘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걸 이렇게 쉽게 해낸다는 것은 애초에 몸뚱이 자체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지. 신의 선택을 받았다더니 상상 이상이군.”
“이곳의 신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녀석에게 이런 과분한 힘을 준 거지?”
“나도 그 양반 머릿속은 전혀 알 수가 없다.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양반이라.”
“그래서 이제 뭘 하면 됩니까?”
내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하는 둘.
“음… .”
“애매한데… .”
“둘 다 각성을 했으니 둘 다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 것 아닙니까?”
“보통의 경우라면 그렇겠지만 이건 신의 힘을 다루는 훈련인 것이 문제다.”
“우리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서 말이야.”
잠시 고민하던 두 사람이 결정을 내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냥 해보면 되겠지.”
“맞아. 문제가 생겨도 저놈이 생기지 우리는 아니니까.”
“신이 직접 힘을 준 놈인데 알아서 버틸 거다.”
저기요? 뭔가 아주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것 같은데요?
잠깐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아, 근데 잠깐 나갔다 와도 될까요? 이런저런 해결해두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생각 없이 일주일을 이곳에서 보내고 나니 뒤늦게 다른 일들이 떠오른 탓이었다.
레이나와의 약속도 있고 다른 국가 헌터들의 상황도 파악해야 하며 앞으로 수련의 탑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시를 내려야 했다.
그러자 걱정할 필요 없다는 듯 묘한 미소를 짓는 다니엘.
“아, 내가 말을 안 했던가? 이곳에서 시간은 바깥과 정확하게 100배의 차이가 난다.”
“100배라고요?”
“그래. 이곳에서 100일이 밖에서는 겨우 하루 정도라는 이야기지.”
“어… .”
저 말이 사실이면 내가 일주일 정도를 지냈지만 밖은 아직 아침도 되지 않은 시간대라는 말.
“그러니까 밖의 걱정은 하지 않고 계속 굴러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거 아주 마음에 드는 말이군.”
레이카르트와 다니엘이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머금으며 다가왔다.
“자, 그런 의미에서… .”
“또 굴러 볼까?”
“물론 이번에는 강도가 좀 많이 강해질 거다.”
“알아서 버텨라.”
진심으로 도망을 쳐야 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
엄청나게 겁을 준 것과 다르게 훈련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하는 거 맞죠?”
나에게만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이놈 이거 대체 뭐야?”
“괴물 같은 놈.”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두 존재.
하나는 드래곤 로드이며 다른 하나는 최강의 천사.
하지만 그런 그들도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이해하기 어려운 듯했다.
“야, 개차반. 원래 용언이라는 것이 저렇게 쉽게 되는 거냐?”
“헛소리하지 마라, 개망나니. 위대한 드래곤 일족의 고유 기술을 뭐로 생각하는 거냐?”
“근데 왜 저놈은 쉽게 하는 거냐?”
“그러게… .”
저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용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나 때문이었다.
우선 익숙하지 않은 마법 쪽부터 가르치자며 합의를 본 후 나를 닦달하는 레이카르트였는데.
“터져라!”
콰아아앙!
“갈라져라!”
쩌저정!
예상보다 너무 쉽게 용언이 발동된 것이다.
아니 이건 쉽게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니.. 말로 하면 된다고 해서 말로 했는데 되는데요?”
그냥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그게 왜 되냐고?”
어이가 없는 레이카르트였다.
용언이라는 것은 말을 통해 공간이나 사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마법의 한 종류이지만 훨씬 고차원적인, 신의 힘을 다루는 영역.
보기보다 복잡한 술식을 적용시킨 후에나 발동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인간 녀석은 그런 과정을 무시하고 너무 쉽게 사용을 하고 있었다.
“헬파이어!”
푸르게 빛나는 지옥의 불꽃.
“아이스 스톰!”
사방을 얼음의 감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얼음 폭풍.
나는 고차원적인 마법을 그저 말 한마디로 다 사용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마법을 굳이 배울 필요가 없겠는데요?”
“…. .”
어이가 없는 레이카르트였지만 반박을 할 수 없었다.
마법의 최고 높은 단계인 용언을 저렇게 쉽게 터득했는데 굳이 다른 방식을 배울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곧 레이카르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물론 마법은 배울 필요가 없겠지. 그러나 용언을 다루는 방식은 더 갈고 닦아야 한다.”
“여기서 뭘 더 합니까? 그냥 말하면 다 되는데.”
레이카르트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멍청한! 지금 네 녀석이 쉽게 사용하는 것은 나나 여기 망나니가 간섭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
“너보다 강한 존재들 앞에서는 용언이 막힌다는 이야기다.”
“어… 진짜입니까?”
사실이라면 이건 큰 문제였다.
나보다 약한 상대에게만 통하면 무슨 소용인가.
앞으로 내가 상대해야 할 대마왕들은 전부 나보다 강한 상태인데.
레이카르트가 손을 까닥이며 대답했다.
“어디 다시 한번 용언을 발동해 봐라.”
“그러죠. 타올라라.”
나는 시키는 대로 의지를 담아 말을 내뱉었지만.
“어라?”
마력의 흐름이 무엇인가에 막히면서 마법의 발동을 막아내었다.
레이카르트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동급의 상대라도 마음만 먹으면 견제를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너는 나보다 약해. 그러면 더 볼 것도 없지.”
“확실히 그렇겠네요.”
“그리고 아직 불안정하다. 시간을 되돌리거나 차원에 간섭하는 식으로는 네 수준으로 무리니까.”
“저번에 영감님이 했던 그런 것 말입니까?”
파괴된 도시를 원상복구 시켰던 레이카르트의 힘.
확실히 아직 내게 그런 수준은 힘들 듯했다.
“맞다. 너는 용언을 터득했지만 그 용량이 엄청나게 적은 상태라고 봐야겠지.”
“흐음… .”
곁에서 듣고 있던 다니엘이 끼어들었다.
“하지만 너는 신성력까지 함께 가지고 있으니 어쩌면 그걸 융합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다.”
“그게 가능합니까?”
“모르지.”
“네?”
이 양반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하지만 애초에 용언과 신성을 함께 터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 넌 해냈지.”
“그러니까… .”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다니엘.
“다른 방식 역시 터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지.”
“흐음… .”
“일단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는 거다. 어차피 시간은 넘치고 널 도와줄 사람도 충분하니까.”
“알겠습니다. 되는 데까지 해보죠.”
남는 것이 시간이니 끝까지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아주 바닥까지 싹싹 긁어서 배워줘야겠네.’
그렇게 다시 일주일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