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205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205
“크으윽!”
가볍게 휘두른 몽둥이, 아니 검에 마신이 크게 밀려났다.
그의 주변에 자리한 어둠이 공격을 막아냈지만 분명 아까와는 전혀 다른 구도.
‘확실히 이게 먹히네.’
가벼운 공격에도 거세게 흔들리는 어둠의 물결을 보니 확실히 이 힘은 마신에게 큰 타격을 주는 것 같았다.
“감히!”
마신의 분노와 함께 주변의 어둠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죽어라!”
마신의 손짓과 함께 주변의 공간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머리 위에서 거대한 검은 불꽃이.
양옆으로 날카로운 검은 얼음이 나타났다.
“흠… .”
아까 전에 당했던 공격보다 더 강해 보이는 위력.
주변 공간을 뒤덮은 어둠의 물결이 나에게 쏘아졌다.
하지만.
“나도 아까와는 다르다니까.”
나는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 것으로 그 모든 공격을 소멸시켰다.
그렇다.
소멸이었다.
화르륵!
막아내거나 튕겨내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소멸.
마신의 공격은 내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역시 템빨이 최고네.”
신과 여신의 힘이 담겨있다는 무기는 기대 이상의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노오오옴!”
분노에 가득 찬 마신의 외침.
그러자 검은 번개가 연속해서 내리꽂혔고 주변을 내리누르는 압박감이 몸을 무겁게 했다.
“어쭈?”
나 역시 황금빛으로 빛나는 검을 휘둘러 맞대응을 했다.
스르르
검에서 흘러나온 힘이 주변의 압박감을 밀어내고 번개까지 밀어내며 마신의 공격을 애꿎은 바닥만을 내리쳐야 했다.
콰콰콰쾅!
하나하나에 담긴 힘이 보통은 아니었는지 바닥이 파괴되는 것을 넘어 공간이 소멸되었다.
그러나.
“어차피 안 통하는데 말이지.”
나는 순식간에 마신의 옆으로 이동해 주먹을 날렸다.
동시에 그의 주변으로 짙은 어둠의 막이 깔렸다
콰아앙!
어둠의 장막을 이용해 힘겹게 막아내는 마신.
하지만 공격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콰아앙!
마신의 가슴에 작렬하는 검.
넓게 퍼진 검은 방어막이 공격을 막아냈다.
원래라면 베고 지나가야 정상이었으나 몽둥이 같은 검의 형상 덕에 오히려 방어막 전체에 깊은 충격을 주고 있었다.
한 번.
콰아앙!
두 번.
콰아앙!
세 번.
꽈아아앙!
공격이 이어질수록 거세게 흔들리는 방어막.
그와 동시에 마신의 눈동자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쩌저적
연속되는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마침내 금이 가는 어둠의 장막.
콰아아앙!
쩌저정
실금에서 시작된 균열이 커지며 결국 장막이 깨어져 나갔고
“시작해볼까?”
나는 맨몸으로 노출된 마신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퍼억!
“크윽!”
배를 걷어차인 마신이 폭음과 함께 튕겨 나가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놈!”
갑자기 마신의 몸이 흐릿해졌다.
순간적으로 마신의 움직임을 놓칠 정도로 빛살 같은 속도.
“죽어라!”
그와 동시에 내 뒤로 이동한 마신이 어둠에 휩싸인 손을 찔러 넣었다.
헤븐레이어도 없어진 상황에서 공격에 직격당한다면 큰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일.
하지만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퍼어엉!
“크으윽!”
오히려 공격을 한 마신이 손을 부여잡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오.. 이건 방어력도 올려주는 건가?”
검에서 흘러나온 알 수 없는 기운은 내 몸 전체를 감싸고 있었고 그것이 마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 같았다.
나는 뒤돌며 주먹을 휘둘러 마신의 얼굴을 정확하게 후려쳤다.
퍼억!
“크윽… .”
얼굴을 부여잡으며 뒷걸음질 치는 마신.
나는 틈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마신을 몰아붙였다.
콰콰쾅
한 대, 두 대, 세 대, 네 대.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맹공.
마신은 내 공격에 반응하며 최대한 버텨내고 있었다.
하지만 버텨내는 것일 뿐 승기는 내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괜찮겠어? 하나도 안 통하는 것 같은데.”
마신의 힘은 내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접근하기도 전에 막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검에서 흘러나온 기운은 완벽하게 마신의 힘을 막아냈고 반대로 마신의 방어막을 약화시켰다.
“이건 어떠냐?”
쩌어어엉!
일방적으로 공격을 허용하던 마신은 강하게 내려찍은 검격에 맞고 순간 무릎을 굽혔고.
퍼엉!
나는 기다렸다는 듯 녀석의 턱을 차올렸다.
콰직! 콰지직!
충격파와 함께 마신의 몸이 튕겨 나갔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튕겨 나간 마신은 그대로 바닥에 처박혔고
꽈아아앙!
이어지는 충격파가 땅에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어 냈다.
“크으윽… .”
너덜너덜해진 모습으로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마신.
“대,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리는 마신의 눈동자.
그 모습에 절로 실소가 흘러나왔다.
“신이라고 해도 마냥 대단한 것은 또 아니었네.”
처음에는 분명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상대는 그저 자신의 힘이 통하지 않자 당황하고 있는 어설픈 존재일 뿐이었다.
“이제 슬슬 끝내볼까?”
나는 검을 쥐며 마신에게 다가갔다.
***
위기감에 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살피던 마신.
그의 눈에 누군가 들어왔다.
“너희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마신은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두 명의 신에게 화살을 돌렸다.
“우리가 뭘?”
“이익! 대체 인간에게 무슨 힘을 준 것이냐!”
그러자 신이 가소롭다는 듯 비웃음을 흘렸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 어차피 너도 비슷한 일은 계속하고 있었잖아.”
“큭… .”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마신의 입이 닫혔다.
그리고 이어지는 여신의 말.
“당신은 너무 우리를 무시했어요. 아케시아를 공격하는 것도 모자라 이곳까지 노린 것은 확실히 자신이 있을 때 했어야지.”
그리고 신이 그 말을 받았다.
“분명 네가 창조해 낸 악마들은 강해. 나나 그녀가 단독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웠겠지. 하지만 넌 너무 자신감이 넘쳤다. 결국 우리가 힘을 합치게 만들었으니 말이야.”
“멍청한 놈들… 결국은 너희도 저놈에게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상황이 여의치 않자 나를 걸고넘어지는 마신.
그 모습에 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묘하게 자신감에 찬 말투.
그 모습에 마신은 의아함을 느꼈다.
“뭐라고?”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 인간은 그럴 리가 없다는 소리다.”
“어째서 그렇게 확신을 하는 거냐!”
“저 인간은 힘에 그다지 관심이 없으니까. 그렇지 않으냐?”
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는 신.
“뭐… 그렇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는데 내게 부탁한 것이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힘이 강해지자 오히려 따지기까지 했었지. 결국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저 인간이 힘에 삼켜져 우리를 노릴 일은 없을 것이다.”
확실히 그랬다.
악마들이 나를 먼저 건드렸기에 대응을 했고 힘도 내가 원해서 강해졌다기보다는 억지로 주어진 것에 가까웠으니까.
콰아앙!
순간 들려오는 커다란 폭음.
“크아악!”
동시에 하늘에서 마신이 떨어져 내렸다.
쿠우웅!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마신을 향해 신이 비웃음을 흘렸다.
“네가 달아날 것을 예상하지 않았을 것 같으냐?”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이곳을 벗어나려던 마신.
그러나 신은 그것마저 예상하여 대비해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하게는 만약을 대비해 디아블로를 가둘 감옥으로 사용하려던 이 공간 전체가 신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
어찌 보면 얻어걸린 셈이었다.
“이… .”
이를 갈며 자신을 노려보는 마신을 향해 신이 사형선고를 내렸다.
“그러니 이제 네가 이곳을 벗어날 방법은 없다는 것이지.”
“아니, 어차피 마무리는 내가 하는데 뭘 그리 잘난 척이세요.”
“어허. 우리 도움이 없었다면 네가 이길 수 있었겠느냐.”
“결국 막타 치는 사람이 주인공이죠.”
“뭐.. 그것도 그렇구나.”
“그럼 마무리하겠습니다.”
나는 충격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마신을 향해 다가갔다.
“날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크큭… 고작해야 인간에게 이런 꼴을 당하게 되다니.”
어이가 없다는 듯 실소를 흘리는 마신.
“그렇다고 곱게 죽어줄 생각은 없다.”
“그러시든가.”
어둠을 일으키며 다시 달려드는 마신.
하지만 내게 당한 피해에 탈출을 하려다 입은 피해까지 누적이 된 마신의 힘은 급격하게 소모된 상태였다.
화르르륵!
마신은 남아있는 힘을 모아 어둠을 일으켰다.
어둠의 불꽃은 주변을 집어삼키며 나에게 쏘아져 들어왔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다가오는 불꽃은 아까 보았던 것과는 어딘가 달라 보였다.
아니 확실히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치이이익!
내 가벼운 손짓이 일으킨 바람에 아무 힘도 쓰지 못하고 꺼져버렸기 때문이다.
“슬슬 끝이 보이네.”
어둠을 밀어낸 나는 마신의 뒤로 이동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크…억.”
특별하게 스킬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힘은 상상 이상.
이미 힘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마신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공격이었다.
결국 그는 다시 한번 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빌어먹을… .”
나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는 마신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푸확!
마신의 가슴을 꿰뚫고 들어가는 검.
“….. .”
마신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가슴을 내려다봤다.
가슴 가운데에 틀어박힌 투명한 검.
그곳에서 무엇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체 모를 검은 연기.
그것이 빠져나오는 만큼 마신의 육체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크…. .”
그와 동시에 마신의 입에서도 신음이 흘러나왔다.
“모든 세상을.. 내 발아래 둘 수 있었는데… .”
“욕심이 많으면 결국 다치는 법이야.”
“크큭…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겠지.”
“글쎄다… .”
화르르륵
흐릿해지던 마신의 육체가 하얀 불꽃에 휩싸였다.
그리고 잠시 후.
“진짜 끝났구나.”
마신은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
“수고했다.”
모든 상황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다가오는 신.
나는 신을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거 너무 꿀만 빠시는 것 아닙니까?”
“아까는 막타 치는 사람이 주인공이라면서?”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죠.”
투덜거리는 내 모습에 잔잔한 미소를 짓던 여신이 입을 열었다.
“고생했어요. 우리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죠?”
“뭐.. 그렇네요.”
아케시아에서 그 난리를 쳐도 나타나지 않던 존재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직접 마주하고 나니 잊고 있던 사실이 생각났다.
“잠깐만요. 그러고 보니 아까 후계자니 뭐니 말들을 하시던데… .”
“으응?”
“그, 그랬나요?”
동시에 어색한 표정을 짓는 두 명의 신.
그것을 보니 확실히 수상했다.
“대체 무슨 말입니까. 솔직히 말하세요.”
“으음… .”
잠시 고민하던 신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마신이 자신의 후계자를 육성하기 위해 수를 쓰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래서요?”
“단순히 후계자만 만들 생각이라면 큰 문제는 없었어. 녀석의 임무와 업을 대신할 존재가 생기는 것뿐이니까.”
옆에 있던 여신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신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어요.”
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녀석은 자신의 후계자들을 이용해 우리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처리라면… .”
“우리를 죽인 후 그 자리에 자신의 후계자들을 앉히는 것이지.”
“그렇게 되면 모든 차원이 그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었겠죠.”
“으음… .”
이야기를 듣고 나니 생각보다 더 스케일이 큰 상황이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일은 잘 풀린 것 아닌가요?”
음모를 꾸미던 마신은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소멸했다.
그렇다면 굳이 후계자가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
“으음… 그게 말이지.”
어색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던 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은 우리 후계자는 필요가 없어. 하지만 마신이 죽어버렸기에 녀석의 뒤를 이을 존재는 필요하다.”
“그런데 왜 저를 보십니까?”
“너 마계에서도 꽤 추종자들이 많은 것 같던데… .”
“그거야 그런… 아니 지금 설마?”
에이 아니겠지?
나는 애써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맞다. 네가 마계를 다스려야 할 수도 있다.”
신의 입에서 나온 말은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었다.
“아니… 대충 아무나 시키면 안 되나요? 왜 하필 접니까?”
“일단 신격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거기다 마계의 존재들에게도 추앙을 받아야 하는 존재여야 해요.”
생각해 보면 지금 상황에서는 나 말고는 대안이 없어 보이기도 했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참으며 생각을 정리하던 그때였다.
콰아아앙!
“크아아아! 마신 어디 있느냐! 감히 나를 속이다니!”
검은 장막이 폭발하며 잊고 있던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있네.”
이야 대타를 해줄 놈이 저기 딱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