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215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외전 7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
나는 혹시나 잘못 들었나 싶어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어.. 지금 뭐라고 했어요?”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학교.. 요?”
“네!”
“또래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를 배우는 학교?”
“맞아요! 그것도 준혁이 다니는 학교요.”
레이나의 반응을 보면 잘못 들은 것은 확실히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왜요?”
그러자 내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레이나.
“왜라니요? 이유가 필요한가요?”
“아니 그런 것은 아닌데… .”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머리를 긁적였다.
“갑자기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니 좀 당황해서요.”
“음… 굳이 따지면 준혁이랑 함께하고 싶어서요.”
“저랑요?”
“네! 집에서는 함께 지내지만 준혁이 학교에 간 동안은 떨어져 있잖아요. 항상 같이 있고 싶어요. 준혁의 친구들도 보고 싶고요.”
지크의 불만이 들려왔지만 못 들은 척 레이나에게 집중했다.
“학교라… 학교.”
“안 되나요?”
살짝 불안한 듯 눈을 내리까는 레이나를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안 될 리가요. 레이나가 원하면 없는 방법도 만들어 내야죠.”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었다.
내 능력이면 없었던 신분도 만들어 내고 레이나를 한국 사람으로 모두에게 인식시키는 것도 가능하니까.
물론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고 그냥 유학생 정도로만 해두면 괜찮을 것 같았다.
“정말요? 고마워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레이나는 아무 걱정하지 마요.”
“알겠어요.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이처럼 좋아하는 레이나를 보니 당장이라도 입학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준비를 해볼까.”
나는 레이나를 입학시킬 방법을 생각하며 걸음을 옮겼다.
***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었다.
레이나의 수호 학교 입학을 위한 절차는 매우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굳이 인맥이나 다른 복잡한 방법을 쓸 필요도 없었다.
그냥 내가 원하면 그것으로 끝이었으니까.
모든 행정적 절차는 프리패스.
레이나는 외국에서 유학을 온 교환학생의 개념으로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저 어때요? 이상하지는 않죠?”
처음 교복을 입은 레이나는 잔뜩 들뜬 모습으로 물었다.
“잘 어울려요. 레이나는 뭘 입어도 예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진짜로 토하게 만들어 줄까?”
간단하게 지크의 반란을 제압한 후 학교로 출발하려는 순간.
“우웅.. 오디가?”
오늘따라 일찍 일어난 레오가 눈을 비비며 다가왔다.
“레오 일어났어? 형아는 누나랑 같이 학교에 갈 거야?”
“하꾜?”
“응. 매일 형이 다니던 곳인데 오늘부터는 누나도 같이 가는 거야.”
“아앙… .”
잠이 덜 깨 몽롱한 상태던 레오의 눈동자가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오도 갈래!”
갑작스럽게 나에게 달라붙기 시작했다.
“어.. 레오도? 근데 레오는 아직 어려서 갈 수가 없는데.”
“갈래!”
“음… .”
때를 쓰는 레오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레오야. 형아 말 안 들으면 혼난다고 했지.”
레이나가 표정을 굳히며 레오를 꾸중하기 시작했다.
“우웅… 레오도 가고 시픈데!”
“레오는 아직 어려서 안 되고 좀 더 크면 갈 수 있어.”
“진짜?”
“그래. 레오가 형아만큼 크면 갈 수 있으니까 집에서 친구들이랑 놀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나중에 형이랑 누나가 같이 데리고 갈게.”
“아라써!”
레오가 폴리모프를 할 수 있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10년은 넘게 걸릴 것이다.
그때면 이미 나와 레이나는 졸업을 해도 진작 했을 시기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되는 것이고 지금의 상황을 넘기는 것이 더 중요했다.
흥미를 잃은 레오는 어딘가로 사라졌고.
“자, 그럼 이제 출발해볼까요”
“좋아요.”
우리는 집을 나서 학교로 향했다.
***
소란스러운 등굣길.
학생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보를 터트리고 있었다.
“나 주말에 던전 견학 갔어.”
“치사하게 같이 좀 가지 너 혼자 가냐?”
“아버지랑 같이 간 거라 다른 친구들 데려가기가 그랬어.”
“쩝.. 그럼 다음엔 나도 데려가는 거다.”
“생각해 보고.”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들도 있었고.
“야야, 너 주말에 드래곤 나이트 특집 봤냐?”
“봤지. 요즘 활동이 뜸해서 좀 그랬는데 그런 거라도 볼 수 있어서 좋더라.”
“근데 대체 정체가 뭘까?”
“활동을 하고 1년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도 밝혀진 것이 없다며?”
“정부가 고의로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 근데 우리나라 헌터는 확실하지 않냐?”
“그건 맞을걸?”
재미난 TV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소란스럽던 등굣길이 조용해졌다.
바로 레이나의 등장 때문이었다.
“야… 저기 누구냐?”
“…. 나도 몰라.”
“뭐가 저렇게 예쁘냐?”
“우리 학교에 외국인이 있었던가?”
“교복을 보면 우리학교 맞는 것 같은데.”
“근데 옆에는 누구야?”
“어… 분명 기억에 있는 얼굴인데.”
하지만 침묵은 잠시.
학생들은 레이나의 외모를 보며 저마다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든 학생들의 주목을 잡아끌고 있는 레이나는.
“준혁, 이렇게 걸어서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요.”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텔레포트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이 있죠.”
“그것도 있지만 준혁과 함께 걷는다는 것이 더 좋아요.”
“하하, 그것참 듣기 좋은 말이네요.”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닌데.”
“알았어요. 그나저나… .”
나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조용히 넘어가는 일은 없네.’
레이나의 외모는 모두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처음에는 인식방해를 걸어둘까 생각했지만 레이나가 평범한 학교생활을 원했기에 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조금 귀찮은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건 그때 가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으니 최대한 레이나의 의견을 들어주기로 했던 것이다.
‘뭐… 그것도 있지.’
이렇게 예쁜 사람이 내 여자친구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치기 어린 감정이 나에게도 있었던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어떤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이유가 되었지만.
“준혁과 같은 반이라고 했죠?”
레이나는 주변의 반응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드래곤인 그녀에게 주변 인간들의 반응을 하나하나 신경 쓰는 것이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네? 아, 맞아요. 저랑 쭉 같이 지내게 될 겁니다.”
그렇게 모두의 관심 속에 학교에 도착한 우리는 교실로 이동을 했다.
물론 교실에서도 등굣길과 거의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어? 분명 예전에 중국에서 만났던 분?”
“맞아! 나도 기억이 나.”
“더 아름다워지셨군요.”
전에 중국에서 레이나를 본 기억이 있는 우혁과 재민, 윤호가 호들갑을 떨며 말을 걸어왔고.
“아, 반가워요. 이번에 전학을 오게 된 레이나라고 합니다.”
레이나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담백한 태도로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 학교가 전학생을 받던가?”
“뭐… 우리야 모르지만 가능하니까 이렇게 레이나가 온 거 아닌가?”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내 능력으로 무사통과된 것이기에 다른 녀석들도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준혁이 녀석이랑 계속 연락하고 있었던 건가요? 엄청 친한 것 같네요.”
우혁의 말에 살짝 미소짓는 레이나.
“물론이죠. 같이 살고 있는 걸요.”
“네?”
갑작스럽게 폭탄을 터트린 레이나.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후… .”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시간을 멈추었다.
멈춘 시간 속에 나와 레이나의 시간만이 정상적으로 흐르고 있었다.
“레이나.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니까요.”
“네? 왜요? 우리 같이 살고 있고 미래를 약속한 사이잖아요.”
“그건 맞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같이 사는 것은 좀 문제가 있거든요.”
“그럼 결혼하면 되잖아요. 준혁만 원한다면 전 당장이라도 상관없어요.”
너무나 담담하게 말하는 레이나.
그 태도에 오히려 내가 말문이 막혔다.
“어… 그러면 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좀… 지금 당장은 곤란하기도 하고.”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레이나에게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잠시 후.
“음… 일단 대충 알겠어요. 준혁과 사귀는 것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하자는 거군요.”
“그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레이나가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딱!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시간은 레이나가 폭탄발언을 하기 전으로 돌아간 상태.
“준혁이랑 엄청 친한 것 같은데요?”
“맞아요. 전 준혁과 사귀고 있거든요.”
“네?”
레이나의 말에 동시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3인방.
“배신자!”
“나쁜 자식!”
“죽어라!”
미리 연습이라도 한 것 같은 그 모습에 실소가 흘러나왔다.
“아니…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
내 말에 우혁이 손가락을 들이대며 소리쳤다.
“당연하지! 이 얼굴에 저런 여친이 가당키나 하냐?”
“아무래도 우리 우혁이가 요즘 훈련이 많이 널널한 가봐?”
“가만 생각해보니 준혁이 정도면 가능한 것 같기도 해.”
“늦었어. 넌 오늘부터 특훈이야.”
“아, 안 돼!”
“우리는 처음부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맞아.”
눈치 빠르게 발을 빼는 재민과 윤호.
하지만 녀석들 역시 봐줄 생각은 없다.
“그럼 난 레이나 학교 안내나 좀 시켜주고 올게.”
“대놓고 데이트를 하시겠다?”
“응. 대놓고 할 거야.”
“제길… 커플 다 죽어!”
절규하는 우혁을 뒤로 한 채 레이나와 함께 교실 밖으로 나섰다.
***
“아마 대부분은 내가 함께할 것 같지만 혹시나 친구들이나 레이나 혼자 다닐 일도 있으니 기본적인 건물 위치나 다양한 장소들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알겠어요.”
그렇게 레이나와 여러 장소를 둘러본 후 중앙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여기는 굉장히 공기가 깨끗한 것 같네요.”
“그렇죠? 이곳은 정령들이 머물고 있거든요.”
“정말요? 아, 그러고 보니 살짝 느껴지는 것도 같아요.”
지금 있는 이 장소는 예린 선배가 실리와 함께 수련을 하던 공간이었다.
내 덕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룬 그녀는 다양한 정령들과 추가로 계약을 맺었고 덕분에 작은 공간이지만 정령계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내가 조금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녀 스스로 노력하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는 힘들었겠지.’
확실히 그녀의 재능은 발군인 것 같았다.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 테니 여기서 기다릴래요?”
“네. 다녀와요.”
내가 자리를 벗어나자 레이나는 정신없이 주변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용하던 공원에 불청객이 찾아들었다.
“아오, 머리야… 주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너도 기억이 안 나냐? 나도 그런데.”
“분명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고 몸은 이상하게 피곤한데 또 멀쩡해.”
“게임방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단 말이지.”
한껏 인상을 쓰며 등장한 것은 한 무리의 학생들.
그들은 로드들에게 욕설을 해 시간의 결계에 갇혔던 지망생들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 어?”
그리고 녀석들의 눈에 레이나가 들어왔다.
“야야… 저기 봐.”
“뭐? 오… .”
“저기 외국인 맞지?”
“학교에서 본 여자들 중 제일인 것 같은데?”
주변의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금발의 미녀.
너무나 그럴듯한 그림에 학생들이 침을 삼켰다.
“와… 한 번 꼬셔볼까?”
“네 얼굴로? 나 정도는 되어야지.”
“지랄하네.”
“일단 들이대 볼까?”
“정 아니면.. 알지?”
저마다 눈빛을 주고받으며 음흉한 미소를 흘리는 학생들.
그들은 레이나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런 녀석들의 귀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뭘 알아?”
“아, 그거 있잖아. 그거!”
“그러니까 그게 뭔데?”
“멍청한 새끼가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어?”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학생들.
“안녕?”
나는 그런 녀석들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