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216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외전 8(完)
녀석들은 분명 레이나에게 좋지 못한 짓을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물론 녀석들의 수준으로는 어리더라도 드래곤인 레이나에게 오히려 불타버렸을 것이지만 이런 놈들이 레이나에게 달라붙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내가 처리하기로 했다.
“너희들 뭐 하려고 했냐?”
내 말에 녀석들은 기가 찬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뭐야 이건?”
“넌 또 뭐냐?”
“저리 안 꺼져?”
“형님들이 바쁘니까 오늘은 봐준다.”
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양아치들의 반응.
그 반응을 보며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뭐지?’
지금 녀석들이 보이는 반응은 나를 전혀 모를 때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날 모르나?’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학교에서 꽤 유명인이다.
유성민 헌터의 제자로 알려졌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 역시 유명인이 많은 상황.
게다가 교류전에서도 나름 활약을 했기 때문에 보통의 학생이라면 내 얼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저놈들은 나를 전혀 모르는 듯 나를 대하고 있었다.
나는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 나 모르냐?”
“뭐라는 거야.”
“네가 누구신대요? 뭐 어디 유명인이라도 되세요?”
“딱 봐도 찐따 같은 놈이.”
“안 꺼지냐?”
놈들의 반응을 볼 때 나를 모른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이제 가능성은 하나.
“너희들 이번에 전학 온 놈들이냐?”
바로 다른 학교에서 넘어온 놈들이라는 것.
“맞는데 왜? 꼽냐?”
“야야, 이 새끼 그냥 밟고 빨리 저 여자나 어떻게 해보자니까.”
“그럴까?”
녀석들은 저마다 마력을 끌어올리며 나를 향해 다가왔다.
분명 비슷한 또래에 비해 눈에 띄게 강한 힘이 느껴졌다.
물론 어디까지나 비슷한 또래였다.
“이런 경험도 색다른 것 같은데.”
지크의 말처럼 저 양아치들은 내게 벌레, 아니 벌레 수준의 귀찮음도 줄 수 없는 하찮은 녀석들이었으니까.
“이 새끼 쫄아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거 봐라.”
“그러게 곱게 튀었어야지.”
“우리가 찐따들 족치는 걸 또 기가 막히게 하지.”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던 양아치들이 이상함을 느낀 것은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아니 잠깐… .”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던 양아치 녀석의 얼굴이 굳어졌다.
“야, 주변이 좀… 이상하지 않냐?”
“아, 뭐가? 어?”
주변의 모든 것이 멈춘 공간.
분수에서 흘러내리던 물, 몸을 스치고 지나가던 바람, 그리고 자신들이 일으킨 마력의 흐름까지. 모든 것이 멈춰있는 상태였다.
“이, 이거… .”
“분명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 같은데.”
“뭐, 뭐야? 몸이 왜?”
드래곤 로드들이 기억을 지웠기에 당시의 일을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몸에 각인되었던 공포가 떠올랐기에 양아치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왜? 이제 뭔가 좀 느껴지냐?”
“무, 무슨 소리냐?”
“뭐긴. 너희들이 이제 저승사자 만날 차례라는 거지.”
“아, 그런가? 그럼 뭐 신을 만난다고 하지.”
드래곤 로드들보다 더 강력한 내 힘 앞에 양아치들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고 있었다.
내가 일으킨 약간의 기세만으로 저항 불가의 상태가 된 양아치들.
나는 그런 녀석들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나저나.. 이것들을 어떻게 처리하지?”
레이나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품은 것도 문제지만 녀석들에게 느껴지는 부정적인 기운들은 딱 봐도 이놈들이 나쁜 짓을 엄청나게 해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뭐… 그래도 되지만 일단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나는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고 녀석들은 그 즉시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어디 보자… .”
나는 녀석들의 머리에 손을 가져다 대며 하나하나 기억을 읽기 시작했다.
잠시 후.
“이것들 완전 쓰레기들이네.”
나는 녀석들의 기억 속에 벌어진 수많은 악행들을 보며 분노해야만 했다.
“어린놈들이 벌써부터 이러면 나중에 가서는 볼 것도 없겠구만.”
녀석들이 저지른 범죄는 매우 다양했다.
폭행, 강간, 사기, 음주운전, 마약류에 이르기까지 살인을 제외하면 온갖 더러운 범죄들은 다 저지른 악질이었다.
“사실상 살인도 기회가 없어서 그랬지 충분히 저지를 놈들이네.”
지망생이 된 순간부터 비각성자들에게 함부로 대하면 큰 처벌을 받게 되지만 이 녀석들은 주변의 배경을 이용해서 아주 교묘하게 범죄들을 저질러 왔었다.
수호 학교로 전학을 온 것도 전에 있던 학교에서 사고를 치면서 도망치듯 오게 된 것.
“이런 놈들이 어떻게 학교를 들어온 거지?”
수호 학교는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놈들이 쉽게 들어올 정도로 허술한 학교는 또 아니었다.
“뭔가 비리라도 있는 건가. 설마 학교장이 연관된 거라면… .”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은 지워버렸다.
녀석들의 기억을 읽어 낸 결과 최근 떠오르는 신진 길드 중 하나인 레이븐 길드의 마스터와 간부들이 이놈들의 부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작 그 정도 길드의 힘으로 학교장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
그렇다면 아마도 학교장 모르게 아랫선에서 진행이 되었을 확률이 높았다.
교류전 이후 전학생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니 그 틈을 이용했겠지.
“이놈들 꼬라지를 보니 레이븐 길드라는 것들도 똑같을 것 같은데.”
“뭐.. 굳이 내가 갈 필요까지는 없겠지.”
나는 일단 양아치들을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벼락아, 손님 받아라.”
아공간에서 하품을 하며 뒹굴던 벼락이가 오랜만의 방문객에 기쁨을 표했다.
“주인님, 제가 아주 단단히 다져놓겠습니다.”
“죽이지는 말고 적당히 굴려.”
“네!”
“으, 으아아악!”
양아치들의 비명소리를 뒤로 하고 아공간이 닫혔다.
“자, 그럼… 다음은 갈릭아 와 봐라.”
내 부름에 검은 안개와 함께 등장하는 갈릭.
“부르셨습니까.”
“그래. 너 일 하나만 해라.”
“분부만 내려 주십시오.”
나는 레이븐 길드에 대해 설명을 했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은 갈릭이 고개를 숙였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오냐. 뭐 따로 지원은 필요 없지? 프로스트라도 붙여줄까?”
“후후. 괜찮습니다.”
“하긴… 이제 너도 적수를 찾기 어려울 만큼 강해졌으니.”
내가 신의 대리자가 된 후 갈릭의 힘을 늘려주었기에 이제 갈릭은 어지간한 공작급 악마도 혼자 이길 정도로 강해진 상태였다.
원한다면 마계에서 대마왕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녀석은 내 곁에서 머물기를 원했기에 그렇게 하라고 허락을 한 것이었다.
그런 갈릭에게 고작해야 길드 하나 정도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수준.
“그럼 일을 마치고 오겠습니다.”
갈릭은 안개가 되어 사라졌고 나는 레이나에게 다가갔다.
“아, 준혁 왔어요?”
레이나는 조금 전 자신을 노리던 놈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밝게 웃기만 했다.
“네. 우리 다른 곳도 가볼까요?”
“좋아요.”
나는 레이나의 손을 잡고 자리를 옮겼다.
***
화려했던 레이나의 첫 등교가 끝이 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주인님, 지시하신 일은 다 마무리되었습니다.”
내가 시킨 일을 끝낸 갈릭이 보고를 시작했다.
“그래? 어디 이야기해봐.”
“네. 그러니까… .”
갈릭의 입에서 레이븐 길드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잠시 후.
“흐음… 역시나 더러운 놈들이었네.”
불법적인 일들을 베이스로 해서 급속도로 성장한 길드였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지만 힘과 돈으로 무마시키고 자신들보다 강한 존재들에게는 결코 꼬리를 잡히지 않는 치밀함까지 가진 놈들.
수호 학교에 양아치들을 입학시킨 것도 행정부에 일하는 직원을 협박을 통해 매수하였기에 가능했던 것이었다.
“뭐… 학교가 생각 보다 썩지는 않아 다행이네.”
만약 학교장이나 학교 수뇌부들이 연관되어 있다면 모두 물갈이를 해버릴 생각이었지만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아도 될 듯했다.
“놈들은 어떻게 할까요?”
“지금 어디에 있냐?”
“일단 다 제압을 해서 결계에 처박아 둔 상태입니다.”
“흐음… .”
잠시 고민을 한 후 갈릭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고 결국 똑같은 쓰레기들이니 살려둘 이유는 없겠지?”
“그렇지 않을까요? 원하신다면 마계의 감옥에 집어넣어서 평생 고통 속에 살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오? 그거 괜찮은데.”
생각해보니 편한 죽음은 오히려 녀석들의 악행을 생각하면 너무 관대한 처사였다.
“이참에 나쁜 짓을 하는 놈들을 싹 다 보내버릴까?”
분명 헌터들 나름의 규칙도 있고 법도 있지만 음지에서 불법적으로 진행되는 범죄들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손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제는 악마들의 침공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상태이니 게이트나 던전의 몬스터들만 신경 쓰면 되지만 그걸 감안해도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
“주인님이 원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흐음… .”
“그건 무슨 소리냐?”
“어… 뭐 그렇지?”
“흐음… .”
갑작스러운 지크의 말은 내게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고 있었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닌데.”
“몬스터와 헌터가 없는 세상이라… .”
잠시 고민을 해보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좀 이른 것 같다.”
“물론 그것도 나름 좋을지 모르지만 너무 급격한 변화는 좋지 않을 것 같아. 일단 난 대리자니까 전임자가 만들어 놓은 틀을 마구잡이로 변화시키는 것도 좀 그렇고.”
지금 세상을 바꾸면 아마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소모될 것이 분명했다.
나라도 그런 큰 힘을 함부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
“거기다가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잖아.”
지금 신과 여신은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다른 차원의 침공을 대비해 감시망을 펼치고 있을 것이다.
만약을 대비해서 인간들이 강해질 수 있는 지금의 방식은 유지해두는 것이 좋았다.
“뭐… 문제가 생긴다 싶으면 나중에 조금씩 바꾸면 되겠지. 그 정도 힘은 내게 있으니까.”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보자.”
결정을 내린 나는 갈릭을 시켜 범죄를 저지른 놈들을 모조리 마계의 감옥으로 보내도록 했다.
“그럼 대충 끝난 건가… .”
순간 노을이 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좋네.”
창밖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을 하는 사람들.
수업을 마치고 신이 나서 하교를 하는 학생들.
엄마의 손을 잡고 장을 보고 있는 꼬마들.
하루가 마무리되고 또 내일 새로운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나는 그것을 만들 힘이 있고 그것을 위해 조금은 노력할 생각도 있다.
“준혁, 와서 저녁 먹어요. 오늘은 제가 만들었어요.”
“어… 그거 좀 걱정되는데요?”
“뭐라고요?”
“하하, 농담이에요.”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나 역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