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25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25
헌터 협회 협회장실.
협회장 한재윤은 유성민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새로운 제자를 키우겠다는 이야기인가?”
“결론은 그렇죠.”
“그런데 윤호나 유나한테 듣기로는 자네 까였다던데?”
유성민이 어색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했다.
“크흠… 일단은 당분간 대련만 하는 걸로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을 해보면 금방 제자가 되겠다고 할 겁니다.”
“글쎄… .”
그때 문이 열리며 누군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협회장님 크, 큰일 났습니다.”
그 모습에 한재윤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손님도 와 계신데 왜 이리 소란인가.”
“지, 지금 이레귤러 게이트가 나타났습니다.”
“그래.. 아까 보고는 받았어. 번화가 한복판이라 빠르게 주변 헌터들 투입하고 통제 들어갔다고 하지 않았나?”
“거기서 지금까지 보지 못 한 종류의 몬스터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몬스터들이 너무 강력해서 현장이 초토화되고 시민들까지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그 말에 한재윤의 얼굴이 굳었다.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자세히 말해보게.”
“정확한 수는 모르지만 적어도 백은 넘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중 특히나 강력한 개체가 있어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 보겠습니다.”
그 말에 한재윤과 비서실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 그래 주겠나?”
“지금 최상위권 헌터들 중에 가장 빠르게 현장에 투입 가능한 사람은 저 같은데 제가 가는 게 맞겠죠.”
“그럼 일단 바로 출발해주게. 내가 후속 지원 부대를 빠르게 편성해 보내주겠네.”
“알겠습니다.”
유성민은 급히 뛰쳐나갔다.
“그래도 마침 유성민 헌터가 임무가 없는 상태라 다행이었군.”
협회장 역시 회의를 위해 통제실로 다급히 걸음을 옮겼다.
***
“오? 꽤 죽인 것 같은데 아직도 이렇게 많이 남아 있나.”
수십 명의 헌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나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오히려 재미있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괴물.
베르탄스가 자신의 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너희들이 이 차원에서 꽤 강한 존재들이라는데.. 겨우 이 정도냐?”
헌터들은 노골적인 조롱에도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눈앞의 존재에게 이미 수십의 헌터들 수백의 시민들이 당했으니까.
그중에는 A+급의 최상급 헌터들도 몇 명 있었다.
베르탄스의 신형이 사라졌다. 아니 그렇게 보일 정도로 빠르게 헌터들의 사이로 파고든 것이다.
“으아악!”
“끄아악!”
비명이 울리며 피분수가 솟구쳤다.
그리고 헌터들의 사지가 찢기고 불에 타며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다.
“괴, 괴물.”
그 말에 얼굴을 찌푸린 악마가 손짓을 했고 말을 한 사람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위대한 마계의 백작에게 괴물이라니.”
권태로움에 하품을 하던 베르탄스의 눈이 반짝거렸다.
“호오?”
“디바인 소드!”
수십 자루의 빛나는 검들이 악마를 강타했다.
콰콰콰쾅!
빠르게 현장으로 달려온 유성민이 베르탄스를 공격한 것이었다.
그 모습에 헌터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유, 유성민 헌터다!”
“사, 살았어. 우린 이제 살았다고.”
하지만 정작 유성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공격이.. 통하지 않았어.’
상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기운이 자신의 공격을 상쇄하는 걸 똑똑히 본 유성민이었다.
주변을 살핀 유성민은 상황이 생각보다 더 좋지 않음을 깨달았다.
‘우리 전력이.. 압도적으로 밀린다.’
이쪽의 전력은 S급은 자신 혼자. A+ 3명에 A급 30 명이었다.
하지만 저기 가운데의 괴물은 자신보다 강해 보였고 주변의 소머리 괴물 역시 자신에 필적해 보이는 힘이 느껴졌다. 부하들로 보이는 괴물들 역시 A급 헌터들 정도는 쉽게 상대할 수준으로 보였다.
‘막으려면… 협회의 랭킹 5위권들이 다 와야 한다.’
하지만 세 명은 현재 게이트 공략 중이었고 한 명은 급히 오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지만 20분은 걸릴 것 같다고 전해왔다.
철저하게 자기 구역만 따지는 길드 놈들은 몸을 사릴 확률이 높았으니 협회의 전력으로만 해결을 해야 했다.
’20분이면… 이 일대는 초토화다.’
이미 엄청난 피해를 입은 상태지만 여기서 막아내지 못하면 저 괴물들은 다른 지역으로까지 이동을 할 터.
‘무조건.. 여기서 막아야 한다.”
유성민은 의지를 다지며 검을 쥐었다.
“그래도 너는 앞의 벌레들과 조금은 다른 것 같구나.”
“더 이상 네놈들이 날뛰게 두지는 않는다.”
베르탄스는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그래 한 번 해보거라. 나를 즐겁게 해주면 좋겠구나.”
팟!
유성민의 모습이 사라졌고 순식간에 베르탄스의 뒤에 나타났다.
“하앗!”
뇌신검.
강력한 번개를 버금은 검이 휘둘러졌다.
“뭣!”
하지만 그 공격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베르탄스의 손에 잡혀버렸다.
“짜릿하긴 하지만.. 이런 제대로 되지도 않은 기술에 우리 악마들은 당하지 않는다.”
퍼억!
“크윽!”
유성민을 걷어 차 날려버린 베르탄스가 불길한 미소를 지었다.
“아까 뭔가 조잡한 기술을 쓰던데… 내가 진짜를 보여주지.”
수십 개의 검은색의 검들이 허공에 나타났다.
유성민의 디바인 소드와 비슷해 보였지만 검 하나하나에 깃든 힘은 디바인 소드를 가볍게 능가하고 있었다.
‘어디서 이런 괴물이.’
유성민은 식은땀을 흘리며 베르탄스를 노려보았다.
“한 번 받아 내 보거라.”
베르탄스가 손을 휘두르자 검들이 일제히 빛을 뿜어내었다.
그리고 거기에 휘말린 유성민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크억!”
유성민이 앞에서 최대한 막아냈지만 모두 흘리지는 못했고 그 빛에 휘말린 다른 헌터들 역시 바닥에 쓰려져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크윽… .
“이게 전부인가?”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베르탄스가 걸어오던 그 순간.
쌔애액!
“큭!”
어디선가 날아온 검이 그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상처를 물끄러미 쳐다본 베르탄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법이구나. 아직 재미있는 놈이 남아있었군.”
고개를 돌린 베르탄스의 눈에 들어온 것은… 괴상한 드래곤 가면을 쓴 남자였다.
***
내가 현장에 도착하기 십여 분 전.
집에 돌아오니 레오와 릴리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횽아!”
“떡볶.. 준혁 님, 오셨어요?”
“네 눈에는 이것만 보이지?”
릴리는 헤실헤실 웃으며 내 손에서 떡볶이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그래, 잘 나눠먹어라.”
드래곤과 천사는 전투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흘리지 말고 먹어 좀.”
그때 티비에서 속보가 연이어 나오기 시작했다.
“뭔 일 났나?”
– 속보입니다. 지금 갑작스럽게 시내 중앙에 게이트가 발생했습니다. 게이트에서 나타난 몬스터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중이니 시민 여러분께서는··· –
“어라 저기는 분명··· .”
조금 전에 녀석들의 간식을 사온 분식점 근처였다.
“조금 늦었으면 휘말렸겠네. 그 집 맛집인데 큰 피해 없으면 좋겠다.”
화면을 보고 있던 릴리가 소리쳤다.
“주, 준혁 님 !”
“왜 또 뭔 일인데.”
릴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티비를 가리켰다.
“이레귤러 게이트에요.”
“이레귤러 게이트라 저렇게 피해가 심한 건가.”
영상이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비명과 폭음, 불꽃들만으로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저거… 저번에 나왔던 그 녀석들이랑 비슷한 놈들 같은데.”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흠… .”
잠시 고민한 나는 고개를 저었다.
“저번에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외딴곳이었지만 이번에는 번화가라 사람이 너무 많아. 괜히 나섰다가 정체가 들킬지도 몰라.”
“하지만… .”
“그리고 저기 봐. 이미 현장에 유성민도 출동했다고 하잖아. 그 양반이 나섰으면 뭐 어지간한 놈들은 다 때려잡겠지.”
마침 화면에는 유성민이 붉은 괴물과 조우해 전투에 돌입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일방적으로 밀리는 유성민의 모습에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아니.. 저 양반 왜 저리 약해?”
“상대 괴물이 센 거 아닐까요?”
“이건 뭔가 이상한데. 지금 시점에 저렇게 센 놈이 나올 수가 없어. 유성민을 이길 놈은 적어도 10년은 지나서 나와야 해.”
저번의 박영진도 그렇고 뭔가가 바뀌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나서야 할 것 같았다.
“이번에 나서면 조용히 끝나기는 글렀군.”
“어··· 그렇지?”
“그러네?”
전생에야 내 스킬과 아티팩트들이 워낙 유명했으니 얼굴을 가려도 다 알아봤겠지만 지금의 나는 얼굴만 가리면 정체를 알아채기는 어려울 것이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안 걸리면 그만인 것을.
정체를 들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바보같이 괜히 고민했네. 근데 뭐 가릴 만한 거 없나?”
나는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고 그런 내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저건… .”
레오와 놀아줄 때 쓰던 드래곤 얼굴이 새겨진 가면이었다.
***
헌터 협회 통제실
“대형 길드 중에 지원을 오겠다고 하는 곳은 2곳뿐입니다. 그마저도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 했습니다.”
한재윤은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자식들 곧 죽어도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겠다 이거지.”
“몬스터 무리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우두머리로 보이는 괴물은 특히 강합니다. 이건 협회 차원에서 소집 요청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유성민이 갔으니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
그리고 그들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대형 스크린에 뜬 상황은 통제실의 모두가 침묵에 빠지게 만들었다.
“저, 저럴 수가.”
“도대체 저런 괴물이 어디서··· .”
유성민이 저렇게 일방적으로 밀릴 수준이라면 보통 심각한 상황이 이니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 또 나타났습니다.”
어디 장난감 가게에서 팔 것 같은 이상한 가면을 쓴 누군가가 모두를 절망에 빠지게 한 몬스터의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
“백작님! 건방진 놈 감히 누구에게!”
주변에 있던 악마 하나가 달려들었다.
퍼엉!
“쫄따구는 빠지시고.”
한 방에 녀석을 보내버리자 베르탄스의 표정이 달라졌다.
“제법이구나. 전장에서 상처를 입어 보는 게 얼마 만이지. 색다른 느낌이군.”
“오늘 그 경험 많이 하게 될 거다, 응?”
나는 괴물의 모습에서 뭔가 익숙함을 느꼈다.
“아니··· 잠깐, 저놈 저거··· .”
아니.. 니가 왜 여기서 나와?
녀석은 15년 뒤에나 나와야 될 놈이었다.
그것도 원래 등장해야 할 장소는 이곳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나타날 존재는 더더욱 아니었고.
전생에 붙었을 때와 다르게 괴상한 갑옷들을 덕지덕지 붙이고 얼굴도 가리고 있었기에 긴가민가 했는데 마력의 파장도 그렇고 그놈이 분명했다.
딱 그 느낌이었다.
물론 지금 내 스펙은 그때랑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너··· 뭐냐? 왜 지금 나왔어?”
“무슨 헛소리냐? 날 아나 벌레?”
“아, 초면··· 은 아니고 구면··· 도 아닌가?”
베르탄스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크하하, 너는 누구냐?”
“정의의 사도?”
“그 우스운 가면은 또 뭐지?”
“아 이거 레오가 진짜 좋아하는 건데 나름 비싸다고. 근데 나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자.”
베르탄스는 내 말에 이마를 찌푸렸지만 이내 표정을 풀었다.
“하긴 곧 죽을 놈인데 대화는 길게 할 필요가 없겠지.”
“나도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럼 죽어라.”
베르탄스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더 느리게 앞으로 뻗었다.
콰아아아!
손에 깃든 검은 기운이 주변을 짚어삼키며 빠른 속도로 나에게로 덮쳐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