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30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30
그녀 정도의 외모와 다이아 등급을 받을 잠재력이면 적어도 이름은 들어봤어야 하는데 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라이온 길드의 뱀파이어 둥지 공략 실패.’
라이온 길드가 A급 던전 공략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큰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공략이 실패하면 몰락하거나 세력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재벌가의 지원을 받으며 그 뒤로 더 승승장구하며 성장을 했다.
나중에 가서 각종 더러운 짓을 한 것이 밝혀지며 길드가 몰락하는데 그 와중에 밝혀지는 사실이 있었다.
다른 길드와의 세력 다툼에 엮인 수뇌부와 유망주들을 노린 비겁한 함정이 그 사건에 존재했다는 것을.
일부러 공략을 실패한 것이었다.
그 희생자 중 한 명이 임예린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희생해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고 몬스터들에게 죽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내가 한창 훈련을 받고 있던 시기, 지금으로부터 2년 정도 지난 후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래, 영상이나 사진으로 본 기억이 확실히 나네.’
‘나랑 인연은 전혀 없었지.’
“위험해.”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상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 또 보네요?”
임예린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들어주는 게 좋아요.”
“뭘요?”
“저 사람이 원하는 것.”
“글쎄요··· 근데 저 사람 유명해요? 차성진이라던데.”
“꽤.. 강해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어요.”
차성진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없다.
라이온 길드가 잘나가던 시절에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
그리고 2년 뒤의 사건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뭘까···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예린을 보며 말했다.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근데.. 저 사람들과는 무슨 사이에요?”
임예린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그냥··· 고용주.”
그 모습에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아직 정식 헌터도 아니잖아요.”
“그냥··· 사정이 있어요.”
‘흠… 뭔가 약점이라도 잡혔나?’
나는 임예린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기에 그녀가 왜 라이온 길드에 묶여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 정도 유망주라면 협회나 더 좋은 길드에서 노렸을 것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저기 내가 보기에 거기랑 엮이는 것은 별로··· .”
“야! 임예린 뭐해. 당장 이리 와.”
“알았어, 언니.”
그녀는 내게 고개를 숙인 후 자리를 벗어났다.
“흠.. 급한 건 아니니 천천히 알려줘도 되겠지.”
어지간하면 나중에라도 라이온 길드에서 빼내주고 싶었다.
“자, 우리는 다시 먹자.”
***
밖으로 나온 차성진은 생각에 잠겼다.
조금 전 꼬마 천사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하긴 단장급 이상의 고위 천사가 아니고서야 인간의 육체를 빼앗은 악마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그렇다면 방심하고 있는 천사를 제압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드래곤 역시 어린놈이니 큰 어려움은 없을 터.
‘그나저나··· 마계석을 찾으러 가야 하는데.’
드래곤을 빼앗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사항은 마계석을 확보해서 문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일단은··· 회사로 돌아가서 탐지기를 가동해야겠군.’
생각에 잠긴 차성진을 보던 서지연이 뾰로통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이렇게 넘어갈 거야?”
“어쩔 수 없지. 저렇게 싫다고 하는데 ”
서지연은 불만스레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손 좀 써도 될까?”
“뭐··· 하고 싶으면 해 봐.”
차성진은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다.
‘멍청한 년. 그저 애완동물로만 생각하나 본데 너 따위가 다룰 수 있는 놈이 아니다.’
서지연이 부하들을 불렀다.
“오늘 안으로 저 아이를 제 앞에 데려오세요.”
“오늘 안에 말입니까?”
“납치를 하건 아니면 다른 수를 쓰건 무조건 오늘 안이에요.”
경호원들은 곤란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가씨··· .”
“저런 평범한 사람 하나 못 해결하나요? 우리 아빠가 그러라고 비싼 돈 주고 당신들을 고용한 게 아닐 텐데요. 내가 연락해 둘 테니 필요하면 길드의 지원이라도 받으세요.”
서지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너는 이제 내 것이야.”
***
“너무 맛있었어요.”
“마시따.”
행복한 표정으로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는 천사와 드래곤.
잠시 헛웃음이 나왔지만 좋아하는 녀석들을 보니 내 기분도 좋아졌다.
“말 잘 들으면 다음에도 외식 시켜준다.”
“넵, 충성하겠습니다.”
“레오는 차케!”
그렇게 집으로 걸어가는 우리 앞에 누군가 나타났다.
“잠깐.”
앞에는 임예린이 서 있었다.
“무슨 일이죠? 아까 그 일 때문이라면 더는 할 이야기가 없는데요.”
잠시 머뭇거리던 임예린이 말했다.
“아까 그 사람들 분명 후배님에게 해를 끼쳐서라도 그 아이를 빼앗으려고 할 거예요. 그러니까 그냥 넘기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걱정해 주는 건 고맙지만 내가 해를 입을 일도 이 녀석을 뺏길 일도 없을 거 같네요.”
나는 차가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들 나오시지?”
그리고 내 주변을 검은 옷의 무리가 둘러싸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지연의 부하들이었다.
“딱 봐도 어려 보이는데 괜히 나중에 가서 후회하지 말고 말로 할 때 좋게 끝내자.”
“그래, 그깟 몬스터 때문에 괜히 피 볼 필요는 없잖아. 돈도 많이 준다는데 왜 고집을 부려.”
그들이 등장하자 임예린이 당황하며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만둬요.”
그러자 그들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예린 학생은 빠지지? 우리도 아가씨 명령받아서 이러는 거 잘 알잖아.”
“지연 아가씨가 빡.. 아니 화나시면 그걸 네가 감당할 수 있냐.”
“그럼.. 방해하지 않는 걸로 알고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경호원 네 명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얌전히 몬스터를 넘기고 가라.”
“놉!”
“뭐야? 컥.”
빠악!
나는 빠르게 뒤로 이동한 후 가장 앞에 있던 남자의 뒤통수를 날려 기절시켰다.
“너 이 새끼 감히 실장님을.”
“이상한 분들이네? 아니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시비 걸고 귀여운 레오를 강제로 뺏어가려는데 그럼 당하고 있어요? 이건 정당방위죠 .”
“건방진 새끼. 조져.”
나머지 세 명이 괴성을 지르며 돌진해왔다.
하지만 그들은 가장 먼저 쓰러진 남자의 수준도 되지 못했고 차례로 얻어 맞고 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본 임예린의 눈이 크게 떠졌다.
“강해?”
“저 사람들이 약한 거 같은데··· .”
“아니야··· .”
“내가 말했잖아요. 해를 입을 일은 없을 거라고.”
“하지만 라이온 길드의 고위 헌터들은 이 사람들과 달라. 아마 지금처럼은 끝나지 않을 거야.”
“와… 진짜 나쁜 놈들이네요. 힘이 있다고 그렇게 마구잡이로 행패를 부려도 되나.”
아무래도 라이온 길드는 나한테 털리고 싶어 스스로 일을 벌여주려나 보다.
“아무튼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그만 가보세요.”
“자, 잠깐만.”
계속 붙잡혀 봐야 끝이 없을 것 같았기에 나는 릴리와 레오를 옆구리에 끼고 잽싸게 자리를 벗어났다.
“이렇게 가면 이 사람들은 어쩌라는 거지.”
임예린은 기절한 채 바닥에 뻗어있는 경호원들은 보며 고민에 빠졌다.
***
“죄송합니다.”
“… 그래서 고작 고등학생한테 두들겨 맞고 제가 시킨 일은 하지도 못했다. 이거죠?”
싸늘한 서지연의 말에 경호원들은 다급히 변명을 했다.
“아가씨, 그놈 뭔가 있는 놈입니다. 보통 고등학생이 아니었어요.”
서지연은 코웃음을 쳤다.
“당신들이 실수한 걸 그렇게 무마하려 하지 마시죠. 나가세요.”
밖으로 나가는 경호원들을 보며 서지연이 혀를 찼다.
“쓸모없기는… .”
그녀는 곧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나는 잠이 든 레오를 집에 두고 인근 야산에 나와있었다.
“준혁 님,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음, 함정을 하나 파보려고.”
나는 연구 센터에서 가져온 지팡이를 꺼냈다.
“헉!”
릴리의 눈이 지진이 난 듯 흔들렸다.
“저, 저게 왜 여기 있지?”
“뭐야? 이거 알아?”
“어··· 저게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되는데.”
릴리는 내 이야기를 들리지 않는 듯 중얼거렸다.
“아니··· 벌써 벽이··· 아냐 그건 아니었고 그럼 계약자? 그것도 아니고.”
“뭐라는 거냐.”
“이거 어디서 나셨어요!”
“어쩌다 보니 얻었는데 왜?”
“이건 이레귤러 게이트를 임의적으로 만들어 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물건이에요.”
“뭐?”
“자세한 원리는 설명을 못 하지만 무엇인가와 계약하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구요.”
“흠··· .”
잠시 고민하던 내가 말했다.
“이걸 노리는 놈들이 있어. 그러니 놈들을 잡으면 뭔가를 할 수 있겠지.”
내가 가지고 있다가 놈들이 습격을 오면 주변 사람들이 휘말릴 확률도 있었다.
이곳에 결계를 만들어두고 그 안에 지팡이를 놓고 결계가 파괴되는 신호가 오면 달려올 생각이었다.
“일단 여기다가 만들어 놓자.”
함정을 설치한 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뭐지··· 내가 문을 안 잠그고 나갔나?”
분명 집을 나설 때 문을 확실히 잠근 걸 확인했는데 문이 열려있었다.
부모님은 오늘 외박을 하신다고 하셨으니 부모님이 오신 것은 아닐 터.
안으로 들어온 나는 눈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뭐야.”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아 이 자식들··· 열받게 하네.”
아마 아까 그놈들이 수작을 부린 것 같았다.
나는 급히 레오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레오를 데려갔구나… .”
분명 다시 수작질을 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바로 할 줄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
“준혁 님 뭔가 이상해요.”
“뭐가?”
“제 결계가 이렇게 쉽게 뚫릴 리가 없어요. 준혁 님 수준의 강자가 아니면 힘으로 깨는 것은 불가능해요. 아니 잠깐··· .”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릴리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건··· 해제가 된 것 같아요.”
“해제라고?”
“이쪽 분야에 지식이 있는 누군가가··· 끼어든 것 같아요. 설마 벌써 길이 열린 건가.”
릴리의 표정이 더 심각해졌다.
“일단.. 레오부터 찾아오자.”
“레오보다는 납치해 간 놈들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지. 그 녀석 쪼끄만 해도 드래곤인데.”
나는 지크에게 영혼의 향기로 레오의 위치를 찾도록 했다.
“레오 좀 찾아봐라.”
지크는 곧 레오의 위치를 알아내었다.
“빨리 가자. 잘못해서 저번처럼 불난리 나면 또 일이 복잡해질 수 있어.”
“그래도 목걸이만 건드리지 않으면 레오가 그렇게 난리를 피우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는 급히 집을 나섰다.
***
시내 외곽의 폐건물.
십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우리 하나를 둘러싼 채 서 있었다.
또각또각
“오셨습니까 아가씨.”
가면을 쓴 남자가 다가와 인사했다.
“하.. 굳이 이런 곳으로 와야 하나요?”
“최대한 목격자가 없는 것이 좋은 일이라… 또 저희 0번 팀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팀이라 길드 내부에서 약속을 잡기가 곤란합니다.”
서지연이 가볍게 혀를 찼다.
“흥.. 그래서 그 아이는 어디 있죠?”
“이쪽입니다.”
서지연은 기대가 된다는 표정으로 우리로 다가갔다.
“어머나… .”
그곳에는 그녀가 그렇게 가지고 싶던 빨간 몬스터가 잠자고 있었다.
“데리고 오는데도 잠에서 전혀 깨지를 않더군요. 덕분에 수월하게 납치해 올 수 있었습니다.”
“역시 당신들은 대단하네요. 아빠가 신뢰하는 이유가 있어.”
잠시 후 몬스터가 눈을 떴다.
“우웅… 횽아?”
“세, 세상에.”
서지연은 놀라움에 입을 벌렸다.
“지금… 이 아이가 말을 한 거죠?”
옆의 남자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분명 들었습니다. 인간형이 아닌 몬스터가 말하는 경우는 처음 보는데 아가씨께 굉장한 행운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몬스터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더니 또 말을 했다.
“숭바꼭지?”
그 모습에 서지연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역시 너는 그런 수준 낮은 곳에서 살 운명이 아니었어.”
그런 그녀의 눈에 몬스터의 목에 걸린 목걸이가 들어왔다.
“이런 촌스럽고 수준 낮은 목걸이 따위를 하고 있다니. 너에게는 더 예쁘고 멋진 걸 내가 채워줄게.”
지연은 레오의 목걸이를 잡아당겨 끊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사방이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