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42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42
차원 문을 넘어갈 후보들을 살펴본 후 블랙 드래곤 로드 브라이오스가 물었다.
“자네는 누가 마음에 드나?”
“글쎄.. 다 고만고만한 녀석들 같아서 말이지.”
골드 드래곤 로드 아르메이어가 고개를 돌려 레이카르트를 바라봤다.
“자네가 결정하게.”
어차피 자신들은 조언자의 입장.
가장 이번 일에 큰 권한을 가졌고 급한 쪽은 레드드래곤 로드인 레이카르트였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같은 레드 일족 중에 보내는 것이 레오 녀석에게도 조금은 더 낫겠지.”
레이카르트의 말에 다른 둘 역시 동의했다.
“음 그렇긴 하겠군.”
“지금 차원 에너지 모여있는 정도면··· 사흘 정도 지나면 넘어갈 수 있겠네?”
“흐윽··· 레오야 조금만 참으렴.”
또다시 울음을 터트리려는 그를 보며 고개를 젓는 친구들이었다.
“주인님 용무는 끝나셨습니까?”
방을 정리하기 위해 들어온 집사를 보며 레이카르트가 지나가듯 물었다.
“음.. 얼추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레이나는 어디 갔느냐?”
“아가씨는 조금 전 주인님의 방으로 가셨습니다.”
“그래?”
대수롭지 않게 걸음을 옮기던 레이카르트가 멈칫했다.
“방금··· 어디라고?”
“주인님의 방에 가셨습니다.”
순간 레이카르트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어… 이거··· 왠지 이런 경험을 했던 것 같은 느낌인데.”
“야 너두? 나두!”
“분명 이런 장면 전에도 있었어.”
두 친구의 말에 레이카르트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닐 거야. 그래 착각이겠지. 레오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도 아니고 똑똑한 레이나가 그럴 리가 없어.”
다른 로드들이 급히 동조했다.
“뭘 그리 걱정하는가 저번에야 차원 문을 열어놓고 나와서 문제였지 지금은 아니잖아.”
“그래, 그리고 차원 문을 여는 것은 로드 일족의 혈통만··· 어?”
둘은 고개를 돌려 레이카르트를 바라보았다.
레이카르트는 식은땀을 흘리며 답했다.
“혈통이면 가능하지··· 그리고 레이나는 얼마 전에 내게서 그걸 배웠고··· .”
잠깐의 침묵 후.
“으아악 안 돼!”
레이카르트는 다시 한 번 방으로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휙 휙
방에 도착한 그는 고개가 부러져라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보고야 말았다.
바닥에 덩그러니 굴러다니는 투명한 구슬을.
“저, 저거!”
레이카르트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구슬을 집어 들었다.
차원 에너지가 모여있는 구슬은 검은색 기운이 가득 차 있어야 한다.
그런 구슬이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것은 차원 에너지가 소모되었다는 의미.
그렇다. 이번에는 손녀인 레이나가 넘어가 버린 것이다.
“아이고 레이나야, 어··· 어억!”
드래곤이 뒷목 잡고 쓰러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이보게 정신 차리게!”
“집사 당장 의원을!”
급히 따라온 두 친구들은 자신들이 힐링 마법을 쓰면 되는 것도 잊은 채 난리 법석이 되었고 그렇게 레이카르트의 레어에 또 한차례 폭풍이 휘몰아쳤다.
***
수호 학교 회의실에서는 회의가 한창이었다.
“그러니까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짐작되는 김석훈 연구원이 지금 행방불명이다 이건가?”
학교장인 최종원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 그렇습니다.”
그 시선에 대부분의 교관들은 심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지만 최상급 헌터이자 수많은 전장을 누볐던 그의 기백은 여전히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톡톡톡
책상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겨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직도 그의 행적에 대해 정보가 없다는 건가? 나는 우리 학교 교관들과 직원들이 그렇게 무능력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하게는 행적은 찾았습니다만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를 않습니다.”
“무슨 뜻이지? 최영민 교관.”
학교장의 시선을 받은 최영민이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학교 연구소의 직원이던 김석훈은 사건이 벌어지기 사흘 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확인 결과 인근 야산에서 시체로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
“김석훈 연구원으로 위장한 누군가가 잠입을 하여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결론입니다.”
“그러면 그 가짜의 정체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없나?”
“저희는 이미 그 가짜도 처리당했을 확률이 높다도 생각합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이걸 봐주십시오.”
화면에는 학교 내부에 있는 숲의 한 장소가 보였다. 그곳의 바닥에 무엇인가 불에 탄 자국이 남아있었다.
“이곳에서 흑염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흑염이라고?”
“네, 바로 그 흑염입니다.”
흑염은 특수한 기술로 만들어지는 불꽃으로 보통 소량을 봉인해서 사용하며 생명체에게만 효과가 있지만 일단 불이 붙으면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다 태워버린다.
“하지만 흑염은 저렇게 흔적을 남기지는 않을 텐데?”
“흑염을 사용한 인물이 확인을 안 했는지 사망자가 마나를 이용해 최후의 흔적을 남기고 죽었습니다.”
“그게 저 자국이라는 말이군.”
“그리고 박호열 교관의 경우에는··· 던전 안의 의문의 인물에게 당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도대체 그가 누구길래··· .”
그때 교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학교장님 앞으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편지라고? 이리 줘 보게.”
편지에는 보낸 사람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다.
“흐음··· .”
그는 혹시나 싶어 스킬로 탐지를 해본 후 편지를 열었다.
“···. .”
“무슨 내용입니까?”
“별거 아니네, 누군가 장난을 쳤군 쯧.”
가볍게 혀를 찬 최종원이 입을 열었다.
“잠깐 쉬었다 30분 후 회의를 다시 시작하지. 아 최영민 교관은 잠깐 남아있게.”
모두 회의실을 나가고 단둘이 남게 되자 최종원이 편지를 보여주었다.
“읽어 보게.”
“이건··· .”
편지의 내용은 놀라웠다.
– 박호열은 다크 헌터의 일원이며 의문의 남자 역시 다크 헌터입니다. 그래서 제가 처리했습니다. 학교 안에 또 다른 첩자들이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조심해서 조사를 하십시오. 다크 헌터들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믿을 수 있는 인물들을 모아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
“이게 대체··· .”
최종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아직… 많이 드러나 있지 않고 본격적인 활동들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분명 그들의 존재는 알게 모르게 고위층에는 알려져 있었네. 하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벌써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상태였나 보군.”
“하지만 이 편지만 가지고 확신을 가지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속이려 했다면 굳이 지금 다크 헌터들을 언급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럼 대체 누구일까요?”
“글쎄··· .”
뜻밖의 편지에 머리가 복잡해지는 최종원이었다.
“이게 정말 다크 헌터들 짓이라면… 협회에도 알려서 본격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내가 협회장과 이야기를 해보겠네.”
어쩌면 협회 내에도 다크 헌터들의 손이 뻗어있을 지도 모를 일이니 더욱 신중해야 했다.
***
편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생각을 정리했다.
“일단 악마들에 대해 좀 더 파악을 하는 것이 먼저겠네.”
다행히 나에겐 아주 좋은 정보원이 있었다.
“갈릭.”
레오에게 붙잡혀 시달리던 갈릭이 후다닥 달려왔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너희 악마들이나 악마와 계약한 놈들은 죽기 전이나 뭔가 비밀을 말하려고 하면 불타오르던데 모두 그런 계약을 해둔 거냐?”
“아.. 그건 영혼의 족쇄라고 하는 것입니다.”
“영혼의 족쇄? 뭐.. 스킬이나 마법인가.”
“계약한 상대가 정체를 밝히거나 비밀을 말하면 스스로 목숨을 잃게 되는 무서운 계약이죠.”
“그럼 악마들에게 정보를 얻을 생각은 버러야 하나?”
“모든 고위 악마가 그런 식으로 통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족쇄를 거는 것은 복잡하고 또 마력 소모도 있는 편이라 하지 않는 악마들도 있죠. 하지만 그 편이 효율이 좋고 편하니 다수가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압니다.”
“어지간하면 그냥 때려잡는 것이 편하다는 거군.”
“물론 그런 것 없이 매혹의 힘으로 다 홀려버리는 마왕 엘리스 같은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전에 한 번 들어본 이름이었다.
“엘리스? 디아블로랑 한 패라고 하던데.”
“순수한 전투력은 다른 마왕들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녀를 따르는 부하들의 질과 양에서는 다른 마왕들을 능가합니다. 아니 충성심 수준이 아니라 거의 광신도 수준이죠.”
“골치 아픈 상대네.”
부하들이 많은 쪽이 지금 시점에는 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 확률이 높았다.
“그러면··· 이레귤러 게이트와 소환의 차이가 뭐냐?”
“간단하게 말하면 이레귤러 게이트··· 차원 문은 그쪽에서 여는 것이고 소환은 이쪽에서 여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흠.. 계속 해봐.”
“비유하자면 차원 문은 도둑이 밖에서 문을 따고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당연히 시간도 필요하고 장비도 필요하죠. 소환은··· .”
“집주인이 안에서 문을 열어주는 경우겠지. 그러니 더 수월하게 어려움 없이 넘어오는 것이고.”
“그 말도 맞습니다만 더 정확하게는 집주인이 누군가에게 홀리거나 속아서 열어주는 경우라고 봐야겠죠. 물론 소환에도 제한이 많고 준비할 것이 많지만 차원 문을 열고 오는 것에 비해 페널티나 드는 노력은 훨씬 적습니다.”
“그러면··· 소환으로도 마왕급의 강한 존재들이 넘어올 수 있는 거냐?”
잠시 고민을 하던 갈릭이 말했다.
“제 상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 강한 존재들을 불러오려면 이쪽에도 굉장히 강한 존재가 소환을 주도해야 하고 아니면 제물이 엄청나게 필요할 테니까요.”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금 마왕급이라는 놈들이 오면 막아낼 존재가 없었으니까.
“그러면 차원 문이라는 것만 일단 신경 쓰면 된다는 거네?”
“네, 하지만 지금 넘어오는 정도의 악마들은 주인님께서 쉽게 사냥하실 수 있을 겁니다. 후작 이상의 악마들은 굉장히 많은 차원 에너지를 필요로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흠.. 맞다, 전에 마계로 연락을 보낸다는 것은 어찌 되었냐?”
갈릭을 이용해 마계 쪽에 거짓 정보를 흘리기로 했었다.
“아, 안 그래도 보고드리려 했는데 조만간 적당한 급들을 보내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에게 좌표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좋은 경험치들이 오겠군.”
“주인님께서는 기다리시다 넘어오는 족족 처리하시면 됩니다.”
조금이지만 놈들을 잡으면서 레벨이 오르는 중이었기에 이번에도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 수고했어.”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럼 저는 장을 보러 다녀와도 될까요?”
“다녀와, 근데 오늘은 무슨 요리냐?”
“간단하게 프랑스 코스 요리로 준비하였습니다.”
“어··· 간단하구나.”
요즘 부모님께서 바쁘신지 집을 자주 비우시는 통에 저녁은 갈릭이 대부분 차리고 있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집사를 해서 그런지 녀석의 솜씨는 수준급이었기에 나도 레오도 만족하는 중이었다.
“글쎄··· .”
갈릭은 밖으로 나갔고 나는 레오와 놀아주기 시작했다.
“레오야 저기 봐. 저게 별이야.”
“별사탕?”
“저건 달이고.”
“빵 마시써!”
“빵 아니라 달!”
보름달을 보며 빵을 떠올리는 레오였다.
잠시 후 베란다에서 주변을 구경하던 레오가 바둥거리기 시작했다.
“누우나아아!”
“응? 누나?”
나는 릴리가 돌아왔나 싶어 둘러보았다.
“없는데?”
“레이나 누나아.”
레오가 작은 손을 꼬물거리며 어딘가를 가리켰고 그곳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굉장한 미인이 서있었다.
“레오야, 저 사람 말하는 거야?”
“앙 레이나 누나.”
레오의 꼬리가 프로펠러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레오가 아는 존재라면 평범할 리는 없었고 누나라고 했으니 분명 드래곤일 것이다.
“어라 그런데··· .”
그녀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흠··· 아무래도 찾아봐야겠네.”
나는 레오를 품에 안고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