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49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49
“일단 여러 동아리들을 구경해보고 결정하고 싶네요.”
큰 문제가 없는 이상 3년을 몸담을 동아리인데 즉흥적으로 결정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아.. 내가 너무 성급했네요.”
임예린이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그런데.. 정령은 언제부터 볼 수 있게 된 거죠? 저 녀석이 그냥 알아서 다가온 건가요?”
“존재를 느낀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어요. 보이지는 않았지만 특이한 기운이 제 주변을 감싸는 것이 느껴졌거든요. 모습이 보인 것은 몇 달 전 고유 스킬 각성을 하면서부터고요.”
몇 달 전이라면 내가 회귀했을 시점인 것 같았다.
물론 아직 확신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럼 고유 스킬 쪽이 정령 쪽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네, 자세히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정령과 계약하고 힘을 빌려오는 형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설 속에서 나오는 정령 마법사들과 비슷한 것 같았다.
“그러면 뭐··· 정령왕이나 최상급 정령 같은 존재들도 있겠네요?”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있지 않을까요? 아직 저는 높은 급의 정령과 소통할 수준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요.”
– 띨빵한 인간은 그분들 만날 일 없으니까 알 필요 없어. –
“근데 요 녀석이 아까부터.”
딱콩
나는 손을 뻗어 꿀밤을 먹였다.
– 악! 지금 나 때린··· 어? –
임예린 역시 눈을 크게 떴다.
“지금 실리를··· .”
“아 미안해요, 녀석이 너무 까불어서.”
“아뇨··· 그게 아니라 계약자가 아니라면 정령에게 물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없는데.”
– 엄청나게 마력이 강하면 가능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데. –
“저처럼 타고난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내 능력치 덕에 녀석을 만질 수 있었던 듯했다.
“저는 잘 모르겠네요, 하하.”
일단은 둘러대기로 했다.
– 인간 신기하다. –
실리의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 실리보다 높은 정령들도 있어. 정령왕 님들이나 무서운 대정령님들도 있어. 실리는 하급 꼬마 정령이라 잘은 모르지만 그분들은 아주 대단해. –
“그렇구나.”
소설이나 게임의 정령들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았다.
“근데 계약은 어떻게 한 건가요? 소설 같은 데서는 막 마법진 그려놓고 소환하거나 그러던데.”
“그냥 실리가 먼저 다가왔어요. 바람의 정령인 실프고 자신과 함께 놀아달라고··· 그 후 이름을 지어주고 친구가 되었죠.”
실리는 내 머리에 달라붙어 계속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동안 예린 외에는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하고 장난을 쳐도 영향을 주지 못했으니 심심하기는 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처음 만났을 때는 녀석이 보이지 않았을까요.”
“아··· 그때는 수련에 방해될 까봐 실체화를 시키지 않았거든요.”
“점점 능력을 길러가면 새롭게 무엇인가가 열릴지도 모르겠네요.”
“그럴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쉬는 시간이 다 되어서 이만 들어가야겠는데요.”
“아.. 그럼 다음에 또 이야기해요.”
“그래요, 동아리는 생각해보고 답변드릴게요.”
– 나중에 봐. 신기한 인간. –
띨빵한 인간에서 신기한 인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
집으로 돌아온 나는 모두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다.
“지금 정령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래, 뭐 좀 아는 거 있어?”
“제가 기억하기로 인간 중에 정령사는 굉장히 드문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레이나가 사는 세상도 그래요? 드래곤들은 태어날 때부터 정령과 교감한다고 그러던데.”
레이나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잘못된 이야기에요. 자격이 되지 않으면 정령은 모습을 나타내지도 않고 계약도 맺지 않아요.”
“자격이라… .”
“타고난 감응력이 높으면 계약을 할 수는 있지만 상위의 정령들은 계약자도 그에 걸맞은 힘이 있어야만 계약이 가능하죠. 우리 세계도 인간들 중에 정령사는 희귀해요. 숲의 일족들은 좀 다르지만요.”
아무래도 임예린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가능성을 가진 것 같았다.
“드래곤들 중에서도 에이션트급 이상은 되어야 최상급 이상의 정령과 계약을 맺을 자격이 되고 로드급이 되어야 정령왕과 교감을 나눌 수 있죠.”
“마계의 존재들은 정령과는 상극이지만… 아주 드물게 타락한 정령들은 마계에서 살아가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그 꼬마 정령은 왜 내 힘을 몰라봤지?”
레이나나 레오, 갈릭은 내 힘을 느끼고 알아서 반응했는데 실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건 그 정령이 최하급이라 그럴 겁니다. 낮은 등급의 정령들은 원래 감각이 좀 떨어지거든요. 계약자가 강하면 정령도 강해지지만 들어보니 그 계약자도 아직 초짜인 것 같아서 주인님을 못 알아본 것 같군요.”
“맞아요, 정령계가 아닌 현실에서 정령들의 힘이 약해지는 걸 감안하면 최하급이 준혁의 힘을 느끼는 것은 더 힘들겠죠.”
“횽아는 짱 쎄!”
“하하… 뭔가 좀 복잡한 심경이네요.”
대화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박현우에게 연락이 와 있었다.
– 잠시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습니까? –
“흠.. 드디어 계획을 세운 건가.”
나는 약속 장소로 이동했다.
“오셨습니까.”
“네, 계획은 세우셨나요?”
“제 계획은 이렇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뒤 나는 박현우에게 물었다
“근데 내가 들어가면 기록에 남지 않을까요?”
“어차피 관리하는 직원은 우리 쪽 사람입니다. 그리고 등록되지 않은 한 명 들어간 기록 지우는 건 간단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 던전 많이 넓은 편인가요?”
“조금 넓기는 하지만 입구에서 저와 합류해서 가시면 별문제는 없으실 겁니다.”
“음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보며 박현우가 물었다.
“천룡 길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글쎄요… 알만큼은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뭐 그래봤자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도겠지만요.”
“일단 저희는 크게 10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팀은 제가 맡고 있는 1팀이지만 2팀 3팀과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요.”
“그렇군요, 그래서 길드 마스터의 세력은 어느 정도 됩니까?”
박현우가 표정을 굳히며 답했다.
“10개 팀 중 6개 팀 그중 2, 3… 아니 차라리 우리 팀을 소개하는 것이 더 빠르겠네요. 1팀과 7, 9팀이 저와 뜻을 같이 합니다. 중립인 5번 팀을 제외하면.. 두 배 차이입니다.”
“전력 차는 좀 심하겠군요.”
“네, 사실입니다. 수도 부족하고.. 질적으로도 밀리니까요.”
“그래서 제가 필요한 것이겠죠?”
내 말에 박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절대적인 강자가 없다면 계획을 시도조차 못 했을 겁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박현우가 입을 열었다.
“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인데··· .”
“말씀하세요.”
“어느 정도로 강하신 겁니까? 이건 보다 확실한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여쭤보는 겁니다.”
“흐음··· 제가 천룡 길드를 쓸어버리겠다고 한 것 농담이 아닙니다.”
“아··· 물론 강하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충분히··· .”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답했다.
“전에 제가 처치한 괴물. 천룡 길드의 여력으로 쉽게 잡을 수 있습니까?”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으나 유성민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
잠깐 고민하던 박현우가 미소 지었다.
“하하.. 제가 괜한 질문을 했군요.”
“걱정 마세요. 그날 박현우 헌터의 계획은 성공할 것입니다. 어떤 변수가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전에 말씀하신 요구 사항들은… 일이 성공하고 길드를 안정화 시킨 후 정리를 해도 될까요?”
박현우는 허락을 구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뭐 편한 데로 하세요. 당장 급한 것은 아니니까요.”
박현우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휴.. 이번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볼지. 일이 끝나면 천룡 길드는 당분간 하락세를 타겠지요.”
그의 초초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했다.
“불법적인 일들로 힘을 키워봐야 결국 발목을 잡힐 것입니다. 깨끗하게 청소하고 다시 노력하면 금방 원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입니다. 꼭 그렇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
시내 외곽의 던전 중 한 곳.
그 앞에 있는 대기실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천룡 길드에서 관리하는 던전의 출입기록을 위해 직원이 항시 상주하는 곳이었다.
지금 그곳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아씨 왜 하필 내가 근무할 때 간부들이… .’
길드 마스터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과 팀장으로 이루어진 팀이 직원의 눈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평소라면 그냥 휴대폰 게임이나 하면서 출입 명단 작성하고 시간을 때우면 되는 편한 일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교대한 날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잠시 후 간부들이 별일 없이 전원 던전으로 입장했다.
“휴… 그래도 다행이네.”
안심하며 휴대폰을 꺼내던 그의 눈에 누군가 들어왔다.
“헉 1팀장님.”
“마스터와 팀장들은 다 들어갔나?”
자신에게 말을 건 사람은 1팀장 박현우였다.
“네, 다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래 이래저래 고생이 많구만.”
하늘같이 높은 팀장에게 칭찬을 받자 직원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그 때문에 누군가 순식간에 던전 입구로 들어가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자.. 그럼 나도 들어가야겠네. 아 그리고 오늘 출입 기록은 내가 직접 정리하겠네. 아무래도 간부들이 많이 들어가서 확인할 것도 있고.”
“아,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박현우는 천천히 입구로 걸음을 옮겼다.
***
던전으로 들어온 박현우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라··· 어디 가셨지.”
입구 앞에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드래곤 나이트는 보이지 않았다.
“뭐··· 가다 보면 만나겠지.”
넓은 던전이지만 결국 보스를 잡아야 공략 완료라서 시간이 지나면 만나게 될 것이었다.
“일단 강호영 쪽에 합류를 해야겠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무리 짓고 있는 길드원들이 보였다.
“오, 1팀장 조금 늦었네.”
“아 잠시 좀 확인할 것이 있어서 조금 지체되었습니다.”
“아아.. 그렇군. 바쁜 일이 많겠어.”
강호영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지··· .’
갑작스러운 불안감이 엄습했다.
“내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좀 들었어. 누군가가 나에게 불만을 품고 나를 치려고 한다는 이야기.”
“누가 그런 이야기를··· .”
박현우는 뜨끔했지만 애써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글쎄 누굴까··· 나는 말이지 지금 이 안에 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했다.
저건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의 반응이었다
‘제길 어디서 정보가 샌 거지.’
그런 박현우를 보며 강호영이 미소 지었다.
박현우는 자신의 반대 세력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
오늘 처리하면 다른 녀석들도 꼬리를 말고 자신을 따르게 될 확률이 높았다.
거기다 아주 좋은 소환 제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은 눈치를 보느라 이래저래 제한이 있었지만 이렇게 스스로 함정으로 걸어들어와 주다니 흐흐.’
그는 천룡 길드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생각에 웃음이 터졌다.
“하핫, 내가 네놈이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모를 줄 알았냐 이미 다 눈치채고 대비를 했다.”
박현우가 이를 악물었다.
‘제길.. 방심했다.’
뒤늦게 드래곤 나이트가 오더라도 자신이 당하고 난 뒤면 소용이 없었다.
‘시간을 끌어야 해.’
그리고 그 시각 박현우가 애타게 찾고 있는 사람은···
“여기는 또 어디야?”
몬스터 무리 사이에 떨어져 있었다.
“분명 제대로 들어왔는데 이건 무슨 상황이야?”
던전 중에 들어올 때마다 도착 위치가 달라지는 곳도 있지만 이 던전은 그런 종류는 아니었다. 그랬다면 박현우가 미리 알려줬을 것이고.
“일단 청소부터 해야겠네.”
가볍게 몬스터들을 처리한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상하게 몬스터들이 많이 모여있었네.”
멋모르고 들어왔다가는 당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박현우가 들어오면 지크가 영혼의 향기로 찾기로 하고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 어디냐?”
이유는 모르겠지만 박현우는 다른 곳에 도착한 듯했다.
“그렇구나··· 그럼 좀 기다려 볼까.”
어차피 박현우가 길드 마스터 무리와 합류를 해야 일을 벌일 수 있었으니까.
박현우가 이미 합류해서 위기에 처했다는 걸 나는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