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62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62
상하이 옥션.
정식 명칭은 상하이 갤럭시 파크이며 전 세계에서 수많은 물건들이 몰려들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경매장이다.
물론 경매장이라고 경매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 헌터 샵처럼 물건들을 팔기도 하며 다양한 여가 시설 역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미성년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우리에겐 희소식이었다.
취급하는 물건에는 아티팩트, 마나 스톤, 스킬북, 테이밍을 한 몬스터 등 없는 것이 없었다.
VIP를 위한 은밀한 암시장도 있다고는 하는데 공개적으로 밝혀진 사실은 아니다.
‘그랬지.’
전생에 나는 필요한 건 모두 협회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었다. 딱히 옥션을 이용할 필요도 없었고 내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던 시기에는 상하이 옥션은 어떤 사건으로 유명무실해지며 망해버린 상태였다.
“구경하는 재미는 있겠네.”
“그치? 난 그것 말고도 엄청 기대되는 곳이 있지”
“거기가 어딘데?”
“그런 게 있어.”
우혁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으며 들뜬 모습이었다.
멤버는 우혁, 재민, 윤호에 나까지 4명이었다.
“근데 유나나 다른 애들은 안 가?”
“노노, 오늘은 우리 사나이들끼리 재미나게 놀아보자고.”
“그럼 레이나는 안 부른다?”
그 말에 윤호가 다급히 말했다.
“유나 녀석은 따로 구경할 곳이 있다고 했어.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오빠가 저렇게 말하니 굳이 데리고 갈 이유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사이 상하이 옥션에 도착을 하였다.
“와… 대박이네.
“그러니까 여기가 전부… 상하이 옥션이라고?”
“대충 알아보고 왔는데도 말이 안 나온다.”
일행의 앞에는 거대한 공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보통 경매장이라고 하면 커봐야 빌딩 한두 채 정도지만 상하이 옥션은 놀이공원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모두가 입을 떡 벌리며 감탄을 했다.
“와.. 크기는 크구나.”
나 역시도 직접 와본 것은 처음이라 상당히 놀라웠다.
“근데 레이나는 언제 오는 거냐?”
녀석들은 기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잠깐 기다려 봐.”
레이나는 혹시 모를 오해를 피하기 위해 따로 출발을 했기에 조금 늦을 듯했다.
나는 일행과 슬쩍 떨어져 나와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
“갈릭 나와.”
몸을 숨기고 있던 갈릭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처음에는 두고 오려고 했지만 그동안 너무 부려먹은 것 같아 자유시간도 줄 겸 데리고 왔다.
“오늘은 마음껏 놀아라, 대신 사고는 치지 말고.”
갈릭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물론입니다. 여기 재미난 놀이가 많더군요. 도박하면 저 갈릭입니다. 다 털어서 주인님께 바치겠습니다.”
“훌륭한 마음가짐이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먹고 싶은 것도 좀 먹고 너무 눈에 띄는 짓만 하지 마. 뭐 알아서 잘 할 거라 믿는다.”
“주인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녀석은 신이 나서 어딘가로 달려갔다.
“레오는 벼락이한테 맡겨두면 되겠지.”
레오는 아공간에서 벼락이랑 같이 놀고 있을 것이니 당분간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다시 일행에게 합류했고 잠시 후 저 멀리서 레이나가 걸어왔다.
그녀는 주변의 시선을 모조리 사로잡고 있었다.
“어… .”
그리고 나 역시 왜인지 모르지만 그녀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을 느꼈다.
곧 우리 앞에 다가온 레이나가 살짝 미소 짓자 주변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
“저 어때요?”
그녀는 평범한 원피스 차림임에도 후광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잘 어울리네요. 엄청 예뻐요.”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뭔가 달라 보였다.
‘레이나가 이렇게 예뻤었나?’
잠깐 지크를 혼내준 후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니, 원래 예쁘기는 했는데… 뭔가 다른 느낌이 드는데.’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슬쩍 물었다.
“혹시 뭐 마법이라도 썼어요?”
“마법은 아니고 할아버지께서 주셨던 아티팩트를 꼈어요.”
그녀의 귀에는 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는 아름다운 귀걸이가 달려있었다.
“드워프 킹에게서 빼앗… 아니 선물 받으셨다는 물건인데 오늘 처음 껴보는 거예요.”
“아.. 대단한 귀걸이였네요. 그런데.. 다른 것들은?”
나는 그녀의 양손 가득 들려있는 쇼핑백들을 보며 물었다.
“아.. 그게 지나가는데 누가 자꾸 선물로 주던데요?”
“선물로 준다고요? 모르는 사람이?”
레이나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네! 제발 가져가 달라고 무릎 꿇으며 매달리길래.”
“그래서 주는 걸 전부… .”
“다 받았어요. 주는 걸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어서요. 인간들이 조공을 바치는 경우도 많아서 비슷하게 생각했는데… .”
확실히 그녀의 사고방식은 평범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면서 뭔가 요구하지는 않았어요?”
내 말에 레이나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식사나 같이 하자, 차나 마시자, 연락처를 달라며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했는데 다 거절했어요.”
호구들을 엄청나게 뜯어먹었나 보다.
“근데.. 가만히 있던가요?”
“계속 귀찮게 하길래 잠깐 노려보니 도망가던걸요?”
‘아아.. 드래곤 피어 때문인가.’
가끔식 잊어먹는데 그녀 역시 드래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레오와는 다르게 어느 정도 힘을 각성한 상태이니 어지간한 사람들은 은연중에 흘러나오는 피어만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물러날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우리 어제 봤었죠.”
“어제도 예쁘셨는데.. 오늘은 말이 안 나오네요.”
“흠흠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확실히 아티팩트의 힘이 무시무시한 건지 녀석들의 눈에 하트가 보일 지경이었다.
“아.. 반가워요. 레이나라고 합니다.”
미리 이야기를 해뒀기에 일행에게 어느 정도는 살갑게 대해주는 레이나였다.
“그런데 레이나는… 아 이름 불러도 되죠?”
“… 편한 데로 하세요.”
“고마워요. 레이나는 여자 친구들이 없나요?”
우혁의 목적은 헌팅이었나 보다.
레이나의 외모 수준이면 친구들도 분명 예쁠 거라 생각했겠지.
“친구들이 있기는 있지만 여기서 좀 먼 곳에 있어요.”
“아쉽네요.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되면 친구들도 같이 불러 노는 건 어떨까요.”
‘야 그 친구들 먼 수준이 아니라 다른 세상에 산다. 그리고 드래곤들인데 같이 놀다가 너 죽어… .’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말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 우혁은 계속 까불거리고 있었다.
레이나가 살짝 짜증이 난 듯하자 내가 급히 끼어들었다.
“그럼 이제는 같이 다니죠. 우리랑 다니면 귀찮게 하는 사람들도 좀 줄어들 거예요.”
“그럼 부탁할게요.”
그리고 그건 내 착각이었다.
“저기요 아가씨! 잠시만 좀… .”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시간 좀 내주시면… .”
“얼마면 돼! 얼마면 되는데!”
“연예인 하실 생각 없나요?”
수도 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뭘 하기가 어려웠다.
“안되겠다. 일단 갈라져서 나중에 따로 연락하자.”
나는 레이나의 손을 잡고 무작정 사람들을 피해 이동했다.
***
“저기 잠깐만요.”
나는 레이나의 부름에 걸음을 멈추었다.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글쎄요.. 일단 사람이 좀 적은 곳으로 가볼까 하는데.”
레이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람이 많은 곳이 그만큼 볼거리가 많은 곳일 텐데 저 때문에 그럴 필요는 없어요.”
레이나의 주변으로 빛이 모여들더니 곧 사라졌다.
“어라?”
나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레이나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뭔가 시선이 잘 가지 않고 존재감이 희미해져 있었다.
“마법… 같은 건가요?”
“네, 존재감을 지우는 마법이에요. 저랑 꼭 붙어있지 않는 이상은 제 모습을 확실하게 인지하기 어려울 테니 이제 귀찮게 구는 사람들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아, 다행이네요. 그럼 이제 제대로 돌아다녀 볼까요?”
“그런데.. 우리 둘만요?”
“어… 친구들 부를까요?”
레이나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사실 아직 준혁 말고는 어색하기도 하고요.”
“혼자 다니고 싶으면 그래도 되는데.”
지크의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레이나의 표정 역시 살짝 불만에 찬 표정이었기에 나는 급히 말을 바꾸었다.
“물론 같이 다니는 게 더 재미있겠죠 하하… .”‘
그러자 금세 표정을 바꾼 레이나가 내 손을 잡았다.
“그럼 우리 저기 가봐요.”
“저기요?”
레이나가 가리킨 곳에는 카지노가 자리 잡고 있었다.
***
상하이 옥션의 거대한 부지 중앙에는 어디서나 확연히 보이는 거대한 탑이 있다.
바로 카지노와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경매장과 함께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무작정 이동했는데 하필 카지노 근처로 도착을 했던 모양이다.
“저기 가보고 싶어요?”
“네!”
“으음… .”
기대에 찬 표정의 그녀를 보니 거절하기가 힘들었다.
‘근데 저기 미성년자도 되려나.’
일단 그녀를 데리고 카지노 입구로 향했다.
다행히 옥션의 카지노는 연령 제한이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고 되어있었다.
“우리도 되네요. 그럼 들어가 보죠.”
10층짜리 카지노는 정말 별천지라고 할 만큼 번쩍거리고 있었다.
“와아… .”
레이나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드래곤들이 반짝이는 걸 좋아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그때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저기.. 뭔가 있나?”
“저기 가봐요 준혁.”
호기심에 사람들을 비집고 자리를 잡은 내 눈에
“어.. 저거.”
어딘가 익숙한 느낌의 남자가 보였다.
“갈릭… 같은데요?”
“그런 것 같네요.”
모습은 달라져 있었지만 우리는 금세 녀석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갈릭은 검은 올백 머리를 한 멋진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갈릭의 앞에는…
“하하하… 이것 참 이번에도 제가 이겼군요.”
어마어마한 양의 칩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제길, 이게 말이 되나 패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고서야 몇 번이나… .”
“헤헤.. 그럴 리가 있나요. 여기가 얼마나 방비가 철저한 곳인데요.”
녀석은 자신의 장담처럼 카지노를 쓸어 담고 있었다.
“아니 헤어진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저만큼… .”
그리고 판은 계속 커지고 있었다.
“으, 으하하 이거지! 이 판은 내가 이겼군.”
그동안 잃기만 했던 상대가 환호성을 지르며 칩을 쓸어가려 하자
“동작 그만!”
덥석
갈릭이 상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이쪽의 패는 확인을 하셔야지요.”
“허어? 나는 포카드요, 그것도 에이스라고!”
상대는 에이스 포카드로 완벽하게 승리를 예상했는지 눈을 부라렸다.
“내 패는… 이겁니다.”
“스, 스트레이트 플러시!”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그런 말 못 들으셨나. 뭐해 너희 형님 손 오함마로… 아 이건 아니군.”
“사.. 사기다 이건 사기야!”
아마… 사기가 맞을 것이다.
내 눈에는 보였다 녀석의 사기행각이.
‘저 녀석 진짜… 조용히 놀라고 했더니.’
스킬이나 마력을 이용한 수작이 통하지 않는 곳이었지만 갈릭의 힘은 이 세상의 기준과는 방향이 달랐기에 결계가 소용이 없었다.
“그러게.. 그동안 녀석의 정체를 잊고 살았어.”
나는 헛웃음을 켰다.
그리고.
“젠장!”
“낄낄낄, 또 이겼네.”
“이번에는 내가 이겼… .”
“꺄르륵! 응 아니야.”
녀석은 환상적인 페이스를 보이며 계속해서 칩을 늘려가고 있었다.
‘아… 더 이상 못 보겠다.’
나는 녀석을 외면하며 레이나에게 말했다.
“우리는.. 그냥 우리끼리 놀죠.”
“네.. 그게 좋겠어요.”
레이나 역시 비슷한 감정인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자리를 벗어나려는 순간.
“자네 꽤 실력이 좋군.”
누군가가 이 판에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