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ts are a bit weird RAW novel - Chapter 70
저기요? 능력치가 좀 이상합니다 #70
똑똑
마력을 뿌려놓고 무엇인가를 하던 엘리스가 멈칫했다.
동시에 요사스러운 기운 역시 사라졌다.
“누구야?”
리웨이펑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 역시 원래의 목소리로 돌아와 있었다.
“하오즈 헌터가 접견을 요청했습니다.”
“하오즈? 흐음··· .”
잠시 고민하던 엘리스가 말했다.
“들여보내.”
잠시 후 문을 열고 맑은 눈빛의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중국에서 리웨이펑 다음가는 강자인 하오즈였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군. 수련광인 네 녀석이 이렇게 날 찾아올 시간이 있나?”
이미 리웨이펑의 기억을 대부분 읽은 엘리스였기에 어색함 하나 없이 하오즈를 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끄러운 일을 벌여놓고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대체 이런 비겁한 수를 쓰는 이유가 뭡니까?”
“국가를 위해서다. 그리고 수련 말고는 아무 관심이 없는 네 녀석이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하오즈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자자, 표정 풀고 일단 거기 앉아. 나는 티타임이나 가질까 하는데 어떻게.. 너도 한잔 줄까?”
“술이 아니라니 의외군요. 지금은 생각 없습니다.”
“그것참 재미없는 놈이로군.”
중앙에 마련된 탁자에 하오즈가 앉자 리웨이펑이 밖을 향해 외쳤다.
“어이, 여기 차 한 잔만 가져와.”
“알겠습니다.”
밖에서 대답이 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잘 끓여진 차를 가지고 직원이 들어왔다.
그리고 리웨이펑이 천천히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음.. 역시 고급스러운 이 맛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단 말이지.”
묵묵히 그 모습을 노려보던 하오즈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그러한 느낌을 받는 동시에 하오즈의 오른손이 천천히 허리로 향하기 시작했다.
물론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최대한 은밀한 동작으로.
“협회장과 이야기가 다 끝난 일인데 이제 와서 뭘 어쩌자는 거냐? 아니면 너도 참여할 테냐?”
리웨이펑은 매우 능숙하고 우아한 몸짓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바로 그게 문제였다. 아주 우아한 몸짓.
하오즈가 알고 있는 리웨이펑은 차보다는 술을 즐기고 다도라고는 전혀 모르는 무식한 인간이었다.
물론 취향이 바뀐 걸 수도 있지만 단기간에 저렇게 우아한 다도를 지니게 되는 것은 불가능했다.
자신 역시 차를 매우 즐기고 정신 수양을 위해 10년 이상 다도를 익혔기에 지금 저 몸짓 하나하나가 얼마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뭔가 수상한데··· 한 번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겠어.’
어느 시점부터 수련보다 다른 것에 더 힘을 쏟는 리웨이펑이었지만 아직은 자신보다 강한 것은 확실하다.
진짜라면 자신의 공격 정도는 쉽게 막아낼 것이고 가짜라면
‘제압해서 확인을 해보면 되겠지.’
천천히 움직이던 하오즈의 손이 검에 닿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앞으로 뿜어져 나갔다.
파앗
리웨이펑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역시 가짜였어!’
그 순간 벼락같이 뻗어나가던 검이 무엇인가에 부딪혀 튕겨져 나왔다.
콰앙
“크악!”
반탄력에 하오즈가 뒤로 튕겨져 나가 벽에 처박혔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검을 지팡이 삼아 겨우 버틴 하오즈였다.
“이게 무슨 짓이지?”
리웨이펑이 매우 흥미로운 눈길로 하오즈를 내려다보았다.
“네, 네 녀석 대체 누구냐!”
“누구냐니? 중국 최강의 헌터 리웨이펑이 바로 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인다. 넌 가짜야. 대체 무슨 짓을 꾸미려는 거냐!”
순간 리웨이펑의 얼굴 위로 엘리스의 얼굴이 나타났다.
매우 아름다운 얼굴이었지만 근육질인 리웨이펑의 몸과 합쳐지니 너무나 기괴한 모습이었다.
“어머? 눈치가 매우 빠른 녀석이구나. 생각보다 꽤 쓸만할 거 같아. 어쩌면 지금 이놈보다 더 말이야.”
거기다 목소리까지 여자의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대, 대체 이게 무슨.”
하오즈는 급히 주변을 살폈다.
분명 꽤 큰 충격파와 소음이 발생했으니 누군가는 들어와서 상황을 확인해야 했다.
‘설마 결계? 어느 틈에.’
“후훗, 네가 들어온 순간부터 여긴 나의 권역이었단다.”
엘리스가 힘을 드러내자 하오즈는 절망감을 느꼈다.
단순히 리웨이펑을 사칭하는 녀석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내가 누구냐고? 그건 곧 알게 될 거야.”
보라색의 마력을 휘감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가오는 엘리스 앞에서 하오즈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흠··· 넌 인간치고 의지가 꽤 굳건하구나. 마치 신관 놈들을 보는 것 같아.”
엘리스는 자신의 마력에 묶여 굳어버린 하오즈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물론 그 신관 놈들도 결국 내 발밑에 엎드려 사랑을 갈구하며 타락해버렸어. 그리고 너 역시 그렇게 될 거야.”
보라색 기운이 자신을 둘러싸는 것을 보며 하오즈의 눈동자에 절망이 깃들기 시작했다.
***
나는 박현우를 통해 유성민을 훈련에 끌어들여 둘을 동시에 훈련시키기로 계획을 짰다.
최현호는 아직 어리니 이 두 사람을 우선적으로 더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두는 것이 먼저였으니까.
“그럼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유성민 헌터에게도 잘 설명해주십시오.”
드래곤 나이트 상태에서는 유성민도 좀 더 제대로 굴릴 수 있으니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정을 정한 후 집으로 돌아온 나는 황당한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유나 널 좀 더 알고 싶어. 우리 단둘이 숲으로 갈까?”
숲에서 뭘 하려고?
“아니지 아니야.. 뭐랄까 좀 더 터프하게 남자답게.”
“음.. 너! 내 것이라 되어라.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니?”
“그렇지, 그거야!”
‘저것들이 진짜.’
갈릭과 지크가 세이를 데리고 뭔가를 훈련시키고 있었다.
그것까지는 문제가 없다.
아니 내용도 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세이의 모습이 내 모습이었다는 것.
“동작 그만! 너희 지금 뭘 하는 거야!”
“주인님 오셨습니까?”
“준혁 왔어?”
“횽아다!”
내 모습으로 변한 세이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어··· 기분이 좀 이상한데.’
내가 중국에 간 사이 세이가 내 대타를 해야 하니 모습을 복제하게 허락을 해준 상태였다.
하지만 내 모습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건 막아야 했다.
“세이야, 너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남들이 오해하잖아.”
“흠.. 그렇군요. 제가 주인님이 고자라는 것을 생각했어야 하는데.”
“횽아는 고자?”
딱딱쓱
“꾸엑!”
“앙?”
나는 즉각 녀석들을 응징했다.
“저 드래곤은 왜 쓰다듬어 주십니까!”
”
“너희들 때문에 레오가 이상한 말 배우잖아. 아무것도 모르는 요 녀석이 무슨 잘못이냐.”
“레오는 존재 자체가 호신술이고 방어 마법이야. 누가 저 모습을 보고 혼을 내겠냐.”
바닥에 배를 깔고 꼬리를 돌리는 레오를 슬쩍 바라본 갈릭이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나도 드래곤으로 변신을 해야 하나?”
나는 녀석들을 무시한 채 세이에게 말했다.
“세이야, 함부로 그런 말 하면 안 돼.”
세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왜 안 돼?”
아··· 내 모습으로 저러니 뭔가 이상했다.
확실히 내 외모가 잘 난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누가 그런 유치한 말로 유혹을 해.”
“내가 사는 쪽에선 다들 이렇게 했는 걸?”
“여긴 안 그래. 아니 그전에 유혹하지 마! 나처럼 행동하라고.”
나는 한동안 세이를 교육하느라 진을 빼야 했다.
***
시간이 지나 모두가 기다리던 이벤트가 시작이 되었다.
드래곤 챌린지라는 이름의 이벤트는 시작부터 수많은 참가자와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리웨이펑 아니 엘리스는 바글바글 모여든 인간들을 보며 이마를 찌푸렸다.
“그런데 드래곤 챌린지라니.. 도마뱀 녀석들이 언급되니 영 기분이 별로야.”
그 말에 그녀의 발밑에 엎드려 있던 우레이가 급히 말했다.
“여왕이시여. 원하신다면 당장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뭐 하느냐 당장 여왕님 챌린지로··· .”
“됐어. 어차피 드래곤 나이트라는 놈 잡기 위해 하는 거니까 그냥 놔 둬.”
“그리하겠습니다.”
엘리스에게 매혹당한 우레이는 그녀의 말이라면 죽음도 불사할 기세였다.
“자 그럼.. 나의 기사 하오즈 날 위해 승리를 가져오겠어?”
엘리스는 자신의 뒤에 묵묵히 서있는 하오즈의 턱을 손가락으로 올리며 눈을 마주쳤다.
“여왕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총기가 넘치고 선명했던 하오즈의 눈빛은 엘리스의 마력에 흐리멍덩해져 있었다.
“그래, 널 유혹하느라 꽤 힘을 썼단 말이야. 그 값은 해야지.”
리웨이펑과 다르게 하오즈는 엘리스의 마력에 꽤 오래 저항을 했고 상당한 마력을 소모해야 했다.
“하지만 그 덕에 넌 엄청나게 강해졌지.”
“모두 여왕님의 은총입니다.”
엘리스의 마력에 잠재력이 각성하며 수련광이던 성향까지 더해져 지금 하오즈는 엄청난 강자가 되어있었다.
“가능성 없는 잔챙이들은 네 선에서 다 처리하도록 해.”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왕님께 힘이 될 수 있는 존재는··· .”
“적당히 상대하다가 내게 보내.”
엘리스는 재미난 장난감을 보는 눈으로 하오즈를 바라보았다.
“이 정도면 백작급들도 상대할 수 있겠어. 그리고 케이로스를 이긴 그놈을 내가 유혹해서 손에 넣으면··· 아아··· .”
엘리스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몸을 움찔했다.
그 시각.
“아이씨··· .”
“아.. 이상한 느낌이 또 들어··· .”
베이징에 도착한 나는 또 불길한 오한을 느껴야 했다.
***
나는 베이징에 도착한 후 먼저 도착해 있던 유성민과 박현우에게 합류했다.
두 사람은 반가운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어서 오세요. 오시는데 불편함은 없으셨습니까?”
“뭐.. 워낙 짝퉁들이 많아서 대놓고 가면 쓰고 다녀도 전혀 모르더군요.”
“확실히 이벤트 때문인지 가면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한 사이였던 유성민과 박현우는 내 밑에서 함께 구르며 훈련을 받은 며칠간 굉장히 친해져 있었다.
그리고 존경심까지 느껴지는 눈빛을 보여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참여를 하실 생각이십니까?”
“저희들이야 나름 랭커라 참여 자체에는 어려움이 없겠지만 드래곤 나이트께서는 약간 제한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분명 누구라도 도전을 받는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게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국 랭킹 2위 하오즈가 끼어들었고 자신을 꺾거나 인정을 받은 사람만 가짜 드래곤 나이트에게 도전을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뭔가 수작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잠시 눈치를 보던 박현우가 물었다.
“그런데 저희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겁니까?”
“능력치가 조금 오르긴 했지만 이 정도로 10위권 안의 헌터들을 꺾을 수 있는 것인지.”
“특히 하오즈는 대인전에서만큼은 최강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하오즈는 단순히 스킬과 스탯에 의존하는 기존의 헌터들과 달랐다.
무협소설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 수련을 했다고 알려졌고 덕분에 1대1에서만큼은 손에 꼽히는 실력자였다.
‘물론 그건 내가 저 둘을 안 가르쳤을 때 이야기지.’
나 역시 전생에 그런 방식의 훈련을 했고 지금은 더욱 갈고닦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었다.
비슷한 능력치에서는 압도적이며 최상위권도 충분히 겨룰만한 상태였다.
‘물론 앞으로 더 강해져야 하지만.’
마계의 존재들을 상대하려면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되었다.
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짧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습니다. 이건 몬스터와 싸우는 것이 아니에요. 제가 가르쳐 드린 것들은 충분히 먹히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제야 둘의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
“그나저나··· 이러면 계획을 살짝 변경해야겠네요.”
“어떻게 하시려고요?”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원래 깽판을 치려면 중간에 난입하는 것이 최고죠.”